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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퉤

Penulis: 도화
“그게 아니라...”

하시윤은 설명하려다가 도로 삼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내가 실수했어.”

정말로 그녀의 잘못이었다. 미리 생각했어야 했다.

서지혁이 차갑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정우랑 함께 있은 적이 없어서 정이 없는 건 이해해. 하지만 정우한테 조금만 신경 썼어도 이런 초보적인 실수는 안 했을 거야.”

하시윤이 말했다.

“잘못했어. 다음엔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

서지혁은 더 이상 그녀를 쳐다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문이 열려 있었고 하시윤은 문 앞에 가만히 서 있었다.

아직 잠들지 않은 서정우는 서지혁이 다가가자 눈을 뜨고 그를 위로했다.

“괜찮아요, 아빠. 걱정하지 말아요.”

이토록 다정한 서지혁의 표정을 하시윤은 처음 봤다.

“아빠가 옆에 있을게.”

하시윤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4년 전의 서지혁은 고작 20대였다. 갑자기 그녀와 그런 일이 생겼고 10개월 뒤엔 또 아버지가 되었다.

하시윤은 아직 어머니라는 역할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그는 이미 충분히 자격 있는 아버지였다.

서정우가 불편해하자 서지혁은 아이를 안아 올렸다. 그의 품에 안긴 아이는 더욱 왜소해 보였다.

서지혁이 고개를 숙여 뭐라 말하자 서정우는 웃으면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의 얼굴을 만졌다.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느낀 하시윤은 잠시 기다리다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방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마친 그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아침에 조금 먹은 것 외에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도무지 배고픔을 견딜 수 없었다.

아직 이 집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떤지 알 수 없었기에 가정부에게 뭘 해달라고 하기도 민망했다. 방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엔 남은 음식이 없었고 냉장고를 뒤져봤지만 재료도 많지 않았다.

이런 집안이라면 아마 냉동식품은 거의 손대지 않고 매일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만 먹을 것이다.

하시윤은 한참 뒤적이다 소고기 스테이크 한 조각과 계란 두 개를 꺼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스테이크를 굽고 계란을 부치던 중 누군가가 들어왔다.

사실 서지혁은 이미 계단 입구에서 인기척을 들었고 그녀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시윤은 퇴근하자마자 이곳으로 끌려왔다. 집에 잠깐 들렀다고 했지만 딱 봐도 크게 싸우고 나온 눈치였다. 밥 먹을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서지혁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그녀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이런 건 가정부한테 시키면 돼.”

하시윤은 화들짝 놀랐다. 서지혁인 걸 보고는 약간 어색해했다.

“괜찮아. 나 혼자 할 수 있어.”

서지혁은 냉장고에서 생수 한 병을 꺼낸 다음 더는 뭐라 하지 않고 그냥 나갔다.

하시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계란을 다 구운 뒤 식탁에 앉지 않고 주방에서 재빨리 먹었다.

그러고는 바로 설거지했다. 손에 난 상처에 물이 닿아 따끔거렸다.

오늘 하씨 가문 별장에서 하시윤은 정말 본때를 보여줬다. 싸움을 더 잘했더라면 모녀 중 한 명은 병원에 실려 갔을 것이다.

3년 전 그들은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마음이 아픈데도 어쩔 수 없이 서정우를 보냈다고 그럴싸하게 말했다.

그땐 하시윤도 그 말에 동의했다. 어쨌든 서씨 가문의 핏줄이니 설령 그녀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함부로 대하지는 않을 거라 믿었다.

서씨 가문은 아이를 잘 돌봤을지 몰라도 진짜 비열한 건 하씨 가문이었다.

그들은 돈을 받고 서정우를 팔아넘겼다.

‘퉤. 파렴치한 것들.’

하시윤은 주방 정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갔다.

주먹만 셌더라도 오늘 하병우와 정면으로 붙었을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라 해도.

지금까지 그를 정말로 오랫동안 참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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