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탕한 생활로 창백해진 남자의 얼굴에 예우림은 본능적으로 혐오감을 느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상대의 손을 잡지 않았고 분위기는 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 공무적이 불쾌한 표정으로 쿨럭이자 예흥찬은 다급히 호통쳤다. “우림아. 왜 멍하니 있어! 남들이 알면 우리 가문이 예의도 모르는 사람들인 줄 알겠어!” 예우림은 하는 수없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상대의 손을 살짝 스쳤고 그 한 번의 스침으로 공자명은 잔뜩 흥분했다.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괜찮아요. 첫 만남이라 어색할 수도 있죠. 감정은 천천히 키워가자고요.” 공무적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오늘이 지나면 다들 가족이 될 텐데 예의는 천천히 가르치면 돼!” 그런데 이때, 예우림이 핵폭탄급 발언을 던졌다. “미안하지만 전 유부녀라 그쪽과 정혼할 수 없어요.” 그 말은 마치 마른하늘의 날 벼락처럼 공성그룹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공무적은 크게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 “유부녀? 예 회장!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요? 우리 아들에게 유부녀와 약혼하라는 말인가요? 우릴 뭐로 보고!” 공자명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 이 밑바닥 쓰레기들이 지금 우릴 갖고 장난친 거죠? 아버지! 당장 가요. 테이프 커팅식은 개뿔, 이딴 거 다 필요 없어요!” 말을 끝낸 공자명은 화가 나서 뒤돌아섰다. 이때 예흥찬이 다급히 다가가 그들을 막아섰다.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제 손녀는 비록 우리 예씨 가문에서 가장 뛰어난 엘리트지만 성격이 좀 반항적이에요. 전에 저와 작은 갈등이 생겨서 가짜 남편을 찾아 방패막이로 사용했을 뿐이에요. 두 사람은 단지 부부라는 명의만 있을 뿐 부부 생활은 하지 않았어요. 즉 그 결혼은 완전히 가짜란 말이죠.” “가짜?” 두 사람은 반신반의하며 걸음을 멈췄다. “맞아요. 저 아이의 아빠와 작은 아빠도 증언할 수 있어요.” 예흥찬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때 예정국과 예정명도 다급히 나서 굽신거리며 그렇다고 했다. 공무적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엄진우?"순간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예우림은 저도 몰래 얼굴이 빨개졌다. "저... 정말 왔어."분명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라고, 목숨으로 장난치지 말라고 당부했건만, 엄진우는 그 약속을 무시하고 시간에 맞춰 나타났다. "저 새끼 뭐야?""두 그룹을 상대로 도발하다니, 이거 완전 대박 기사거리잖아!" "그러니까. 이건 놓칠 수 없어."아래 있던 기자들은 분주히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공무적은 피가 흥건한 머리를 부여잡고 큰 소리로 호통쳤다. "찍긴 뭘 찍어! 빨리 저 기레기 새끼들 막아!"공무적의 명령에 경호원들은 다급히 기자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엄진우는 소리없이 인파속으로 들어왔다. "엄진우, 너 같은 서민이 여길 왜 왔어? 그룹 고층들만 참석할 수 있는 오늘 커팅식에 너 까짓 팀장이 어울리기나 해? 자기 주제도 모르고." 엄진우를 발견한 예정명은 버럭 화를 내며 그에게 다가가 욕설을 내뱉었다. "시끄럽네." 엄진우는 상대를 향해 따귀를 날렸다. 그러자 상대는 마치 폭탄에라도 맞은 듯 바로 뒤로 날아가더니 이내 일여덦대의 자동차와 부딪혔는데 바닥은 시커멓게 그을려 버렸다. 예정명은 당장에 반신불수가 되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엄진우를 향해 욕설을 내뱉던 예씨 가문 사람들은 순간 사색이 되어버렸다. "지성 그룹에서 월급을 받는 평사원이 감히 어떻게!""월급을 받아도 예우림에게서 받아. 당신들이 보태준 거 있어? 죽기 싫으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복수를 마친 엄진우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가족과 예우림이다. 그런데 예흥찬과 공씨 가문이 그녀를 노렸다? 엄진우는 절대 참을 수 없다.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예씨 가문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를 비켰지만 예흥찬은 여전히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심지어 예정국 마저도 예흥찬을 남겨두고 꽁무니를 뺐다. "난 평생 틀린 결정을 한 적없어. 그런데 어떻게 너 같은 자식을 두었을가!" 화가 난 예흥찬은 폐가 다 터질 것
뼈가 으스러지는 낭랑한 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대표님 머리가! 머리가..." 공자명의 머리통은 완전히 찌그러지고 구멍이 뚫려서 보기만 해도 섬찍했다. 내력종사인 공자명이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놈에게 이리 쉽게 당하다니! 공무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꽥꽥 소리를 질러댔다. "내 아들한테서 손 떼! 아니면 네 가족을 멸할 거야!"예흥찬도 일그러진 안색으로 호통쳤다. "엄진우, 내가 널 돕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지 마! 넌 제멋대로 이 일에 끼어들어 예씨 가문과 공씨 가문 사람을 해쳤어! 네가 오늘 여기서 죽임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우리 지성그룹은 널 위해 장례를 치러줄 생각이 없고 네 가족에게 보상도 해주지 않아!"공씨 가문 사람들도 참지 못하고 듣기 거북한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때, 청아한 목소리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잘했어, 엄진우!"사람들은 목소리를 따라 머리를 돌렸고 그곳에는 예우림이 서있었다. 단상 위의 그녀는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 "엄진우, 난 널 지지해. 저런 개새끼는 강물에 그냥 처넣는게 맞아." 엄진우는 그녀를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그녀도 한번쯤은 그를 위해 미쳐보기로 다짐했다. "예우림!" 예흥찬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예우림! 네 어머니 유골 갖고 싶지 않지?" "그만 협박하시죠."예우림의 차가운 눈동자에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자꾸 절 다그치시면 전 예씨 가문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질 테니 할아버지 역시 모든 걸 잃게 될 거에요!” 그 말에 공무적은 화가 나서 안색이 푸르딩딩해졌지만 더는 상관할 수 없어 일그러진 안색으로 말했다. "엄진우! 3분 줄 테니 그 사이에 내 아들 안 놓아주면 여기 공씨 가문을 제외한 모두를 죽일 거야."그러자 예흥찬은 순간 사색이 되어 말을 버벅거렸다. "공 회장님, 설마 우리 지성그룹도 포함합니까?" "이 일의 사단인 지성그룹의 모든 임원을 모두 죽여버
위태위태한 순간, 엄진우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래, 소원대로 놔주지.""빠지직."그 말을 끝으로 공자명의 두개골은 완전히 깨져버렸다. 그 장면에 공씨 가문 사람들은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질러댔다. 비위가 약한 몇 명의 사람들은 이미 허리를 굽힌 채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들!? 놔 준다고 했잖아!" 공무적은 순간 머리가 멍해지고 머리털이 곤두섰으며 눈에 초점을 잃고 넋을 놓아버렸다. "놔준다고 했지, 멀쩡하게 놔준다는 말은 안 했잖아. 아무튼 놔준 거 아니야?" 엄진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고 이 말은 공씨 가문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건 공씨 가문과 공성그룹위 굴욕이다. 고대 무가가 이런 애송이에게 놀아나다니. "죽어라!"공무적은 마치 하늘땅을 뒤흔드는 듯한 위력을 내뿜으며 하늘에서 내려와 엄진우를 공격하려고 했다. "공 회장님! 멈추세요!" 이때, 귀빈석에 가만히 앉아 상황을 지켜보던 기타 사대 고대 무가의 대표들이 일제히 몸을 일으켰다. "공씨 가문을 위해 그만하는게 좋을 겁니다."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은 공무적은 세 사람의 발언에 동작을 멈추고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전 그저 예씨 가문과 이 자식을 죽일 생각이라 세 분한테 까지 누를 끼치지 않을 테니 걱정마세요." 그는 이 자잘한 사람들을 반드시 자기 아들의 제물로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니 이 사람이 체면을 지킬 수있게 도와주세요." 공무적은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그는 그들이 오늘 이곳까지 친히 왔다는 건 자기 체면을 보고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이 기회에 품위와 위엄을 모두 보여준다면 그들은 반드시 공씨 가문을 우러러 볼 것이다. 可三位古武家族的代表,却是对视一眼,噗嗤冷笑道,하지만 기타 고대 무가의 대표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빈정거리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체면? 당신에게 체면이 있어요?""공씨 가문을 사대 무가로 받아들인 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죠. 당신 체면이나 실력때문이 아니란 얘깁니다."
“틀렸어요. 공씨 가문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성안에 배경이 있기 때문이죠.” 공무적은 홧김에 바로 가문 사람에게 큰 소리로 명령했다. “당장 성부총리님을 모셔와!” “성부총리? 설마 장정호 성부총리님을 말하는 건가?” 공무적의 자신만만한 말투에 세 가문 대표는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강남 최대 권력 대표가 바로 총감사국이다. 하지만 총감사국은 주로 군사를 움직이고 다른 방면의 권력은 모두 성총리의 손에 쥐어져 있다. 강남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성총리, 그리고 아래 다섯 명의 성부총리는 권세가 하늘을 찌를 정도이다. 그리고 장정호의 관리 구역에는 마침 창해시도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말 한마디면 창해 시장 조문지도 자리를 잃을 수 있는 정도라 그의 앞에서는 꼬리를 감추고 공손하게 굴어야 했다. 또 경영으로 유명한 조씨 가문조차도 성부총리 앞에서는 설설 기어야 할 정도이다. “그럴 리가 없지! 창해시의 일개 장사꾼 가문이 어쩌다 무도를 밟았을 뿐인데 성안의 거물을 안다고?” “이거 우릴 겁주는 거 아닐까요?” “허튼 소리로 우릴 겁주는 거라면, 우리도 더는 예의를 차리리 않겠다!” 세 가문은 잠시 놀라더니 이내 컨디션을 되찾고 비아냥거렸다. “하하.” 공무적은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형님, 여기 누군가 우리 사이를 못 믿겠다네요.” 이때, 정장 차림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뒷짐을 진 채 세 사람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걸어왔다. “날 가짜라고 생각한 사람이 자네들인가?” 장정호를 발견한 세 사람은 너무 놀라 그대로 넋이 나가 버렸다. 눈 앞의 사람은 확실히 장정광 성부총리가 맞았다. “공씨 가문은 내 친척이야. 하여 오늘 특별히 여기까지 왔는데 세 가문에게 아주 실망이네.” 장정호는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더니 거만하게 말했다. “쯧쯧! 반년 전 내가 창해시를 시찰할 때, 세 가문은 껌딱지처럼 내 뒤를 따라다녔었지.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하던 것들이 지금 감히 잘난척 하는 건가?”
장정호의 말에 힘입어 공무적은 어깨를 쭉 펴고 콧대를 쳐들었다. "자, 다시 물을게요. 나 공무적이 아직도 세 가문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아요?""아니요, 아닙니다!"세 사람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우물쭈물거렸다. "그렇다면 내가 예씨 가문과 엄진우를 죽여도 아무 의견 없겠죠?"그 말에 세 사람은 몸을 흠칫하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이 질문에 대답할 용기가 없었다. 장정호를 건드려도 죽음이고, 엄진우를 건드려도 똑같이 죽음을 면치 못한다. 그 모습에 공무적은 어리둥정한 표정을 지었다. 장정호를 등에 업었는데 아직도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설마 엄진우 이 놈이 무서워서 그러는 걸까? 이 놈 정체가 뭐지? 엄씨? 설마 엄씨 가문 사람인가? 아닌데, 조사한 바로 엄씨 가문 젊은층인 엄전호와 엄무호도 이 정도 실력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엄진우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 "그 답은 내가 대신 해주지."바로 이때, 여태 상황을 구경하고 있던 엄진우의 목소리가 침묵을 깼다. "날 죽이고 싶어? 아쉽지만 당신에게나 저 성부총리 양반이에나 그럴 자격이 없어."엄진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장정호 앞에 걸어와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이, 영감. 이 일에 끼어들거야? 확실해?" 엄진우의 돌발 행동에 사람들은 입을 쩍 벌렸다. 황당하다. 상대는 보통 '영감'이 아니라 성부총리 장정호이다. "너..." 화가 난 장정호는 얼굴이 다 일그러졌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그러는 영감탱이는 내가 누군지 알아?"엄진우는 그를 빤히 쳐다보며 낭랑한 목소리로 되물었고 순간 장정호는 거대한 카리스마를 느끼고 저도 몰래 멈칫했다. 그는 강남의 거물로 일찍이 강한 카리스마를 연마했다. 그런데 이 애송이 앞에서 이렇게 쭈그러들다니. “너 뭐야?”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엄진우를 향해 물었다.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가 누군지 알려주지.” 그러더니 장정호의 귓가에 다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왜 그러세요, 형님?"뒤에 있던 공무적은 순간 안좋은 예감이 들어 다급히 물었다. 하지만 장정호는 마치 넋이라도 잃은 듯 그 자리에 얼어붙어 초점을 잃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공무적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쓰레기 같은 놈이 대체 우리 형님한테 뭐라고 한 거야!"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대답했다.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모자란 새끼! 내가 너부터 죽여버릴 거야!" 공무적은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댔다순간 장정호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가차없이 공무적의 뺨을 갈겼다. "입 닥쳐! 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병신같은 놈아!" 대종사인 그는 비록 뺨은 멀쩡했지만 간담이 터지는 아픔을 느꼈고 데미지는 크지 않지만 치욕감은 하늘을 찔렀다. "형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저 자식이 대체 뭐라고 했기에." 공무적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장정호의 답을 듣기도 전에 갑자기 수많은 포르쉐 벤이 이곳을 물 샐 틈없이 둘러쌌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소'자는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성안 소씨 가문이야!” “성안 명문가 사람들이 왜 이런 후진 구석에 찾아온 거지?”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씨 가문 행렬을 바라봤다. “사대 고대 무가 공씨 가문, 성부총리가 뒤를 봐준다고요?” 포르쉐 팬텀에서 매혹적인 몸매의 여자가 내리자 뒤에 있던 경호원은 바로 우산을 펴고 코트를 걸쳐주었다. “반가워요. 소씨 가문 유일한 후계자, 소지안이에요. 강남에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는 성부총리뿐만은 아니죠.”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며 또박또박 말했다. 아직도 예씨 가문 사람에게 공제당하고 있었던 예우림은 순간 환희에 찬 웃음을 지었다. 소지안, 소지안이 지원군을 데리고 나타났다. “소씨 가문이 왜...” 공무적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머리속이 멍해졌다. 성안 명문가의 후계자가 직접 왔다니.으아악!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철석같이 믿고 있던 장정호도 저 모양 저 꼴이 됐는데 이젠 소
“왜요? 진우 씨는 혼자서도 여길 쳐들어 왔는데, 난 안 돼요?” 소지안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근데 소씨 가문의 자원과 세력은 어떻게 움직인 거죠?” 엄진우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소지안은 발끝을 세우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진우 씨가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비록 소씨 가문 사람들은 내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나 기똥차게 아껴요. 아, 맞다. 저번에 진우 씨가 소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들을 쫓아낸 후로 감히 창해시에 발도 못 들이더라고요. 결국 나한테 전화와서 설설 기던데요?마침 우림이가 이런 일을 당하게 되어서 이 기회에 요구를 제출했죠.” 소씨 가문의 후계자로 그녀는 당연히 그 어떤 자원도 마음 대로 움직일 수 있다.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보아하니 모든게 순리롭게 흘러가는 듯 하다. 같은 시각, 세 가문 대표의 위압에 시달리던 공무적은 그 자리에서 얼굴을 붉혔다. “당신들 나이가 많으면 다야? 어디서 훈계질이야!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는 거 몰라? 우리 공씨 가문이 최선을 다하면 당신 세 가문도 무사하지 못해!” 공무적은 펄쩍 뛰며 경고했다. “전쟁이 시작되면 사람이 죽어나가기 마련이야!” 공무적의 극단적인 말에 세 가문 대표들은 할 말을 잃고 서로를 쳐다봤다. 비록 그들은 공씨 가문을 하찮게 생각하지만 만약 상대가 물귀신 작전이라도 쓴다면 그들도 손해보게 될 것이 뻔하다. 세 가문 대표의 망설이는 표정에 공무적은 입꼬리를 올리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겁 먹었어? 사대 고대 무가는 평화로운 생활에 익숙해서 사실 나보다 더 전투력이 떨어질 걸?” 바로 이때, 무거운 손이 그의 어깨를 눌렀다. “그럼 난?” 공무적은 바로 이 목소리를 알아채고 잠시 안색이 굳어지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흉악하게 으르렁거렸다. “엄진우, 마침 너한테 볼 일이 남았는데 고맙게도 먼저 와줬네? 우리 꽤 가까이 서있다는 거 알고 있지? 이만한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