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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Author: 류한나
여자의 비명소리에 이어 욕설을 퍼붓는 나이 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고은서와 박지연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마주 보았다.

“구경하러 가고 싶은데.”

고은서가 흥미진진해 하며 답했다.

“나도.”

두 사람은 이내 일어서서 문 쪽으로 다가가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이미 구경꾼들이 적지 않게 몰려들어 있었는데 복도가 북적북적했다.

유혜린의 룸에서는 욕설을 주고받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내부 광경이 잘 보이지 않았던 터라 고은서와 박지연은 더 좋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구경꾼들 사이에 서서 몰래 룸 안을 들여다보았다.

조수연은 룸 안에 서서 유혜린을 손가락질하면서 입에 담기도 힘들 정도로 험한 욕을 퍼붓고 있었다.

유혜린은 뺨을 맞았는지 손으로 얼굴 한쪽을 가린 채 남자 앞에 서 있었다.

“유혜린, 의사라는 사람이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해도 되는 거야? 임신했으면 집에 가만히 있을 것이지 감히 나와서 몰래 바람을 피워?”

조수연이 호통쳤다.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친구랑 밥 한 끼 먹었을 뿐인데 바람이라뇨?”

유혜린의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 보였다.

“친구는 무슨. 개 같은 자식들이 내가 모를 줄 알아? 이미 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바람을 피웠잖아.”

조수연이 화내며 소리쳤다.

“아까 들어왔을 때 저 남자가 다정하게 네 어깨에 손까지 올려놓고 있었는데 내가 찾아왔으니 망정이지 안 그러면 여기서 더 한 짓이라도... 아악!”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이 일그러진 유혜린이 다가와 그녀의 뺨을 내리친 것이다.

그녀는 가녀린 몸과 다르게 힘은 무척 셌다.

조수연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뒷걸음을 쳤다.

도중에 상을 잡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땅에 넘어졌을 것이다.

한 번도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없던 조수연은 한참 동안 멍해져 있다가 이내 미친 듯이 달려가 유혜린의 머리채를 잡았다.

“이 빌어먹을 년이 감히 시어머니한테 손을 대? 오늘 내 손에 한 번 죽어 봐!”

조수연은 소리를 지르면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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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18화

    고은서가 말했다.“승재는 자기가 어머니를 따라가겠다고 하면 어머니께서 떠나지 못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이 말을 들은 서연정은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들었다.“승재가 정말 그렇게 말했어?”고은서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겨우 열 살이 넘었지만 곽승재의 얼굴은 싸늘했고 눈물로 가득 찬 자신을 단호히 거절했다.“난 아무 데도 안 가요. 집에 있을 거예요. 엄마가 떠나고 싶으면 떠나세요.”어린 아들이 자신을 보내 주기 위한 선택인 것을 서연정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떨리는 손으로 고은서의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은서야, 승재가 정말 날 원망하지 않아?”고은서도 눈시울이 붉어졌다.“네, 원망하지 않았어요. 어머니께서 승재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고 했잖아요. 마음속으로는 어머니를 관심하고 있어요.”서연정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고 울먹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은서는 그녀가 감동을 받은 것을 알았다.“어머니, 앞으로는 무슨 일이든 승재한테 말하세요. 걱정과 관심도 표현하시고요. 말하지 않지만 승재도 속으로는 어머니의 사랑을 원하고 있어요.”고은서는 조심스럽게 타일렀다.“그러니까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침착하게 대응해요. 손문호가 어머니를 협박하더라도 어머니부터 구하시고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고은서는 손문호가 여러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녀들을 감금한 것을 알고 있었다. 손문호가 자신의 목적을 모두 달성하게 되면 서연정을 데리고 떠날 것이고 자신은 살아남지 못할 거라고 예감했다.고은서는 서연정이 자신 때문에 손문호를 따라가지 않으려 할까 봐 설득했다.“어머니께서 하루라도 먼저 나가면 제가 살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져요.”고은서가 말했다.서연정은 눈이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고개를 저었다.“은서야,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널 두고 어떻게 나가?”“어머니...”“연정아...”고은서가 다시 입을 열려던 찰나, 안방에서 손문호의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손문호가 깨

  • 어게인, 비긴   제14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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