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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Author: 이제리
“졌어….”

“현창 형님이 지다니.”

“이럴 수가, 분명 저 성녀는….”

그들은 성녀가 나약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감히 입밖으로 낼 수 없었다.

그들이 무적의 사격술이라고 생각했던 범현창이 온사에게 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범현창이 먼저 도발했으니 범청봉마저 어색함을 금할 수 없었다.

그들은 성녀를 너무 얕잡아보았던 것이다.

상대는 그저 얼굴로만 성녀가 된 줄 알았는데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을 줄이야.

“성녀 전하께서 이토록 사격에 능할 줄은 정말 몰랐군요.”

범청봉이 어색함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고 그들은 시간을 끌어야만 했다.

“화살을 쏘느라 피곤하시죠? 어서 앉아서 좀 쉬시죠.”

온사는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 후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때!

“저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등 뒤에서 범현창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사는 고개를 돌리고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뭘 인정할 수 없다는 거지?”

범현창은 이를 갈며 말했다.

“대결 다시 합시다. 서서 쏘는 게 아니라 말을 타고 쏘는 겁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뭔가를 져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북진연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건데 일개 여인에게 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온사가 일반 여인이 아닌 성녀라고 하더라도 그는 이 굴욕감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어떻게든 체면을 되찾아야 했다.

온사는 피식 웃더니 그에게 되물었다.

“말을 타고 화살을 쏘는 내기를 하자고? 확실해?”

북진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온사의 기마술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같이 여정을 떠나면서 그녀는 줄곧 말을 타고 그들과 동행하며 뒤처진 적이 없었다.

그렇다는 건 기마술 실력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였다.

그러니 말 위에서 화살을 쏘는 법을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북진연은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오늘 밤 온사의 또다른 면을 또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확실합니다. 자신 없으신가요?”

범충은 잃어버린 체면을 되찾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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