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서지혁의 눈가에는 자책감이 서려 있었다.“애초에 이 건물 전체 입주민들 뒷조사까지 다 끝내고 별문제가 없어서 들어온 거였는데.”어젯밤 서지혁은 사람을 시켜 다시 한번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사건에서 총대를 메고 나타난 남자는 결코 무고한 이가 아니었다. 조인경과 서시은이 납치되는 과정에서 그가 길잡이 노릇을 톡톡히 했었으니 말이다.그 남자는 실제로 15층 거주자의 친척이 맞았다. 15층 일가족 세 명이 집을 비운 사이, 그 남자가 며칠 머물겠다며 들어온 상태였다.무직에 거처 없이 떠돌던 건달 같은 사람이었는데 얼마 전 갑자기 적지 않은 금액이 입금된 정황이 포착되었다.해외 계좌를 통해 들어온 그 돈이 누구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는 굳이 끝까지 추적하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서지혁은 서경민이 이토록 먼 길을 돌아 15층 입주민의 친척까지 매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완벽한 수 싸움에서 패배를 인정했고 이 실책은 오롯이 자신이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하시윤은 그런 서지혁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달랬다.“지혁 씨는 이미 할 만큼 했어. 자책하지 마. 다른 누구였어도 지혁 씨만큼 꼼꼼하게 챙기지는 못했을 거야.”하시윤이 덧붙였다.“회장님이 그 바닥에서 구른 세월이 얼마인데 지혁 씨보다 한 수 위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서지혁이 하시윤을 빤히 응시하며 물었다.“아빠가 또 무슨 말을 했어?”하시윤은 대답 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서지혁이 그녀의 손을 꽉 쥐며 다그쳤다.“말해줘. 아빠가 너한테 또 무슨 소리를 한 거야?”하시윤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생긋 웃어 보였다.“별거 없어. 그냥 우리 시은이를 해칠 생각은 없었다고만 하시더라고.”누가 봐도 진실을 숨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지혁은 하시윤의 손을 자신의 뺨에 갖다 대며 간절하게 말했다.“우리 이사 가자. 내일 당장 짐 싸자, 응? 지난번에 봤던 그 집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곳으로 알아보면 돼. 내가 보안 업체도 새로 부르고 사람도 더 많이 고용해서 집 안팎을 철통같
하시윤은 서경민을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다.“그래서 저를 여기까지 불러서 이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의도가 뭐죠?”“아직도 모르겠어요?”서경민은 자세를 바로 하고 입에 문 담배꽁초를 잘게 씹으며 철제 테이블 위에 손을 얹었다.“하시윤 씨라면 제법 영리할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하시윤의 시선이 그의 손을 따라 철제 테이블로 향했다가, 그 위에 덩그러니 놓인 칼 한 자루에 머물렀다.그녀의 표정은 서서히 굳어갔다.서경민의 관찰력은 가히 경이로울 정도였다. 하시윤의 표정 변화가 미세했음에도 그는 단번에 속내를 읽어냈다.서경민이 낮게 읊조렸다.“알아들었으면 됐어요.”그가 말을 이었다.“하시윤 씨도 알아야 할 게 있어요. 내가 하시윤 씨를 건드리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지혁이 체면을 봐서 선택지를 준 것뿐이죠. 하시윤 씨가 그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 선택지마저 내가 직접 끊어버릴 수도 있어요.”하시윤이 물었다.“회장님이 이런 짓을 하는 거, 지혁 씨도 알아요? 나중에 지혁 씨가 회장님을 원망하게 될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서경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원망하라죠. 우리 부자 관계는 대대로 그런 식이었으니까요.”그는 담배를 철제 테이블에 비벼 껐다.“솔직히 말해서 하시윤 씨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지혁이를 꽤 높게 평가했었어요. 우리 서씨 가문의 사업 규모는 실로 방대하거든요. 그룹사 외에도 손을 대는 사업이 많아서 원래는 그 모든 걸 지혁이에게 물려줄 생각이었죠.”말을 내뱉는 그의 얼굴에 언뜻 아쉬움이 스쳤다.“안타깝게도 하시윤 씨가 등장한 이후로 지혁이가 말을 듣지 않더군요. 난 내 핏줄이라 해도 말 안 듣는 인간은 딱 질색이라서 말이죠.”하시윤은 이 말이 자신을 겁주기 위해 서지혁을 방패 삼아 협박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그녀는 최대한 표정을 관리하며 물었다.“저한테 할 말이 더 남았어요? 회장님이 저질렀던 그 악랄한 짓거리에 대해 몇 마디 더 해보지 그래요. 저에게 겁을 더 주면 제가 아주 수월하게 떠나줄지도
하시윤은 서무열과 원정희가 손을 잡고 서경민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에서 정신을 채 차리기도 전에 그의 마지막 한마디에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과거 서인준과 함께 서무열의 죽음이 서경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하며 귓속말을 나눈 적은 있었다.당시 두 사람 모두 그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 짐작은 했지만 그건 그저 짐작일 뿐이었다.그런데 지금 서경민이 직접 내뱉은 자백은 하시윤에게 거대한 충격으로 다가왔다.하시윤은 입술을 달싹였으나 차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때, 정적만이 감돌던 넓은 집 안에서 윙윙거리는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휴대폰 진동 소리였다.하시윤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주머니를 뒤졌지만 소리의 근원지는 그녀의 주머니가 아니었다.서경민이 휴대폰을 꺼내 확인하더니 피식 웃으며 화면을 하시윤 쪽으로 돌렸다.“지혁이의 전화네요.”화면에는 서지혁의 이름이 떠 있었다.하시윤은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지혁 씨가 내가 여기 온 걸 알아요?”그렇다면 서지혁이 왜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고 서경민에게 전화를 했을까.서경민은 휴대폰을 무음으로 돌리고는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어젯밤에도 전화를 했더군요. 내가 받지 않았을 뿐이죠.”그제야 하시윤은 상황이 이해가 갔다.조인경과 서시은의 실종 사건에 대해 서지혁은 서경민에게 직접 따져 묻겠다고 했었다.서경민이 어제 전화를 받지 않았으니 오늘 다시 전화를 건 것이 분명했다.하시윤도 그 일이 떠올라 서경민을 쏘아보며 물었다.“그럼 어제 일, 정말 회장님이 한 짓인 거예요?”이제 와서 숨길 게 없다는 듯 서경민이 시원하게 인정했다.“나 맞아요.”그가 덧붙여 물었다.“많이 놀랐나 보군요?”그의 말투는 너무나 가벼워서 어제의 일이 그저 사소한 농담이나 장난조차 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하시윤은 이를 악물었다. 증오심이 다시금 들끓었다.“제정신이세요? 그 어린애를 상대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별일 없지 않았나요.”서경민이 말을 받았다.“나도 생각이 있어서 한 일
경호원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하시윤은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지윤정은 응급실 로비 대기석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미 상처 처치는 끝난 모양인지 얼굴에 밴드가 붙어 있었다. 상처가 그리 크지는 않아 보였지만 얼굴이라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놀란 하시윤이 달려가 물었다.“얼굴을 다친 거예요? 많이 심해요?”하시윤을 보자마자 지윤정은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입술을 삐죽거렸다.“두 바늘이나 꿰맸어요.”하시윤은 급히 손수건을 꺼내 지윤정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울지 마요. 눈물 들어가면 덧나니까요.”하시윤이 다시 물었다.“상대방은 어떻게 됐는데요?”“그 여자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다쳤어요. 그런데 그쪽은 몸을 다쳤단 말이죠.”지윤정은 억울해 죽겠다는 듯 독기를 품고 덧붙였다.“그쪽이 먼저 손찌검했어요. 내가 오늘 컨디션만 좋았어도 아주 박살을 냈을 텐데.”하시윤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 남자는요? 윤정 씨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그 인간은 지금 어디 있어요?”지윤정은 대답 대신 고개를 홱 돌려 한쪽을 가리켰다. 하시윤이 시선을 따라가니 약 봉투를 든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남자는 지윤정을 향해 똑바로 걸어왔다. 그리고 하시윤을 보더니 아는 체를 해야 할지 말지 망설이는 눈치였다.그는 하시윤에게 인사를 건네는 대신 지윤정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약 다 받아왔어. 이제 가자.”하시윤이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지윤정과 비슷한 또래에 인상은 꽤 순박해 보였다.지윤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하시윤의 팔을 꽉 껴안았다. 그리고 남자에게 싸늘하게 쏘아붙였다.“약은 나한테 주고 넌 그냥 가.”지윤정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나 지금 너 보고 싶지 않거든.”남자는 입술을 깨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내 설명 좀 들어주면 안 될까? 정말 속이려던 게 아니야. 그 여자랑은 진작에 끝났어. 오늘 왜 찾아와서 난리를 피웠는지 나도 진짜 모르겠다고. 그 계정 내 거 아니야. 진짜 아니라고. 못 믿겠으면 내 휴대폰 다
하시윤은 아이를 산후 도우미에게 건네며 방으로 데려가라는 눈짓을 보낸 뒤, 다시 서지혁을 돌아보았다.산후 도우미는 그들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군말 없이 아이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갔다.배불리 먹고 온 서시은은 오는 내내 옹알이를 멈추지 않더니 이제는 조금 피곤해 보였다.산후 도우미가 아이의 몸을 닦아주고 옷을 갈아입혀 아기 침대에 눕히자 서시은은 스스로 편안한 자세를 잡더니 혼자 손가락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산후 도우미는 안방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병원에 다녀왔으니 옷부터 갈아입어야 했다.거실을 지나치던 산후 도우미의 귀에 서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15층 사는 놈이야.”산후 도우미는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가 얼른 숨소리를 죽이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문을 닫는 찰나 서지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이미 연행됐어.”서지혁과 하시윤이 사는 곳은 16층이었고 평소 이웃들과는 교류가 전혀 없었다.하시윤도 외출이 잦은 편이 아니었기에 15층에 누가 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하시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그 사람이 왜 그런 짓을 했대?”서지혁이 대답했다.“밤마다 애 우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화풀이 좀 하려고 그랬대.”15층에 사는 독신 남성은 밤마다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에 원한이 쌓여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서지혁이 처음 이곳에 입주할 때 조사한 바로는 15층 집주인은 세 식구였다. 하지만 오늘 확인해 보니 그 남자가 살고 있었다.남자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집주인의 먼 친척인데 집주인 가족들이 여행을 간 사이 며칠 머물러 온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며칠 동안에도 아기 소리가 멈추지 않아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연재윤이 물었다.“어떻게 찾아낸 거야?”서지혁이 대답했다.“옥상에 CCTV가 있었어.”범인은 CCTV의 위치를 미리 알고 있었는지 온몸을 꽁꽁 싸매고 있었다. 유모차를 먼저 옥상으로 밀고 올라가 구석에 세워둔 뒤, 다시
하시윤은 사시나무 떨듯 떨리는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아이를 받아 안았다.핑크색 겉싸개 안에서 서시은은 규칙적인 숨을 내뱉으며 곤히 잠들어 있었다.다시 눈물이 왈칵 쏟아진 하시윤은 아이를 품에 꼭 껴안고 얼굴을 비볐다.“미안해, 엄마가 정말 미안해.”운전석에 앉은 서지혁은 백미러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는 깊은숨을 몇 번 내쉬고 나서야 요동치는 감정을 간신히 억눌렀다.차 밖에는 연재윤과 산후 도우미가 안절부절못하며 서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차에 올라타서 구체적인 상황을 살피고 싶어 했다.서지혁이 연재윤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넌 따라오지 마.”서지혁이 덧붙였다.“네 일이나 보러 가라고.”연재윤은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네 차 안 타도 되니까 내 차로 병원까지 따라가는 건 괜찮지?”연재윤이 투덜거렸다.“나도 걱정돼서 미치겠단 말이야.”서지혁은 그와 실랑이할 기운조차 없었다.“마음대로 해.”서지혁은 산후 도우미에게 타라는 손짓을 했다.“가죠.”차가 부드럽게 출발하자 하시윤은 코를 훌쩍이며 그제야 조인경의 안부를 물었다.“지혁 씨, 인경 아주머니는?”“다른 차로 병원에 먼저 보냈어.”서지혁이 대답했다.“발견했을 때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거든.”산후 도우미가 다급히 물었다.“두 사람을 어디서 찾은 거예요? 누가 납치라도 했던 건가요?”곁에 앉아 있던 경찰이 대신 대답했다.“옥상에서 찾았습니다. 관리소 말로는 처음에 옥상을 수색했을 때 아무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그쪽으로 옮겨진 모양입니다.”경찰이 말을 이었다.“엘리베이터 안의 CCTV가 파손된 걸 보면 범인이 아주 치밀하게 준비한 게 분명해요.”그는 서씨 가문의 복잡한 집안싸움을 알 리가 없었기에 그저 질 나쁜 범죄자의 소행이라 여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아이는 무사합니다. 이렇게 어린아이는 조금만 험하게 다뤄도 큰일 날 뻔했는데 말이죠.”하시윤은 서시은을 품에 파묻을 듯 꽉 껴안았다. 끊임없이 자책감이 밀려왔다.“내 탓이야
다음 날,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강가에 도착했다.섬은 강 한가운데 있어서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었다.서지혁이 표를 사러 간 동안, 하시윤은 강가에 서서 기다렸다.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이 계속 흔들려서인지 하시윤은 갑자기 어질어질해지고 속도 미묘하게 울렁거렸다.서지혁이 두 장의 표를 들고 돌아왔다.“다 샀어.”10분쯤 기다리자 배는 강 가운데에서 천천히 다가왔고 하선한 뒤 검표가 시작됐다.둘은 거의 마지막에 올라탔는데 배가 흔들리자 하시윤은 저도 모르게 서지혁의 팔을 잡았다.서지혁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하시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너무 오래 서지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그녀는 괜히 허리를 곧게 펴고 창틀에 몸을 반쯤 숨기며 말했다.“밥 먹을 때 내려갈게요.”아래에서는 서인준이 계속 말했다.“형 왔는데도 안 내려올 거예요?”그러더니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그러면 형이 직접 형수님 찾으러 올라가면 되겠네요.”잠시 뒤, 서지혁의 낮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인준아, 적당히 해.”서지혁은 거실 쪽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서인준의 목소리가 조금 멀어졌기 때문이다.“무슨 적당히야. 형, 진짜 올라갈
서경민은 성문영이 오전에 집에서 쉴 거라고 했지만 성문영은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출발 전에 한효진에게만 인사했을 뿐, 하시윤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하시윤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도 눈길 안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으니까.굳이 눈 마주치면서 서로를 괴롭힐 이유가 없었다.성문영이 떠난 뒤, 한효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을 들자 유민숙이 다가왔다.“머리가 깨질 것 같네.”유민숙이 부축하겠다고 하자 한효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으로 향했다.올라가던 중, 그녀는 물었다.“문영이는 어제 몇 시에 들어왔어?”
서지혁이 말했다.“나 진지해. 네가 원하기만 하면...”“아니.”하시윤이 그의 말을 잘랐다.“내가 원하면 정우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얘기야? 그런 뜻이라면 나는 원하지 않아.”담담한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정우를 나한테 줄 생각이 없잖아. 그럼 나는 정우와 더 이상 이어질 방법이 없어. 아이는 안정된 환경에서 살아야 하고 그 안정된 환경에 내가 끼어들어선 안 되지.”서지혁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하시윤이 먼저 말을 이어갔다.“아니면 내가 여기 남아도 된다는 뜻이었던 거야?”하시윤은 문득 점심때 서지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