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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Author: 별구
일반 화산호의 색상은 연한 붉은색이고 품질이 더 좋은 것은 짙은 붉은색이다.

하지만 제왕염화산호는 햇빛을 받으면 황금빛을 반사하는데 눈앞의 이 화산호는 전체가 온통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순간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

지난 10년 동안 제왕염화산호는 단 두 번 나타났었다.

하나는 해외 원수가 용국의 지존에게 바쳤고, 다른 하나는 국제 최고 경매회에서 6조라는 가격에 낙찰되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충격과 경악, 감격으로 가득 찼다.

롤스로이스 차 안에서 소지안은 늘씬한 다리를 꼬고 앉아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엄진우, 생각보다 재밌네.”

우림이가 나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이 남자 전혀 평범한 남자가 아니야.

소지안은 엄진우에게 흥미가 생겨 느슨하게 말했다.

“아저씨, 가요. 나중에 엄진우 저 남자 정보 좀 찾아서 나한테 주세요.”

소지안의 차가 떠난 후.

엄진우는 노점으로 걸어가 제왕염화산호를 들고 말했다.

“내기는 안 한다고 말했잖아요.”

매번 내기하면 이기는 사람은 반드시 엄진우였다.

“잠깐!”

멍한 표정을 짓던 노점 주인은 이내 엄진우를 불러 세웠다.

“젊은 친구가 운이 좋네. 내가 사과하지. 이렇게 하자고, 물건은 나한테 넘겨. 내가 이천만 원 줄게.”

엄진우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하하. 이봐. 좋게 말할 때 내놓는 게 좋을 거야. 넌 제왕염화산호를 품을 그릇이 못 돼.”

노점 주인은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차라리 나한테 넘기고 이천만 원 받고 떨어져.”

구경꾼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완전 강도네.”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제왕염화산호가 나오면 돈 한 푼도 받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하하,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난 왜 가물가물하지?”

노점 주인이 눈짓하자 문신 거인들은 이내 엄진우를 물 샐 틈 없이 에워쌌다.

“순순히 내놓지 않는다면 넌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거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신 거인들은 늑대처럼 달려들어 물건을 빼앗으려고 했다.

순간 엄진우의 시선이 차갑게 변했다.

“당신들이 자초한 일이야.”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는데 하물며 그는 한때 살인 폭군으로 위세를 떨쳤던 명왕이다.

워낙 오늘 예우림 때문에 기분이 언짢았는데 이런 일까지 당하자 그는 완전히 폭발하고 말았다.

불꽃이 튀려는 순간, 갑자기 대머리 남자가 엄진우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상대에게 선수를 쳤다.

순간 한 문신 거인이 저만치 날아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이 젊은이는 내가 지킨다.”

남자는 바로 상의를 벗어 던졌고 온몸에는 교룡 문신으로 가득 찼다.

그러자 동시에 사면팔방에서 살기 가득한 경호원들이 나타나 그들 뒤에 섰다.

“저거 교룡 문신 아니야? 창해시에서 저 문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야. 바로 지하 황제 장강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머리 남자가 창해시 삼대 거물 중의 한 사람인, 수십만 명의 조폭들을 거느린 지하 황제 장강수였다니.

노점 주인은 순간 혼비백산하여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장 회장님! 이 미천한 놈이 장 회장님을 몰라봤습니다!”

장강수는 특급 원석을 들어 바로 부숴버렸고, 역시나 그 속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사기에 약탈에, 감히 나까지 속여?”

장강수는 그 자리에서 상대방의 두 다리를 부숴버렸고 상대는 아파서 꽥꽥 비명을 지었다.

장강수는 노점 주인을 엄진우 앞에 던지며 말했다.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귀신에게 홀렸나 봐요. 정말 미안합니다.”

노점 주인은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지만 엄진우는 머리도 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노점 주인의 머리를 짓밟았다.

엄진우가 화나면, 후과는 아주 엄중하다.

엄진우의 몸에서 방출되는 살기는 주변의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살인을 일상으로 삼던 장강수조차도 그의 살기에 소름이 돋았다.

장강수는 털썩 무릎을 꿇고 감격에 겨워 말했다.

“명왕님, 정말 명왕님이 맞으셨군요.”

엄진우는 멈칫했다.

“날 알아요?”

장강수는 감격에 겨워 어쩔 바를 몰라 했다.

“명왕님은 당연히 절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저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저는 당시 군영에서 명왕님의 발을 씻겨드렸던 장강수입니다.”

그 말에 장강수의 부하들도 모두 경악했다.

뭐라고? 그들의 황제로 불리는 장강수가,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장강수가 한 때 저 어린놈의 발을 씻겨줬다고?

장강수는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명왕님의 발을 씻겨드릴 때 전 절름발이였습니다. 그런데 명왕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제 다리를 치료해 주셨죠. 게다가 저의 임독 이맥을 뚫어주셔서 이렇게 무도에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장강수는 이 능력으로 창해시에서 지하 왕국을 건설했다.

처음 엄진우를 보았을 때 그는 아리송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살기를 보았을 때, 그는 이 사람이 명왕이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그제야 엄진우는 기억이 떠올랐다.

“아, 생각났어요. 문수 씨. 몰라보게 변했네요.”

당시 군영에서 장문수는 그저 성실하고 나약한 절름발이였다. 그런데 창해시의 큰 인물이 되었다니.

“근데 이 화산호를 찾아서 어디에 쓰시려고요?”

장문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제 병을 치료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엄진우는 그를 힐끗 보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이거 가져가요. 화산호는 자양 작용이 뛰어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있어요. 나중에 처방 보내줄 테니 그것과 함께 사용하면 부작용은 막을 수 있어요.”

엄진우는 한눈에 상대방의 병을 알아보았다.

그것은 바로 신장이 약하다는 것이다.

장문수는 감격하여 버벅거리며 말했다.

“명왕님, 저는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것입니다. 제왕염화산호에 처방에, 이리 귀한 걸 제가 감히 받아도 되겠습니까?”

엄진우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사람들은 제왕염화산호를 보물처럼 생각하지만, 명왕의 보물 창고에서는 그저 자투리일 뿐이다.

그 말에 장문수는 너무 감격에 겨워 걷는 내내 굽신거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들이 길목에 다다랐을 때, 엄진우는 문뜩 익숙한 그림자를 보았다.

오픈 톱 벤틀리 스포츠카 한 대가 한 호텔 입구에 세워져 있었는데 차에서 나온 사람은 예우림과 이호준이었다.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 여자 왜 저기 있지? 게다가 이호준과?

뒤에 있던 장문수가 비웃었다.

“쯧쯧, 저놈 저거 호문소주 이호준 아닙니까? 저 바람둥이가 또 예쁜 여자를 데리고 호텔로 자러 왔네요.”

엄진우는 깜짝 놀랐다.

“자러 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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