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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날 놓아줄 생각이 없다
오빠는 날 놓아줄 생각이 없다
作者: plumzii

1화. 어젯밤

作者: plumzii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7 15:53:06

K그룹 본사 최상층 연회장은 정재계 인사들의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강하은은 복도 한쪽의 어둠 속에 서 있었다.

다리는 아직도 어젯밤의 여운이 남은 듯 가늘게 떨렸다.

쇄골 아래에는 붉은 잇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컨실러로 얼추 가렸지만, 은근한 통증은 여전했다.

어젯밤, 강시혁은 술에 취해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

짙은 위스키 향이 코끝을 파고들었다.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 어깨를 눌러 소파에 짓눌렀다.

그녀가 몇 번이고 오빠를 불러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어깨를 깨물며 그녀를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끌어들였다.

분명 술에 취해 사람을 잘못 본 거였을 것이다.

강하은은 눈을 내리깔았다.

열두 살 때, 자신이 강 씨 집안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양어머니 최미영은 그녀를 집에서 내쫓지는 않았다.

대신 가족카드를 모조리 회수하고, 3층의 공주 방에서 2층 구석방으로 내몰았다.

그렇게 8년이 흘렀다.

강하은은 얌전하고 순종적인 딸로 지내면서도 남몰래 생모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강 씨 집안이 친딸을 찾아내기만 하면 이 집을 떠날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어젯밤의 일로, 조용히 이 집을 떠나려던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

또각또각.

구두 굽이 대리석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하은은 반사적으로 기둥 뒤에 몸을 숨기려 했다.

그러나 고개를 든 순간,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쪽으로 다가오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강시혁이었다.

그는 몸에 꼭 맞게 재단된 검은색 더블브레스트 수트를 입고 있었다.

금테 안경 너머로 드러난 눈매는 깊고 차가웠다.

아무도 몰랐다.

K그룹의 완벽한 후계자가 불과 열여섯 시간 전,

자신의 여동생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마치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듯, 강시혁이 걸음을 멈췄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꿰뚫는 시선이 정확히 강하은에게 꽂혔다.

강하은은 황급히 몸을 돌려 복도 끝의 직원 전용 통로로 향했다.

두 걸음도 떼기 전에 뒤에서 손목을 거칠게 붙잡혔다.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그녀는 복도 끝의 비어 있는 VIP 라운지로 끌려 들어갔다.

철컥.

문이 잠기는 소리가 고요한 실내에 날카롭게 울렸다.

라운지 안은 불이 꺼져 있었다.

블라인드 틈으로 연회장의 화려한 조명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올 뿐이었다.

강하은의 등이 문에 부딪혔다.

미처 균형을 잡기도 전에 강시혁이 그녀 앞으로 다가섰다.

그의 서늘한 기세에 숨이 턱 막혔다.

“왜 도망치려 해?”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머리 위로 떨어졌다.

강시혁은 천천히 금테 안경을 벗어 근처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오... 오빠.”

강하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 보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어젯밤 일은... 오빠가 술에 취해서 저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거 알아요.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저한테 더는 이러지 마세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두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강하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어 그의 시선을 마주했다.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다고?”

강시혁이 낮게 웃었다.

그러나 눈빛에는 웃음기 하나 없었다.

“내가 어젯밤 누구의 이름을 불렀는지, 정말 기억나지 않나?”

강하은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어젯밤의 기억은 온통 고통과 공포로 뒤엉켜 있었다.

그의 거친 숨소리 외에는 무엇 하나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가 대답하지 못하는 사이, 강시혁이 드레스 자락을 들어 올렸다.

사각.

벨벳 천이 스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차가운 공기가 허벅지를 훑자 강하은은 화들짝 놀라 드레스 자락을 붙잡았다.

“오빠, 안 돼요! 밖에 손님들이 많단 말이에요!”

“가만히 있어.”

강시혁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러고는 테이블 위에 놓인 구급함을 열어 연고를 꺼냈다.

한쪽 무릎을 굽힌 그가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 남은 멍과 붉은 손톱 자국을 살폈다.

그는 상처 주변에 연고를 조심스럽게 펴 발랐다.

“읏……!”

따끔한 통증에 강하은의 입에서 짧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강시혁의 손길은 겉보기에는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그녀가 몸을 피하려 할 때마다 단단한 손이 움직임을 막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조명 아래, 그녀는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고 있었다.

“피부가 이렇게 약해서야.”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조금만 힘을 줘도 멍이 드는군.

어젯밤엔 얼마나 아팠을까?”

강하은은 수치심에 얼굴을 돌렸고, 눈물이 차올랐다.

“제발... 놓아주세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누가 내 허락도 없이 이 문을 열고 들어오겠어?”

강시혁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그의 손길은 여전히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서 느릿하게 이어졌다.

그때였다.

복도 저편에서 다급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최미영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울렸다.

“이상하네.

시혁이가 분명 이쪽으로 갔는데......”

잠시 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은이는 또 어디로 간 거야? 음료를 나르러 갔다더니 보이지도 않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밖에서 황동 손잡이가 움직였다.

덜컥.

누군가 문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강시혁의 손이 멈췄다.

강하은은 숨을 죽였다.

그런데도 강시혁은 물러서지 않았다.

연고를 내려놓고 한 손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한쪽 다리로 그녀의 두 다리 사이를 막아 도망칠 틈을 주지 않은 채,

다른 손으로는 여전히 올라간 드레스 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강하은의 얼굴에 고정됐다.

금테 안경 너머에서 보았던 차가운 눈빛과는 달랐다.

지금 그의 눈동자에는 억눌러 온 욕망과 집요한 집착이 위험할 만큼 선명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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