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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Author: 이제리
그날 밤, 검은 인영이 진국공부의 시종들 모르게 조용히 온옥지의 방으로 진입했다.

추월은 침상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하는 온옥지의 목에 차가운 비수를 겨누었다.

예리한 칼끝이 그의 목에 닿자 재빨리 피가 스며 나왔다.

조금만 힘을 주면 바로 상대의 숨통을 베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추월은 거기서 멈추었다.

“그들의 목숨을 취하는 일은 언제든 할 수 있어. 하지만 난 그들이 쉽게 죽는 것을 원치 않아. 살아서 죽기보다 힘든 고통을 겪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복수야.”

이건 온사가 전에 추월에게 했던 말이었다.

추월은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주인이 하는 말은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비수를 거둔 그녀는 손바닥만한 거미를 꺼내 온옥지의 옆에 놓아두었다.

거미는 그의 온몸을 기어다니다가 목덜미를 깨물었다.

혼수상태인 온옥지는 고통을 느꼈는지 약간의 경련을 일으키다가 다시 잠들었다.

상대가 독에 당한 것을 확인한 추월은 거미를 챙기고 방 안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그녀는 온모의 처소로 왔다.

안으로 들어가려던 추월은 뭔가를 발견하고 재빨리 몸을 숨겼다.

곧이어 그녀가 섰던 자리에 검은 야행복을 입은 자가 나타났다.

그는 경계 어린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온모의 처소로 돌아갔다.

“온모의 처소에 그림자 호위가 지키고 있었다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온사는 추월에게서 보고를 전해들었다.

“진국공부의 호위였어?”

추월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요. 진국공이 새로 육성한 그림자 호위의 실력은 아주 보잘것없었습니다. 그러나 어젯밤 그자는 엄청난 실력자로 보여요. 단기간에 육성해낼 수 있는 실력이 아닙니다.”

“너와 비교하면 어때?”

온사의 질문에 추월은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정면으로 부딪친 적은 없지만 어젯밤 놈의 반응으로 봤을 때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월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자가 온모의 곁에 있었다니, 놀랄 일이었다.

황실에서 육성된 수많은 그림자 호위 중에 추월은 열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였다.

추월이 그녀의 신변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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