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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왜 그렇게 죽어도 싫다고 버텼던 거야?

Author: 도화
서정우는 아직 꿈나라를 헤매고 있었다. 녀석은 세상모르고 곤히 잠들어 있었다.

하시윤은 침대 머리맡에 앉았고 서지혁은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십여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가정부 한 명이 황급히 뛰어 올라와 서지혁을 찾았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당혹감이 서려 있었다. 한효진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었다.

서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무슨 일입니까?”

가정부도 경황이 없는지 제대로 설명을 못 하고 그저 한효진의 상태가 위독하니 빨리 내려가 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시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의 뒤를 따라 내려갔다. 그녀는 걸음을 늦추며 천천히 움직였다. 걱정보다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려는 마음이 컸다.

이미 한효진의 방에는 서경민이 도착해 침대 곁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있었다. 하시윤은 그 냉철한 남자의 얼굴에서 평정심이 아닌 다른 감정을 처음으로 목격했다.

그는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침대에 누운 한효진은 입술이 새파랗게 질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의식은 있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있었지만 입만 벙긋거릴 뿐, 목소리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잠옷 차림으로 달려온 서인준도 안절부절못하며 곁을 지켰다. 성문영은 당황한 기색으로 집사를 돌아보며 물었다.

“차는 준비됐나요?”

집사는 이미 대문 앞에 대기 중이라고 답했다. 성문영이 허리를 숙여 서경민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어서 병원으로 모셔야 하지 않을까?”

서경민은 대답 대신 어머니의 손을 꼭 쥐고 귀를 그녀의 입가에 바짝 가져다 댔다.

“어머니, 하실 말씀 있으세요? 말씀해 보세요.”

서인준 역시 서경민을 따라 반대편에 쪼그리고 앉아 할머니의 입가에 귀를 기울였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것을 보니 처음에는 잘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몇 초가 지났을까, 서지혁은 고개를 번쩍 들며 한효진을 쳐다보았다.

“할아버지요?”

그러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

“할아버지가 왜요? 할아버지가 어쨌다는 거예요?”

그제야 서인준이 곁에 와 있다는 걸 알아챈 서경민이 눈을 부라리며 호통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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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클럽 하우스를 나와 주차장 공터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연재윤은 목을 이리저리 돌리고 다리까지 털어가며 여전히 건들거리는 모습이었다.“그럼 월요일에 보죠. 월요일에 제가 대표님 찾아갈 테니까 아까 식사하면서 얘기했던 프로젝트 건 제대로 한번 파보자고요.”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손을 휘휘 저었다.“그럼 갈게요!”그 모습은 사업가라기보다 동네 골목 건달 같은 느낌이 강했다.술자리였지만 다들 적당히 마신 덕분에 정신은 말짱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각자의 차에 올라탔다.서지혁은 하시윤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그는 조수석에 자리를 잡은 뒤 편한 자세로 몸을 기댔다.“가자.”하시윤이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서경민과 윤혜리, 그리고 그가 데려온 비서 한 명이 미동도 없이 이쪽을 지켜보고 있었다.서경민의 비서는 식사 내내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하시윤은 그가 입을 여는 걸 한 번도 듣지 못했을 정도다. 그저 머릿수나 채우러 온 사람 같았달까.그런데 지금 그 비서가 이쪽을 바라보는 표정은 예사롭지 않았다. 서경민과 판박이처럼 차갑게 굳은 얼굴이었는데 비서라기에는 지나치게 고압적인 태도였다.하시윤이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인사도 안 하고 그냥 가?”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서지혁이 창문을 내렸다.“저희 먼저 가보겠습니다.”윤혜리는 초조한 듯 서경민을 쳐다봤다. 하지만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윤혜리는 결국 참다못해 먼저 입을 뗐다.“지혁 오빠, 나 좀 태워다 주시면 안 될까요? 우리 집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데...”“아빠한테 부탁해 봐.”서지혁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시간도 늦었고. 무엇보다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래.”그는 가차 없이 창문을 올리고는 하시윤에게 말했다.“출발해.”하시윤이 한숨을 내쉬었다.“지혁 씨 오늘 아주 제대로 잘난 척했네. 덕분에 나만 미움 한 바가지 사게 생겼어.”서지혁은 이번에도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내가 있잖아. 겁내지 마.”집으로 돌아오니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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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위에는 윤혜리의 손이 닿는 곳에 오렌지 주스가 놓여 있었다. 눈치 빠른 한 사람이 회전 테이블을 돌려 하시윤에게도 주스를 따라주려 했다.그때 서지혁이 입을 열었다.“새로 하나 주문해 주시죠.”그가 덧붙였다.“시윤이는 오렌지 주스 별로 안 좋아해서요.”마침 옆을 지나던 직원을 불러 세우며 그가 가볍게 손짓했다.“복숭아 주스로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직원이 깍듯이 인사하고 물러났다.테이블에 앉아 있던 이들은 다들 눈치가 백 단인 여우들이었다. 처음에는 서지혁과 하시윤의 관계를 두고 우스갯소리라도 던지려 했지만 서경민의 표정을 살피고는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서경민은 특별한 기색 없이 흥미롭다는 듯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압박으로 다가왔다. 서지혁과 하시윤의 도발적인 행동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결국 사람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려 조금 전 이야기하던 프로젝트 건으로 대화를 이어갔다.서지혁이 자연스럽게 물었다.“어떤 프로젝트입니까? 늦게 오는 바람에 설명을 못 들었네요. 실례가 안 된다면 누가 좀 들려주시겠습니까?”연재윤이 대답했다.“우리도 막 시작한 참이에요. 사실 저도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그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제가 어디 장사 체질인가요? 개뿔도 모르는 놈이 앉아 있으니 저 양반들이 떠드는 소리가 저한테는 소귀에 경 읽기지 뭐예요.”그는 참 한결같았다. 있는 그대로, 내키는 대로 내뱉는 그 특유의 성격 말이다. 하시윤은 지난번에도 그의 괴짜 같은 면모를 겪어봤지만 이런 공식적인 술자리에서까지 저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그를 보며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연성 그룹 사람들은 연재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위를 맞추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들 허허실실 웃으며 그가 겸손한 거라며 치켜세웠다.그중 연재윤을 전담 마크하는 듯한 인물이 말을 받았다.“무슨 말씀을요. 배우는 속도가 워낙 빠르셔서 놀라고 있습니다. 비전공자가 이 바닥에 뛰어들면 처음에

  •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제247화 난 너를 밀어

    저녁 무렵, 서경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서지혁의 휴대폰으로 걸려 온 전화였다.약을 먹고 한바탕 놀던 서정우가 막 잠들려던 참이었고 서지혁은 그 곁을 지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깜짝 놀란 서지혁이 서둘러 휴대폰을 움켜쥐고 방을 나갔다.하시윤이 대신 다가와 아이의 가슴을 토닥이며 다독였다. 나직하게 자장가를 흥얼거리자 서정우는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서지혁은 여전히 복도에 서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하시윤이 방에서 나와 그에게 다가갔다.“무슨 일 있어?”“어.”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같이 가자.”하시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어딜?”“식사 자리가 하나 있는데 너도 같이 가줬으면 해서.”“내가?”하시윤이 의아한 듯 물었다.“내가 거기 가서 뭐 하게?”“그냥. 너랑 같이 가고 싶어서 그래.”“난 안 가.”하시윤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단칼에 거절했다.“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 자리잖아.”복도에 마주 선 두 사람 사이로 묘한 기류가 흘렀다. 서지혁의 손이 그녀의 어깨 위에 얹어지더니 팔을 타고 천천히 내려가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약지는 텅 비어 있었다.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아까 뺐던 반지를 꺼냈다. 그리고 다시금 그녀의 손가락에 정성스레 끼워주며 속삭였다.“가자.”그가 덧붙였다.“윤혜리도 올 거야.”하시윤이 놀라 뭐라 대꾸하려 하자 서지혁이 선수를 쳤다.“공식적인 자리에서 네 얼굴도 좀 보여주고 정식으로 소개도 하고 싶어.”지난번 파티에서도 이미 얼굴을 알리지 않았느냐고 따지려 했지만 서지혁은 이번에도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가자, 응? 부탁할게.”목소리는 나직했고 말투는 정중했다. 표정 또한 무척 진지했다. 아니, 어쩌면...하시윤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눈빛에서 아주 미세한 간절함 혹은 애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 때문에 거절하려던 말이 입술 끝에서 맴돌다 그만 꿀꺽 삼켜지고 말았다.그녀가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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