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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을 건너 비로소 빛나다

긴 밤을 건너 비로소 빛나다

作家:  다섯完了
言語: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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概要

후회남

편애/이기적인

응징

카운트다운

나쁜 남자

경조부 문 앞. 오늘, 이곳에 보기 드물게도 지아비를 버리겠다며 휴서를 청하는 여인이 찾아왔다. "진나라 율령에 따라, 여인이 감히 휴서를 청할 시 참혹한 형벌을 감수해야만 한다. 맨발로 삼 리에 달하는 숯불 위를 걸어야 하지. 숯불 길은 이곳 경조부에서 성문 앞까지 이어질 터인데 정녕 이를 알고 온 것이냐?" 문서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맑고도 차가운 목소리가 단호하게 흘러나왔다. "알고 있습니다." 부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시선이 잠시 문서현에게 머물렀다. 꽤나 의외라는 눈치였다. 지금껏 휴서를 청하러 온 여인을 아예 못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지아비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벼랑 끝에 몰린 가난한 아낙들이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 서럽게 울부짖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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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1話

제1장

하지만 눈앞의 이 여인은 비록 옷차림이 화려하지는 않으나 은연중에 고귀한 기품이 흘러넘쳤다. 게다가 미간에는 서리처럼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어, 마치 이 속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열흘 뒤, 이곳으로 와 형을 받거라."

부윤(府尹)은 손을 저어 그녀를 물러가게 하면서도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이름이 무엇이냐?"

"문서현입니다."

그녀가 굳게 닫혔던 입술을 뗐다.

바람처럼 가벼운 목소리였으나, 한 글자 한 글자가 귓전에 또렷하게 꽂혔다.

"지아비의 성은 배씨입니다."

부윤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들고 있던 붓을 떨어뜨릴 뻔했다.

'배씨?'

도성 내에 성이 배씨인 권세가는 오직 그 후작 나리뿐이었다.

배도진!

뛰어난 외모에 막강한 권력까지 지닌 사내. 도성 내 수많은 여인들이 꿈에 그리던 서방님이 아니던가.

'명색이 후작 나리의 부인이 기꺼이 그 참혹한 숯불형을 감수하면서까지 휴서를 요구하다니.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억울한 일을 당한 걸까?'

문서현은 부윤의 경악 어린 시선을 뒤로한 채 돌아섰다.

그런 그녀의 발걸음에는 티끌만 한 망설임도 없었다.

길가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펄럭이는 수레 발을 넘어 문서현의 귓가로 흘러들었다.

마차 안, 그녀의 눈빛에는 약간의 쓸쓸함이 떠올랐다.

그녀는 부윤이 왜 그리 놀랐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도성에는 배도진을 흠모하는 여인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문서현 역시 그 수많은 여인들 중 하나였으니까.

아주 오래전, 그는 사실 문서현의 형부였다.

배도진은 그녀의 언니인 문희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문희주가 계례를 올리던 해, 그는 문씨 가문으로 허겁지겁 달려와 청혼을 했었다. 평생토록 문희주 단 한 사람만 바라보겠다면서 말이다.

이듬해에는 그녀와 아이까지 낳았고, 그 아이는 즉각 세자로 책봉되었다.

다만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혼인한 지 불과 삼 년 만에, 문희주는 앓아눕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후, 문씨 어르신은 어린 외손자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가슴 아파하면서도 배도진이라는 귀한 사위 역시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터라 서녀인 문서현을 다시 그곳으로 시집보낸 것이었다.

엇갈린 운명 속에서 오랫동안 품어왔던 소원이 이루어졌기에, 문서현은 진심으로 기뻐했다.

혼인 후 오 년 동안 그녀는 매일같이 배도진 부자를 보살폈으나, 끝내 그들의 환심을 사지는 못했다.

배도진은 워낙 성정이 차가운 사람이었다.

오직 깊은 밤 침상에서 문희주와 약간 닮은 문서현의 얼굴을 볼 때만 조금 애틋한 기색을 보일 뿐이었다.

매번 정사가 끝난 후면 그는 사람을 시켜 피임탕 한 사발을 문서현에게 보내왔다. 마치 그녀의 몸이 그저 욕구를 배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듯이.

문서현은 그 피임탕을 꼬박 오 년이나 마셨다.

한 번 그녀가 실수로 약그릇을 엎질렀을 때 약을 먹기 싫어 일부러 그랬다고 오해한 배도진이 싸늘한 태도로 사람을 시켜 강제로 약을 들이붓게 하기 전까지는.

문서현은 고통에 겨워 바닥에 웅크렸다. 그런데 그녀가 애지중지하며 수년 동안 아껴왔던 배은우는 그저 곁에서 웃고 있었다.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보는 양.

문서현은 마음도 아팠고 상실감도 느꼈지만, 늘 자신을 위로하곤 했다.

'괜찮아. 사람 마음은 돌덩이가 아니니까. 하루하루 따뜻하게 품어주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끼고 보살피다 보면, 저들의 마음속에도 언젠가 내 자리가 생길 거야.'

문희주가 기적처럼 살아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 순간에서야 문서현은 알게 되었다.

그해 언니는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뒷방을 관리해야 하는 안주인의 삶에 진절머리가 났을 뿐이었다는 사실을.

문희주는 선평후부(宣平侯府)와 배은우를 자유를 향한 길을 가로막는 족쇄로 여겼다. 대담하게도 죽음을 위장하고 도망쳤던 것이었다.

그렇게 오 년 뒤, 천하의 반을 돌아다니며 놀다 지쳐 잠시 쉬고 싶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배도진의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배도진 부자는 미친 듯이 기뻐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문희주가 지아비와 자식을 버렸다는 사실도, 그들을 수년 동안 그토록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개의치 않았다. 심지어 선평후부에 안주인이 버젓이 있다는 사실조차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온 마음과 두 눈이 문희주로 가득 차 그녀를 버젓이 선평후부로 모셔 들였을 뿐.

문서현은 마침내 지쳐버렸다.

그녀는 더 이상 대역 노릇을 하고 싶지 않았다.

영원히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남자와 은혜를 모르는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휴서를 청했다.

이윽고 마차는 금세 후부에 도착했다.

문서현이 마차에서 내려 대청에 채 이르기도 전이었다.

배은우가 아프다며 울부짖는 소리와 문희주가 아이를 달래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그녀가 다가가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문서현에게로 쏠렸다.

이윽고 배도진의 차가운 질책이 이어졌다.

"은우가 너랑 잠깐 나갔다 왔을 뿐인데 배탈이 났다! 안주인 노릇을 한 지가 몇 년인데, 아이 하나 제대로 못 돌본단 말이냐?!"

문서현은 움찔하며 자신도 모르게 배은우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이와 그 뒤에 선 문희주의 눈빛에 찰나의 찔림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본 순간, 그녀는 곧장 모든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오늘 은우를 데리고 나간 건 제가 아닙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배은우가 문서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어찌 거짓말을 해! 아버지, 저 사람이 제게 사탕을 먹으라고 줬어요! 제가 아버지가 이런 거 못 먹게 하셨다고 했는데도, 저 사람이 조금만 먹으면 괜찮다고 했단 말이에요!"

단호한 목소리로 아주 그럴싸하게 꾸며대고 있었다.

구 할이 진실이었고, 일 할이 거짓이었다.

그 일 할의 거짓이란 바로 문희주를 문서현으로 바꿔치기한 것이었다.

배은우는 오늘 분명 문희주와 함께 나들이를 다녀왔었다.

하지만 배도진은 아이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문서현의 해명은 아예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은우는 이제 겨우 여섯 살이다. 애가 거짓말이라도 한단 말이냐? 네 입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고 떠들어대는데, 그럼 넌 오늘 어딜 가서 무얼 했느냐?"

분노에 찬 질책이 귓가에 꽂혔지만, 그녀는 대답할 길이 없었다. 그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유지할 뿐.

"자기 친자식이 아니니, 역시나 마음을 쓰지 않는군."

하필 그때, 배은우를 끌어안은 문희주가 가볍게 내뱉은 불평 한마디가 배도진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순간, 배도진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이윽고 차가운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여봐라! 이 자를 사당으로 끌고 가 반성하게 하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몇 줄기 그림자가 번쩍 나타나더니 다짜고짜 문서현의 양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호위무사들의 움직임에는 여인을 가엾게 여기는 기색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그들은 문서현을 그대로 질질 끌어가 사당에 내동댕이쳤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향, 거지런히 놓인 위패들...

그것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음에도 문서현의 마음속에는 그다지 큰 슬픔이 일지 않았다.

'앞으로는 더 이상 마음을 쓰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난 곧 이곳을 떠날 테니까. 배도진과 배은우는, 그들이 더 사랑해 마지않는 문희주에게 온전히 넘겨주면 그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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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하지만 눈앞의 이 여인은 비록 옷차림이 화려하지는 않으나 은연중에 고귀한 기품이 흘러넘쳤다. 게다가 미간에는 서리처럼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어, 마치 이 속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열흘 뒤, 이곳으로 와 형을 받거라."부윤(府尹)은 손을 저어 그녀를 물러가게 하면서도 참지 못하고 한마디 덧붙였다."이름이 무엇이냐?""문서현입니다."그녀가 굳게 닫혔던 입술을 뗐다.바람처럼 가벼운 목소리였으나, 한 글자 한 글자가 귓전에 또렷하게 꽂혔다."지아비의 성은 배씨입니다."부윤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들고 있던 붓을 떨어뜨릴 뻔했다.'배씨?'도성 내에 성이 배씨인 권세가는 오직 그 후작 나리뿐이었다.배도진!뛰어난 외모에 막강한 권력까지 지닌 사내. 도성 내 수많은 여인들이 꿈에 그리던 서방님이 아니던가. '명색이 후작 나리의 부인이 기꺼이 그 참혹한 숯불형을 감수하면서까지 휴서를 요구하다니.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억울한 일을 당한 걸까?'문서현은 부윤의 경악 어린 시선을 뒤로한 채 돌아섰다.그런 그녀의 발걸음에는 티끌만 한 망설임도 없었다.길가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펄럭이는 수레 발을 넘어 문서현의 귓가로 흘러들었다. 마차 안, 그녀의 눈빛에는 약간의 쓸쓸함이 떠올랐다.그녀는 부윤이 왜 그리 놀랐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도성에는 배도진을 흠모하는 여인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문서현 역시 그 수많은 여인들 중 하나였으니까.아주 오래전, 그는 사실 문서현의 형부였다.배도진은 그녀의 언니인 문희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문희주가 계례를 올리던 해, 그는 문씨 가문으로 허겁지겁 달려와 청혼을 했었다. 평생토록 문희주 단 한 사람만 바라보겠다면서 말이다.이듬해에는 그녀와 아이까지 낳았고, 그 아이는 즉각 세자로 책봉되었다.다만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혼인한 지 불과 삼 년 만에, 문희주는 앓아눕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그 후, 문씨 어르신은 어린 외손자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가슴 아파하면서도 배도진이라는 귀한 사위 역시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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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꼬박 하루 밤낮을 무릎 꿇고 있었다.살을 에는 듯한 겨울바람에 굶주림까지 겹치자 의식이 빠르게 흐려지기 시작했다.결국 문서현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도, 여전히 서늘한 사당 안이었다.날은 이미 완전히 밝아 있었다.안 봐도 뻔했다.그들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찾지 않은 것이다.다행히, 문서현은 이제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그녀는 문을 밀고 밖으로 나가 쑤시고 아픈 다리를 이끌고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그때, 문득 한쪽에 가지런히 개어둔 옷가지와 서책 보따리가 시야에 들어왔다.한참을 가만히 서 있던 그녀가 그것들을 집어 들었다.얼마 전, 그녀가 며칠 밤을 새워가며 배도진을 위해 만든 옷이었다. 거기에 배은우에게 줄 책가방까지.하지만 생각해 보니, 이제 그들에게 이런 정성 따윈 필요 없을 터였다.방 안의 화로에서는 여전히 숯불이 타오르며 탁탁 소리를 내고 있었다.문서현은 화로 앞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이윽고 꽉 쥐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순간, 옷과 책가방을 모조리 시뻘건 숯불 위로 떨어져 내렸다.낼름거리는 불길이 그것을 삼키더니 이내 새까만 재로 만들어버렸다.덜컥.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문서현이 고개를 돌리자, 배은우의 손을 꽉 잡고 선 배도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의 시선이 그녀 곁에 놓인 화로에 머물렀다. 타다 남은 잿더미를 본 그가 입을 열었다."무얼 태우고 있는 거지?""이제 쓰지 않는 낡은 물건들입니다."문서현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대충 얼버무렸다.다행히 그들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배은우가 먼저 입을 뗐다."어머니가 이따 절 데리고 마장에 가신댔어요."말을 마친 배은우는 문서현을 빤히 쳐다보았다.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단 짧은 한마디뿐이었다."그러렴."배은우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목소리에는 충격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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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서현아, 너도 한번 타봐!"문희주가 말을 몰고 다가왔다.그녀의 두 눈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얼핏보면 호의같은 권유였지만 문서현은 그 눈빛 속에 담긴 조롱을 똑똑히 꿰뚫어 볼 수 있었다.이윽고 그 뒤를 바짝 따라온 배은우가 문서현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내 입을 연 그의 목소리에는 경멸이 뚝뚝 묻어났다."어머니, 저 여자는 왜 부르세요? 규방에만 처박혀 있던 여자가 말을 탈 줄 알 리가 없잖아요.."배은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문서현은 무심하게 걸음을 옮기더니 말 한 마리 앞에 멈춰 섰다. 그러더니 날렵한 동작으로 말에 올라탔다.그 모습이 유달리 늠름하고 시원스러웠다.이를 본 구경꾼들 사이에서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말 위에 반듯하게 앉은 문서현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하기만 했다.아무도 모를 것이다.과거 배도진이 말발굽 아래에서 그녀를 구해준 그날 이후로, 남몰래 승마를 배웠다는 사실을.언젠가 그와 나란히 말을 타고 달릴 수 있기를 헛되이 꿈꾸면서 말이다.그리고 오늘.난생처음으로 자신의 실력을 세상에 드러낸 지금.문서현의 심장에는 배도진을 향한 그 어떤 미련도 남아있지 않았다."이랴!"짧은 기합 소리와 함께 말이 거침없이 내달리기 시작했다.눈부신 햇살 아래 꼿꼿하게 등줄기를 세우고 달리는 여인.그 여인을 향해 배도진마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그는 다소 깜짝 놀라 그녀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문서현을 새삼 다시 보게 된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그의 넋 나간 시선을 확인한 문희주의 눈동자에 찰나의 질투심이 번뜩였다는 것을.어느새 문서현이 말을 타고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그때, 문희주가 몰래 고삐 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히힝!날카로운 울음소리와 함께 문희주의 말이 미친 듯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맞은편에 있던 문서현이 이상함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눈 깜짝할 사이 맹렬하게 질주해 온 거대한 말의 그림자가 턱밑까지 덮쳐왔다.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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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다음 날.문씨 가문에서 갑자기 사람이 찾아와 대뜸 문서현을 콕 집어 찾는 것이었다.선평후부의 일은 언제나 산더미 같았다.혼인한 이후로 문서현은 너무나 바빴기에 친어머니를 뵈러 갈 시간조차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문씨 가문에서 먼저 그녀를 찾으러 사람을 보낸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전갈을 받은 그녀의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피어올랐다.찾아온 이는 오씨 어멈이었다.문서현의 유모이자, 친어머니 곁을 지키는 가장 가까운 심복.문서현을 보자마자 오씨는 바닥에 엎드리며 꾹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둘째 아가씨, 마님께서... 갑자기 병세가 위독해지셨습니다. 어서, 어서 가보셔야 합니다!"절박한 목소리가 심장을 무참히 짓이기고 지나갔다.순간, 마치 거대한 망치로 얻어맞은 듯 숨이 턱 막혀왔다.아직 몸도 채 낫지 않은 상태였다.하지만 문서현은 상처가 찢어지는 통증조차 무시한 채 문씨 가문 저택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측실 진씨는 총애를 받지 못하는 편인지라 그녀가 머무는 처소는 저택의 깊고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기에 문서현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달려가서야 겨우 진씨를 만날 수 있었다. 한편, 진씨는 푹신한 베개에 기대어 있었다.그녀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문서현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창백하게 질린 딸의 얼굴을 마주한 진씨의 눈에 깊은 안타까움이 스쳤다."서현아... 어찌 또 이리 야위었느냐."진씨의 미간에 짙은 수심이 서렸다.자신의 유일한 핏줄인 딸을 향한 걱정을 끝내 떨치지 못하는 듯했다.그때, 문서현은 다급히 그녀의 두 손을 움켜쥐었다.목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떨려 나왔다."어머니, 어쩌다 갑자기 이리 위독해지신 거예요? 어디가 불편하신지 제게 말씀해 보세요. 네? 제게 다 말씀해 보세요."진씨가 고개를 저었다.이내 몸을 웅크리며 몇 번 기침을 토해냈다."오랜 지병일 뿐이다. 큰일 아니니 걱정 말거라. 그저 널 못 본 지 너무 오래되었고... 큰아가씨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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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초희의 그 한마디는 거대한 망치가 되어 문서현의 가슴을 무참히 내리찍었다.심장이 갈가리 찢겨 나가는 것 같았다.마치 깊은 물속에 빠진 듯,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이윽고 그녀가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달싹였다."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 아까까지만 해도 괜찮으셨는데, 어째서 갑자기 돌아가셨단 말이냐?""의원님 말씀으로는 마님께서 마지막 숨을 간신히 붙들고 계신 상태였다고 합니다. 오늘 아가씨를 부르신 것도 그저 마지막 모습을 뵙고 싶으셨던 것이라... 아가씨를 뵙고 나니 그 마지막 숨마저 놓아버리셨다고 합니다..."문서현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막혔던 둑이 터진 것처럼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그녀는 가슴을 부여잡고 처절하게 오열했다.비틀거리며 침상에서 내려온 문서현은, 미친 듯이 문씨 가문 저택을 향해 달려갔다."어머니!!!"진씨의 장례를 치르던 날이었다.배도진과 배은우가 웬일로 문씨 가문 저택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문서현은 바닥에 꿇어앉은 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온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사람처럼."네가 그토록 다급하게 날 찾은 이유가 이런 일인 줄은 몰랐다. 폐하께 상소를 올려 네 어미를 고명부인으로 봉해달라 청해두었다."머리 위로 배도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니를 잃은 그녀를 동정하는 것인지, 평소의 그 차가운 말투와는 달리 제법 누그러진 기색이었다.하지만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문서현이 끝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이 일은 그저 얄궂은 우연일 뿐이니, 희주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마라."그 말에 배은우 역시 연신 맞장구를 치며 거들었다."맞아요! 우리 어머니도 모르셨던 일이니까 괜히 찾아가서 괴롭히지 마요."그제야 문서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문희주를 향한 노골적인 비호.그 말들을 가만히 듣고 있던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숙인 채 실소를 터뜨렸다.웃고, 또 웃었다.어느새 그녀의 두 눈에는 처연한 눈물이 고여 있었다.'나를 낳고 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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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그 말을 들은 배도진은 잠시 멈칫했다.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건 갑자기 왜 필요한 거냐?"대충 둘러댈 변명은 진작 마음속에 준비해 둔 터였다.하지만 문서현이 미처 입을 떼기도 전이었다."나리! 저희 아가씨께서 찾으십니다!"문밖에서 다희의 다급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그 한마디에 배도진과 배은우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황급히 밖으로 향하던 배도진이 문가에 이르러 다시 고개를 돌려 문서현을 바라보았다."오늘 중으로 사람을 시켜 통관문첩을 보내주지."문서현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두 부자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한참 뒤.그녀의 붉은 입술 사이로 나직한 실소가 샜다.그리고 속으로 못다 한 대답을 덧붙였다.'갑자기 왜 필요한 거냐고? ''배도진, 배은우.''너희를 영원히 떠나는 데 쓸 것이다.''선평후부를 벗어나고.''이 도성을, 영영 떠나기 위해서.'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문희주의 생일 연회 날이 밝았다.문서현은 배도진 부자의 요구대로 아주 성대한 연회를 열었다.도성의 내로라하는 고관대작들에게 초대장이 뿌려졌다.사람들은 이 화려한 잔치에 앞다투어 몰려들었다.선평후부의 화려한 풍경에 빈객들은 저마다 감탄을 쏟아내기도 했다."이 음식들은 조리법이 워낙 까다로워 평소에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것 아닙니까! 게다가 저 임씨 유랑극단은 청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던데, 오늘 이 선평후부에 다 모였군요.""후작 나리와 세자께서 아가씨를 어찌나 지극정성으로 모시는데요!" 평소 차갑기만 하던 배도진의 두 눈에도 웃음기가 가득했다.문희주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그야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만 희주에게 어울리는 법이니까."배은우 역시 문희주의 곁에 딱 붙어 앉은 채 자랑스레 어깨를 으쓱였다."어머니께서 절 낳고 기르시느라 고생하셨으니, 제가 잘 모시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멀지 않은 곳.문서현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듣고만 있었다.어떤 말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이윽고 선물을 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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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문서현은 순식간에 깨달았다.이것은 철저히 자신을 노린 함정이라는 것을.고개를 돌린 순간, 차갑게 얼어붙은 배도진의 시선과 허공에서 얽혔다."나리, 제가 아닙니다."하지만 그 짧은 변명조차 그의 견고한 불신을 뚫지 못했다.하인들의 거짓 증언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배도진은 이 모든 것이 측실 진씨의 일로 앙심을 품은 문서현의 짓이라 단정했다.그녀를 내려다보는 두 눈에는 오직 혐오와 분노만이 끓어올랐다.이윽고 질책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지난번 일은 이미 충분히 보상하지 않았느냐. 어째서 아직도 희주를 괴롭히는 것이냐!"'내가, 문희주를 괴롭혔다고?'기가 막혀 숨이 턱 막혔다.문서현은 한동안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때였다.곁에 있던 의원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후작 나리. 해독제에 쓰일 다른 약재들은 이미 사람을 보내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허나 이 마지막 약재가 문제인데... 독을 쓴 자의 피를 약에 섞어야만 합니다..."그 말을 들은 배도진은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곧장 고개를 돌려 문서현을 쏘아보았다.이윽고 뼛속까지 시린 목소리가 떨어져 내렸다."네가 저지른 악행이니, 그 대가도 네가 치러야 마땅하지. 여봐라!"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건장한 하인들이 달려들었다.그들은 발버둥 치는 그녀의 양팔을 바닥에 거칠게 짓눌렀다.그 순간, 배은우마저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문서현에게 맹렬히 달려들었다!"이 나쁜 여자야! 감히 우리 어머니께 독을 써? 지금 겪는 일은 다 네가 자초한 짓이고, 네가 어머니께 진 빚이야!"짓눌린 팔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차가운 단도가 가냘픈 손목에 닿더니, 이내 억센 힘이 가해졌다.끔찍한 고통에 문서현의 두 눈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르더니 핏빛 선혈이 그녀의 손목을 타고 굽이쳐 흘러내렸다.뚝, 뚝.차가운 사발 안으로 그녀의 피가 맺혔다.뜨거운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다.그녀는 이가 부서질 듯 턱에 힘을 주며 비명을 악착같이 집어삼켰다.팔을 짓누르는 육중한 압박감을 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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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문서현은 이대로 자신의 처소에서 경조부로 가 문도진과 남남이 될 날만 기다리게 될 줄 알았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날 밤 그녀는 누군가에게 이끌려 서재로 가게 되었다.흔들리는 촛불 아래.문희주가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다분히 도발적인 기색이 역력했다.문서현은 미간을 찌푸렸다.경계하는 눈빛으로 문희주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속셈으로 자신을 이곳까지 끌고 왔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 의문은 금세 풀렸다.문희주가 사뿐사뿐 걸어와 문서현의 앞에 섰다. 그러고는 턱을 치켜든 채 오만한 시선으로 문서현을 내려다보았다."문서현. 내가 남편과 자식을 버렸던들 어쩌겠어? 배도진과 배은우는 여전히 나 하나만 바라보는데."문희주가 비아냥거렸다."네가 온갖 애를 써서 선평후부 안주인 자리를 훔쳐냈어도, 결국 그 사람들의 마음은 얻지 못할 운명이야. 나중에 쫓겨나서 망신당하느니, 차라리 일찌감치 네 발로 나가는 게 낫지 않겠어?""그때가 되면, 문씨 가문에서도 소박맞은 널 절대 받아주지 않을걸."문희주의 입꼬리가 길게 찢어졌다."네가 갈 수 있는 길이라곤 강물에 몸을 던져 죽는 것뿐일 텐데 말이야."빛을 등진 문희주의 이목구비는 짙은 그림자 속에 가려져 있었다.하지만 문서현의 눈에는 그녀의 두 눈에 서린 지독한 독기가 똑똑히 보이는 듯했다.문서현은 고개를 들어 문희주를 마주 보았다.돌연 뼛속 깊은 피로감이 몰려왔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뒷방에 갇혀 살기 싫다며 도망쳤던 문희주가, 어째서 저토록 안달을 내며 자신을 선평후부에서 내쫓으려 하는 것인지. 심지어 매번 배도진의 손을 빌려 자신을 죽이지 못해 안달인지 말이다.문서현의 의문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문희주가 다시 입꼬리를 비틀어 웃었다.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답을 내놓았다."어릴 때부터 넌 단 한 번도 날 이긴 적이 없잖아. 난 적출이고 넌 서출이니까.""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았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집가고 싶으면 가고, 천하를 유람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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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문서현을 감시할 하인 몇 명만 남겨둔 채 배도진은 배은우와 문희주를 데리고 떠났다.그녀의 얼굴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반박하지도, 살려달라 애원하지도 않았다.그저 유난히 평온한 태도로 이 징벌을 받아들일 뿐이었다.손목과 등판이 여전히 욱신거렸다.살갗을 파고드는 한겨울의 칼바람 속, 어느새 흩날리기 시작한 눈송이가 그녀의 머리와 눈썹 위로 소리 없이 내려앉았다.어깨 위로 하얗게 눈이 쌓여갔지만, 문서현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지독한 한기만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내뱉는 숨마다 하얀 입김이 되어 흩어졌고, 꽁꽁 얼어붙은 손가락은 구부리는 것조차 버거웠다.이따금 지나가는 하인들의 수군거림이 귓가로 흘러들었다.오늘 배도진 부자가 문희주를 기쁘게 하려고 귀한 고서를 찾고 그림 복원 장인을 구하러 사방팔방 뛰어다닌다는 이야기였다.그럼에도 문서현은 묵묵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속눈썹 하나 미세하게 떨리지 않았다.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문서현은 일찌감치 써둔 휴서를 품에 안고 다시 경조부로 향했다.경조부의 포졸들은 이미 불타는 숯불을 성문까지 길게 깔아둔 뒤였다.이글거리는 붉은 불빛.뜨거운 열기가 확 덮쳐왔다.마치 공기마저 일그러질 듯 맹렬한 기세였다.한편, 한쪽에 선 부윤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그의 눈빛에는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몇 번이나 망설이던 부윤이 마침내 입을 열어 만류했다."부인, 정말 다시 생각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이 삼 리에 이르는 숯불 길은 그 고통이 뼈를 깎는 듯할 터인데,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는 결코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그녀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제 뜻은 확고합니다. 오늘, 저는 반드시 휴서를 손에 넣을 것입니다!""부인, 어찌 이리..."문서현이 조용히 그의 말을 끊었다."나리, 오늘이 지나면 저는 더 이상 배도진의 부인도, 배은우의 어머니도 아닐 터. 부디 제 이름을 불러 주십시오. 제 이름은 문서현입니다."부윤은 멍하니 입을 벌렸다.끝내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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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한편, 주루.배도진 일행은 식사를 마친 뒤 곧장 선평후부로 향했다.마차가 저택 문 앞에 멈춰 섰다.하인이 문을 열었고, 세 사람이 막 안으로 들어서려던 참이었다.등 뒤에서 다급히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후작 나리! 나리, 잠시만 기다리십시오!"배도진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몹시 낯익은 포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문턱을 넘으려던 걸음이 우뚝 멈췄다.배도진은 몸을 돌려 그 자리에 서서 포졸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예를 올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의 손에는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순간,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배도진이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이내 입을 열어 물었다."이리 서두르는 것을 보니,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게냐?"포졸은 고개를 더욱 푹 숙였다.그의 마음속에도 짙은 의문이 스쳤다.'부인이 그 끔찍한 숯불형을 견뎌내고 휴서를 손에 쥔 채 멀리 떠나버렸건만, 이 선평후라는 사내는 어째서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란 말인가?'하지만 그는 일개 말단 포졸에 불과했다.높으신 분들의 일에 함부로 입을 놀릴 수는 없는 노릇, 그저 사실대로 고할 뿐이었다."한 대인께서 나리께 전해 올리라 명하셨습니다. 살펴봐 주십시오."말을 마친 그는 관인이 찍힌 문서를 두 손으로 공손히 바쳤다.배도진의 미간이 저도 모르게 좁아졌다.그는 손을 뻗어 그 얇은 종이 한 장을 받아 들었다.가슴 한구석에 의아함이 일었다.그는 경조부 부윤과 평소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그런 자가 자신에게 보낼 물건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보나 마나 별달리 중요치 않은 공문이겠지.'배도진은 무심코 시선을 내렸다.바로 그때.맨 윗줄에 적힌 글자를 확인한 그의 동공이 무섭게 흔들렸다.[휴서]"왜 그래?"문희주가 그토록 경악한 배도진의 모습을 발견했다.그녀는 배은우의 손을 잡고 다가왔다.그녀의 시선이 종이를 향하려는 찰나였다.툭.배도진의 손에서 힘이 풀려버렸다.휴서가 팔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머릿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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