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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엄진우는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맞아. 지성그룹에서 새로 출시한 건강 제품인데 품질 검사 표준에 이미 도달했어. 현대 한의학과 결합한 제품으로 꾸준히 마시면 많은 정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차야. 5분 줄 테니 4억만 해결해.”

같은 시각 창해시 행정백악관.

창해시 시장 조문지는 휴대폰을 움켜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명왕님이다! 명왕님이야! 날 잊지 않으셨어!”

조문지는 한때 군영에서 엄진우를 위해 요리하던 개인 요리사였다.

한 번은 엄진우가 그의 요리 솜씨를 맛보고 칭찬해 주었는데 그 한마디로 그는 바로 승급했다.

그러다 몇 년 뒤 그는 바로 창해시 시장으로 취임했으며 승진 속도는 로켓보다 더 빨랐다.

엄진우는 그 사실을 잊었을지 몰라도, 조문지는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하여 떠나기 전 조문지는 특별히 엄진우에게 자기의 연락처를 남겨주었다.

그런데 엄진우가 여태 그의 연락처를 보존하고 있었다니!

“유 비서!”

여기까지 생각한 조문지는 바로 비서실장을 불렀다.

“우리 창해시에 찻잎이 필요하다고 했지?”

비서실장이 대답했다.

“네, 시장님. 이미 초보적인 제품 선택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모두 각지에서 귀한 명차이자 고급 제품입니다.”

“중단하고 지성그룹의 건강차로 바꿔. 지금 바로 주문 넣어!”

조문지는 확고하게 명령을 내렸다.

비서실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조문지는 한 번도 이런 사건에 개입한 적 없었다.

전에 여러 기업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며 인맥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조문지에게 선물을 보내왔지만 조문지는 하나같이 거절해 버렸다.

그런데 지금 고작 전화 한 통으로 태도를 완전히 바꾸다니?

도대체 어떤 대단한 인물이기에 이런 힘을 가졌단 말인가!

......

엄진우는 통화를 끝내고 휴대폰을 내렸다.

이미현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진우야, 네가 통화한 사람 설마 창해시 시장 조문지야?”

엄진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후배인데 창해시로 돌아왔다고 들었어. 그 자식 실력으로는 시장도 가능하지.”

“푸하하하, 이거 완전 제 정신 아니네? 야, 허풍을 떨어도 내가 좀 믿을 수 있게 떨어 봐.”

서정민은 자지러지게 웃었다.

“전화 한 통에 시장님이 4억을 해결해 준다고? 네가 용국 최연소 전신 청용이라도 돼? 아니면 어디 군정의 거물인가?”

“그건 아니고. 하지만 걔들 다 내 동생이야.”

엄진우는 사실대로 말했다.

하지만 그 말에 사람들은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

“사람은 역시 지내봐야 안다니까. 엄진우 씨 아주 착실하고 성실한 인턴으로만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아주 비현실적인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정말 헛된 꿈을 꾸기 좋아하더라고.”

“저런 동료는 정말 최악이야. 입만 살아서.”

이미현과 김종민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엄진우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진우야, 너 뭐 충격받은 일이라도 있어? 과장님한테 그냥 사과해. 너도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잘리지는 않을......”

“사과? 웃기시네!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말한 대로 하지 못하면 당장 짐 싸서 꺼져!”

서정민은 막무가내로 입을 털었다.

“능력도 없는 주제에 허파에 바람만 가득 차서는. 넌 오늘 네 그 허세 때문에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과장님!”

이때 주문을 전담하던 직원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

“시장님 비서한테서 건강차 만 킬로, 즉 40억 원어치 주문하시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쿵!

그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

시장님 비서한테서 연락이 와? 게다가 40억 원어치 주문하겠다고?

엄진우의 말이 사실이라고? 엄진우가 정말 조문지 시장에게 전화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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