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담 씨 가문은 부산의 귀족 가문이고, 담호영은 경찰 총장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이 자신의 머리 위로 기어오르는 걸 원하겠습니까? 담 씨 가문은 둘째인 담보윤을 오군으로 보냈고, 부하들에게 하루 안에 한지훈의 목을 베어버리라고 명령했습니다."주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오군에 있는 담 씨 가문의 수하를 알고 있나?"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오군에 10년 넘게 있었기에 기본적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그 자의 이름은 유열이고, 오군 지하세력의 황제입니다. 하지만 한지훈은 이전에 또 다른 황제인 최인호를 사로잡았습니다. 유열은 아마 한지훈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겁니다.""유열이 위협이 되지 않으면, 우리가 그 자를 도우면 되지 않겠어?!"주현이 말하자, 비수는 곧장 그의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장관님, 그 말은 남의 칼을 빌려서 죽이자는 겁니까?"주현이 차갑게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한지훈이 이미 우리를 경계를 하고 있으니, 아직 경계하지 못하는 칼로 행동을 취해야지. 그렇게 되면 한지훈이 대비를 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나?"그러자 비수는 연거푸 아부를 하며 말했다."장관님, 정말 완벽한 계획입니다!"잠시 후, 두 사람은 동쪽과 서쪽 방향에서 벗어나 모퉁이를 돈 뒤 작은 골목에서 다시 만났다.같은 장소에 10분 이상 머물 수 없다는 철칙이었다.비수는 주현을 데리고 유열을 만나러 갔고, 유열은 주로 나이트클럽, 카지노, 호텔 등 세 곳에서 생활했다.비수는 이미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주현을 데리고 퍼플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마침 그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 유열과 마주치자, 비수는 그에게 다가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유열 형님, 형제님 한 분을 모시고 형님을 뵈러 왔습니다."하지만 유열은 담배를 입에 물고 그를 무시했고, 유열 옆에 있던 대머리 남자가 비수를 밀며 소리쳤다."아무나 유열 형님에게 데려올 수 있는 줄 알아? 유열 형님
주현은 부하들을 쓰러뜨린 다음 천천히 말했다. "이제 제가 협상할 만큼의 실력이 있는지 궁금하네요."유열도 아무런 가식을 보이지 않고 말했다."주현 씨의 목적이 뭡니까?"그러자 주현이 대꾸했다."당신의 목적과 동일합니다. 한지훈의 목을 베는 것이지요."유열과 주현의 뜻은 일치했고, 유열이 말을 꺼냈다."자, 이곳을 정리하도록. 나는 주현 형제와 같이 취하도록 술을 마시면서 만담을 나누고 싶군."...옥석 거리에서 발생한 일은 급속도로 확산되어 곧 오군의 강 씨 가문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강 씨 가문의 높은 지위에는 강문복의 모습이 있었고, 강 씨 가문 어르신인 강준상이 병으로 쓰러진 뒤 강문복이 가문의 새로운 주인이 된 것이다. 강문복은 화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한지훈은 부산 담 씨 가문의 미움을 샀어. 담 씨 가문이 분노에 못 이겨 우리 강 씨 가문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냔 말이다!"그러자 강학주가 대답했다."형님, 그러지 않을 겁니다. 우연이가 강 씨 가문과의 관계를 끊었기 때문에 담 씨 가문이 우리 가문에게 화낼 이유는 없습니다!""그게 무슨 소리지? 네가 딸만 잘 키웠어도 좋은 사위를 데려올 수 있었을 거야. 한지훈은 담 씨 가문에게 시신을 수거하러 오군에 오라고 공공연히 말했어. 이건 담 씨 가문에게 도발을 하는 게 아니냐? 그 자식만 아니었으면 우리 강 씨 가문은 이 정도로 난처하지는 않았을 거라고!"서경희도 내키지 않은 듯 말했다."그 말은 마치 우리 학주 씨가 한지훈에게 일부러 시킨 것처럼 보이네요. 이제 내 딸이 강 씨 가문과의 많은 협력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마시죠.""다, 당신…..."강문복은 분노하여 일어서서 서경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제수씨는 뭔데 감히 강우연을 가지고 날 협박하는 거죠?!"옆에 있던 설해연도 소리쳤다. "그러니까요, 어르신이 안 계시니 우리 문복 씨가 강 씨 가문의 주인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말 조심하셔야죠."그러자 서경
강신도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빠, 빨리 생각을 해봐. 이대로 가다간 끝장이라고!"강학주는 생각을 하더니 이내 천천히 말을 꺼냈다. "먼저 강문복의 임무를 완수하고, 어르신이 깨어나실 때까지 버티면 겨룰 수 있을 거야."강신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우리는 담 씨 가문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큰아버지가 준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겠어?!"그러자 강학주가 대답했다."우리는 담 씨 가문을 모르지만, 담 씨 가문의 오군 부하 중 한 명을 알고 있어."강신의 안색이 밝아지며 물었다."그게 누군데?""고복철."강학주가 대답하자, 강신은 잠시 생각을 한 뒤 물었다."그 사람이 누군데? 난 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지? 대단한 인물이야?"강신은 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잠시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강학주는 뜸을 들이며 알려주지 않았다.“가보면 알게 될 거야."강학주 가족 3명은 곧장 고복철의 집으로 향했고, 약 30분 뒤 고 씨의 목욕탕에 도착했다.강신은 강학주가 언급한 숨겨진 인물이 뜻밖에도 허름한 목욕탕의 지하 조직일 거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이 목욕탕은 고복철의 본거지였고, 그는 마른 몸을 지니고 있어 사람들은 그를 멸치 형님이라고 불렀다.강학주는 얼굴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복철에게 지폐 뭉치를 건넸다. 고복철은 손에 지폐 뭉치를 들고 세어보니 정확히 200만 원이었고, 강학주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멸치 형님, 저는 강 씨 가문의 강학주입니다. 오늘 멸치 형님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러 왔습니다."고복철은 담담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며 물었다. "무슨 일이죠? 말씀하세요."강학주가 말했다."최근 담 씨 가문의 도련님이 송 총사령관에게 잡혀 갔다고 하던데요.”그러자 고복철은 한숨을 내쉬었다."계속 말하세요!"강학주는 서둘러 말했다."이 일은 모두 제 사위의 잘못된 태도로 담 씨 도련님을 화나게 만들어서 생긴 해프닝입니다. 저는 단지 멸치 형님에게 유 사장님을 소개해 주십
고복철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며 허리를 쭉 폈다. "가시죠, 지금 당신들을 데리고 가겠습니다!"강학주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고복철은 일을 정말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군!’서경희와 강신도 일이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때, 고복철이 손을 흔들자 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강학주 가족을 모두 포박했다.강학주의 얼굴은 고복철의 부하에 의해 땅에 깔렸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이게 무슨 일이죠? 멸치 형님, 지금 뭐 하는 겁니까?"그러자 고복철이 비웃으며 말했다."잡혀가는 건 바로 당신이야. 만약 당신이 이 돈을 주지 않았으면 난 당신 팔 하나를 부러뜨려서 유열 형님에게 보냈을 거라고."강신과 서경희는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고, 매우 당황해 서둘러 빠져나갈 구멍을 찾으려 했다.하지만 세 사람은 이미 고복철의 부하들에게 붙잡혔고, 팔이 짓눌려 보라색으로 변했다. 고복철은 즐겁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유열 형님께서 임무를 발표하시자마자 당신이 내 앞에 등장할 줄은 몰랐지. 다 당신들이 담 씨 가문을 화나게 한 걸 탓하라고. 담 씨 가문은 유열 형님에게 하루 안에 한지훈의 목을 베어 오라고 했어."그러자 서경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한지훈은 정말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어요! 강우연은 이미 강 씨 가문과 관계를 끊었다고요! 당신은 정말 사람을 잘못 잡은 거예요."찰싹!고복철은 서경희의 뺨을 한 대 때리며 대꾸했다."어이, 내가 감히 당신을 건드릴 수 없다고 생각한 거야? 한지훈과 관련이 있든 없든 그건 유열 형님이 결정하실 거라고.""흑흑!"서경희는 울음을 터뜨렸고, 얼굴 절반이 빨갛게 변하며 핏자국이 눈에 띄었다.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고 씨를 찾으러 가야 된다고 하지만 않았어도 우리까지 이렇게 잡히지는 않았을 거라고! 이젠 살아서 내일을 마주할 거라는 보장도 없잖아."서경희가 울부짖으며 말하자, 고복철은 또 다시 손을 들어 서경희의 다른 쪽 뺨에 손
가냘픈 강우연의 몸이 별장 초소에 나타났고, 용일은 초소에서 나와 그녀를 불렀다."형수님!""네!" 강우연은 살짝 놀란 듯했고, 별장을 지키고 있던 용일이 인사하며 말했다."형수님, 시간이 늦었는데 어딜 가시는 건가요?! 총사령관님께서는 긴급회의 때문에 주군 총사에 가셨습니다. 총사령관님께서 오실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같이 나가시죠!"아니, 그녀는 가족들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됐다.강우연은 즉시 이 생각을 부인하며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뇨, 저 혼자 갔다가 금방 다시 돌아올 거예요"하지만 용일은 어둑해진 밤하늘을 보며 걱정 어린 말투로 말했다."한밤중에 혼자 가시는 건 안전하지 않습니다. 제가 같이 가겠습니다!"그러자 강우연이 거절했다."아뇨, 괜찮아요. 별장 주변을 산책하고 곧 돌아올게요.""그럼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용일이 대답하자, 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인 뒤 지체 없이 차를 몰고 떠났다. 차량은 천천히 별장 밖으로 나왔고, 별장 안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모자를 눌러쓰며 말했다."목표물이 출발했습니다, 빨리 준비하세요!"잠시 후, 고 씨 목욕탕에 있던 비수는 별장으로부터 소식을 받았고, 표범은 막 사람들을 데리고 목욕탕에 도착했다. 고복철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하기 위해 다가왔다."표범 형님, 드디어 오셨군요. 여기서 오래 기다렸습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한지훈의 장인 장모는 어디 있지? 빨리 날 데려가도록 해, 한 시가 급하다고.”표범이 사납게 말하자, 고복철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표범을 뒤쪽 부엌에 있는 작고 어두운 방으로 데려갔다. 고복철이 표범에게 말을 건넸다."표범 형님, 이번에 한지훈의 장인 장모를 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심지어 저와 오랫동안 함께 한 여러 형제를 잃기까지 했습니다."그러자 표범이 직설적으로 대답했다."이번에 정말 큰 공을 세웠어. 유열 형님께서 분명히 상을 내려 주실 거다. 네가 열심히 일하는 한, 분명 혜택이 올 거야."이
강학주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간청했다. "멸치 형님, 정말 사람을 잘못 잡았습니다, 저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형님께서 원하는 돈을 다 드릴 테니 제발 자비를 베풀어 저희 가족을 풀어주십시오! "표범은 빠르게 앞으로 나아와 강학주의 가슴을 걷어찼다."악!"강학주가 땅바닥에 쓰러지며 고통스러워 비명을 지르자, 표범은 강학주의 옷깃을 꽉 쥔 채 매섭게 말했다."오늘 밤 한지훈이 죽거나 당신이 죽게 될 거야. 수작을 부린다면 내가 직접 당신을 저승으로 보내버릴 테니 그런 줄 알라고!""빨리 가!"고복철은 부하들을 보내 강학주 가족을 고 씨 목욕탕 옥상으로 직접 끌고 갔다.표범은 고복철의 사람들을 1층에 배치했고, 퍼플 나이트클럽 사람들을 직접 옥상으로 데려가 강학주 가족들을 감시했다. 그중, 비수는 표범의 부하들 사이에 섞여 있었고, 귀에 꽂은 이어폰을 켠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목표물이 가까워지고 있다. 모두 경계 태세로 전환하도록.""저격 포인트 1번, 이상 무.""저격 포인트 2번, 이상 무.""저격 포인트 3번, 이상 무."...주현이 마지막으로 명령을 내렸다."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한지훈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오늘 밤, 한지훈이 죽거나, 너희들이 죽거나 둘 중 하나다!""알겠습니다!"...같은 시각, 강우연은 편지에 언급된 목욕탕으로 향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아버지,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해요!’고 씨 목욕탕은 좁은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었고, 골목이 비교적 좁아 차는 들어갈 수 없었기에 골목 밖에 주차를 했다. "왔습니다, 표적은 이미 고 씨 목욕탕 골목 밖에 있습니다."비수가 서둘러 말했다."1번 저격수가 먼저 공격하도록, 일격에 필살해야 해."1번 저격수는 골목의 또 다른 고층 빌딩에 숨어 있어 골목 밖 상황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강우연은 차에서 내려 목욕탕으로 곧장 달려갔고, 가족들이 위험에 빠져 있었기에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1번 저격수는 저격총에 장착된
"예쁜 아가씨, 목욕탕에는 무슨 일이지?"고복철이 그녀에게 다가가자, 강우연은 나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을 찾으러 왔어요!""누굴 찾는 거야, 이 목욕탕에는 다 남자들뿐인데. 선택은 당신 몫이야, 어떤 스타일을 선호해?"고복철이 능글맞은 표정으로 천천히 강우연에게 다가가자, 강우연은 뒤로 물러서며 문을 박차고 나가려 했다."제가 잘못 찾은 것 같네요."그러자 고복철은 부하들에게 문을 막으라고 명령한 뒤 천천히 강우연에게 다가갔다. "아가씨, 내 목욕탕에 발을 들인 이상, 나갈 생각은 하면 안 되지."강우연은 문 앞에 있던 몽둥이를 집어 들고 고복철과 그의 부하들에게 흔들었다. "다가오지 마요! 난 강학주를 찾으러 왔어요, 그 사람을 놓아줘요, 그럼 바로 떠날게요."고복철은 강우연의 손에 있는 몽둥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앞으로 걸어갔다. "아가씨, 그냥 내 말에 복종해. 당신이 내 여자가 되면 한 사람은 물론 고 씨 목욕탕 전체가 당신 게 될 거야."그러자 강우연은 눈을 감고 무작위로 몽둥이를 휘둘렀다. 퍽!강우연의 손에 쥔 몽둥이가 고복철의 이마에 부딪혔고, 그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다가오지 마!"강우연이 소리쳤다. 고복철의 부하들은 그의 이마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자 망설임 없이 강우연을 한 대 내리쳤고, 그녀는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그러자 고복철이 그의 부하들을 걷어차며 말했다."뭐 하는 거야? 내 여자를 때리면 어떡해?"한 부하가 강우연의 코에 손을 갖다 대었고, 그녀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다! "형님, 이 여자는 아마 강학주를 찾으러 온 것 같습니다. 표범 형님이 잡으려고 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표범 형님에게 보낼까요?"고복철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일단 이 여자를 먼저 내 침실로 보내서 내가 제대로 갖고 논 뒤에 다시 표범 형님에게 보내도록 해. 그리고 표범 형님은 한지훈을 원하는 거지, 이 여자랑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고복철의 부하들은 의식을 잃은 강우연을 고복철의 침실로
장광로 교통경찰은 교통국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즉시 도로 폐쇄를 시작했다. "장광로 통행이 금지됩니다. 도로 위의 모든 차량은 즉시 도로 좌우 측에 정차하세요!"도로가 폐쇄 되었다!순식간에 교통경찰들이 줄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장광로를 순찰하며 통행을 금지했다. 부르릉!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한지훈은 야마하 오토바이를 타고 장광로에 진입하려 했다. 교통경찰은 한지훈의 오토바이를 보자 제지하지 않았고, 즉시 장광로에 있던 차량들을 도로 양측으로 정차하게 했다. "관계없는 차량은 물러서세요!"경찰차가 잇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멈춰 섰고, 경적을 크게 울렸다.순식간에 장광로 전체가 교통경찰 오토바이로 뒤덮였다. "교통경찰이 길을 터라고 하다니, 이게 무슨 경우야??"길가에 주차를 강요당한 차주들은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가난이 죄지!"또 다른 차 주인이 심술궂게 말했다.잠시 후, 한지훈이 오토바이를 타고 장광로에 진입했고, 그 뒤로 검은색 승용차가 잇달아 들어왔다."경례!"휙, 휙, 휙!교통경찰들이 차례로 차에서 내려 한지훈 일행을 향해 경례했다.이때, 길을 지나던 행인들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와, 빨리 찍어!""야마하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대체 누구길래?!"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오군 교통국이 용국 공신을 배웅하는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지훈의 야마하 오토바이는 장광로를 질주해 고 씨 목욕탕으로 돌진했다.고 씨 목욕탕의 골목길은 대형차 한두 대가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좁지만, 작은 오토바이 한 대가 지나가기에는 충분했다. 한지훈은 속력을 올려 골목길로 돌진했고, 그가 골목 밖에 나타나자 비수의 감시원이 한지훈의 존재를 알렸다."목표가 나타났습니다, 목표가 나타났습니다."비수가 재빠르게 말했다. "1번 저격수, 즉시 사격을 가하라."하지만 1번 저격수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한지훈때문에 저격에 실패했다."안 됩니다, 표적을 잡을 방법이 없습니다."한지훈은 오토바이를 몰고 그대로 목욕탕의 문으로 돌진했고,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