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분 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문복 식구 세 명이 화를 내며 말했다. "뭐 하는 거야!? 강우연이 설마 고의로 우리를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거 아니야?"강희연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강문복도 싸늘한 얼굴을 한 채 회사 정문을 노려보았다."정말 대단하기도 하지! 감히 우리를 기다리게 만들어?" 화가 머리끝까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옆에 있던 설해연도 한 마디 거들었다."여보, 정말 강우연이 우리 강 씨 가문을 망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어떻게 감히!" 강문복이 화를 내며 소리치자, 이때 비서가 그들에게 다가와 말했다."강 대표님이 계신 곳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러자 강문복 가족들이 비서를 따라 대표실로 향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강문복은 거만하게 소리쳤다."강우연, 정말 배짱이 크기도 하지. 감히 우리 가족에게 직접 찾아와서 사정을 하라고 해? 강 씨 집주인으로서 명령한다, 지금 당장 협력을 재개해!" 강우연은 손에 커피잔을 들고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창문 앞에 서 있었고, 뒤를 돌아 강문복을 차갑게 바라보았다.그녀의 싸늘한 눈빛에 강문복은 움찔했다.며칠 동안 못 본 사이에 강우연의 기질이 이렇게 바뀌었다고? 너무 차갑지 않은가! "뭐야, 뭘 보고 있는 거야? 강우연, 네가 정말 대표라도 된다고 생각해? 한지훈의 신분을 빌려서 그 자리까지 간 주제에!"강희연은 질투심에 가득 차 말했고, 이 말을 들은 강우연의 안색이 굳어지며 대답했다."당신들은 싸우러 온 거예요, 아니면 협력을 논의하러 온 거예요?" 이 말을 들은 강문복이 대답했다."당연히 협력을 논의하러 왔지." "그럼 딸 입 간수 좀 잘 하세요!" 강우연이 냉담하게 말하자, 강문복은 겁에 질려 몸을 살짝 떨었다.강희연은 그녀의 말에 이빨을 드러내며 화를 냈다. "강우연! 계속 그렇게 잘난 체할 거야? 넌 그냥 남자 하나에 의지하는 천한 년에 불과하다고!" 찰싹!이 말을 내뱉자, 강우연은 강희연의 뺨을 때렸다
강우연은 확실히 변했다! 고민 끝에 강문복이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우연아, 나는 결국 네 큰아버지고, 우리도 가족이다. 가족의 정을 봐서라도 우리 강 씨 가문을 놓아줄 수는 없겠니?"이 말을 들은 강우연이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큰아버지, 저희 가족 간의 관계는 당신들에 의해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어요. 이제 큰아버지와 나 사이에는 순수한 협력 관계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 협력을 회복하려면 날 만족시킬 만한 조건을 제시해야 할 거예요." 이 말을 들은 강문복은 표정이 굳어지며 말을 이어갔다."우리가 부탁하면 그만둘 거니?" 강우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네.""그래, 좋다!" 강문복은 고개를 끄덕인 뒤 제 자리에 서서 몸을 굽혔다."우연아, 이전 일은 다 내 잘못이다. 내가 강 씨 가문을 대표해서 너에게 부탁하마, 이제 그만하고 강 씨 가문을 살려다오."강문복도 굽힐 줄도 펼 줄도 아는 지독한 사람이었다!그가 고개를 숙인 순간 강우연의 눈은 붉어졌고,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하루를 기다렸고, 그 기다림의 순간은 너무나도 길었기에 억눌려 있던 감정이 순간적으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강우연은 돌아서서 몰래 눈물을 훔친 뒤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은정 씨, 손님들을 배웅해!" "알겠습니다!" 그러자 서은정이 강문복에게 말했다."강 회장님, 가시죠."강문복은 얼굴이 어두워졌고 강우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강우연, 네가 뱉은 말을 기억해야 할 거야!" 이후 그는 어두운 얼굴을 한 채 씩씩거리는 강희연과 설해연을 데리고 회사를 떠났다. 그들이 떠나고 나서야 강우연은 울음을 터뜨렸고, 수년간의 억울함을 쏟아냈다.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이 드디어 폭발한 것이다. 이날 오후, 고운 그룹은 강 씨 가문의 회사와 다시 협력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협력은 강 씨 일가에게는 매우 골치 아픈 일이었기에 이를 위해 회의를 열었다.협력 내용은 강 씨 가문에게 엄격했고,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모든 협력이 취소될 것이었다!
이날, 한지훈과 강우연은 한중에 도착했다.이후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곧바로 호텔로 향했는데, 이 호텔은 한중 지역에서 유명한 호텔이었다. 이곳은 중상급 호텔이었고, 동창회 목적을 고려해 너무 고급스러운 곳으로 가지 않았다.주최자는 한중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한중 출신의 제벌 2세였고, 강우연과 같은 대학의 과대인 김도진이었다. 그는 매년 동창회를 열어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다. 하지만 한중과 오군은 거리가 멀었기에 강우연은 항상 초대받지 못했고, 이번에 강우연이 한중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은 김도진이 특별히 이 모임을 마련한 것이다.강우연과 한지훈이 차에서 내리자 람보르기니가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어? 강우연 너일 줄은 몰랐네, 택시 타고 온 거야?" 굉장히 오만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지훈은 람보르기니 조수석에서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내리는 모습을 보았다."허주아?"강우연은 처음에 그녀의 옛 동창을 알아봤고, 그 후 그녀 옆에서 운전하고 있는 사람이 그녀의 남자친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래, 아직도 차를 안 산 거야? 이건 내 남자친구 강민이 산 차야, 몇 억이나 들었다니까." 허주아는 남자친구를 자랑하며 도발적인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허주아와 강우연은 대학 시절부터 이런저런 갈등이 많았고,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가장 큰 다툼은 허주아가 좋아하는 선배가 그녀의 고백을 거절한 뒤 강우연에게 고백했던 사건이었다. 그녀는 이 일로 인해 매우 화가 났고, 강우연이 자신의 남자를 빼앗아 갔다고 생각해 두 사람은 강의실에서 말다툼을 벌이고 거의 손이 나갈 뻔했지만 흐지부지 마무리 되었다.하지만, 나중에 허주아는 강우연이 오군에서 딸까지 낳았으며, 그녀를 더럽힌 남자와 결혼해 오군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그녀는 이 소식을 들은 뒤 매우 오랫동안 기분이 좋아졌다. "넌 비록 외모는 타고났지만 머리는 좋지 않은 게 안타깝네. 지금의 남편이 아직도 한 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 생각해? 이것 봐, 차도 못
"와...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 강우연이 이렇게 변할 줄이야.""정말 예쁘다, 넌 이제부터 내 여신이야." "우연아 너무 예뻐, 혹시 연예계에 데뷔할 생각은 없는 거야?" 남자인 동창생들은 모두 강우연에게 시선을 집중했고, 일부 여자 동창생들이 데려온 남자친구도 강우연을 쳐다보자 옆에 있던 여자들이 질투심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곧 한 남 동창생이 다가와 강우연에게 와인 한 잔을 건네주었다."우연아, 한잔할래?" "괜찮습니다, 제 아내는 술을 잘 못해서 제가 대신 마시죠." 이때, 한지훈은 뒤에서 손을 내밀어 와인 잔을 받아 단숨에 마셨다.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남자들은 모두 넋을 잃었다.그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한지훈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강우연이 아내라고?" "저 사람은 누구지? 아는 사람이야?""저 사람이 정말 강우연의 남편이라고? 강우연이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걸." 동창생들이 소곤거리는 소리는 모두 한지훈과 강우연의 귀에 들려왔다."우연아, 언제 결혼한 거야?!"모두가 경악하고 있을 때, 양복을 입고 금 시계를 찬 성공한 듯한 남자가 서둘러 사람들 틈에서 걸어 나왔다."김도진, 난 이 사람이랑 결혼한 지 꽤 됐어."강우연이 대답했다.김도진은 대학 시절 과대이자 이번 동창회를 주최한 사람이었다. 몇 년 동안 김도진은 줄곧 강우연을 쫓아다녔지만 그녀는 항상 그를 거절했다. 원래 김도진은 동창회에서 그녀에게 다시 작업을 걸려고 했고, 다른 여자 동창생들에게 지원 요청까지 해 놓은 상황이었다.하지만, 강우연이 이미 결혼을 했다니! "도진아, 한지훈은 오군의 이름난 버려진 자식이야, 한 씨 가문의 그 큰 도련님이라니까." 이때 옆에서 누군가가 끼어들어 조롱했다."아, 누구인가 했더니 저 사람이었구나." 김도진은 자신의 사랑의 라이벌이 한지훈이라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그는 강우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 후 한동안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버려진 자식이라니, 그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었다.
강우연은 한지훈이 이런 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녀의 뺨은 갑자기 붉어졌다."여긴 사람이 너무 많아." 강우연은 한지훈을 가볍게 밀쳐냈지만 그를 비난하지는 않았다.자리에 있던 남자 동창생들은 질투심에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그들은 모두 마음속으로 ‘왜?!’ 라고 외쳤다. 도대체 내가 저 쓰레기보다 못한 점이 뭐란 말이지? 강우연은 왜 이런 쓰레기한테 반한 거야?! 강우연이 그들 앞에 있지 않았다면 그들은 참지 않고 한지훈을 한 대 쳤을 것이다. 지금 한지훈의 자랑스러운 표정은 정말 너무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우연아, 잘 생각해. 이 남자는 너무 보잘것없고, 널 지켜줄 수 없어. 이 남자랑 같이 있으면 반드시 후회할 거라고!"그 순간 김도진의 얼굴은 어두웠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이때 강우연의 옛 절친이었던 장유나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자, 애정 표현은 그만하고 어서 자리에 앉아." 이 말을 하면서 장유나는 김도진에게 눈짓을 했다. 그제야 김도진은 자신이 평정심을 잃었음을 깨닫고 즉시 말을 멈춘 뒤 강우연과 한지훈을 자리로 안내했다. 곧 강우연이 방금 만났던 허주아와 그녀의 남자친구인 강민도 들어왔다. 다른 몇몇 동창생들은 명품 캐주얼 차림에 람보르기니 차 키를 허리에 차고 있는 허주아의 남자친구를 보자, 즉시 다가가 그를 환영하며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주아랑 강민 씨는 정말 천생연분이라니까." "어떤 사람들이랑은 정말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보기 좋은 한 쌍이야." "내 말이. 자자, 주아랑 강민 씨도 어서 와인 한잔해요."참석한 동창생들은 즉시 와인잔을 들고 허주아와 강민에게 술을 권했다.허주아는 이번에 딱 맞는 남자친구를 찾아 자신의 체면을 세워 주었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곧 주문한 음식이 나왔고, 남자 동창생들은 김도진이 강우연에게 작업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고, 강우연도 이미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여자 동창생들도 질투심에 고의로 그
"홍성 기업의 사장이라고? 대박, 난 도진이가 말을 안 해서 이제 알았잖아!" "도진아, 네 회사에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아? 나한테 일자리 좀 내주지 않을래?"동창생은 즉시 와인 잔을 들고 그에게 다가가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 이때 누군가가 허주아에 대해 물었다."그런데, 네 남자친구는 어디서 일해?" 허주아도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 남자친구 강민이 얼마나 대단한 남자인데, 부모님은 한중에서 가장 큰 강재 사업을 하고 계시고, 군부대도 거기서 재료를 구입한다니까. 게다가 내 남자친구는 부대 사람들도 알고 있어."다른 동창생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더욱 강민을 존경했다! 그들은 모두 좋은 인상을 남기기를 바라면서 차례로 잔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어느 정도 잔이 비워지자, 호텔 룸 전체에 노래가 흐르기 시작했고 조명도 분위기 있게 바뀌었다. 이때, 김도진은 고의로 장유나를 끌어당기며 물었다."이제 어떡하지? 강우연은 나한테 관심이 하나도 없어 보여. 날 도와주면 고급차 한 대를 사주기로 약속했는데..""뭘 겁먹어? 아직도 저 쓸모없는 한지훈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중에 내가 강우연한테 가서 다시 말을 걸어볼 테니까 한지훈이 이곳에서 나가게 할 방법이나 생각해."장유나가 말했다."한지훈을 내보낸다고? 잠시만… 생각났다!"김도진은 번뜩 생각을 떠올린 뒤 즉시 자신의 외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외삼촌, 사람 몇 명만 빌려 쓸 수 있어?" "우연아, 나 너랑 할 얘기가 있어."장유나가 강우연을 부르자, 그녀가 한지훈에게 말했다."혼자서 놀고 있어요, 난 친구랑 대화 좀 하다 올게요."그러자 장유나는 곧장 강우연을 구석으로 데려가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저런 사람에게 시집을 간 거니? 저 사람은 이전에 널 더럽히지 않았어?""장유나, 그 사람은 내 남편이야. 그 사람에 대해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강우연은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도대체 너한테 무슨 약을 먹였길래 네가 이토록
이때, 조명 아래에서 춤을 추고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모두 멈춰 서서 문을 바라보았다.깡패들은 호텔 룸을 한 번 훑어본 뒤, 재빨리 김도진을 발견하며 자신들이 장소를 잘 찾아온 것을 확인했다.그러자 맨 앞의 노란 머리 남자가 화를 내며 말했다."우리 보스와 오늘 같이 술을 마실 아름다운 여성을 찾아야 하니 여기 있는 모든 여성들은 지금 당장 나오도록!""다들 눈치껏 행동해, 그렇지 않으면 잠시 뒤 병원 신세를 지게 될 테니까."깡패들이 손에 쇠몽둥이를 쥔 채 문을 세게 두드리자 문이 산산조각 났고, 심지어 창틀과 탁자의 유리까지 깨트리자 몇몇 여자 동창생들은 겁에 질려 귀를 막고 비명을 질렀다."당신들 뭐야? 이렇게 막무가내여도 된다는 건가?! 여기 여자들을 건드리고 싶다면 우리 동의부터 얻어야 할 거야!"몇몇 충동적인 남자 동창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영웅 행세를 했다. 하지만 이 깡패들은 음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 싸움에는 전혀 밀리지 않았고, 심지어 손에는 쇠몽둥이까지 들고 있었다. 몇몇 나섰던 남자 동창생들은 깡패들이 쇠몽둥이를 몇 번 휘두르자 곧바로 바닥에 쓰러졌다.감히 나서지 못하던 다른 남자들은 그들이 피를 흘리고 땅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보더니,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 끌고 가!"노란 머리가 명령을 내리자 다른 깡패 몇 명이 즉시 달려가 몇몇 여자들을 붙잡고 끌고 가려 했다.그리고 노란 머리는 자연스럽게 강우연에게 관심을 돌렸다.강우연은 이 여자들 중에서 가장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당연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하고 있었다.남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아가씨, 순순히 날 따라오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뒷일은 나도 책임 못 져!" 남자가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자, 강우연은 무의식중에 한지훈의 뒤로 숨었다. "다가오지 마요!"강우연은 한지훈의 옷을 꽉 붙잡았다.김도진은 이제 자신이 미녀를 구하기 위해 영웅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노란 머리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등골이 오싹해졌고, 그들은 방금 전 한지훈을 도발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만약 그를 도발해 싸움을 일으켰다면, 그들은 흔적조차 남지 않았을 것이다!"대단해!""이게 상남자지, 나머지는 다 남자도 아니야!" "방금 전 한지훈을 그렇게 무시하더니, 일이 이렇게 되니 오히려 한지훈이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 됐잖아!"원래 한지훈을 업신여겼던 여자들은 이제 한지훈을 감탄하며 바라보았고, 차례로 한지훈을 칭찬하기 시작했다.그 여자들의 남자 친구들은 자신의 소심함과 비겁함을 후회하며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그만, 그만하세요! 갈게요, 갈 거라고요!" 노란 머리는 한지훈에게 또다시 발길질을 당했고, 그는 즉시 몸부림치며 문 쪽으로 달려가 용서를 빌었다. "나가고 싶어? 누가 당신에게 소란을 일으키라고 명령했는지 아직 알려주지 않았는데?!"한지훈은 그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지 않고 그의 등을 밟았고, 동시에 그의 배후를 물었다. 그는 이 깡패들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그들이 강우연을 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말을 들은 김도진은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는 자신을 배신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계속 노란 머리에게 곁눈질을 했지만, 그는 이미 김도진을 원망하고 있었다. 김도진은 남자에게 강우연의 남편이 보잘 것 없는 놈이고, 그가 해야 할 일은 그를 겁주어서 항복하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했지 않은가!하지만, 김도진의 말은 전부 거짓이었다. 한지훈이 어딜 봐서 보잘것없는 놈이라는 거지? 저 자는 살기가 가득하지 않은가! 한지훈은 그의 보스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고, 그의 보스조차 한지훈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를 생각한 그는 망설임 없이 김도진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사람입니다! 저 사람이 저희를 불렀습니다!" "다, 당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당신을 알지도 못한다고!" 김도진은 자신의 행동을 매우 후회했고, 즉시 남자의 말을 부인했다."당신이나 개소리 집어치워!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