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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대지의 울림과 함께 검은 제복 차림의 군대가 총을 들고 검은 홍수마냥 철문을 지나 강호명의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

1856명이나 되는 군사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삼엄했는데 그들 어깨에는 흑제의 친위부대, 즉 흑기군을 가리키는 독특한 문양의 배지가 달려있었다.

“흑기군 통솔자 조무관, 임 선생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흑기군 통솔자인 조무관이 앞으로 나와 한쪽 무릎을 꿇고는 우렁찬 목소리로 임유환을 향해 말했다.

자리에 있던 모두를 얼어붙게 만드는 그 기백에 방금까지도 웃음을 터뜨리던 강씨 일가의 얼굴이 하나같이 굳어 갔고 강호명은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파악하느라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강호명은 검은 홍수같이 늘어선 흑기군이라 자칭하는 군대와 우산 아래의 임유환과 남자를 번갈아 보며 혼란에 빠졌다.

설마... 임유환 옆에 있는 게 진짜 흑제 어르신인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잖아...”

흑제는 연경 8대 가문의 재산을 다 합쳐도 비할 바가 못 되는 세계 제일가는 부자였고 또 그이 명령 한마디면 강씨 집안 같은 건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하고도 남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근데 그런 사람이 임유환을 주인으로 섬기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너 진짜 무슨 배짱으로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벌이는 거야? 흑제 어르신을 사칭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흑기군까지야?”

강호명은 눈을 크게 뜨며 눈앞에 보이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표정을 구긴 채 말했다.

“사칭?”

임유환은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조소를 흘렸다.

“건방진 놈!”

흑제는 그런 강호명을 향해 호통을 치며 천천히 손에 들었던 우산을 내려놓고는 얼굴을 드러냈다.

그 얼굴을 마주한 강호명은 귀신이라도 본 듯 경황실색 했다.

정말 흑제 어르신이었다니!

뒤에 서 있던 강씨 일가의 한 사람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흑도 백도의 인력들도 말로만 듣던 흑제 어르신의 얼굴을 직접 보게 되자 하나같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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