مشاركة

제4화

مؤلف: 차차빛
다음날, 진지희는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다.

아래로 내려가자 주방에는 이미 사람이 있었다.

앞치마를 두른 채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서주훈과 그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유하라였다.

서주훈은 유하라를 밀어내기는커녕, 틈날 때마다 뒤를 돌아 유하라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이 진지희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진지희는 문득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때는 집에 도우미가 많았다.

그리고 서주훈은 늘 일이 바빠 밤을 꼬박 새우며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도 흔했다.

도우미들은 진지희가 어린아이라고 만만하게 여겨 일도 대충 했고, 서주훈 모르게 밥을 챙겨 주지 않는 일도 잦았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서주훈은 모든 도우미를 내보냈고 직접 진지희를 챙기기 위해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침, 점심, 저녁,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빠짐없이 손수 챙겼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서주훈을 좋아해서는 안 됐다.

유하라가 정말 서주훈을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이라면 진지희는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해 줄 생각이었다.

진지희는 조용히 시선을 거두었고 어느새 또 달력이 걸린 벽 앞에 서 있었다.

언제 나왔는지 유하라가 다가와 달력을 바라보더니 문득 물었다.

“이 달력은 대체 뭐야? 왜 몇 장밖에 없어?”

유하라의 말을 들은 서주훈도 무심코 시선을 돌리고는 그 달력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모두 달력에 쏠리자 진지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둘러댔다.

“며칠 전에 친구들이랑 나갔다가 우연히 봤는데, 재밌어 보여서 하나 샀어요.”

변명은 허술했지만 서주훈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대신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오늘은 하라랑 데이트하러 나갈 거야.”

한치의 숨김도 없는 말이었다.

서주훈은 진지희가 분명 불만을 터뜨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진지희는 얌전히 고개만 끄덕였다.

“잘 다녀오세요.”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었다.

원하던 모습이었으니 기뻐해야 맞지만 이상하게도 진지희를 바라보는 서주훈의 마음은 답답하게 가라앉았다.

순간 집안이 조용해졌고, 그때 유하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희는 혼자 집에 있어도 별로 할 일 없잖아. 우리랑 같이 가는 건 어때?”

갑작스러운 제안에 진지희는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오늘 약속이 있어서요. 친구들이랑 마지막 인사를 하기로 해서 같이 못 갈 것 같아요.”

대학교 개강까지는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모임에 나온 친구들은 모두 앞으로 펼쳐질 대학 생활을 기대하며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진지희는 홀로 한쪽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은 시간은 단 5일, 5일이 지나면 영혼마저 완전히 흩어져 사라지게 된다.

‘그런 나에게 무슨 미래가 있을까?’

그때 한 친구가 진지희의 침묵을 눈치채고 다가왔다.

“지희야, 너 그 삼촌 좋아한다며? 방학 끝나기 전에 한번 제대로 고백해 보는 거 어때?”

다른 친구도 신이 나서 맞장구쳤다.

“맞아. 남자가 여자 마음을 쟁취하는 건 어렵지만 여자가 남자 마음을 쟁취하는 건 쉽다는 말도 있잖아.”

“둘이 피도 안 섞였는데 뭐가 문제야?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냥 들이대.”

그 말이 나오자 모두 들떠 너도나도 진지희에게 방법을 알려 주기 시작했다.

심지어 먼저 기정사실부터 만들어 버리라고 부추기는 친구까지 있었지만 진지희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않을 거야. 앞으로는 더 이상 좋아하지도 않을 거고 좋아할 수도 없어.”

모임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고, 헤어질 시간이 되자 진지희는 친구들에게 한 사람씩 작별 인사를 건넸다.

“아윤아, 원하는 학교에 합격한 거 정말 축하해. 앞으로는 네가 꼭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어.”

“서율아, 너는 몸도 약한 애가 맨날 아침밥을 거르고... 이제부터 건강 꼭 잘 챙겨.”

“우주야, 하준아, 계속 보고 싶을 거야.”

진지희는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꼭 안아 주었고 너무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이라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지희야. 무슨 작별 인사를 이렇게까지 해. 다시는 못 만나는 사람들 같잖아.”

“걱정하지 마. 다니는 대학이 달라도 우린 절대 널 잊지 않을 거야.”

작별 인사를 마친 뒤 친구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진지희는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멀어져 가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진지희의 가슴 한쪽이 저릿하게 아려 왔다.

앞으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테니까.

“잘 가. 내 친구들.”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서주훈이 먼저 와 있었다.

현관문을 열자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서주훈이 보였는데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곧 진지희는 집 안을 한 바퀴 둘러봤다.

유하라가 보이지 않자 별생각 없이 서주훈에게 물었다.

“하라 언니는요?”

“출장 갔어.”

진지희는 별다른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방으로 올라가려던 순간, 서주훈이 싸늘한 얼굴로 진지희를 불러 세웠다.

“거기 서.”

서주훈의 앞에는 유골함과 수의가 놓여 있었고 남자는 차갑게 물었다.

“이 유골함과 수의는 대체 뭐야?”

استمر في قراءة هذا الكتاب مجانا
امسح الكود لتنزيل التطبيق

أحدث فصل

  • 영혼을 건 계약   제24화

    결국 김주훈은 떠나고 말았다.노지희는 혼자 퇴원 절차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주훈에게 병원비를 보냈다.김주훈은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어진 노지희의 한마디에 더는 거절할 수 없었다.[후배님도 집안 형편 어렵잖아요. 너무 무리하지 마요. 내 병원비 정도는 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요.][나 때문에 후배님이 알바를 한탕 더 뛰어야 한다면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요]”김주훈은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최근 들어 꿈꾸는 횟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자기 말과 행동도 점점 꿈속의 그 사람을 닮아가고 있었다.하지만 꿈속에서는 SS그룹의 후계자였고, 집안과 등을 돌린 뒤에도 자신의 능력만으로 새롭게 사업을 일으킨 재계의 떠오르는 루키였다.반면 김주훈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고, 아직 졸업조차 하지 않은 가난한 대학생일 뿐이었다.기숙사로 돌아온 김주훈은 풀이 죽어 침대에 몸을 던졌다.모든 것이 분명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어째서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달라져 버렸는지 끝내 이해할 수 없었다.기숙사 밖이 갑자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고, 시간을 확인한 김주훈은 수업이 끝날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창밖으로는 삼삼오오 지나가는 학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었고, 복도마저도 청춘의 활기로 가득했다.그 모습은 적막한 기숙사 방 안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문이 갑자기 열리며 문밖의 빛이 방 안을 환하게 비추었지만, 문 뒤쪽 침대만은 여전히 어둠에 가려져 있었다.몇몇 룸메이트가 문을 열고 들어왔고, 어떤 이는 공부 이야기를 했고 어떤 이는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한동안 룸메이트 가운데 누구도 김주훈이 이미 기숙사에 돌아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시간이 더 흐른 뒤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켜졌지만, 룸메이트는 여전히 김주훈이 돌아온 것을 보지 못한 채 중얼거렸다.“김주훈 저 녀석, 평소엔 제일 성실한 애였는데 오늘은 왜 이래? 하루 종일 수업도 안 오더니 이 시간까지 안 들어왔네.”다른 룸메이트는 그 말

  • 영혼을 건 계약   제23화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영혼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자신이 했던 마지막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했다.아쉬움은 있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그때 끝내 하지 못한 말이 하나 있었다.다음 생이 있다면, 더는 그 남자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그날 정말로 자신이 그대로 세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노지희로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은 이상, 더는 김주훈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이번 생만큼은 자신을 위해 살고 싶었다.노지희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오후였다.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와 새하얀 천장, 손등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바늘의 통증, 그리고 옆에 걸려 있는 수액을 보는 순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고개를 돌리자 병상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김주훈이었다.김주훈은 침대 옆에 엎드려 있었는데 잠도 편히 자지 못한 듯했다.턱에는 수염이 거뭇하게 자라 있었고, 지난밤 내내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예전 같았으면 마음이 아팠을지도 모르고 다시 설렜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지금 김주훈을 바라보는 노지희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염라대왕은 찾아왔을 때 한 가지 사실을 더 알려 주었다.당시 서주훈이 거래하며 앞으로의 모든 생과 모든 재산을 대가로 두 사람의 마지막 생을 바꾸기로 했었다.그리고 원래대로라면 두 사람 모두 모든 기억을 완전히 잃어야 했다.하지만 서주훈은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몰래 자신의 기억 일부를 남겨 두었고, 어디선가 인연석 하나를 구해 두 사람의 이름까지 새겨 넣었다고 했다.그래서 노지희와 김주훈은 둘 중 한 사람은 희미한 기억만 남기고, 다른 한 사람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서로에게 끌릴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염라대왕이 찾아와 모든 진실을 알려 주었고, 노지희의 기억도 모두 돌려주었다.전생을 회상하다가 정신이 든 노지희는 다시 김주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전생에서나 이번 생에서나, 김주훈은 언제나 독단적이었다.내가 사랑할 때는 밀어내고 마침내

  • 영혼을 건 계약   제22화

    노지희는 아주 길고 긴 꿈을 꾸었다.꿈속 주인공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노지희는 꿈속의 사람들이 바로 자신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꿈속에는 김주훈과 이름은 같지만 성은 다른 한 남자가 있었다.남자는 가난한 대학생이 아니라 SS그룹의 후계자였고, 집안을 떠나고 후계자 승계까지 포기했다.그러면서까지 자신과 이름은 같지만 성은 다른,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여자아이를 끝까지 키워 준 사람이자 가장 아끼는 삼촌이었다.남자는 그 여자아이를 키웠고, 넘칠 듯한 사랑을 주었으며, 별을 원하면 따다 줄 만큼 극진히 사랑으로 키웠다.8살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남자는 무려 10년 동안 여자아이를 키웠지만 여자아이는 염치도 없이 그 남자를 이성적인 감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아무도 여자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건 누구보다 여자애를 아껴 주던 삼촌인 그 남자도 마찬가지였다.서주훈이라는 남자는 순식간에 여자아이에게 주었던 모든 관심과 사랑을 끊기 시작했다.끊임없이 맞선을 보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모든 조건이 탐탁한 약혼녀를 집으로 데려왔다.서주훈은 그렇게 하면 여자아이가 포기할 것으로 생각했다.하지만 훗날 진지희라는 소녀가 강도를 만나 집 안에서 여러 차례 칼에 찔렸을 때도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떠올린 사람은 여전히 서주훈이였다.진지희는 서주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남자는 받지 않았다.그날 서주훈은 약혼녀가 열이 났으니 하루 종일 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서주훈은 도대체 언제부터 진지희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된 걸까?아마도 진지희가 용기를 내 고백했던 바로 그날부터였던 것 같았다.서주훈은 점점 진지희를 차갑게 대했고, 결국 그 여자아이는 죽어버렸다.그리고 시신은 범인에 의해 옷장 안에 유기되었다.진지희는 끝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삼촌의 마지막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진지희의 영혼은 오랫동안 본인 시신의 곁을 줄곧 떠나지 못했다.영혼에게는 감정이 없는데도 노지희는 이상하게도

  • 영혼을 건 계약   제21화

    “오늘 나 보자고 한 이유가 뭐야?”노지희는 가슴속의 미묘한 감정을 애써 눌러 담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물었다.김주훈은 화끈거리는 얼굴이 아직 다 식지 않은 상태였고, 노지희의 질문을 듣자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김주훈은 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노지희에게 건네며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선배, 이거 받아 줘요.”선물을 주려는 것을 본 노지희는 황급히 봉투를 다시 밀어주며 손사래를 쳐 거절하려 했다.하지만 김주훈은 마치 노지희의 행동과 생각을 이미 예상한 것처럼 곧바로 봉투 안의 물건을 꺼냈다.하얀 니트 목도리였다.자세히 보면 크기가 제각각인 뜨개질 자국이 보여 한눈에 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어진 김주훈의 말은 그 생각을 더 확신하게 했다.“지금은 여유롭지 않아서 선배한테 비싼 선물을 해 줄 수 없어요. 이 목도리는 내가 직접 뜬 거예요.”“처음 떠 보는 거라 아직 서툴러서 파는 것만큼 예쁘진 않지만, 선배가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한마디 한마디가 여우처럼 계산이 깔린 것 같았다.또한 붉게 달아오른 김주훈의 얼굴까지 더해지면, 이렇게 진심 어린 모습을 보고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적어도 다른 사람이라면 말이다.하지만 노지희는 김주훈이 내민 목도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남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은 듯 당황해 손을 내저으며 얼굴까지 붉혔다.“미안한데, 이런 직접 뜬 목도리 같은 선물은 받을 수 없어.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려는 거라면 이런 선물은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노지희는 차분하게 이유를 설명했다.분명 완곡한 거절이었지만, 오히려 김주훈에게는 한 걸음 더 다가갈 핑계가 되었다.김주훈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오래전부터 마음속 깊이 품어 왔던 고백을 아무런 꾸밈도 없이 그대로 꺼내 놓았다.“그럼 선배, 나에게 선배의 남자친구가 될 기회는 줄 수 있어요?”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지내며 김주훈은 노지희에게 늘 진심으로 대했다.노지희가 단 한 번도 김주

  • 영혼을 건 계약   제20화

    기숙사 안에서 여러 사람이 저마다 한마디씩 떠들며 이어가던 이야기가 겨우 진정되었다.그리고 잠시 쉬려고 하던 그때 노지희의 휴대폰에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고개를 내려 확인해 보니 김주훈이었다.[선배님, 오늘 저 때문에 아침밥 다 쏟으셨잖아요. 정말 죄송해요. 괜찮으시다면 다음에 제가 식사라도 한 끼 대접해도 될까요?]어깨 위로 불쑥 머리 하나가 튀어나와 노지희의 휴대폰 화면을 쓱 훔쳐보더니, 곧이어 류영서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봐봐, 밥까지 사 준다잖아. 듣기로는 집안 형편도 많이 어렵다던데,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뭐겠어?”김주훈의 집안 형편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순간, 노지희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이상하게도 김주훈의 집안 형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는 도리어 집이 꽤 잘 살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하지만 류영서가 김주훈의 집안 형편이 어렵다고 말하자 노지희는 그제야 문득 떠올렸다.노지희는 김주훈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김주훈은 바로 지난해 수석이었고,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부모님을 위해 A대학교를 선택한 사람이었다.당시 이 일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효자라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고, 부모에게 발목이 잡혔다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었다.더 좋은 학교를 선택했다면 장래가 전도유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김주훈 본인은 그런 말들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김주훈은 자신의 능력이라면 학교 하나 때문에 달라질 일은 없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그 이야기에서 김주훈의 성적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남자의 가정환경이었다.고등학생 때부터 김씨 집안의 생활비는 사실상 김주훈 혼자서 벌어서 댔다.그 사실을 떠올린 노지희는 먼저 호기심 많은 룸메이트를 밀어내고 재빨리 자신의 침대로 들어가 침대 커튼을 닫았다.그러고는 진지한 마음을 담아 문자를 보냈다.[정말 괜찮아요, 후배님. 곧 기말고사니까 지금은 공부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잖아요. 후배님 실력이면 장학금 받는 건 문제없을 거라고 믿어

  • 영혼을 건 계약   제19화

    트레이가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기울어졌고, 국 대부분이 반대편으로 쏟아졌으며 지나가던 남학생의 몸 위로도 뜨거운 국물이 일부 튀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지희는 화상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앗!”뜨거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뜨거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김주훈은 가슴과 배에 전해지는 통증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신음을 들은 노지희는 깜짝 놀라 서둘러 물었다.“저기, 괜찮으세요?”김주훈은 몇 번 깊게 숨을 쉰 뒤에야 겨우 진정되어 노지희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괜찮아요. 죄송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음식을 쏟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다시 사드릴게요.”너무도 자연스럽게 사과하는 모습에 노지희는 오히려 순간 멍해졌다.‘어떻게 다친 사람이 제일 먼저 사과하고 보상해 주려는 거지?’게다가 이 일은 전적으로 김주훈의 잘못도 아니었다.“괜찮아요. 제가 다시 사서 먹으면 돼요.”노지희는 바닥에 쏟은 국을 아쉽게 바라보고는 고개를 저은 뒤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김주훈에게 건넸다.그러고는 김주훈의 옷에 묻은 얼룩을 가리키고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가격이 얼마 안 하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뜨거운 국물이 튄 곳은 정말 괜찮으세요?”김주훈은 노지희가 건네준 휴지를 받아 조심스럽게 옷을 살짝 벌려 몸에 묻은 음식물을 닦아낸 뒤에야 머쓱한 듯 노지희를 향해 웃어 보였다.그때 막 트레이를 내려놓고 돌아온 류영서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무슨 일이야?”노지희의 설명을 간단히 들은 류영서는 한산한 식당을 한 번 둘러본 뒤, 눈앞에서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는 김주훈을 바라보다가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하지만 노지희에게는 굳이 말해 주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잖아? 두 사람도 그런 건가 보네.”류영서는 그렇게 말한 뒤 몸을 숙여 노지희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생긴 것도 꽤 잘생겼는데? 어때? 연락처라도 교환해서 계속 연락해 볼래?”말을 마치자마

فصول أخرى
استكشاف وقراءة روايات جيدة مجانية
الوصول المجاني إلى عدد كبير من الروايات الجيدة على تطبيق GoodNovel. تنزيل الكتب التي تحبها وقراءتها كلما وأينما أردت
اقرأ الكتب مجانا في التطبيق
امسح الكود للقراءة على التطبيق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