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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Author: 소피온
윤서하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이도현은 서재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호위들이 윤서하의 양팔을 붙들고 데려오는 모습을 본 이도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윤서하는 고개를 떨군 채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있었고 치맛자락에는 피가 번져 있었다. 이도현은 잠시 놀란 듯했다.

그는 한참 윤서하를 바라보다가 소매 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성 북쪽으로 삼십 리 떨어진 곳에 청운관(青雲觀)이 있다. 그곳에 해독약이 있다. 내일 아침 사람을 붙여 줄 테니 약을 얻으면 비밀 호위들이 돌아오는 길을 지켜 줄 것이다."

이도현은 몸을 낮춰 종이를 윤서하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동안 벌은 충분히 받았다. 해독약을 가져와 채원의 독을 풀면 내게 진 빚도 조금은 갚은 셈으로 치마."

그는 일어서 윤서하를 내려다보았다.

"이제부터는 다른 신분을 마련해 줄 테니 내 곁에 남아라."

윤서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을 마주한 이도현은 눈을 돌리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잊지 마라. 네가 내게 진 빚은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것이다."

이도현은 윤서하에게 등을 돌리고 명령했다.

"데려가 쉬게 하라. 내일 묘시에 가마를 준비해 청운관으로 보내거라."

다음 날 묘시, 날이 희미하게 밝아 왔다. 푸른 휘장을 친 작은 가마가 후부의 뒷문에 멈춰 있었다.

이도현은 문 앞에 서서 가마의 휘장이 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해독약을 얻는 즉시 돌아오거라. 내 비밀 호위들이 뒤따를 것이니, 무사히 다녀오거라."

이른 아침이라 경성 거리에는 아직 행인이 많지 않았다. 가마가 주작 거리를 돌아 나가다 말을 급히 몰고 가던 관원 일행과 스쳐 지나갔다.

앞장선 중년 관원은 먼 길을 달려온 기색이 역력했다. 가마 안에 앉은 윤서하가 휘장을 살짝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낯이 익은데...'

하지만 너무 지친 탓에 윤서하는 더 생각하지 않고 휘장을 내리고 눈을 감았다.

저녁 무렵, 한 사람이 말을 달려 약 한 병을 가져와 이도현에게 건넸다.

반 시진 뒤 윤채원의 얼굴에 차츰 혈색이 돌고 입술의 검푸른 빛도 사라졌다. 맥을 짚은 어의가 환한 얼굴로 말했다.

"세자 저하, 독이 풀렸습니다. 작은 마님은 이제 괜찮습니다."

이도현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하루 종일 긴장으로 굳어 있던 어깨에서도 마침내 힘이 풀렸다.

호위 한 명이 급히 뛰어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세자 저하! 형부시랑 박정환 대감이 경성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이도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박정환 대감이 왔다고?"

"그렇습니다. 돌아오자마자 궁에 들어가 폐하를 알현한 뒤 곧장 형부 감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당시 이서린 아가씨 익사 사건과 후부의 노부인 중독 사건의 기록을 모두 꺼내 보았습니다."

이도현이 눈을 크게 떴다.

"무엇이라?"

호위는 이도현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말을 이었다.

"형부에서 전해 온 말로는 박정환 대감이 두 사건을 다시 조사한다고 합니다. 당시 사건에 숨겨진 사정이 있어 이틀 뒤 재판을 열어 다시 판결할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두 사건은 확실한 증거와 증인, 물증까지 모두 갖춰져 이미 결론이 난 일인데 어찌 갑자기 다시 판결한다는 말인가?’

이도현은 제자리에 선 채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이도현이 급히 고개를 돌렸다.

"윤서하는 어디 있느냐?"

그제야 윤서하를 지키라고 보낸 비밀 호위들이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놀라 외쳤다.

"세자 저하! 작은 마님께서..."

이도현은 놀라 급히 돌아섰다.

윤채원은 침상 가장자리에 엎드린 채 검은 피를 토했고, 곧장 베개를 적셨다. 얼굴은 중독되기 전보다 더 창백했다.

이도현은 침상으로 성큼 달려갔다.

"어찌 된 일이냐? 독은 풀리지 않았느냐?"

어의가 황급히 맥을 짚어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

"이... 이상합니다. 작은 마님의 독은 풀리기는커녕, 또 다른 독까지 퍼져 있습니다!"

이도현은 곧장 침상 머리맡의 약병을 집어 들어 뒤집었다. 병 바닥에 쪽지 하나가 붙어 있었다.

"다음은 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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