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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Author: 류한나
평소 다정하고 점잖던 모습과 달리 지금 송민준의 말투에는 조롱과 무관심이 섞여 있었다. 마치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것처럼.

고은서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일단 그를 부축했다.

“일단 평평한 곳에 앉아 있어.”

송민준을 겨우 부축하여 옆에 눕히고 나니 두 사람 모두 기진맥진했다. 그의 몸 절반이 고은서에게 기대어 있었다.

이런 상황, 이런 장소에서 고은서는 송민준을 피하지 않았다. 힘이 없기도 했고 또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주머니에 물티슈가 있는 게 떠올라 더듬거리며 꺼낸 다음 송민준에게 건넸다.

“땀이라도 닦아.”

송민준은 다친 곳이 많이 아픈 듯 물티슈를 쥔 채 꼼짝도 하지 않았고 그의 숨결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은 데다가 밤에는 황량한 산속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기절해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 도망치고 구르기까지 했으니 체력이 거의 바닥날 만도 했다.

고은서는 이렇게 힘없이 축 처진 송민준을 본 적이 없었다.

아까 송민준이 자신을 비웃듯 목숨이 질기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오빠, 어렸을 때 많이 힘들었어?”

송민준의 숨소리가 살짝 멈췄다가 덤덤하게 되물었다.

“고은서, 지금 날 동정하는 거야?”

고은서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궁금해서. 대답하기 싫으면 못 들은 거로 해.”

송민준은 몸을 옆으로 움직이며 고은서와 거리를 두었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던 그때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나랑 민아는 배다른 남매야.”

두 사람의 어머니가 다르다는 사실을 고은서는 이미 송민아에게서 들었지만 그래도 놀란 얼굴로 물었다.

“그럼 오빠 어머니는?”

열이 심하게 나서 정신이 흐릿한 듯했다.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가 고은서에게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송민준은 부모님의 사랑으로 맺어진 결실이 아니라 어머니가 어쩔 수 없이 그를 낳은 것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그를 싫어했고 늘 작은 방에 혼자 갇혀 지냈는데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겨우 밥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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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2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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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2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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