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호는 그렇게 말하며 바로 임완유를 끌어당기면서 말했다.“누나, 상관하지 말고 저와 함께 형부 찾으러 가요!”유은수는 그 말을 듣자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 임완유가 예천우에게 속으면 그만인데 자기 아들도 속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도 예천우가 또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허풍을 떤 모양이다.지난번에 유은수도 속았고 심지어 예천우에게 잘 보이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정말 너무 창피했다. 그래서 유은수는 즉시 언성을 높였다.“임선호, 거기 서지 못해!”하지만 임선호는 전혀 유은수를 상관하지 않고 줄곧 임완유보고 형부를 찾으러 가자고 했다.임완유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내저었다.“싫어. 이혼 증명서도 받았는데 그를 찾아서 뭐 해?”“하지만...”임선호는 뭐라고 더 말하고 싶었다.“그럴 필요 없어.”임완유는 이렇게 말하고 바로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자기 방으로 돌아가자 임완유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펑펑 울었고 베개까지 흠뻑 젖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다.그동안 참고 있었던 모든 고통과 절망이 그 순간 완전히 터져 나왔다.한참 만에 몸을 일으킨 임완유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옥 목걸이를 꺼냈다. 그러자 머릿속에는 어린 시절의 리틀 거지가 다시 떠올랐다.왠지 모르게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임완유는 옥 목걸이를 꺼내 보았다.임완유는 옥 목걸이를 볼 때마다 용기가 생겼고 몸에 힘이 넘쳤다.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고통스럽고 절망적이었다.예천우가 떠났고 예씨 가문의 끔찍한 협박 때문에 임완유는 숨이 막혀왔다. 그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리틀 거지야,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임완유는 리틀 거지와 함께 보낸 시간은 짧았지만 그는 항상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다.그동안 예천우가 곁에 있었기에 리틀 거지는 완전히 마음속에 묻혀 있었다.그러나 해결하지 못할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일이 있을 때마다 임완유는 저도 모르게 리틀 거지가 생각났다. 그리고 다시 예천우의 모습이 떠올랐다.예천우가 예전
임선호도 화가 나서 씩씩거리면서 떠났다. 이런저런 많은 일을 겪어서인지 지금의 임선호는 많이 성숙해졌고 예전과 아예 달랐다.이 모든 변화가 생긴 이유는 예천우 덕분이었기에 임선호는 마음속으로 예천우를 몹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예천우의 신분이 무엇이든 임선호에게 있어서 진정한 형부는 예천우뿐이었다.유은수도 어쩔 수 없이 앞으로 천천히 임선호를 설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예천우의 가면은 언젠가 벗겨질 거야. 선호가 예천우를 어떻게 생각하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 완유가 예천우를 포기하고 예훈 도련님과 함께 있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야. 그렇게 되면 우리 임씨 가문도 진정으로 명문이 될 수 있지.’임씨네 별장을 떠난 예천우는 차에 올랐고 양박군을 보자 살짝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먼저 돌아가라고 했잖아. 여태까지 기다린 거야?”“도련님의 신체 상황이 좋지 않아 보여 이곳에서 기다렸어요. 수련은 장소를 가리지 않죠.”양박군은 정말 수련에 게을리하지 않았다.“역시 부지런하네.”예천우는 자신의 몸 상태를 생각하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도련님, 안색이 나빠 보여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예천우는 머릿속에 방금 장면들이 떠올랐다. 정말 뜻밖에도 이런 저급한 함정에 빠질 줄은 몰랐다. 게다가 임완유마저 그들의 말만 믿었다.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니 함정이 맞든 아니든 자신이 발가벗고 유이안과 침대에 누워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런 장면을 보니 임완유도 몹시 화가 날 만했다.‘됐어. 이 일은 그만 생각하고 일단 몸을 회복할 방법부터 찾아야 해.’사실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양체은 몸 안의 구음지기를 흡수하는 것이었다.다만 흡수하는 과정이 정말 불편해서 어쩔 수 없었다.바로 그때 예천우의 휴대 전화가 울렸고 보니 뜻밖에도 양체은이었다.“여보세요!”“천우 오빠, 어떻게 됐어? 몸은 좀 나았어?”양체은은 지난번에 예천우가 중상을 입었어도 참고 있는 걸 보았다.“응. 별거 아니야... 콜록...
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담담하게 말했다.“운전해. 별장으로 돌아가자.”“네!”양박군은 즉시 차에 시동을 걸었지만 내심 걱정이 가득했다. 예천우를 알게 된 이후로 그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별장에 들어서자 예천우는 몸을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했다.하지만 두 시간이 넘게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피만 더 토했을 뿐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휴. 사부님께 전화해서 무슨 방법이 있을지 물어봐야겠어.’지금 예천우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았기에 빨리 실력을 회복해야 했다.바로 그때 예천우에게 이름 모를 번호로 전화가 왔다.받아보니 유이안이 였고 전화가 통하자마자 그녀는 사과했다.“미안해요. 형부, 오늘은 제가...”“오늘 일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네요.”예천우가 바로 유이안의 말을 끊었다.“어찌 됐든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저도 정말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어요.”“괜찮아요. 유이안 씨는 여자고 저는 남자인데 피해는 이안 씨가 더 클 거예요. 됐어요. 일단 이렇게 하고 앞으로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저도 유이안 씨를 보고 싶지 않아요.”예천우는 그렇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유이안에 대해 약간의 호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완전히 사라졌다.오늘 밤에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정말 구역질이 났다.유이안은 풀이 죽은 채로 전화를 내려놓았고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아차렸다. 유이안은 예천우와 잠자리를 가진 후 핑계를 대면서 천천히 기회를 잡아 예천우를 가지려고 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잠자리를 가지기는커녕 예천우의 미움까지 사게 되었다. 심지어 예천우는 그녀한테 단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원망했다.유이안은 원래 임완유에 대한 좋은 말을 몇 마디라도 하고 싶었으나 예천우는 아예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바로 그때 유이안의 방문이 열렸고 고개를 들어보니 임완유였다. 유이안은 임완유를 보고 깜짝 놀랐다.“언... 언니!”유이안은 조심스럽게 말했다.“누구랑 전화하
정상적인 남자라고 해도 이런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겠는데 유은수는 심지어 그렇게 많은 미약을 예천우에게 먹였다.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안다고 해도 임완유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용도 예씨 가문이라는 큰 산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으니 임완유에게는 온통 절망뿐이었다.“언니, 미안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반드시 형부를 찾아가 이건 오해라고 설명해 드릴게요.”유이안이 말했다.“아니야! 이안아,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천우랑 더 이상 함께 있고 싶지 않은 거야.”“혹시 용도의 예씨 가문 때문이에요?”“그렇다고 할 수 있지!”“그러면 혹시 형부가 예씨 가문과 맞서 싸워서 언니를 지켜드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시지 않아요?”유이안이 되물었다.“말도 안 돼! 넌 용도의 예씨 가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천우가 아무리 대단해도 예씨 가문과는 안 돼.”임완유는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유이안의 방을 떠났고 눈빛에는 절망으로 가득했다.임완유는 예천우가 앞으로 잘 지내길 바랄 뿐이었다. 자기 때문에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보다 좋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같은 시각, 6명의 사람이 천궐 1호 별장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선두의 노인은 심지어 몸놀림이 기이하고 가벼워 보였고 딱 봐도 실력이 막강한 고수였다.함께 이동하지 않았다면 노인의 속도는 아마도 엄청나게 빨랐을 것이다.“귀왕님, 바로 여기입니다!”그중 한 남자가 고개를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바로 이곳이야? 도대체 어떤 대단한 자식이길래 우리 귀문의 고수를 흔적도 없이 죽일 수 있는지 지켜봐야겠어.”이번에는 귀왕이 직접 나섰을 뿐만 아니라 곁에는 귀문 최강의 고수들까지 데리고 왔다.이 고수들은 모두 화경의 실력이었고 특히 그들 중에는 귀문의 4대 고수가 있었다. 그중 대귀와 삼귀 두 사람은 모두 화경 절정의 실력이었다.이귀는 지난번에 예천우의 손에 죽었다.귀왕은 몇 년 전에 이미 종사 후급의 경지에 들어섰고 용국에서도 최고 실력의 고수 중 한 명이었다.그런 실력인 사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제 아내가 위험에 처했는데 내가 모른 척할 수 있겠어요?”예천우가 스승에게 질문을 던졌다.“알았어, 네 말이 맞다 쳐. 근데 네 상황에 맞는 딱 좋은 방법이 하나 있거든. 이 방법을 사용하면 네 문제를 해결하는 건 물론이고 너를 단번에 종사 경지의 절정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옛 용왕이 입을 열었다.예천우는 스승님의 말을 듣자마자 바로 이해했다. 스승님의 성격상 양체은과 관련된 얘기가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 없었다. 스승님은 자기가 아직 종사 후급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스승님은 자기가 순간의 기회를 잡아 이미 종사 절정에 이른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왜 갑자기 말이 없어? 너도 이미 눈치챘겠지? 내가 보기엔 그 계집은 실력도 뛰어나고 예쁘기까지 하잖아. 게다가 너 이번 일도 그 계집 때문에 당문 어르신을 건드리게 된 게 맞지? 뭐가 그렇게 꺼려지는데?” 옛 용왕이 물었다.하지만 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렇게 할 순 없어요. 난 완유를 배신할 수 없으니까요.”“그럼 죽기만을 기다리면 되겠네. 지금 상황에서 그런 사소한 것에 얽매이다니 너도 참 답답하구나. 너더러 결혼하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옛 용왕은 퉁명스럽게 말했다.예천우는 그 말에 쓴웃음이 나왔다. 막상 완유의 이름을 내뱉고 나서야 오늘이 자기가 임완유와 이혼한 날이라는 걸 떠올렸다. 심지어 방금 이혼 증명서까지 받았는데 말이다.“스승님, 다른 방법은 정말 없나요?” 예천우가 어쩔 수 없이 스승님에게 물었다.“있긴 있어. 너 용문에 일단 돌아와. 내가 직접 너를 조리해 줄 테니까.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이면 완전히 회복될 거야.”“그 시간은 너무 길어요.”예천우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럼 치료의 성약 만년 설련을 찾아봐. 하나만 있으면 네가 순조롭게 실력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만년 설련은 전설 속에나 등장하는 거라 지금까지 본 사람은 없어.”옛 용왕은 역시 옛 용왕답게 여
“거 참 공교롭군. 그 녀석 이미 죽었어. 어떻게 죽었냐고? 내 주먹 한 방에 저세상에 갔지.” 양박군이 냉소를 지으며 약을 올렸다. 일부러 상대를 자극해 자기에게 적의를 품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죽고 싶어 아주 환장했구나!” 양박군의 예상대로 귀왕은 분노를 터뜨리며 모든 관심이 양박군 한 사람에게 쏠렸다.“네가 그럴 실력이 있는지 어디 한번 보자. 네 그 쓰레기 부하처럼 형편없이 내 한 방에 나가떨어지지 않길 바랄게.” 양박군은 귀왕의 약을 계속 올리면서도 이내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로 소곤댔다. “도련님, 잠시 후 기회가 생기면 바로 도망치세요. 제가 놈들을 막겠습니다.” 어찌 됐든 목숨을 걸어서라도 예 도련님을 반드시 보호해야 했다.“도망치겠다고?” 귀왕은 냉소를 지으며 비웃었다. “저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녀석 좀 봐. 저런 몸으로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 귀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손짓으로 부하들에게 약간 흩어지라고 명령했다. 예천우가 이쪽으로 도망치는 것을 막으려는 계획이었다.이 예천우가 자기가 그토록 찾던 예호영일 가능성이 꽤 컸다. 귀왕은 예천우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수중에 사진이 있기에 사진을 통해 바로 알아챘다.귀왕의 지시를 지켜본 양박군의 얼굴이 굳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미리 당만수를 불러왔어야 했다. 이제 자기 혼자만으로는 도련님을 지켜낼 수 없을 것 같았다.“날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넌 저 무리와 대적하는 데만 집중해.” 예천우는 귀왕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줄곧 차분한 자태였고 속마음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저런 하찮은 놈들로는 날 어찌하지 못할 거야.” 양박군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예천우를 신뢰했고 그의 말을 따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진기를 온몸에 응집하며 언제든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어디서 말도 안 되는 허세를 부려!” 귀왕은 예천우의 말을 듣고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바람에 스쳐도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진기 하나
귀왕의 움직임은 번개처럼 빨랐다.양박군 역시 신속하게 대응했다. 순식간에 한 발 앞으로 나가 귀왕이 예천우에게 가는 유일한 길을 완전히 차단했다.동시에 체내 청룡법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오른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귀왕에게 맞섰다.양박군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고수를 만난 건 난생처음이었다. 귀왕이 양박군에게 주는 느낌은 심지어 지금까지 수련 상대가 되어주었던 당만수보다 훨씬 더 무서운 존재인 것 같았다.귀왕의 눈에서 섬뜩한 기운이 스치더니 오른손을 들어서 휘두르자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공포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두 사람의 강력한 기운은 주변 사람들까지 완벽하게 압도해 모두 자연스럽게 뒷걸음질 쳤다.쾅!두 사람의 무시무시한 힘이 지구를 강타하는 유성처럼 강력하게 충돌했다.그 거센 기운이 거대한 파도처럼 미친 듯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귀왕을 따라온 고수들이 황급히 내공을 운용해 버텨야만 했다. 이렇게 대처하지 않으면 심각하게 다칠 게 뻔했다.지금의 예천우는 몸이 예전에 비해 심각하게 허약한 상태인지라 두 사람의 기운에 큰 충격을 받았고 자기 몸을 통제하지 못해 연이어 뒤로 밀려났고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다.예천우의 몸은 또다시 피해를 본 게 분명했다. 예천우의 상처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반복적으로 새로운 상처를 입었다.한편, 양박군의 힘은 놀라울 정도로 엄청났다. 귀왕은 엄청난 반격의 힘이 몰려오자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귀왕의 얼굴은 살짝 어두워졌다. 눈앞의 젊은이가 보여준 실력이 그의 상상을 완전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사실 양박군도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불안했다. 이 한 방은 양박군의 가장 강력한 필살기였고 지금 방출하고 있는 기운 역시 가장 자신 있는 힘이었다.이 무시무시한 기습 공격으로도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접전은 정말 골치 아파질 것이었다.역시나 귀왕은 양박군의 속마음을 꿰뚫은 듯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너 같은 종사 초급에 불과한 놈이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은
알고 보니 귀왕의 목표는 양박군이 아니라 양박군 뒤 멀리 떨어져 있던 예천우였다.“안 돼!”양박군은 굳어진 표정으로 외치며 다급한 마음에 조금 전의 공격을 억지로 멈추고 몸을 돌려 예천우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귀왕보다 한발 늦었다.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양박군의 몸 내부에서 역공이 일어나 속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하지만 양박군이 필사적으로 예천우의 곁에 달려가 그를 지키려는 순간, 귀왕의 공격 수법은 다시 한번 변화해 양박군을 향했다.바로 그 순간, 양박군은 처음부터 귀왕의 목표는 자기였고 예 도련님은 단지 미끼였을 뿐이라는 걸 마침내 깨달았다.비록 함정에 빠졌음을 깨달았지만 오히려 양박군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투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양박군은 전력을 다해 끌어올린 무시무시한 힘으로 귀왕의 날카로운 단검을 막아냈다.그러나 양박군은 귀왕의 나머지 손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귀왕의 손바닥이 양박군의 가슴에 깊이 박혔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엄청난 힘이 손바닥을 통해 양박군의 몸에 그대로 강타했다.공격을 받은 양박군은 비명을 질렀고 그의 몸은 실이 끊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가 예천우 앞에 떨어졌다.사실 양박군은 일부러 예천우 앞에 떨어진 것이었다.양박군은 죽더라도 귀왕이 자기를 넘어서서 예천우에게 해를 입히도록 두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예천우는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는 귀왕의 강력한 실력을 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종사 후급의 고수인 귀왕이 이런 비열한 수법까지 써가며 자기보다 두 단계나 차이 나는 상대를 공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비록 처음부터 귀왕의 계획을 간파했지만 양박군에게 미처 경고할 시간조차 없었다.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빠르게 일어났기 때문이었다.양박군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화를 참지 못하고 비난을 쏟아냈다.“당당한 종사 후급의 귀문 귀왕이 이렇게 비열한 수를 써? 부끄럽지도 않아?”“부끄럽다고? 네놈들이 다 죽고 나면 누가 날 부끄럽다고 할 수 있겠어? 잘 들어가, 우리 귀문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
원래는 분명히 말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예천우는 막상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재동의 행동은 분명 호감 가는 구석이라고는 없었다. 오히려 불쾌하기까지 했고 일부는 분노를 자아낼 정도였다.하지만 예천우는 이제동도 아주 나쁘거나 악의적인 건 아니라는 걸 알았고 단지 그도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위험을 피하고 싶어 했을 뿐이다.무엇보다도 이신향은 아버지를 꽤 존경하고 있다는 걸 예천우는 알고 있었다. 그만큼 이재동도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헤어지자고 말해버리면 이신향이 분명 상처받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았다.‘그래. 그냥 나중에 신향 씨가 직접 아버지에게 말하도록 하는 게 더 좋을 거야.’ 그렇게 하면 서로 감정 상할 일도 없고 훨씬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어차피 예천우는 또다시 가짜 남자 친구 역할을 하며 불려 다닐 여유 따윈 없었다.조신우 건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뒤 모두가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이어갔다.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훌륭했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향이 진하게 풍겨왔다.그리고 그건 당연했다.오늘 올라온 요리들은 하나같이 고가의 재료로 만든 귀한 음식들이었고 식당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만을 위한 최고급 요리였다.이재동 가족에게 이런 자리는 처음이었고 이런 걸 먹어본 적이 없으니 입에 넣는 순간부터 반응이 달랐다. 그야말로 행복한 표정들이었다.그중에서도 이신향은 가장 들떠 있었고 기분도 최고였다.특히나 부모님이 오랜만에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그녀는 아버지와 그리고 예천우와 연거푸 술잔을 주고받았다.그런데 놀랍게도 이재동의 주량은 꽤 대단했다.마오타이를 한 병 비운 뒤엔 더는 예천우의 귀한 술을 손대지 않았다.그 대신 이런 좋은 술은 아껴야 한다며 종업원에게 일반 백주를 가져오라고 시켰다.하지만 예천우가 그런 걸 올리게 둘 리가 없었다.결국 종업원은 또 다른 비싼 술인 페이톈 마오타이를 내왔다.그렇게 술잔
“아!”도민현은 예천우의 말에 깜짝 놀라 얼굴에 놀라움이 그대로 드러났다.“용왕님, 그게...”하지만 그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 움직이겠습니다!”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아무리 상상해도 그는 믿기 어려웠다.‘용문을 이끄는 용왕님에게 또 다른... 그것도 이렇게 무서운 신분이 있었다니…’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예천우가 바로 용도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니... 이건 그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용도 예씨 가문이라면... 수십 년 역사에 빛나는 용도에서 손꼽히는 네 개의 최고 명문 중 하나...’그 존재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땀이 맺혔다.도민현이 자리를 뜨자 남아 있던 이재동과 그의 가족들 또한 속으로 깊은 충격을 받았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또 뭐야... 그건 또 얼마나 무서운 신분이야?’예씨 가문이 정확히 어떤 가문인지는 몰라도 분위기만 봐도 대단한 집안이라는 건 확실했다.특히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응대하던 걸 보면 그 위엄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하지만 이재동은 감히 따져 묻지 못하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저... 천우야. 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내가 눈이 어두워서 네 진짜 실력을 알아보지 못했어. 괜한 말을 했고 또 멍청한 짓까지 해서 널 곤란하게 했구나... 그... 사과의 뜻으로 내가 술 석 잔 자진해서 마시겠으니 부디 용서해다오.”이재동은 급히 잔을 들고 술을 따르며 말했다.특히 아까 딸을 절대 예천우에게 줄 수는 없다면서 오직 조신우만이 이신향의 가장 적합한 혼처라는 말을 했던 게 떠올랐다.만약 예천우가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기라도 했다면 이신향의... 인생을 망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이재동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가 잘못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오늘이 바로 그 인생의 갈림길이었을지도 모른다.그는 절실했다.‘이건 우리 가족 운명을 바꿀
사실 이 모든 소문은 애초에 예웅남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예관희는 이미 예천우의 뜻에 따라 모든 사실을 예웅남에게 전했고 그중에는 예천우가 자신의 용왕 신분을 외부에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는 말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심지어 그가 종사급 고수라는 사실조차도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이유는 단 하나였다.예씨 가문 사람들의 진심과 충성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였다.예웅남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회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그는 그 정보를 슬쩍 흘리면서 예관희를 헐뜯고 예천우의 이미지를 흔들어 놓으려 했다.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뒤 예관희가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주 자리에 오를 명분을 만들고자 했다.그 후에야 예천우를 제거한다면 더 이상 자신을 위협할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가문에게 자리를 넘긴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의 예씨 가문이라면 예웅남은 그 자리를 지킬 능력도 없었다.이러한 소문 덕분에 전태민 역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돌아와 가주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그가 여기서 진짜로 그 예씨 가문 큰 도련님을 마주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 모든 진위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전해 듣기로 큰 도련님은 예정환과 똑 닮았다고 했다.전태민은 다시 예천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실례가 안 된다면 여쭤보겠습니다. 혹시... 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신가요?”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 사람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예씨 가문의... 도련님?”이재동을 비롯한 일행은 뭔가 헷갈린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눈을 깜박이며 당황했다.‘천우 씨는 용왕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라는 거지?’곁에서 듣고 있던 도민현은 잠시 찡그린 뒤 고개를 저으며 정색했다.“전 시장님, 착각하신 겁니다. 이분은 예씨 가문의 도련님이 아니라 용왕님이십니다.”“뭐라고요?”전태민을 포함한 일행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들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
이재동과 다른 사람들은 완전히 충격에 마비된 상태였고 심지어 이신향조차도 속으로 깊이 흔들렸다.그녀는 예천우가 대단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지금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하나같이 고위직 인사들이었다.그중에서도 앞장선 인물은 동성시의 중심 권력층에 있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예천우의 부하에게조차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었다.그들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공손한 태도를 보이자 도민현 역시 더는 강하게 나가지 않았다.그는 곧장 이유를 알아차렸다.‘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나한테 공손하게 대하는 이유는 분명 용왕님의 체면 때문이겠지.’그래서 도민현은 바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말씀 잘하셨습니다. 오해가 풀렸으니 방금 일은 여기서 그만하도록 하죠.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좀 흥분해서 예의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아... 아닙니다. 저희가 오히려 경솔했습니다.”전태민과 그 일행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협력이든 뭐든 제대로 되지.’“그러면 우리 사업 이야기 말인데요...”전태민이 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묻자 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물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조씨 가문을 정리하는 일이 급하니 조금 여유를 주세요. 며칠 뒤에 다시 보죠.”“그건 당연하죠. 아무래도 강흥시에서 오신 거라 좀 거리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남강 지역이지 않습니까. 도 대표님 같은 정의로운 기업가께 우리가 도움 드리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필요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전태민은 부드러운 미소로 덧붙였다.“좋습니다. 연락드리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시장님.”도민현은 그 속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굳이 더 말은 하지 않았다.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조혁진은 점점 더 절망에
도민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몸을 낮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용왕님, 그럼... 조신우는 제가 직접 처리하겠습니다.”예천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씨 가문 전체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받아야 할 벌은 반드시 받아야 해. 그리고 조씨 가문이 보유한 자산 중 쓸 수 있는 건 모두 꺼내서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해. 물론 억울한 사람은 건드릴 필요 없어. 죄 없는 자에게까지 책임을 묻진 말아야지.”예천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죄가 있는 자라면... 절대로 봐주는 일은 없어야 해.”“용왕님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도민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조신우는 아주 잠깐 희망의 빛을 본 듯했지만 곧바로 그 빛은 산산이 부서졌다.‘안 돼... 우리 집안은 죄 없는 쪽이 아니잖아. 아버지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밑에 있던 놈들도 하나같이...’조신우는 얼굴이 점점 새하얗게 질려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의 마음도 서늘하게 얼어붙었다.‘천우... 아니, 용왕님의 말 한마디가 조씨 가문의 운명이 정해졌네.’바로 그때, 문이 하고 열리며 몇 명의 인물이 들어섰다.강흥시의 시장 전태민과 그 일행이었다. 그들은 마침내 도민현과 예천우가 있는 자리를 찾아낸 것이다.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은 방 안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인물은 도민현이었다.그러나 정작 벽 구석에 구겨져 있는 조신우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재동과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며 주변을 살폈고 그중에서도 눈에 띈 이는 조신우의 둘째 삼촌인 조혁진이었다.그는 맨 뒤에 있었고 손발이 묶인 건 아니었지만 무언가에 억제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조혁진은 들어오자마자 조신우를 찾으려 두리번거렸다.사실 그도 처음엔 어떤 이유로 자신이 붙잡힌 건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도민현이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머릿속에 하나의 가능성이 떠올랐다.‘설마... 신우가? 용왕님의 지인을 건드리기라도 한 건가?’그는 그런 상상까지만 했을 뿐
이신향 역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물론 그녀는 처음부터 예천우를 믿고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고 나서야 진짜로 안심할 수 있었다.‘역시... 천우 씨는 너무 멋있어.’예천우는 정말 강하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만큼 당당하고도 냉철했다.‘단지 안타까운 건... 천우 씨는 나의 진정한 남자 친구가 아니야... 진짜 내 남자였으면... 나 아마 매일 웃음꽃이 피겠지.’그녀는 슬며시 아버지를 쳐다봤다.‘아빠, 이제 좀 알겠지? 천우 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하지만 이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도 아까 말했던 거 생각하면 나중에 천우 씨한테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어.’그때 도민현은 조태영의 간절한 호소를 듣고 예천우를 바라보았다.예천우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도민현은 바닥에 떨어진 조신우의 휴대폰을 주워 들고 차갑게 말했다.“무슨 일입니까. 말씀하시죠.”“네, 네... 도 대표님, 제가... 제가 신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저 부탁드립니다. 우리 협력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용왕님께 잘 말씀 좀 들려주십시오. 제가 어떤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우리 신우만 살 수 있다면... 제 전부 재산이라도 내놓겠습니다.”조태영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조신우는 그의 유일한 아들이자 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 지금 그가 위기에 처해 있고 잘못 건드린 사람은 단순히 도민현이 아니라... 도민현조차 고개를 숙이는 존재였다.‘이대로라면 우리 집안은 끝장이야.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야 해.’하지만 도민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조 대표님, 상대가 만약 저였다면... 한번쯤 기회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신우가 건드린 건 용왕님이십니다.”그 말은 곧 조신우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용왕님의 권위는 결코 범할 수 없습니다.”“제발... 도 대표님, 한 번만... 용왕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조씨 가문 전 재산을 바치겠습니다. 신우만 살 수 있다면 다 드리겠습니다!”조태영은 절박하게 매달렸
그런데도 조태영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그는 깜짝 놀라 외쳤다.“도 대표님, 도민현 대표님, 저는 조태영입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아주세요.”스피커폰이 켜져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들렸다.조신우는 그 말을 듣자 그대로 얼어붙었다.‘지금... 지금 방금 아버지가 뭐라고 부른 거야? 도 대표님?’조태영은 도민현의 목소리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설마... 설마 저 사람이...’기억의 조각이 퍼즐처럼 맞춰지자 조신우는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예전에 TV에서 본 적 있는 바로 그 인물 강흥시를 뒤에서 조율하는 진짜 실력자... 그가 바로 도민현이었다.‘방금 날 걷어찬 바로 사람이 도 대표님이었어. 말도 안 돼. 내가 도 대표님한테...’듣는 말에 의하면 도민현도 엄청나게 흉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고 지금 용왕도 저런 태도로 조시우를 혼내고 있었다.그러자 조신우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고 두 볼은 이미 부어올랐으며 정신은 반쯤 나가 있었다.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동 가족 시 말을 잃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던 조신우가 지금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빌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은 터지고 얼굴은 퉁퉁 부은 채 온몸으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그 모습은 과거의 오만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단지 용왕이라는 말에 조신우는 오줌을 싸고 그의 아버지 조태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도민현에게 빌듯이 전화를 걸고 있다니... 이제동은 예천우가 어쩌면 아주 무서운 배경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조신우의 아버지는 아주 다급한 어조였고 심지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로 도 대표님을 불렀어. 잠깐만, 도 대표님이라고?’이재동과 그의 가족들은 지금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은 도민현이라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이름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강흥시
“뭐... 뭐라고요?”조신우는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졌고 그는 지금 아버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집안이... 멸문을 당할 위기라고? 도대체 누구한테?’그리고 그 순간 한 단어가 머릿속에 스쳤다.‘용왕님?’조금 전 도민현이 예천우를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설마... 설마 진짜 저 사람이? 아니야...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가 없어.’조신우는 그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그... 용왕님이라는 사람이 누군데요? 정체가 뭐예요?”수화기 너머에서 조태영은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차분히 말했다.“용왕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떠도는 존재야. 나도 용왕님을 직접 본 적은 없어. 하지만 확실한 건 용왕님은 용문이라는 조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거야. 지금 도민현조차 용왕님의 명령을 받들고 있잖아. 게다가... 들리는 말로는 용왕이 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이도 굉장히 어리다고 하더군...”조태영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신우의 얼굴은 점점 더 하얘졌다.‘젊고 강하고... 도민현도 복종하는 인물이라고...’그리고 조신우는 방금 도민현이 예천우를 향해 말했던 호칭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용왕님... 그러면... 그렇다면... 설마?’조신우는 몸을 덜덜 떨며 예천우를 바라봤고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버지, 설마... 제가 건드린 사람이 그... 그 용왕이라는 분...은 아니겠죠?”수화기 너머로 조태영은 날이 서도록 몰아쳤다.“지금 네 말투가 심상치 않네. 신우야, 제발 네가... 용왕님한테 무슨 잘못을 한 건 아니겠지?”조신우는 그 말에 더 이상 숨길 수 없었다.“그게... 제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조신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조태영은 화가 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조신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두려움에 떨며 예천우를 올려
예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고 그는 자기편에게는 언제나 후한 사람이었다.도민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고 감탄을 숨기지 못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45년산이라니요! 그건 와인계의 전설입니다. 지금은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예전에 경매에서 6억 넘게 낙찰된 적도 있었습니다.”그 대화를 듣던 조신우는 완전히 얼이 빠졌고 평소 와인을 즐기던 그였기에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전설 같은 와인이 예천우 손에서 툭 튀어나온다니....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게다가 아까 예천우가 꺼낸 술들과 그 분위기까지 생각해보면...‘이 자식은 정말 돈 많은 놈일지도 몰라. 아마 아버지 정도는 나서야 수습이 될지도 모르겠어...’이재동과 그의 가족들도 완전히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수천만 원을 훌쩍 넘는 와인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남자... 그게 바로 예천우였다.그건 단순히 돈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 위치에 있으니 그런 걸 선물 받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보통 상황이었다면 그런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보는 눈앞에서 직접 술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혹시 이 예천우란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이재동은 조심스레 딸을 바라봤다.그런데 이신향은 전혀 놀라는 기색도 없었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그걸 본 순간 이재동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내가 어쩌면 정말 큰 실수를 한 건지도 모르겠군. 아까까지 예천우를 얼마나 무시하고 얼마나 면박을 줬던가. 이대로는 안 돼. 어떻게든 관계를 바로잡아야 해. 꼭!’그런데 그 순간 조신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갑작스러운 벨 소리에 방 안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예천우도 시선을 돌려 바라보자 조신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자, 자동으로 울린 거예요... 제가 건 게 아니라... 진짜라고요...”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