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2화

Author: 이제리
온자월은 안쓰러운 눈으로 온모를 바라보며 말했다.

“막내 착하지? 이제 집에 왔으니 괜찮아. 아무도 너 못 괴롭혀.”

온모는 여전이 울먹이며 온옥지의 팔을 꽉 잡고 말했다.

“정말인가요? 제가 진짜 집에 돌아온 게 맞나요? 그럼 앞으로는 궁에 안 가도 되는 거죠?”

“그래, 막내 걱정하지 마. 폐하께서는 너를 비로 삼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

온자월은 다급히 온모를 위로했다.

하지만 그는 폐하의 말을 그대로 온모에게 전달할 수는 없었다.

황제는 진국공 가문의 막내가 배움에 게으르고 후궁이 될 자격도 갖추지 못했으며, 하도 어리석어서 비로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황제의 그 말은 외부에 소문이 전해져서 온모는 또 유명인사가 되었다.

특히나 너무 어리석어서 비가 될 자격이 없다는 얘기는 후궁이 되려던 온모의 꿈을 처참히 부숴버렸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혼처를 찾는 일마저 어렵게 만들었다.

황제가 그런 얘기를 할 정도인데 어떤 귀족이 온모를 집안으로 들이려 하겠는가!

“폐하는 정말 너무하십니다!”

“어찌 저희한테 이럴 수 있어요? 아무리 막내가 마음에 안 들어도 어떻게 애의 앞날까지 망친단 말입니까!”

얘기를 전해들은 온옥지와 온자월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온권승은 책상을 두드리며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

“그 사람이 천자이고 폐하이니까 가능한 거지!”

“하지만 예전에 폐하께서는 한 번도 우리 진국공 가문에 이런 모멸감을 준 적이 없잖아요!”

온자월은 이를 갈며 말했다.

“설마 섭정왕 한 명 때문에 폐하께서 아버지마저 안중에 없으신 겁니까?”

“수십만 대군을 손에 쥔 인물인데 너라면 어떻게 하겠어?”

온권승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북진연이 쥐고 있는 수십만 대군이면 반역을 일으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병력이야.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하필이면 황제파란 말이지.”

참으로 우스운 꼴이었다.

만약 그가 선배들처럼 무예에 조예가 있었다면 대명왕조의 병권은 그의 손에 쥐여졌을 것이다.

‘열살 좀 넘은 어린 녀석이 황위에 앉아서 나에게 이런 수모를 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9화

    ‘누구지?’누군가 자신의 방에 진입한 걸 눈치챈 온사는 바로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추월이 바로 밖에 있으니 나쁜 마음을 품고 접근한 자라면 추월이 나서서 녀석을 잡았을 것이다.하지만 뜻밖에도 밖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내가 아는 사람인가?’온사는 상대가 자신의 침상에 접근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공간을 나가 침상에 누웠다.그녀의 기운을 느낀 건지, 곧이어 방에 불이 켜졌다.등불이 방을 밝히자 침입자의 모습도 드러났다.“한아?”온사는 구석에 몸을 웅크린 상대를 발견하고 놀란 소리로 물었다.“너 어쩌다가 여기로 온 거니?”몰래 그녀의 방으로 들어온 침입자는 떠나기 전 녕원 후작에게 맡기고 온 상한아였다.한아는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온사를 보고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죄… 죄송해요, 성녀 전하. 일부러 휴식을 방해하려던 거은 아니었어요. 그냥 후작 나리 옆에 있기 싫어서 몰래 빠져나와 여기로 온 거예요.”온사가 놀란 점은 그뿐이 아니었다.“너는 어떻게 아래층에 있는 호위군을 모두 따돌렸니?”북진연의 흑기군은 밤낮 당직을 서며 안전을 호위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상한아가 놀라울 따름이었다.그녀는 정말로 평범한 소녀일까?온사는 저도 모르게 경계심이 들었다.한아가 다급히 말했다.“겁내실 것 없어요, 성녀 전하. 사실 저는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다만 타고나길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조금만 위장하고 숨을 죽이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어요.”애초에 녕안현 현령에게 납치당했다가 그 소굴에서 도망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능력 덕분이었다.“정말 그런 거니?”온사는 놀란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상한아는 온사가 자신의 말을 안 믿어줄까 봐 다급히 말했다.“지금 보여드릴 수 있어요. 전하, 뒤돌아섰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세요.”온사도 그녀의 능력이 궁금해졌다.그렇게 그녀는 잠시 뒤돌아 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한아의 모습은 사라진 상태였다.“한아야?”“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8화

    온자신은 쓴 약을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고 꿀꺽 꿀꺽 다 마셔버렸다.온사는 그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 약을 조제하기 시작했다.“돌아가고 싶어요?”온자신은 주저 없이 고개를 저었다.“내가 말했잖아. 네가 있는 곳에 있겠다고.”“그렇게 급하게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어요. 당신이 만약 진국공부에 돌아가고 싶다면 이번이 기회일지도 몰라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기억을 다 잃었다고 하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쾅!온자신은 갑자기 주먹으로 철창을 치더니 이를 갈며 온사에게 말했다.“난 못해! 돌아가고 싶지도 않아!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어!”온사는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승려인 제 곁에 있어서 무슨 이득이 있나요?”“그냥 좋아!”온사가 말이 없자 온자신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온사야, 제발 날 내쫓지 말아줘. 내가 찾아가는 게 싫으면 그냥 산기슭에서 머물기만 할게! 네 허락 없이는 절대 너 방해 안 할게!”온자신은 이곳이 수월관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온사는 그런 그를 힐끗 보고는 담담히 말했다.“됐습니다. 마음대로 하세요. 다만 공자께서 주의해 줘야 할 게 있습니다.”공자라는 호칭에 온자신은 속이 쓰렸다.“그래, 뭐든 말만 해, 온사야.”“온사라는 호칭은 쓰지 말아주세요.”온사는 싸늘하게 말을 덧붙였다.“저는 이제 진국공부의 온사가 아닙니다.”온자신은 조심스레 그녀에게 말했다.“그럼 동생이라고….”“그것도 안 됩니다.”온사는 매몰차게 그의 말을 끊었다.그러고는 두 번째 탕약을 그에게 건넸다.온자신은 코를 막고 탕약을 마신 후에 그릇을 온사에게 건네며 물었다.“그럼 법명은 불러도 되겠지?”이번에 온사는 거절하지 않았다.온자신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무우야. 참 법명을 잘 지었네.”고민과 걱정이 없다는 의미를 뜻하는 법명은 온사에게 너무 잘 어울렸다.온자신이 말했다.“그럼 너도 앞으로 나를 공자라고 부르지 말아줄래?”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7화

    반 시진 후, 온사 일행은 다시 출발했다.가는 길은 매우 순조로웠다.이틀 후, 대오는 금주에 도착했다.북진연과 함께 식사를 마친 온사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침상에 누우려던 그녀는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고 벌떡 일어났다.“세상에! 어떻게 그걸 잊고 있었지?”온사는 다급히 옥패 공간으로 들어갔다.며칠이 지나 그녀는 드디어 공간 안에 온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누각에 들어가니 철창 안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온자신이 보였다.나갈 수도 없고 누구랑 대화할 수도 없었던 온자신은 따분함에 지친 얼굴이었다.다행히 가두기 전 온사가 먹인 약물 덕분에 굶어 죽지 않고 살아 있을 수 있었다.소리를 들은 온자신은 고개를 번쩍 들고 다가오는 온사를 바라보았다.그는 반가운 얼굴로 온사를 불렀다.“온사야! 어떻게 너야? 혹시 여기가 네 비밀 기지야?”여기 며칠 동안이나 갇혀 지내면서 자신을 잡아온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호되게 두들겨 패야겠다고 다짐했던 온자신이었다.하지만 온사를 본 순간 분노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온사는 그가 정신을 차렸다는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약효가 제대로 작용했는지 독도 해소가 된 상태였다.온사는 철창 안에 갇힌 온자신에게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약을 먹였는지는 기억하나요?”온자신은 흠칫하더니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넷째였어. 걔가 뭘 하려고 했는지는 알아.”그가 온사를 구슬리기를 거부하자 그에게 강제로 약을 먹인 것이었다.아무리 집을 떠났다고는 하지만 20년을 함께 자란 형제였다.온자신은 친동생이 자신에게 약을 먹이고 통제하려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온자신의 표정은 점점 싸늘해졌다.예전에 그가 똑 같은 수법을 온사에게 쓰려고 시도했던 걸 생각하면 더욱 화가 치밀었다.약은 온옥지가 제공했고 온자월이 행동에 옮겼지만 그들의 배후에는 아버지의 방관이 있었다.온자신은 생각할수록 그들에 대한 실망감이 깊어졌다.그는 혹시라도 온사가 오해할까 봐 다급히 말했다.“온사야, 걱정 마. 난 절대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6화

    그 말을 들은 온사는 착잡한 표정으로 한아를 바라보았다.우연히 가다가 구해준 사람이 상무도의 동생이었을 줄이야.녕안현 사건에서 부모님마저 입막음 당하고 오라버니는 자결한 마당에 모두가 상한아도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살아 있었을 줄이야.“너… 그동안 줄곧 숨어 지냈니?”상한아는 아직 상무도의 죽음을 모르는 듯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히 답했다.“예. 성녀 전하는 정말 잘 맞추시네요.”온사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마주한 한아는 그저 자신이 안쓰러워서 그런다고 생각하고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저는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습니다. 그자에게 굴복하지 않으니 저를 가두고 물도 음식도 주지 않았죠. 저는 너무 배고파서 진흙을 파먹으며 겨우 목숨만 유지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프더라고요. 나중에 며칠이 지나서 그들이 저를 풀어줬고 저는 그 기회에 도망쳤어요. 그런데 집으로 돌아갔더니 부모님은 이미 살해당하셨더라고요.”상한아는 눈물을 흘리며 계속해서 말했다.“나중에 그 사람들이 또 저를 찾는 것 같았어요. 저는 겁이 나서 줄곧 숨어 지냈죠. 가끔 바깥 소식이 들려오긴 했어요. 역병이 돌아서 녕안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애기를 들었죠. 그래서 더 밖으로 나갈 수 없었죠. 어느 날 성녀 전하께서 오셔서 기도의식을 치러주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는 역병에 감염될까 봐 무서웠지만 성녀 전하를 보고 싶어서 몰래 밖으로 나왔죠. 그런데 도착하기도 전에 나쁜 사람들이 나타나서 또 숨었어요.”아마 한아가 봤던 나쁜 사람이란 상황을 통제하려고 나선 수비군일 것이다.아마 그들 중에는 한아의 집에 다녀갔던 사람도 있을 테고 한아는 그들을 알아보고 또 도망친 것 같았다.“너무 오래 숨어 지냈고 먹을 것도 없어서 배는 점점 아파왔어요. 굶어 죽는 줄 알았는데 죽기 직전에 성녀 전하를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네요.”상한아는 감격한 얼굴로 온사를 바라보았다.쓰러질 때는 이제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그녀를 시체더미가 모인 곳으로 옮겼고 그게 행운이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5화

    그 시각, 노주.온사는 진국공 가문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녕안현에서 기도의식을 마무리한 후, 온사와 북진연은 계획대로 바로 노주를 떠나는 대신, 녕안현에 남아 그들을 돕기로 했다.녕안현의 모든 백성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고 역병이 성공적으로 통제된 후에야 그들은 귀경길에 올랐다.“성녀 전하, 제가 예약한 약재 잊으시면 안 됩니다?”온사와 북진연이 떠나는 길을 녕안 후작이 배웅했다.“걱정 마세요, 후작. 절대 잊지 않을게요.”마차는 천천히 녕안현을 벗어났다.며칠 동안 바쁘게 돌아친 온사가 마차에서 쉬려고 눈을 붙이던 찰나.그녀의 시야에 시체더미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곳에는 바닥에 엎드려진 시신 아닌 시신이 있었다.온사는 아직 태우지 못한 시신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시신이 갑자기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온사는 화들짝 놀라며 다시 살펴보았지만 그 뒤로 시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며칠 너무 과로해서 환각을 보았나 하고 생각했다.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는 계속해서 그 시신을 주시했다.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차 세워요! 빨리 차 세워요!”그것은 시신이 아닌, 아직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시신이 두 번째로 움직였을 때 온사는 상대가 살아 있음을 확신했다.차에서 내린 온사는 구급상자를 들고 그곳으로 달려갔다.그녀의 시선을 따라간 북진연도 이상함을 느끼고 온사를 따라왔다.그는 위험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온사의 접근을 허락했다.“어린 여자아이인 것 같은데 어쩌다 이렇게 야위었을까요?”가까이 다가간 이후에야 온사는 엉망진창이 된 몸으로 피를 토하고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발견했다.첫인상은 너무 말랐다는 것밖에 없었다. 너무 말라서 앙상하게 뼈만 만져질 정도였다.온사는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여자아이의 몸을 진찰하고는 일단 역병을 배제했다.그렇다면 굶어서 이렇게 된 것일까?온사는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며 품에서 희석한 령수를 꺼내 여자아이의 입에 떨어뜨려 주었다.잠시 후, 소녀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4화

    온자월의 거듭되는 위로에 온모는 진심으로 감격한 척하며 그의 품에 안겼다.그녀는 온자월의 옷깃을 꽉 잡고 물었다.“정말인가요? 절대 저를 버리지 않을 거죠? 하지만 저는 너무 무서워요. 아버지는 저에게 많이 실망하신 것 같았어요. 둘째 오라버니도 저를 버리고 떠나셨고… 큰 오라버니도 이제는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넷째 오라버니는 몸이 안 좋으니 감히 의지하지도 못하겠고요. 언젠가 또 미움받을 수도 있잖아요. 마약 셋째 오라버니까지 저를 버린다면 제 옆에는 정말 아무도 없어요.”그녀는 말끝마다 두렵다고 하면서 진국공 가문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온자월이라고 말했다.그 말을 들은 온자월은 안쓰러운 마음이 더해졌다.“겁낼 것 없어! 오라버니가 약속할게!”온자월은 온모와 손가락까지 걸며 진지한 얼굴로 맹세했다.“앞으로 오라비가 너를 버린다면 그댄 천벌 받아 죽을 거야!”“안 돼요!”온모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제게 가장 잘해준 오라버니예요. 차라리 오라버니께 버림받더라도 오라버니가 고통받는 건 싫어요.”온자월은 그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막내가 이 정도로 자신을 신경 써주고 있을 줄이야.그럴수록 온사에 대한 미움은 커져갔고 모든 게 온사의 잘못처럼 느껴졌다.그는 자신의 친동생이 온모가 아니라 심보가 고약한 온사인 것이 한탄스러웠다.온사를 생각할수록 온자월은 역겨움이 치솟았다.“됐어, 막내야. 자꾸 이상한 생각하지 마. 난 영원히 네 오라비야. 내 마음속에 여동생은 너 하나야. 그러니 안심하고 쉬어. 네가 기력을 회복하면 나랑 같이 어디 놀러 나가자.”그는 온모에게 수모와 상처를 준 온사는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온모를 재운 후, 온자월은 그녀의 방을 빠져나왔다.그가 나가기 바쁘게 잠든 척하고 있던 온모가 눈을 떴다.그녀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멍청한 자식, 나를 동생으로 생각한다면 달려가서 나 대신 복수해 줄 생각부터 해야지!”이상하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3화

    온권승은 온모와 잠깐 얘기를 나눈 후에 처리해야 할 공무가 있다며 자리를 떴다.잠시 후, 방 안에는 온자월 형제와 온모만 남게 되었다.온자월과 온옥지도 온모를 위로하고 그녀가 울음을 멈추면 나갈 생각이었다.형제가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온모가 갑자기 온자월의 옷깃을 잡았다.그녀는 이불 안에 몸을 웅크리고 두 눈만 내놓은 채,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셋째 오라버니, 할 얘기가 있는데 조금만 있다 가면 안 될까요?”온자월은 당연히 그 요청을 거부하지 않았다.“그럼 난 이만 돌아갈게.”온옥지는 온모를 힐끗 보고는 말없이 방 문을 나갔다.둘만 남게 되자 온자월이 물었다.“막내야, 무슨 일이야? 꼭 나한테 해야 할 말이 뭐야?”“셋째 오라버니, 죄송해요. 전에는 제가 너무 나빴어요.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그때는. 오라버니에게 독을 먹일 생각을 다하다니. 왜 그랬는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하고 나서 바로 후회했어요. 그런데 너무 무서웠어요. 바로 해독제를 드리려 했는데 아버지의 사람들이 밤낮으로 오라버니의 곁을 지키고 있었고 제가 한 일이 들통날까 봐 차마 오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시간을 끌었던 거예요.”“그런데 제가 용기를 내서 사실을 말하고 오라버니께 해독제를 드리려던 순간에 온사 언니가 섭정왕 전하와 함께 갑자기 집에 쳐들어와서 일이 그렇게 된 거예요.”온모는 눈물을 머금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척했다.“죄송해요, 오라버니!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로는 그런 바보 같은 짓 절대 안 할게요.”그녀는 가련한 눈빛으로 온자월을 바라보며 거듭 사과했다.온자월은 순간 당황했다.동생이 자신만 남긴 이유가 이 일 때문이었다니.그는 착잡한 눈으로 온모를 바라보다가 말했다.“괜찮아, 막내야. 다 지나간 일이야. 난 너를 잘 알아. 전에 너 아니었으면 난 이미 저승으로 갔을 거야. 그래서 의식을 되찾은 후에 범인이 너라는 것을 알았을 때도 너를 믿기로 했어. 넌 내 동생이기도 하지만 내 은인이기도 하니까.”온모는 그 말을 듣고 예전 일을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2화

    온자월은 안쓰러운 눈으로 온모를 바라보며 말했다.“막내 착하지? 이제 집에 왔으니 괜찮아. 아무도 너 못 괴롭혀.”온모는 여전이 울먹이며 온옥지의 팔을 꽉 잡고 말했다.“정말인가요? 제가 진짜 집에 돌아온 게 맞나요? 그럼 앞으로는 궁에 안 가도 되는 거죠?”“그래, 막내 걱정하지 마. 폐하께서는 너를 비로 삼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어.”온자월은 다급히 온모를 위로했다.하지만 그는 폐하의 말을 그대로 온모에게 전달할 수는 없었다.황제는 진국공 가문의 막내가 배움에 게으르고 후궁이 될 자격도 갖추지 못했으며, 하도 어리석어서 비로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황제의 그 말은 외부에 소문이 전해져서 온모는 또 유명인사가 되었다.특히나 너무 어리석어서 비가 될 자격이 없다는 얘기는 후궁이 되려던 온모의 꿈을 처참히 부숴버렸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 혼처를 찾는 일마저 어렵게 만들었다.황제가 그런 얘기를 할 정도인데 어떤 귀족이 온모를 집안으로 들이려 하겠는가!“폐하는 정말 너무하십니다!”“어찌 저희한테 이럴 수 있어요? 아무리 막내가 마음에 안 들어도 어떻게 애의 앞날까지 망친단 말입니까!”얘기를 전해들은 온옥지와 온자월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온권승은 책상을 두드리며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그 사람이 천자이고 폐하이니까 가능한 거지!”“하지만 예전에 폐하께서는 한 번도 우리 진국공 가문에 이런 모멸감을 준 적이 없잖아요!”온자월은 이를 갈며 말했다.“설마 섭정왕 한 명 때문에 폐하께서 아버지마저 안중에 없으신 겁니까?”“수십만 대군을 손에 쥔 인물인데 너라면 어떻게 하겠어?”온권승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북진연이 쥐고 있는 수십만 대군이면 반역을 일으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병력이야.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하필이면 황제파란 말이지.”참으로 우스운 꼴이었다.만약 그가 선배들처럼 무예에 조예가 있었다면 대명왕조의 병권은 그의 손에 쥐여졌을 것이다.‘열살 좀 넘은 어린 녀석이 황위에 앉아서 나에게 이런 수모를 주

  •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제361화

    나중 가서 녕원 후작은 저가로 예약한 약초를 받은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큰 것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물론 오늘은 약초나 팔려고 여기 온 게 아니었다.간단한 안부가 오간 후, 온사와 북진연은 녕안현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상황이 많이 괜찮은 편이었다.성 밖에서 시체더미를 보고 상상했던 것보다는 나았다.녕원 후작은 온사가 오기 전에는 매일 백여 명이 죽어 나갔다고 말했다.역병이 폭발한 당일 날에는 하룻밤 사이에 오백 명 이상이 죽었다고 한다.몇천 명 주민이 사는 녕안현은 이제 절반의 인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온사는 조용히 설명을 들은 후, 격리 구역으로 들어가기 전, 화관에 령수를 뿌렸다.그녀가 북진연의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데 그가 손목을 잡았다.“몸에서… 좋은 향이 나는데?”온사는 흠칫했다가 손을 빼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아마도 약초의 향기겠지요.”온사는 북진연과 녕원 후작을 지나쳐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예전에 했던 것처럼 백성들을 위해 불경을 낭송했다.이곳은 환자가 많아서 그녀는 여러 번을 반복했다.그녀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조용히 모여 앉아 불경을 들었다.그들은 구원을 기다리는 자들처럼 고개를 숙이고 정신을 집중했다.하지만 온사는 자신의 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경성 진국공부.“오라버니, 아파요. 저 너무 아파요….”드디어 궁에서 집으로 돌아온 온모는 침상에 누워 울고 있었다.“저 후궁이 되지 않을래요. 지켜야 할 것도 너무 많고 너무 무서운 곳이에요.”매일 눈을 뜨면 벌서듯이 버티고 서 있어야 했고 궁중의 법도를 배우고 베껴 써야 했다.만약 틀리기라도 하면 엄한 체벌이 내려졌다.그녀는 온몸 곳곳에 고난의 흔적들이 남았다.게다가 순결마저 강제로 검사를 받았다.온모는 상궁과 나인들이 그녀를 강제로 묻고 검사를 진행할 때 수치심에 죽고 싶었다.‘두고 봐! 언젠가는 너희들 다 내 손에 죽어! 그리고 태후랑 황제, 온사 그년까지도!’그랬다. 온모는 드디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