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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그 정도 인내심도 없어?

Author: 도화
서정우가 침대 옆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가정부가 밥을 떠먹여 줬고 옆에 털이 복슬복슬한 인형이 놓여 있었다. 왜소한 아이는 인형보다도 작아 보였다.

서지혁이 방으로 들어가자 가정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련님.”

그는 다가가 그릇을 내려다봤다.

“별로 안 먹었네요?”

가정부가 대답했다.

“입맛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빨리 먹이면 또 토할까 봐 조심하고 있습니다.”

서지혁이 그릇을 받아들었다.

“내가 먹일게요.”

그러고는 아이 옆에 앉았다.

“정우야.”

서정우는 아무 말 없이 하시윤을 빤히 쳐다봤다. 잠깐 생각하던 서지혁이 하시윤을 돌아보며 물었다.

“네가 먹일래?”

하시윤이 화들짝 놀랐다.

“응? 내가?”

아이를 안아본 적은 없지만 밥을 먹이는 건 복잡해 보이지 않았기에 망설임 없이 그릇을 받아들었다.

“알았어.”

아이에게 밥을 먹여본 적이 없어 서툴게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내밀었다.

서정우는 하시윤이 무서운지, 아니면 원래 순한 성격인지 얌전히 입을 벌려 밥을 받아먹었다.

그런데 두어 숟갈 떠먹인 그때 가정부가 들어와 한효진이 서지혁을 찾는다고 했다.

서지혁은 알겠다고 대답한 뒤 하시윤에게 말했다.

“금방 갔다 올게.”

그가 나간 후 서정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모 우리 엄마 맞죠?”

그 말에 하시윤은 흠칫 놀랐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혀 쨍그랑 소리가 났다.

서정우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사람들이 몰래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이모가 우리 엄마라고, 절 살리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이모가 왔으니 제가 살 수 있다고 했어요.”

하시윤은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 입을 꾹 다물었다.

이 아이에게 항상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3년 전 아이를 보냈을 때 아이와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만약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랐다면 모자지간이라 해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서정우가 물었다.

“절 구해줄 거죠?”

하시윤은 손에 든 그릇을 내려다보며 낮게 대답했다.

“응, 구할 거야. 꼭 살 수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서정우는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그녀가 떠주는 밥을 한 숟갈씩 받아먹었다.

그런데 하시윤이 밥을 다 먹이고 빈 그릇을 옆에 내려놓으려 일어선 그때 갑자기 우웩 소리와 함께 서정우가 침대 옆으로 몸을 돌리더니 방금 먹은 음식을 모두 토해냈다.

깜짝 놀란 하시윤은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황급히 서정우를 부축하며 물었다.

“정우야, 괜찮아?”

밖에서 대기하던 가정부가 그녀의 부름에 달려왔다. 당황하긴 했지만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듯 아주 능숙하게 움직였다. 쓰레기통을 가져와 아이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 남은 걸 모두 토하게 한 후 방 안의 욕실에서 물을 떠 와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하시윤은 도움이 안 됐던 터라 그저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었다.

잠시 후 서지혁이 올라와 아이를 품에 안았다. 아이의 옷이 더러워졌는데도 개의치 않고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었다.

“어디 아파?”

서정우의 얼굴이 핏기없이 창백했다. 아이는 고개를 저으며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아빠.”

서지혁은 아이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했다. 얼굴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픈 데 있으면 말해.”

서정우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아니에요. 아픈 데 없어요.”

한참 진정시킨 뒤 서지혁은 서정우를 침대에 눕히고 옷을 갈아입혔다.

아이는 본래 기운이 없었는데 먹은 걸 다 토해내고 나니 더욱 축 늘어졌다.

가정부가 말했다.

“다시 뭘 좀 만들어서 이따가 먹여야겠어요. 아무것도 안 먹으면 안 돼요.”

서지혁이 답했다.

“그래요. 가서 준비해요.”

가정부가 나가고 서지혁은 잠시 기다리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러워진 외투를 벗어 옆에 던지고는 밖으로 나갔다.

“나와.”

복도에 선 그는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굳어 있었다.

“혹시 밥을 급하게 먹였어?”

하시윤은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다.

“그런 것 같아.”

그녀는 먹이는 방법을 몰랐다. 시간이 늦어 빨리 먹이고 쉬게 하고 싶었다.

서지혁이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정우 몸이 안 좋아서 뭐든 천천히 해야 해. 그 정도 인내심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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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 위에는 윤혜리의 손이 닿는 곳에 오렌지 주스가 놓여 있었다. 눈치 빠른 한 사람이 회전 테이블을 돌려 하시윤에게도 주스를 따라주려 했다.그때 서지혁이 입을 열었다.“새로 하나 주문해 주시죠.”그가 덧붙였다.“시윤이는 오렌지 주스 별로 안 좋아해서요.”마침 옆을 지나던 직원을 불러 세우며 그가 가볍게 손짓했다.“복숭아 주스로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직원이 깍듯이 인사하고 물러났다.테이블에 앉아 있던 이들은 다들 눈치가 백 단인 여우들이었다. 처음에는 서지혁과 하시윤의 관계를 두고 우스갯소리라도 던지려 했지만 서경민의 표정을 살피고는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서경민은 특별한 기색 없이 흥미롭다는 듯 두 사람을 지켜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압박으로 다가왔다. 서지혁과 하시윤의 도발적인 행동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결국 사람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려 조금 전 이야기하던 프로젝트 건으로 대화를 이어갔다.서지혁이 자연스럽게 물었다.“어떤 프로젝트입니까? 늦게 오는 바람에 설명을 못 들었네요. 실례가 안 된다면 누가 좀 들려주시겠습니까?”연재윤이 대답했다.“우리도 막 시작한 참이에요. 사실 저도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그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제가 어디 장사 체질인가요? 개뿔도 모르는 놈이 앉아 있으니 저 양반들이 떠드는 소리가 저한테는 소귀에 경 읽기지 뭐예요.”그는 참 한결같았다. 있는 그대로, 내키는 대로 내뱉는 그 특유의 성격 말이다. 하시윤은 지난번에도 그의 괴짜 같은 면모를 겪어봤지만 이런 공식적인 술자리에서까지 저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그를 보며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연성 그룹 사람들은 연재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위를 맞추느라 여념이 없었다. 다들 허허실실 웃으며 그가 겸손한 거라며 치켜세웠다.그중 연재윤을 전담 마크하는 듯한 인물이 말을 받았다.“무슨 말씀을요. 배우는 속도가 워낙 빠르셔서 놀라고 있습니다. 비전공자가 이 바닥에 뛰어들면 처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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