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렸어요. 공씨 가문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성안에 배경이 있기 때문이죠.” 공무적은 홧김에 바로 가문 사람에게 큰 소리로 명령했다. “당장 성부총리님을 모셔와!” “성부총리? 설마 장정호 성부총리님을 말하는 건가?” 공무적의 자신만만한 말투에 세 가문 대표는 마치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강남 최대 권력 대표가 바로 총감사국이다. 하지만 총감사국은 주로 군사를 움직이고 다른 방면의 권력은 모두 성총리의 손에 쥐어져 있다. 강남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성총리, 그리고 아래 다섯 명의 성부총리는 권세가 하늘을 찌를 정도이다. 그리고 장정호의 관리 구역에는 마침 창해시도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말 한마디면 창해 시장 조문지도 자리를 잃을 수 있는 정도라 그의 앞에서는 꼬리를 감추고 공손하게 굴어야 했다. 또 경영으로 유명한 조씨 가문조차도 성부총리 앞에서는 설설 기어야 할 정도이다. “그럴 리가 없지! 창해시의 일개 장사꾼 가문이 어쩌다 무도를 밟았을 뿐인데 성안의 거물을 안다고?” “이거 우릴 겁주는 거 아닐까요?” “허튼 소리로 우릴 겁주는 거라면, 우리도 더는 예의를 차리리 않겠다!” 세 가문은 잠시 놀라더니 이내 컨디션을 되찾고 비아냥거렸다. “하하.” 공무적은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형님, 여기 누군가 우리 사이를 못 믿겠다네요.” 이때, 정장 차림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뒷짐을 진 채 세 사람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걸어왔다. “날 가짜라고 생각한 사람이 자네들인가?” 장정호를 발견한 세 사람은 너무 놀라 그대로 넋이 나가 버렸다. 눈 앞의 사람은 확실히 장정광 성부총리가 맞았다. “공씨 가문은 내 친척이야. 하여 오늘 특별히 여기까지 왔는데 세 가문에게 아주 실망이네.” 장정호는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더니 거만하게 말했다. “쯧쯧! 반년 전 내가 창해시를 시찰할 때, 세 가문은 껌딱지처럼 내 뒤를 따라다녔었지.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하던 것들이 지금 감히 잘난척 하는 건가?”
장정호의 말에 힘입어 공무적은 어깨를 쭉 펴고 콧대를 쳐들었다. "자, 다시 물을게요. 나 공무적이 아직도 세 가문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아요?""아니요, 아닙니다!"세 사람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우물쭈물거렸다. "그렇다면 내가 예씨 가문과 엄진우를 죽여도 아무 의견 없겠죠?"그 말에 세 사람은 몸을 흠칫하더니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이 질문에 대답할 용기가 없었다. 장정호를 건드려도 죽음이고, 엄진우를 건드려도 똑같이 죽음을 면치 못한다. 그 모습에 공무적은 어리둥정한 표정을 지었다. 장정호를 등에 업었는데 아직도 이런 태도를 보이다니. 설마 엄진우 이 놈이 무서워서 그러는 걸까? 이 놈 정체가 뭐지? 엄씨? 설마 엄씨 가문 사람인가? 아닌데, 조사한 바로 엄씨 가문 젊은층인 엄전호와 엄무호도 이 정도 실력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엄진우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 "그 답은 내가 대신 해주지."바로 이때, 여태 상황을 구경하고 있던 엄진우의 목소리가 침묵을 깼다. "날 죽이고 싶어? 아쉽지만 당신에게나 저 성부총리 양반이에나 그럴 자격이 없어."엄진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장정호 앞에 걸어와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이, 영감. 이 일에 끼어들거야? 확실해?" 엄진우의 돌발 행동에 사람들은 입을 쩍 벌렸다. 황당하다. 상대는 보통 '영감'이 아니라 성부총리 장정호이다. "너..." 화가 난 장정호는 얼굴이 다 일그러졌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그러는 영감탱이는 내가 누군지 알아?"엄진우는 그를 빤히 쳐다보며 낭랑한 목소리로 되물었고 순간 장정호는 거대한 카리스마를 느끼고 저도 몰래 멈칫했다. 그는 강남의 거물로 일찍이 강한 카리스마를 연마했다. 그런데 이 애송이 앞에서 이렇게 쭈그러들다니. “너 뭐야?” 그는 두 눈을 부릅뜨고 엄진우를 향해 물었다.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가 누군지 알려주지.” 그러더니 장정호의 귓가에 다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왜 그러세요, 형님?"뒤에 있던 공무적은 순간 안좋은 예감이 들어 다급히 물었다. 하지만 장정호는 마치 넋이라도 잃은 듯 그 자리에 얼어붙어 초점을 잃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공무적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쓰레기 같은 놈이 대체 우리 형님한테 뭐라고 한 거야!"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대답했다.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모자란 새끼! 내가 너부터 죽여버릴 거야!" 공무적은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댔다순간 장정호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가차없이 공무적의 뺨을 갈겼다. "입 닥쳐! 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병신같은 놈아!" 대종사인 그는 비록 뺨은 멀쩡했지만 간담이 터지는 아픔을 느꼈고 데미지는 크지 않지만 치욕감은 하늘을 찔렀다. "형님! 저한테 왜 이러세요? 저 자식이 대체 뭐라고 했기에." 공무적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장정호의 답을 듣기도 전에 갑자기 수많은 포르쉐 벤이 이곳을 물 샐 틈없이 둘러쌌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소'자는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성안 소씨 가문이야!” “성안 명문가 사람들이 왜 이런 후진 구석에 찾아온 거지?”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씨 가문 행렬을 바라봤다. “사대 고대 무가 공씨 가문, 성부총리가 뒤를 봐준다고요?” 포르쉐 팬텀에서 매혹적인 몸매의 여자가 내리자 뒤에 있던 경호원은 바로 우산을 펴고 코트를 걸쳐주었다. “반가워요. 소씨 가문 유일한 후계자, 소지안이에요. 강남에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는 성부총리뿐만은 아니죠.”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며 또박또박 말했다. 아직도 예씨 가문 사람에게 공제당하고 있었던 예우림은 순간 환희에 찬 웃음을 지었다. 소지안, 소지안이 지원군을 데리고 나타났다. “소씨 가문이 왜...” 공무적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머리속이 멍해졌다. 성안 명문가의 후계자가 직접 왔다니.으아악!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철석같이 믿고 있던 장정호도 저 모양 저 꼴이 됐는데 이젠 소
“왜요? 진우 씨는 혼자서도 여길 쳐들어 왔는데, 난 안 돼요?” 소지안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근데 소씨 가문의 자원과 세력은 어떻게 움직인 거죠?” 엄진우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소지안은 발끝을 세우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진우 씨가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비록 소씨 가문 사람들은 내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나 기똥차게 아껴요. 아, 맞다. 저번에 진우 씨가 소씨 가문에서 보낸 사람들을 쫓아낸 후로 감히 창해시에 발도 못 들이더라고요. 결국 나한테 전화와서 설설 기던데요?마침 우림이가 이런 일을 당하게 되어서 이 기회에 요구를 제출했죠.” 소씨 가문의 후계자로 그녀는 당연히 그 어떤 자원도 마음 대로 움직일 수 있다.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보아하니 모든게 순리롭게 흘러가는 듯 하다. 같은 시각, 세 가문 대표의 위압에 시달리던 공무적은 그 자리에서 얼굴을 붉혔다. “당신들 나이가 많으면 다야? 어디서 훈계질이야!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는 거 몰라? 우리 공씨 가문이 최선을 다하면 당신 세 가문도 무사하지 못해!” 공무적은 펄쩍 뛰며 경고했다. “전쟁이 시작되면 사람이 죽어나가기 마련이야!” 공무적의 극단적인 말에 세 가문 대표들은 할 말을 잃고 서로를 쳐다봤다. 비록 그들은 공씨 가문을 하찮게 생각하지만 만약 상대가 물귀신 작전이라도 쓴다면 그들도 손해보게 될 것이 뻔하다. 세 가문 대표의 망설이는 표정에 공무적은 입꼬리를 올리고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겁 먹었어? 사대 고대 무가는 평화로운 생활에 익숙해서 사실 나보다 더 전투력이 떨어질 걸?” 바로 이때, 무거운 손이 그의 어깨를 눌렀다. “그럼 난?” 공무적은 바로 이 목소리를 알아채고 잠시 안색이 굳어지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흉악하게 으르렁거렸다. “엄진우, 마침 너한테 볼 일이 남았는데 고맙게도 먼저 와줬네? 우리 꽤 가까이 서있다는 거 알고 있지? 이만한 거리에서
하지만 세 가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던 그들은 공무적이 죽는 것을 지켜만 볼 뿐, 화가 나고 분통이 터져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죽을 뻔했던 예씨 가문은 엄진우를 보자마자 화가 나서 노발대발했다. “재수없는 놈, 소씨 가문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우리도 너와 같이 여기에 묻혔을 거야!” 예흥찬은 엄진우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음침한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뭐라고? 안 들리는데? 다시 한 번 씨불여 봐.” 엄진우의 반격에 예씨 가문 사람들은 안색이 창백해지고 말문이 막혀버렸다. 특히 예정명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맨손으로 공자명의 두개골을 부러뜨릴 수 있는 엄진우에게 누가 감히 맞선단 말인가.예씨 가문 사람들의 제압에서 벗어난 예우림은 재빨리 소지안에게 달려가 그녀에게 와락 안겼다. “지안아, 우어엉! 날 위해 이 먼곳까지 와주다니, 나 너무 감동이야.” 소지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헐, 너 지금 나한테 고마워서 이러는 거야? 우린 영원히 베프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모른 척 가만히 있어!” 예우림은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 “맞아. 우린 영원한 베프야.” “근데 네가 고마워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어. 나보다 더 많은 걸 했지.” 소지안은 갑자기 여우같은 미소를 지었다. 예우림은 멈칫하더니 상대의 그 우람하고 당당한 그림자를 보았다. 이때 엄진우가 걱정가득한 눈빛으로 다가와 물었다. “괜찮아?” “괜찮아...” 예우림은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홱 돌리고 말했다. 예전에는 엄진우가 무엇을 하든, 무슨 말을 했든 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요즘 따라 자꾸만 그에게 흔들린다. 특히, 오늘 혼자 이 전쟁터에 뛰어든 엄진우의 모습은 그녀 마음속에 감정을 싹틔웠다. 그녀는 엄진우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는데 이건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수줍음’이라는 감정이다. 맙소사! 대기업 부대표가 일개 평사원에게 수
그러자 상대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엄진우 님, 이건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드려요.” 엄진우를 가르치겠다고? 세상에 어떤 미친 놈이 감히 그를 가르친단 말인가? “부탁할 때는 부탁하는 태도를 보여야지 않겠어?” 엄진우가 입꼬리를 올린 채 상대를 노려보자 상대는 바로 알아들었다. “엄진우 님, 걱정마세요. 가문에 사형이 생겼어요. 엄비룡은 비록 죽었지만 그 때의 죄는 반드시 추궁할 거에요. 그리고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이 있으세요. 엄씨 가문은 영원히 엄진우 님의 집이니 원하실 때면 언제든지 아버님이 생전에 소유하셨던 지위와 명예를 드리겠다고요.”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필요 없어! 난 엄비호만 죽으면 돼. 내일 엄비호 머리통을 우리 엄마 손에 직접 전달해. 알겠어?” 그 말에 상대는 잠시 머뭇거렸다. “사형에 관한 결의는 내일 나오는데... 너무 조급하신 건 아닌지...” “뭐?” 엄진우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상대는 겁에 질려 횡설수설했다. “네! 바로 집행할게요. 바로 실시하겠습니다.” 엄진우는 그제야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고 돌아가서 그 꼰대들에게 내가 살길을 마련해 줄 테니 앞으로 똑바로 살아라고 전해.” “네네네네!” 엄진우의 대답을 들은 후, 상대는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버렸다. 엄비호와 협력한 미스터리한 존재는 엄비호도 그 신분을 알지 못했다. 그저 상대는 갑자기 찾아왔고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가 모른다면 엄진우는 스스로 찾아낼 것이다. 이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공씨 가문은 비록 엄진우를 적대시했지만 아무래도 고대 무가들과 소씨 가문도 다 있는 자리라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한 채 울분을 삼키고 떠나버렸다. 엄진우도 슬슬 돌아가 찬물에 샤워나 하려고 했다. 돌아가는 길에서, 갑자기 실버색의 부가티 베이론이 그의 앞을 막아섰고 엄진우는 순간 경계심을 세웠다. 북강의 번호판. “엄진우, 오랜만이다.” 차창을 내리자 오윤하의 요염한 얼굴이 엄진우의 시선에 들어
“상?”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그 상이 너야? 뭐 꽤 유혹적이긴 하네. 하지만 난 너한테 관심없어.” 엄진우의 말에 차 안에 있던 오씨 가문 가신들은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건방지게 굴지 마!” “더 할 말 없으면 난 이만 간다.” 엄진우는 덤덤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적잖이 당황했다. 이 싸구려 약혼녀와 오래 있을수록 그녀에게 속을 들키기 쉬워진다. 그러니 이 여자는 아주 위험한 인물이다. 오윤하는 평소처럼 웃어보였다. “만약 내 손에 엄비호가 그 당시 손 잡았던 미스터리한 인물의 정보가 있다면 어떻게 관심 좀 생겨?” 그 말에 엄진우는 충격을 먹고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오윤하를 바라봤다. “너 어떻게 알았어?” 그녀는 엄씨 가문의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어떻게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일까지 알고 있는 걸까? “웃기네. 우리 오씨 가문의 실력으로 그 정도는 껌이야. 엄진우, 넌 날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어.” 오윤하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방긋 웃었다. “그래서 관심 좀 생겼냐고.” “그래.”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일이라면 상대가 어떤 의도라도 엄진우는 다 받아 줄 수밖에 없었다. “좋아. 그렇다면 강남무도대회에서 탑5에 들어. 그렇다면 단서를 줄게.” 오윤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넌 내 요구를 들어줘야 해.” “좋아.” 쿨하게 대답하고 뒤돌아서려는 그때, 오윤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급히 말했다. “뭐가 이렇게 쉬워? 너 그러다 탑5에 들지 못해서 내가 너한테 죽으라고 하면 어쩌려고.” “어쩔 거 없어. 난 반드시 이겨.” 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자 오윤하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엄진우, 네 실력이 만만하지 않다는 건 알아.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할 게 하나 있어. 강남무도대회는 네가 생각한 것만큼 쉬운 대회가 아니야. 그 대회에 참가하는 최하급 무도인이 내력종사나 외강종사야. 강남에서
공무적이 죽고 공무성은 강력한 차기 가주로 떠올랐는데 그는 공무적 다음으로 실력이 강한 대종사이다. 공무적이 죽자 공씨 가문 사람들도 어느정도 그를 다음 가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소씨 가문과 고대 무가가 뒤를 봐주지 않았더라면 그 자식은 이미 죽었을 거야.” “절대 가만 두면 안 돼!” 공씨 가문 사람들은 분개하며 말했다. “소씨 가문과 고대 무가는 상대할 수 없지만 엄진우와 예씨 가문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무성아. 네가 우리와 함께 그 놈들을 죽여서 공 회장의 복수를 한다면 우리는 널 차기 가주로 받아줄 것이다.” 사람들은 연달아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공무성은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마. 하나도 놓치지 않아. 하지만 이런 일은 우리 공씨 가문이 직접 손을 쓸 수 없어. 그러니 우리 가문이 연루되지 않게 희생양을 찾아야 해.” 공무성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거액을 들여서라도 혈도의 사람을 고용해야겠어. 그들은 프로야.” 순간 사람들은 저도 몰래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혈도? 강남에서 가장 포악하고 공포스러운 조직을 말하는 거야?” “예강호가 부상하기 전 그 사람들이야 말로 강남 제일 폭도로 불렸어. 비록 지금은 예강호에게 타이틀을 빼앗겼지만 여전히 대단한 존재들이야.” 어떻게 보면 혈도는 예강호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예강호는 절대 가난한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지만 혈도는 돈만 받으면 가난한 사람이든 재벌이든 전부 죽여버린다. “뭐 돈은 많이 줘야겠지만 이 분을 풀려면 그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지.” 공무성과 공씨 가문 사람들은 바로 의견을 통일한 채 혈도의 비밀 아지트로 찾아갔다. 창해시 빈민굴의 작은 골목에 위치한 개 도축장. 피범벅이 된 철장과 개 울음소리로 둘러싸인 가운데 공무성은 지폐를 담은 케이스 두개를 들고 검은 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한창 개를 도살하고 있었다. “하, 뭐가 필요하니 마침 뭐가 도착했네.” 그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