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첫사랑의 배신으로 사랑도, 글을 쓰는 꿈도 잃어버린 도아윤. 3년 후, 런던에서 주얼리 브랜드 DW의 대표가 된 그녀 앞에 재수 없을 만큼 잘생긴 남자가 나타난다. 냉정한 기업 경영자 레이 컨덜튼. 최악의 첫인상과 달리 그는 아윤이 가장 아팠던 날, 빗속에서 손수건을 건넸던 남자였다. “그날부터 계속 기억했어. 너를.” 장난처럼 시작된 유혹, 거부할 수 없는 끌림, 그리고 점점 깊어지는 입맞춤. 하지만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레이의 과거에 숨겨진 위험도 다가온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던 여자와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남자. 두 사람은 상처 너머의 진짜 사랑을 말할 수 있을까?
View More도아윤은 그날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거라고 믿었다.
오후 네 시 십칠 분. 지도교수의 연구실에서 나온 아윤은 복도 한가운데 멈춰 서서 손에 들린 원고를 내려다봤다. 두꺼운 종이 뭉치의 맨 앞장에는 익숙한 제목이 적혀 있었다. 《사랑을 찾다》. 처음으로 끝까지 써 내려간 장편소설이었다. 수십 번씩 지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 문장들, 새벽마다 잠을 쫓아가며 고쳐 쓴 대사들,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도 한참 동안 컴퓨터 앞에서 움직이지 못했던 밤까지. 그 모든 시간이 이 원고 안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조금 전, 교수는 그녀에게 말했다. “아윤아, 이건 출판사에 보내보자.”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자신이 쓴 소설을 정말 출판사에 보내도 되느냐고 몇 번이나 되물었고, 교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웃었다. “너는 네 글을 너무 믿지 않는 게 문제야. 내가 읽어보니 이제 세상에 보여줘도 되겠다.” 그 말에 아윤은 결국 울어버렸다. 교수는 당황해 휴지를 건넸지만, 그녀는 웃으면서 눈물을 닦았다. 그렇게 오래 바라던 말을 들었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연구실에서 나와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이재율이었다. 삼 년 동안 곁에 있었던 남자. 아윤이 처음 소설을 쓰겠다고 했을 때 누구보다 크게 박수를 쳐줬고, 그녀가 글 때문에 밤을 새우면 투덜거리면서도 커피를 사다 주던 사람. 원고가 좀처럼 풀리지 않아 울상을 지을 때면 자기가 대신 악당을 혼내주겠다며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던 사람이었다. 그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다. 아윤은 휴대전화를 꺼냈다. [재율아, 나 할 말 있어.] 메시지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화면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표시가 그대로였다. 촬영이 있나 싶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바쁜가 보네.” 아윤은 혼잣말을 하며 원고를 품에 안았다. 괜찮았다. 직접 찾아가면 되니까. 오늘은 조금 갑작스럽게 찾아가더라도 재율이 웃으면서 맞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 재율의 아파트 앞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거의 기울어 있었다. 복도 창문으로 들어온 붉은 햇살이 회색 벽을 비추고 있었고, 아윤은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아까 운 탓에 눈가가 조금 붉었지만 그 정도는 괜찮았다. 현관 앞에 선 그녀는 비밀번호를 눌렀다. 삑, 삑, 삑. 철컥. 문이 열렸다. “재율아?” 대답이 없었다. 아윤은 익숙하게 신발을 벗으려다가 멈췄다. 현관 바닥에 낯선 구두가 놓여 있었다. 굽이 높고 장식이 화려한 여자 구두였다. 재율의 스타일리스트가 두고 간 물건일지도 몰랐다. 실제로 그는 집에서 촬영 관계자들과 미팅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집 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자의 웃음이었다. “재율아, 누구 왔어?” 아윤은 현관에 선 채 잠시 귀를 기울였다. 그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아현이?” 소아현. 같은 모임에서 알게 된 후배이자, 아윤을 볼 때마다 밝게 웃으며 언니라고 부르던 여자였다. 그녀가 왜 이 시간에 재율의 집에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더구나 자신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아윤은 천천히 거실 쪽으로 걸었다. “재율아.” 대답이 없었다. 대신 낮게 웃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들을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래.” 여자의 대답 뒤로 짧은 웃음이 이어졌다. 아윤의 발걸음이 멈췄다.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그런 순간을 맞는다고 했다.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 말도 듣지 못했는데 이미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아윤에게는 바로 지금이 그랬다. 그녀는 거실 입구에 섰다. 그리고 보았다. 소파에 앉은 재율. 그의 무릎 가까이에 몸을 기댄 아현. 서로를 마주 보고 있던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입술을 맞추는 모습을. 아윤은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잊었다. 손가락 사이에 끼워 들고 있던 원고가 미끄러졌다. 툭. 바닥에 떨어진 종이 뭉치에서 몇 장이 흩어졌다. 그 소리에 두 사람이 돌아봤다. “……아윤아?” 재율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아현도 놀란 듯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녀가 입을 연 순간, 아윤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붙들고 있던 기대까지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언니.” 아현은 잠깐 망설였다. 그러더니 천천히 말했다. “우리 만난 지 좀 됐어요.”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선명했다. 만난 지 좀 됐다고. 얼마나? 언제부터? 내가 몰랐던 시간이 대체 얼마나 길었던 걸까. 아윤은 재율을 바라봤다. 그가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윤아, 이건…….” “설명해 봐.” 자신의 목소리가 낯설었다. 화가 나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차분했다. 어쩌면 지금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것인지도 몰랐다. “무슨 설명을 할 건데?” 재율이 입술을 달싹였다. “그게 아니라…….” “방금 내가 본 게 뭔데?” “아윤아.” “내가 잘못 본 거야?” 재율은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아윤은 그 침묵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웃음이 났다. 정말 우습게도. “와.” 그녀가 작게 웃었다. “나 오늘 진짜 좋은 날이었는데.” 재율의 표정이 흔들렸다. “무슨…….” “내 소설.” 아윤이 바닥에 흩어진 원고를 내려다봤다. “드디어 끝났어.” 그녀는 한 장씩 종이를 주웠다. 끝이 구겨진 첫 페이지를 펴고 그 위에 다음 장을 올렸다. 손이 떨려 제대로 가지런히 맞춰지지 않았다. “교수님이 출판사에 보내보자고 하셨어. 내가 쓴 글을, 진짜 책으로 만들어볼 수도 있대.” 재율이 한 걸음 다가왔다. “아윤아, 일단 내 말 좀…….” “그래서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주려고 왔어.”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앞의 남자는 아까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웃을 때 한쪽 입꼬리가 조금 더 올라가는 것도, 난처할 때 눈썹 사이를 찌푸리는 버릇도 그대로였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더 끔찍했다. “네가 제일 좋아해 줄 줄 알았거든.” 재율이 입을 다물었다. 그 뒤에서 아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언니, 저희도 일부러 이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니에요.” 아윤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우리?” “…….” “지금 우리라고 했어?” 아현의 얼굴이 굳었다. 아윤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 이제 너희는 우리구나.”아윤은 레이를 바라봤다.레이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왜요?”“아무것도 아니에요.”그녀가 웃었다.“그냥 조금 신기해서.”“뭐가요?”“그날 비가 안 왔으면 우리 못 만났을 수도 있잖아요.”레이는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그렇겠죠.”“그럼 이렇게 다시 만나는 일도 없었을 테고.”“…….”레이의 눈빛이 조금 부드러워졌다.“그래서.”그가 천천히 말했다.“나는 그날 비가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아윤의 심장이 내려앉았다.“…….”“아윤 씨를 만났으니까.”그 말이 끝나는 순간.톡.빗방울 하나가 아윤의 뺨에 떨어졌다.그녀가 고개를 들었다.이어서 두 번째.세 번째.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어?”아윤이 손을 뻗었다.“진짜 오네.”레이가 주변을 둘러봤다.가까운 곳에 건물의 차양이 보였다.“이쪽으로.”그가 아윤의 손을 잡았다.“……!”아윤은 반사적으로 그를 바라봤다.레이도 곧바로 멈췄다.“괜찮습니까?”아윤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큰 손이 자신의 손가락을 감싸고 있었다.따뜻했다.삼 년 전.비 오는 거리에서 자신을 일으켜 세워 주던 손처럼.아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그제야 레이가 그녀와 함께 걸었다.두 사람은 건물 차양 아래로 들어갔다.빗줄기가 점점 굵어졌다.레이는 휴대전화로 운전기사에게 연락한 뒤 아윤을 돌아봤다.“조금만 기다리죠.”“네.”아윤은 젖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그 순간 레이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잠깐.”“네?”그가 손을 들었다.아윤은 움직이지 않았다.레이의 손끝이 그녀의 관자놀이 가까이 다가왔다.젖은 머리카락 한 가닥이 뺨에 붙어 있었다.그는 그것을 조심스럽게 떼어 귀 뒤로 넘겨주었다.손끝이 피부를 스쳤다.아윤의 숨이 멈췄다.“…….”레이도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눈이 마주쳤다.차양 아래는 생각보다 좁았다.한 걸음만 움직이면 서로의 어깨가 닿을 거리였다.레이의 시선이 아윤의 눈에 머물렀다.그리고 아주 천천히.입술로 내
그런데 안전벨트를 당기는 순간 손목이 욱신거렸다. “아.”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레이는 바로 알아차렸다. “아직 아픕니까?” “조금요.” 레이가 몸을 숙였다. “제가 하죠.” “아니, 혼자 할 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멈췄다. 아윤을 바라봤다. “해도 됩니까?” 아윤은 잠시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제야 레이가 상체를 숙였다. 순간 아윤의 숨이 멈췄다. 가까웠다. 예상보다 훨씬. 그의 어깨가 아윤의 시야를 가렸고, 코트 안쪽으로 부드러운 향이 스쳤다. 레이는 안전벨트를 당겨 그녀의 어깨와 허리 앞으로 넘겼다. 손끝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는 움직임이 오히려 아윤을 더 의식하게 만들었다. 딸깍. 벨트가 채워졌다. 하지만 레이는 바로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 아윤의 목걸이가 안전벨트 아래에 걸려 있었다. “잠깐.” 그가 펜던트를 조심스럽게 빼냈다. 손가락이 쇄골 아래의 체인에 아주 잠깐 닿았다. 아윤의 어깨가 움찔했다. 레이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의 눈이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다. “불편합니까?” 아윤은 입술을 달싹였다. 불편한 건 아니었다. 다만.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있었다. “……아니요.” 레이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 그러더니 아주 작게 웃었다. “그럼 다행이고.”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윤은 차 문이 닫힐 때까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 사람.’ 정말 위험했다. ⸻ 레이가 데려간 곳은 템스강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프랑스식 레스토랑이었다. 유명한 호텔이나 화려한 고급 식당일 거라고 예상했던 아윤은 조금 놀랐다. 레스토랑은 생각보다 아담했고, 테이블마다 놓인 생화와 부드러운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강물이 천천히 흘렀다. “여기 자주 오세요?” 아윤이 물었다. “가끔.”
[보고 싶어서.] 도아윤은 휴대전화 화면에 떠 있는 다섯 글자를 벌써 열두 번째 읽고 있었다. 처음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잘못 본 줄 알았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상대방이 잘못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 번째에는 혹시 자신이 모르는 영국식 농담인가 싶었고, 네 번째부터는 슬슬 화가 났다. 아니, 정확히는 화가 나는 척하고 싶었다. “이 남자는 대체 뭐야.” 아윤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끌어안았다. 목욕을 마친 뒤라 머리카락은 아직 조금 젖어 있었고, 무릎에는 가벼운 담요가 덮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반쯤 마신 캐모마일 차와 오늘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 그리고 수정 중인 주얼리 스케치북이 놓여 있었다. 평소였다면 이미 노트북을 열고 내일 일정을 정리했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문제의 메시지 때문이었다. [내일 점심시간 괜찮습니까?] [무슨 일인데요?] [식사.] [왜요?] [보고 싶어서.] 다시 읽어도 이상했다. 업무적인 이유도 없고, 계약 조건을 추가로 검토하자는 말도 아니었다. 그저 보고 싶어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아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집어 들었다. “……너무 직접적이잖아.” 그것이 문제였다. 레이 컨덜튼은 지금까지 아윤이 만난 남자들과 달랐다.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알 수 없게 굴다가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너무도 간단하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걱정했다는 말도 그랬다. 보고 싶다는 말도. 무엇보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이 레이라는 사실이 문제였다. 낮에 작업대 앞에서 벌어졌던 일이 떠올랐다. 뒤로 넘어지려는 자신을 붙잡아 주던 팔, 허리를 받치던 단단한 손바닥, 가까워진 얼굴과 입술에 잠시 머물렀던 시선까지. 그때 레이는 분명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단순히 상대방을 확인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아니야.’ 아윤은 고개를 저었다. ‘혼자 착각하지 마.’ 삼 년 전의 일이 있은 뒤, 그
레이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웃었다. “생각보다.” “…….” “잘 넘어지네요.” 아윤이 고개를 들었다. “……네?” “어제도 그렇고.” “…….” “오늘도 그렇고.” 아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사님.” “네.” “지금 저 놀리세요?” 레이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조금.” 아윤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재수 없어!’ 방금 잠깐이라도 두근거렸던 자신이 너무 억울했다. ⸻ 레이가 돌아간 뒤에도 아윤은 한동안 작업대 앞을 떠나지 못했다. 완성된 수정 스케치가 눈앞에 있었다. 레이가 그린 선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꽤 훌륭했다. 그녀가 설명한 곡선의 흐름을 정확하게 이해했고, 수정 방향도 제대로 반영했다. 문제는. 그걸 그리던 사람이었다. 아윤은 스케치북을 덮었다. “……하아.”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조금 전 그의 가슴에 닿았던 손이었다. 기억이 너무 선명했다. 단단했던 감촉. 허리를 받치던 손. 가까이서 바라본 눈. 그리고 잠깐 입술에 머물렀던 시선. “미쳤어.” 아윤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진짜 왜 이래.” 그때 문이 열렸다. “대표님?” 엘리스였다. 아윤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네!” 엘리스가 멈칫했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안 놀랐는데요.” “얼굴이 빨개요.” “더워서요.” 엘리스가 주변을 둘러봤다. 에어컨이 켜져 있었다. “……지금 실내 온도 스물한 도인데요.” “제가 더위를 많이 타요.” “대표님은 추위를 많이 타시잖아요.” “…….” 아윤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말했다. “엘리스.” “네.” “오늘 회의 자료는요?” 엘리스가 피식 웃었다. “말 돌리시는군요.” “업무 얘기예요.” “알겠습니다.” 엘리스는 자료를 내밀었다. 그러다가 문득 스케치북을 보았다. “어? 이거 수정하셨네요?” “응.” “손목 괜찮으세요?” “레이 이사님이 그려주셨어요.” 엘리스의 손이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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