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회사의 고위층들과 강씨 가문의 직계 가족들 모두 넋을 잃었다. ‘어르신이 죽었어?! 한지훈 때문에 화가 나서 죽은 거라고?그런데 이렇게 갑자기?’그 순간, 앉아서 쉬고 있던 강우연을 포함해 강학주 가족 3명도 모두 멍해졌다.어르신이 피를 토하며 순간적으로 목숨을 잃다니? 한지훈도 눈살을 찌푸리고 쓰러진 어르신을 향해 걸어와, 그의 손목을 잡고 맥박이 잡히지 않는 걸 확인했다. "저리 비켜라! 어르신의 시신을 더립힐 속셈인 거야?!"강문복은 한지훈을 격하게 밀어내며 소리쳤다."한지훈! 우리 강씨 가문은 너와 절대 같이 있을 수 없다! 넌 오늘 어르신을 죽게 만들었으니 강씨 가문은 반드시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생각지도 못한 일에 그는 계속 질문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때, 강우연이 휘청휘청 걸어와 죽은 어르신을 바라보았고, 다시 한지훈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그녀에게 살짝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보며 그녀는 이해했다.이 순간, 강우연의 가슴이 매우 저려왔다!결국 자신의 친할아버지가 갑자기 죽음을 당한 것이니, 손녀로서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이전의 모든 일들이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강우연은 천천히 허리를 굽혀 어르신의 시신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글썽이며 조용히 세 번 절을 올렸다. 그 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의 어깨에 기대며 힘없이 말했다. "지훈 씨, 우리 돌아가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고, 강우연을 부축했다.그러자 강문복이 벌떡 일어나 강우연과 한지훈의 등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강우연, 강씨 가문의 배신자! 이제부터 넌 더 이상 강씨 가문의 소속이 아니다!"강우연은 눈물을 흘리며 한지훈의 팔을 꼭 잡고 깊은 한숨을 내쉰 뒤 걸음을 옮겼다. 강학주 세 가족은 어르신에게 절을 올리기도 전에 전에 강문복에 의해 회사에서 쫓겨났고, 강학주도 서경희와 강신을 데리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다음날.강씨 가문에서 장례식을 치렀고, 어르신은 한지
곧 원문준이 향을 피운 뒤, 강씨 가문의 뒷마당으로 와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차를 마셨다. "차가 맛이 좋군요, 강씨 가주님은 차를 잘 아시는 분이시네요."원문준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고, 강문복도 재빨리 덩달아 웃으며 대답했다."원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쉽게 강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원 선생님께서 차가 마음에 드신다면 제가 사람을 시켜 선생님께 보내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원문준이 웃으며 대꾸했다."그럴 필요는 없습니다."곧이어, 원문준은 곧바로 요점을 말했다."저는 오늘 강 선생님과 몇 가지 일에 대해 얘기하려 왔습니다.""네, 분부를 내려 주십시오." 강문복이 매우 낮은 태도로 서둘러 말했다.그는 원문준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다는 걸 알고 있다.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강씨 가문은 이제 원씨 가문의 보잘것없는 충견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강문복은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할 수 있었다. 원문준은 웃으며 말했다. "분부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몇 가지 작은 일입니다. 첫째로, 우리 원씨 가문은 강씨 가문을 지원하고 오군의 일류 또는 심지어 최고 수준의 가문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강씨 가문의 가주께서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이 말을 들은 강문복은 깜짝 놀랐고, 반응이 오기까지 한참이나 걸렸다.그러자, 그는 순간 벌떡 일어나 원문준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원 선생님, 당연히 원합니다! 원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이든 간에, 저 강문복은 전력을 다해 기꺼이 하겠습니다! 그 일이 칼산을 오르고 불바다에 뛰어드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무조건 하겠습니다!""하하."원문준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강문복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뒤 말했다. "말씀하신 것만큼 심각한 일은 아닙니다. 앞으로 제 비서가 강씨 가문과 연락을 할 겁니다. 강 선생님께서 순종하기만 한다면 우리 원씨 가문은 강씨 가문을 오군의 새로운 명문가가 될 수 있게 할 겁니다!"
강희연이 소리치자, 강문복은 고개를 저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비록 원 선생님이 우리 강씨 가문을 오군의 일류 가문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해도, 난 이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거든. 원 선생님은 분명 뭔가를 얻기 위해 우리 강씨 가문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단 말이지."강희연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반박했다. "아빠, 왜 그런 걸 생각하는 거야? 원 선생님이 우리를 사용해 뭘 얻고 싶어 하든 우리는 다 해줘야지! 원씨 가문의 도움을 받는 건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잖아! 우리가 이용당하면 뭐 어때?"강희연의 말을 듣고 강문복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다! 이용당하면 뭐 어떠냐! 강씨 가문이 일어서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지."같은 시각, 별장 안. 고운 그룹은 오군에서 철수를 한 뒤 약도강중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기에, 강우연은 강씨 가문에서 돌아온 후 곧장 회사로 향했다. 강학주 세 가족은 우현을 떠나는 것을 꺼려 했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강씨 가문은 현재 강문복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들 세 가족은 강우연과 한지훈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별장 안, 한지훈은 마당에 있었고, 그의 앞에는 왕이개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단 이틀의 훈련 끝에 왕이개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령관님, 분부를 내려 주십시오."왕이개가 정중하게 말하자, 한지훈은 지도를 꺼내 말했다. "여기가 용경에 있는 원씨 가문 저택의 위치다, 네가 나 대신 물건 하나를 훔쳐 와야겠어."왕이개는 지도를 가져와 몇 번 보더니 대답했다."예,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왕이개는 이 말을 한 뒤 뒤돌아서 떠나려 했고, 한지훈은 그를 불러 세우며 말했다."만약 위험에 처하면 대피하도록 해. 용경의 연락처에 연락하면 널 도와줄 거다."왕이개는 돌아서서 정중하게 "예!"라고 대답했다.곧이어 그는 별장 밖으로 나와 가슴에 지도를 숨겼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용린과 용일은 재빨리 나서려 했지만, 한지훈은 손을 들어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러자 한지훈은 침착하게 자리에 앉아 화난 얼굴을 한 채 반대편에 앉아 있는 심여운을 바라보았다.심여운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내가 총을 정말 쏠까 봐 두렵지 않은 겁니까?"그러자 한지훈은 웃으며 대답했다."심 선생님은 총을 안 쏘실 거잖아요."심여운은 찡그린 미간을 펴며 총을 치우고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죠?""심 선생님은 아직 내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죠."한지훈은 자신감 넘치는 눈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짝, 짝, 짝!심여운은 손뼉을 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역시 용국의 북양왕이시군요. 당신의 담력과 자신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심 선생님, 저는 즉시 흑뢰로 가야 합니다."심여운은 테이블 위의 와인 잔을 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한 선생님, 타이밍이 좋지 않네요. 최근에는 흑뢰로 들어갈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왜죠?"심여운은 손가락을 튕겼고, 그 뒤에 있던 부하가 재빨리 파일 가방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심여운은 침착하게 말했다. "흑기의 정보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흑뢰는 폐쇄 관리를 시작했고, 그 누구도 섬에 들어오는 걸 금하고 있어요. 만약 한 선생님께서 섬에 들어가고 싶다면, 보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보름이요?"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초조한 표정으로 손에 들린 정보를 바라보았다.그는 보름씩이나 기다릴 수 없다! "섬으로 가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한지훈이 물었다. 방법이 없었다면, 심여운이 그를 만나러 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여운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역시 한 선생님을 속일 수는 없네요. 방법은 확실히 있긴 하지만, 매우 어렵습니다.""방법이 뭐죠?" 한지
"지훈아, 돌아왔구나!"류천도는 기쁜 얼굴로 문밖에서 그를 맞이했고, 한지훈을 껴안았다.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천도 삼촌, 이번에는 부탁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류천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지훈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뒤 물었다. "무슨 일인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도와야지."한지훈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천도 삼촌, 명왕이 흑뢰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걸 아세요?"이 말을 듣자 유천도는 얼굴빛이 어두워졌고, 정색하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지?""심여운이 알려줬어요. 지금 흑뢰에 들어가려면, 해리스가 갖고 있는 열쇠를 얻어야 한다고요."류천도는 아무 말 없이 일어서서 뒷짐을 진 채 복도를 앞뒤로 걸어 다녔다.잠시 뒤, 그는 멈춰 서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명왕이 흑뢰의 열쇠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걸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권한도 없어. 그 열쇠를 얻으려면 명왕과 직접 만나야 해.""알겠어요."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래, 그럼 내가 준비하지."류천도가 말을 마친 뒤, 산장을 떠났다. 저녁 무렵. 류천도의 산장 밖에 갑자기 많은 수의 총을 든 경호원들이 나타났고, 동시에 산장 바깥 도로에는 검은색 승용차 여러 대가 달려왔다. 차는 산장 입구에 멈췄고, 류천도는 먼저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차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내렸고, 그는 명왕전의 명왕, 해리스였다!우람한 몸과 탄탄한 허리, 전형적인 서양 백인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에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도 감히 고개를 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특히, 살벌한 기운으로 번쩍이는 그의 눈빛은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었다. 명왕 해리스는 서부의 십이성전 중에서도 뛰어난 전투력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소문으로 그의 실력은 이미 오성 용수 급이었다!하지만 이는 단지 소문일 뿐이었고, 명왕의 진정한 실력을 겪어 본 사람은 모두 이미 죽었다. 더욱
별 망설임도 없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두 사람은 곧 거실을 떠나 별장 안에 있는 넓은 공지로 갔다.주위에는 많은 명왕전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었다.용일과 용린은 한지훈 뒤에 서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 "용왕님, 명왕이란 사람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함정이라도 있을까봐 걱정됩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알아."한편, 명왕, 해리스는 팔짱을 끼고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우람한 체격은 사람들에게 거대한 압박감을 주었다.반면, 그의 앞에 선 한지훈은 아무 힘도 없는 일반인 같아 보였다.이때 명왕 해리스가 선공격을 했다. 그는 번개마냥 제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갑작스러운 폭발력에 그가 방금 서 있던 지면에는 무수한 균열이 생겼다.모두가 아직 반응하지 못 했을 때, 명왕 해리스의 폭발적인 힘이 담긴 주먹은 한지훈의 가슴을 향했다. 이 주먹은 어마무시한 힘이 실려있어 매우 공포스러운 폭발력을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먹에는 짙은 살기도 담겨져 있었다. 쾅!명왕의 주먹은 곧바로 한지훈이 서 있던 곳에 큰 구덩이를 만들어 냈다.동시에 흙과 돌맹이들이 사방에 뿌려졌다.한편, 원래 서 있던 곳에서 몇 걸음 물러난 한지훈의 눈빛은 매우 싸늘하게 변했다.한지훈은 아무런 망설임과 불필요한 동작 없이 명왕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이 한방은 탱크 한 대를 박살 내기에 충분했다.쾅!하지만!많은 사람들의 놀란 눈빛 속에서 명왕 해리스는 오른팔을 들어 한지훈의 발차기를 막았다.그 순간 단단한 철판을 찬 듯한 굉음이 났다.해리스의 오른팔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팔뚝이 매우 굵었는데 일반인의 허벅지보다 더 굵었다.해리스의 입가에는 잔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북양왕, 당신, 실력이 퇴보했군."말을 마친 해리스는 한지훈의 발목을 움켜쥐고, 힘껏 당겨 한지훈을 신속하게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 동시에, 그는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왼쪽 주먹을 날렸다.주먹에는 짙은 살기와
옆에 있던 용린만이 한지훈과 해리스의 대전을 겨우 볼 수 있었다.용일 조차도 그들의 동작이 모호하게 보였다.그러니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눈앞의 장면이 마치 20배속으로 띄워져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거꾸로 날아가 지면에 좁고 긴 자국을 남긴 뒤,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 빨갛게 된 눈으로 맞은편 남자를 주시했다.'졌어?!''명왕이 졌다고?'명왕전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했다.명왕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반면 한지훈은 조금도 다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사람들 속에 섞여있던 류천도도 지금 숨을 죽였다.명왕이 강한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러나 그런 명왕이 지금 한지훈한테 졌다.그러니 한지훈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때 명왕이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 냉소하며 땅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역시 북양왕이군. 이미 육성에 도달한 건가?"한지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명왕을 묵묵히 바라보며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명왕은 웃으며 허리춤에서 열쇠 하나를 더듬어 한지훈에게 던졌다. "내가 졌어. 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야. 당신에게 충고해줄게 있다면 흑뢰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야. 그곳은 진짜 지옥이야! 흑뢰에서 소식을 알아보거나 사람을 구하는 것은 승천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 그곳의 다섯 명의 사령관급 강자 중 그 누구도 약자인 사람이 없어. 내가 알기로는 흑뢰에 육성이 무려 두 명이나 있다더군.""그리고 흑기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둬. 내 명왕전이라고 해서 흑기와 비길 수 있진 않아. 조심해, 흑뢰에서 죽지 마. 나는 당신과 다시 싸우기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말을 마친 해리스는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한지훈은 떠나가는 명왕 해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손에 든 고풍스러운 검은색 열쇠를 바라보며 의심이 들었다.'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라고?'
한지훈은 심여운을 바라보며 물었다.“심 선생님은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심여운이 웃으며 대답했다.“아,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가 가려는 곳이 그만큼 위험한 곳이지 않습니까. 그곳에는 총사령관 급이 되는 인물이 통솔하고 있고 수많은 전신급 강자들이 지키고 있다고 들었어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심 선생의 안전은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시름이 안 놓이면 이따가 섬에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심여운이 웃으며 말했다.다음 날.심여운은 바루크에게 연락하여 바다로 나가겠다는 뜻을 표했다.미리 부두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던 바루크는 한지훈을 보자 반가운 얼굴로 인사했다.“한 총사령관, 오랜만입니다. 그때 헤어진 이후로 계속 뵙고 싶었습니다.”한지훈도 예의 바른 미소로 호응해 주었다.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 그들 일행은 배에 올랐다.이번 바다 행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몇 시간 후, 그들은 흑뢰가 있는 섬 근처까지 도달했다.한지훈은 갑판에 서서 뾰족한 초석에 둘러싸인 섬을 잠깐 바라보았다.섬 주변은 좁은 부두를 제외하고 족히 10미터가 넘는 검은색 성벽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멀리서 보기에도 숨이 막히는 장관이었다.부두를 제외한 성벽 근처에는 아찔한 전기망이 쳐져 있었기에 등반조차 불가능한 구조였다.잠시 후, 그들을 태운 배가 부두에 멈추고 일행은 배에서 내렸다.바루크는 배 위에서 한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한 총사령관,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기한은 3일, 3일이 지나면 무조건 부두로 나오셔야 합니다. 기한이 지나면 저는 선원들을 데리고 여기를 떠날 것입니다. 이건 흑뢰의 원칙이에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이끼가 가득 낀 낡은 계단을 밟으며 배에서 내렸다.대략 3백 미터쯤 가니 드디어 흑뢰의 유일한 출입구 앞에 도착했다.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는 좁은 출입구 앞에 건장한 체구에 거뭇거뭇한 피부의 사내가 비수를 든 채, 싸늘함을 사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