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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Author: 류한나
만약 게임 회사가 인수된다면 유일은 그들과 협력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곳에서 들인 시간과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셈이다.

바로 그때, 고은서의 전화가 울렸다. 부하 직원이 전한 소식은 다음과 같았다.

그 숨겨진 캐릭터의 설정이 실제로 우리나라의 한 영웅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단지 해당 캐릭터는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은 아니며 특정 스테이지에서만 등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문제의 댓글을 단 그 유저는 일부러 트집을 잡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며 게임 전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고은서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물었다.

“만약 정말 그런 걸 집요하게 찾아내서 트집 잡는 사람들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건가요?”

“이 게임을 국내에서 출시하려고 하면 경쟁사들이 질투해서 흠집을 내려 들 수 있어요. 만약 그 사람들이 이 부분을 문제 삼는다면 여론을 악화시켜 사태를 키울 수도 있겠죠?”

부하는 잠시 침묵하더니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는 듯 답했다.

“정말 의도적으로 이슈화한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측에 알리고 지금이라도 수정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고은서는 재빨리 제지했다.

“아니요, 그대로 놔두세요. 대신 믿을 만한 사람들을 좀 모아서 저런 문제를 전부 다 찾아내도록 해요.”

부하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렸다는 듯 말했다.

“고 대표님, 그걸 가격흥정을 위한 협상 카드로 쓰시려는 거군요. 괜찮은 전략 같아요.”

고은서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라고만 지시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곽승재가 고은서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계획이야?”

고은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여시은이 나 헛수고하게 만들려는 거잖아? 그럼 나도 그쪽한테 똑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줘야지.”

그녀의 말에는 단호함이 담겨 있었다.

그 순간 곽승재는 문득 자신이 예전에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늘 고은서가 응석받이로 자라 말과 행동이 이성적이지 못하고 한낱 감정에만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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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236화

    “어머, 나 좀 봐, 미안해서 어떡해?”여시은은 입으로는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손을 놓지 않았다.“미화 언니, 이번에도 아빠한테 들키면 안 되는데, 그렇지?”박미화는 아파서 눈물까지 흘리며 말했다.“시은 아가씨, 저번엔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여 대표님이 알아차릴 줄도 몰랐어요. 아가씨 마음이 불편하시면 제가 사직할게요, 바로 사직할게요. 앞으로는 절대 아가씨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그냥 깨진 조각 좀 치우는 건데 무슨 사직이야? 미화 언니가 그렇게 사직하면 아빠가 또 나를 의심하게 될 거 아니야?”여시은은 이번엔 발로 박미화의 손을 밟으며 코웃음을 쳤다. 박미화의 손바닥에서 천천히 피가 스며 나오는 걸 바라보며 여시은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게다가 미화 언니, 언니네 아들 결혼시키려면 돈 필요하지 않아? 그나저나 언니네 아들이 하는 일도 참 위험하더라. 그 기계들이 조금만 고장 나도 손이나 팔이 잘려 나가는 건 일도 아니겠던데? 아들한테 꼭 조심하라고 일러줘야겠어, 언니.”박미화는 듣자마자 온몸이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그녀는 손 아픈 것도 잊고 겁에 질려 두 손을 모아 싹싹 빌며 애원했다.“저 사직 안 해요, 바로 바닥 다 치울게요! 시은 아가씨, 저번에도 다 제가 잘못했어요. 사과드려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 아들은 아무것도 몰라요. 걔는 그냥 평범한 노동자일 뿐이에요. 제발 관대한 마음으로 봐주세요...”여시은이 아랑곳하지 않자 박미화는 급기야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유리 조각이 이마를 찔러 피가 나도 개의치 않고 그녀는 계속 애원했다.여시은은 이마에서 피가 흐르며 애원하는 박미화를 마치 개미 보듯 냉정하게 쳐다봤다.마침 통화를 마친 전혜라가 돌아와 피투성이가 된 박미화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적당히 해, 문제 일으키지 말고.”그제야 여시은은 박미화의 손을 놔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미화 언니, 다쳤구나. 우리 곧 귀국할 텐데, 아빠가 또 보면 어떡하지?”박미화는 고개를 들어 달콤한 미

  • 어게인, 비긴   제1235화

    전혜라는 여시은의 추측을 반박했다.“걔 그렇게 멍청한 애 아니야.”하지만 여시은은 전혜라만큼 송민준을 믿지 않았다.“아줌마, 만약 송 대표가 진짜 고은서에게 마음이 생겼다면 어떻게 하죠? 송 대표가 정말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쓸데없는 걱정하지 마. 민준이는 알아서 잘해. 몇 달 전 술집에서 민준이가 술에 취했을 때 네가 데려온 그 깡패들 있잖아. 민준이는 그걸 알면서도 네 말에 따라 고은서를 그곳으로 유인했어. 경찰서에서도 아무 말 안 했잖아?”여시은도 물론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래 사람이 보고한 데 의하면 송민준은 끝내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고은서가 운 좋게도 신고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제대로 큰코다쳤을 것이다.그 뒤 절에서 마주쳤을 때 여시은이 송민준에게 상황을 묻자 송민준은 태연하게 그 사건 가담자들이 잡혔으니 시끄러울지 모른다고 조용히 경고했었다.“송 대표 예전엔 아주 차분하게 연기 잘했었는데 이번엔 정말 뭔가 이상해요.”여시은이 말했다.“그가 말한 대로 고은서의 신뢰를 얻기 위해 사고를 일부러 안 낸 거라 쳐요. 그런데 지금 고은서가 분명 그를 믿지 않는 상황에서 왜 복수하지 않는 거죠? 그는 절대 손해 보는 사람이 아니잖아요!”전혜라는 단호하게 말했다.“민준이가 누굴 좋아하든 절대 고은서는 아닐 거야. 분명 다른 의도가 있어. 이 문제로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어. 마음 정리하고 귀국 후에 해야 할 일에 집중해.”그때 전혜라의 전화가 울렸다. 그녀는 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으러 갔다.여시은은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그녀는 해성 집에서 불러온 가정부 박미화를 소리쳐 불러왔다.“미화 언니, 방금 내가 실수로 이거 몇 개 깨뜨렸는데 이 조각들 좀 치워줄래?”여시은은 부드럽게 말했다.“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꼭 수건으로 바닥을 깨끗하게 닦아줘.”밀걸레로 하면 될 텐데도 여시은은 일부러 수건으로 하라고 했다. 박미화는 여시은이 자신한테 화풀이하는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지난번 손을 다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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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WOR 게임은 어떻게 하죠? 오픈 베타도 끝났고 곧 정식 출시인데요!"부하 직원이 다급히 물었다.“다른 게임 회사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수밖에 없어요.”고은서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여러분. 이번 X국 출장은 성과 없이 돌아가게 됐어요. 그래도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분명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지금 당장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없었던 고은서는 그저 이렇게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우리가 WOR 게임 출시가 급하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아무 대책이나 급히 세우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송민아가 말했다.“나는 고 대표님의 분석이 맞다고 봐요. 그 게임을 인수하는 건 위험 부담이 커요. 이 시점에서 손을 떼는 게 현명해요.”고은서와 송민아가 이렇게 말하자 부하 직원들도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숙소로 돌아온 후 고은서는 송민아에게 물었다.“내가 무슨 생각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내 결정을 지지해 준 거야?”“당연하지. 유일 투자은행은 네 회사잖아. 네가 회사를 위해 얼마나 고생하는지 내가 뻔히 아는데 네가 설마 자기 노력을 헛되게 만들 리가 없잖아?”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송민아를 와락 안았다.“민아야, 넌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송민아는 그녀를 밀치며 말했다.“저리 비켜, 그런 닭살 멘트는 못 견디겠어! 고은서, 너 다른 계획이 있는 거지?”송민아는 시름이 안 놓이는 듯 다시 물었다.고은서는 송민아의 뺨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비밀이야.”고은서와 송민아는 웃으며 장난을 치는 반면 여시은의 기분은 엉망이었다.그녀는 방 안의 고급 장식품들을 집어던지며 분노했다.“고은서 그 쌍년! 갑자기 왜 국내 저작권을 안 사겠다는 거야!”전혜라는 길고 가느다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가격이 높았던 건 사실이잖아. 고은서가 감당 못 한 것도 이해는 돼.”가격이 비싸긴 했지만 여시은은 고은서가 조급한 마음에 분명 합리한 가격이 아닌 줄 알면서도 구매할 거라 확신했었다. 그런데 계약을 코앞에

  • 어게인, 비긴   제12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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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232화

    여시은이 계속해서 날을 세워 따지려는 찰나 전혜라가 그들을 제지했다.“이렇게 소란스럽게 굴어서야 뭐가 되겠니!”“시은아, 너는 일찍 쉬어라. 난 얘랑 이야기 좀 나눠야겠다.”전혜라는 단호하게 말했다.여시은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영상통화를 종료했다.전혜라는 휴대폰을 치우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송민준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고은서한테 마음이 없다고 해놓고 왜 그냥 놔뒀어?”송민준은 금테 안경 너머로 여전히 차가운 눈빛을 내비치며 말했다.“곽승재는 고은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고은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는 절대 우릴 그냥 놔두지 않을 거예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곽승재를 적으로 돌리면 일이 훨씬 더 어려워져요.”송민준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고은서와 내가 함께 납치당했기에 고은서가 나를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나에 대해 더 신뢰할 수 있어요. 고은서의 신뢰에 비하면 여시은의 기분 따위는 자기 절로 감수하라고 해요. 어차피 그 일은 여시은이 자초한 일이니 마땅히 대가를 치러야죠.”이 말에 전혜라의 분노가 한층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송민준을 완전히 못 믿는 눈치였다.“그래서 지금 고은서의 신뢰를 얻었다는 거야?”“원래는 가능했는데 지금은 곽승재가 어머니와 나의 관계를 알아버렸어요.”전혜라는 낯빛이 확 바뀌더니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언제 그런 일이 있었어! 네가 계속 사람을 시켜서 그가 조사 못 하게 막고 있었잖아!”송민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일어난 일은 흔적을 남기기 마련이죠. 곽승재가 마음먹고 조사하는 한 언젠가는 꼬리를 잡힐 수밖에 없었어요. 다만 생각보다 속도가 훨씬 빨랐을 뿐이에요.”“그럼 당장 곽승재가 더 조사하지 못하게 막아! 들키면 너도 결과가 뭔지 잘 알잖아!”송민준은 인상을 쓰며 말하는 전혜라를 바라보다가 넌지시 물었다.“여시은이 게임 회사 인수하는 거 어머니가 도와준 건가요?”전혜라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 일은 매우 은밀히 진행되었고 게임 회사 측과도

  • 어게인, 비긴   제1231화

    송민준의 무심한 반응을 본 여인은 날카로운 어조로 따졌다.“너 어떻게 된 거야? 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무시하더니 이젠 사람을 보고 인사 한마디 없냐?”송민준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어머니.”전혜라는 여전히 싸늘하게 말했다.“병원에 입원한 지 벌써 이틀이나 됐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거야?”송민준은 한층 더 무덤덤해진 표정으로 말했다.“어머니께서 무슨 일이세요?”그 말에 전혜라는 더 화가 난 듯 언성을 높였다.“나랑 시은이가 계획을 얼마나 완벽하게 짜놨는데! 고은서가 쓸데없이 착한 척을 하다가 그들에게 납치당한 거잖니! 그런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사고가 나더라도 경찰이 우리 쪽으로 수사할 일도 없었어! 그런데 너 뭐야, 괜히 끼어들어서 결국 고은서는 멀쩡하게 살아 있고 정작 너만 이렇게 다쳐서 누워있다는 게 말이 돼?”전혜라는 분노를 참지 못한 듯 말했다.그때, 전혜라의 휴대폰에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여시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줌마, 그만 물으세요. 제가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송 대표님은 고은서한테 마음이 생긴 거라고요.”전혜라는 휴대폰을 송민준의 얼굴 앞에 들이밀며 물었다.“시은이 말이 사실이니?”그 말에 송민준은 고개를 들어 이마에 흉터가 있는 여시은을 힐끔 바라보고 나서 다시 전혜라를 향해 말했다.“제가 여자한테 마음을 줄 사람으로 보이세요?”전혜라는 송민준의 말에 딱히 반박하지는 못했다. 필경 송민준은 어릴 때부터 누구도 믿지 않았고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겼으며 일 처리에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성격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쓸모없는 감정에 시간 낭비할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여시은은 믿지 않았다.“아줌마, 믿지 마세요. 고은서한테 마음이 없었으면 여태껏 그깟 여자 하나 해칠 기회를 못 잡았을 리가 없잖아요?”여시은은 조롱 섞인 어조로 말했다.“정말 의외네요. 항상 냉정하고 차가운 송 대표님도 결국은 여자 때문에 일을 그르치다니!”송민준은 냉랭한 눈빛으로 휴대폰 속 여시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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