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원문준이 향을 피운 뒤, 강씨 가문의 뒷마당으로 와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차를 마셨다. "차가 맛이 좋군요, 강씨 가주님은 차를 잘 아시는 분이시네요."원문준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고, 강문복도 재빨리 덩달아 웃으며 대답했다."원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쉽게 강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원 선생님께서 차가 마음에 드신다면 제가 사람을 시켜 선생님께 보내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원문준이 웃으며 대꾸했다."그럴 필요는 없습니다."곧이어, 원문준은 곧바로 요점을 말했다."저는 오늘 강 선생님과 몇 가지 일에 대해 얘기하려 왔습니다.""네, 분부를 내려 주십시오." 강문복이 매우 낮은 태도로 서둘러 말했다.그는 원문준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다는 걸 알고 있다.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강씨 가문은 이제 원씨 가문의 보잘것없는 충견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강문복은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할 수 있었다. 원문준은 웃으며 말했다. "분부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몇 가지 작은 일입니다. 첫째로, 우리 원씨 가문은 강씨 가문을 지원하고 오군의 일류 또는 심지어 최고 수준의 가문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강씨 가문의 가주께서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이 말을 들은 강문복은 깜짝 놀랐고, 반응이 오기까지 한참이나 걸렸다.그러자, 그는 순간 벌떡 일어나 원문준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원 선생님, 당연히 원합니다! 원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이든 간에, 저 강문복은 전력을 다해 기꺼이 하겠습니다! 그 일이 칼산을 오르고 불바다에 뛰어드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무조건 하겠습니다!""하하."원문준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강문복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뒤 말했다. "말씀하신 것만큼 심각한 일은 아닙니다. 앞으로 제 비서가 강씨 가문과 연락을 할 겁니다. 강 선생님께서 순종하기만 한다면 우리 원씨 가문은 강씨 가문을 오군의 새로운 명문가가 될 수 있게 할 겁니다!"
강희연이 소리치자, 강문복은 고개를 저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비록 원 선생님이 우리 강씨 가문을 오군의 일류 가문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해도, 난 이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거든. 원 선생님은 분명 뭔가를 얻기 위해 우리 강씨 가문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단 말이지."강희연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반박했다. "아빠, 왜 그런 걸 생각하는 거야? 원 선생님이 우리를 사용해 뭘 얻고 싶어 하든 우리는 다 해줘야지! 원씨 가문의 도움을 받는 건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잖아! 우리가 이용당하면 뭐 어때?"강희연의 말을 듣고 강문복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다! 이용당하면 뭐 어떠냐! 강씨 가문이 일어서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지."같은 시각, 별장 안. 고운 그룹은 오군에서 철수를 한 뒤 약도강중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기에, 강우연은 강씨 가문에서 돌아온 후 곧장 회사로 향했다. 강학주 세 가족은 우현을 떠나는 것을 꺼려 했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강씨 가문은 현재 강문복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들 세 가족은 강우연과 한지훈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별장 안, 한지훈은 마당에 있었고, 그의 앞에는 왕이개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단 이틀의 훈련 끝에 왕이개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령관님, 분부를 내려 주십시오."왕이개가 정중하게 말하자, 한지훈은 지도를 꺼내 말했다. "여기가 용경에 있는 원씨 가문 저택의 위치다, 네가 나 대신 물건 하나를 훔쳐 와야겠어."왕이개는 지도를 가져와 몇 번 보더니 대답했다."예,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왕이개는 이 말을 한 뒤 뒤돌아서 떠나려 했고, 한지훈은 그를 불러 세우며 말했다."만약 위험에 처하면 대피하도록 해. 용경의 연락처에 연락하면 널 도와줄 거다."왕이개는 돌아서서 정중하게 "예!"라고 대답했다.곧이어 그는 별장 밖으로 나와 가슴에 지도를 숨겼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용린과 용일은 재빨리 나서려 했지만, 한지훈은 손을 들어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러자 한지훈은 침착하게 자리에 앉아 화난 얼굴을 한 채 반대편에 앉아 있는 심여운을 바라보았다.심여운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내가 총을 정말 쏠까 봐 두렵지 않은 겁니까?"그러자 한지훈은 웃으며 대답했다."심 선생님은 총을 안 쏘실 거잖아요."심여운은 찡그린 미간을 펴며 총을 치우고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죠?""심 선생님은 아직 내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죠."한지훈은 자신감 넘치는 눈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짝, 짝, 짝!심여운은 손뼉을 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역시 용국의 북양왕이시군요. 당신의 담력과 자신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심 선생님, 저는 즉시 흑뢰로 가야 합니다."심여운은 테이블 위의 와인 잔을 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한 선생님, 타이밍이 좋지 않네요. 최근에는 흑뢰로 들어갈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왜죠?"심여운은 손가락을 튕겼고, 그 뒤에 있던 부하가 재빨리 파일 가방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심여운은 침착하게 말했다. "흑기의 정보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흑뢰는 폐쇄 관리를 시작했고, 그 누구도 섬에 들어오는 걸 금하고 있어요. 만약 한 선생님께서 섬에 들어가고 싶다면, 보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보름이요?"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초조한 표정으로 손에 들린 정보를 바라보았다.그는 보름씩이나 기다릴 수 없다! "섬으로 가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한지훈이 물었다. 방법이 없었다면, 심여운이 그를 만나러 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여운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역시 한 선생님을 속일 수는 없네요. 방법은 확실히 있긴 하지만, 매우 어렵습니다.""방법이 뭐죠?" 한지
"지훈아, 돌아왔구나!"류천도는 기쁜 얼굴로 문밖에서 그를 맞이했고, 한지훈을 껴안았다.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천도 삼촌, 이번에는 부탁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류천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지훈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뒤 물었다. "무슨 일인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도와야지."한지훈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천도 삼촌, 명왕이 흑뢰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걸 아세요?"이 말을 듣자 유천도는 얼굴빛이 어두워졌고, 정색하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지?""심여운이 알려줬어요. 지금 흑뢰에 들어가려면, 해리스가 갖고 있는 열쇠를 얻어야 한다고요."류천도는 아무 말 없이 일어서서 뒷짐을 진 채 복도를 앞뒤로 걸어 다녔다.잠시 뒤, 그는 멈춰 서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명왕이 흑뢰의 열쇠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걸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권한도 없어. 그 열쇠를 얻으려면 명왕과 직접 만나야 해.""알겠어요."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래, 그럼 내가 준비하지."류천도가 말을 마친 뒤, 산장을 떠났다. 저녁 무렵. 류천도의 산장 밖에 갑자기 많은 수의 총을 든 경호원들이 나타났고, 동시에 산장 바깥 도로에는 검은색 승용차 여러 대가 달려왔다. 차는 산장 입구에 멈췄고, 류천도는 먼저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차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내렸고, 그는 명왕전의 명왕, 해리스였다!우람한 몸과 탄탄한 허리, 전형적인 서양 백인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에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도 감히 고개를 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특히, 살벌한 기운으로 번쩍이는 그의 눈빛은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었다. 명왕 해리스는 서부의 십이성전 중에서도 뛰어난 전투력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소문으로 그의 실력은 이미 오성 용수 급이었다!하지만 이는 단지 소문일 뿐이었고, 명왕의 진정한 실력을 겪어 본 사람은 모두 이미 죽었다. 더욱
별 망설임도 없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두 사람은 곧 거실을 떠나 별장 안에 있는 넓은 공지로 갔다.주위에는 많은 명왕전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었다.용일과 용린은 한지훈 뒤에 서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 "용왕님, 명왕이란 사람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함정이라도 있을까봐 걱정됩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알아."한편, 명왕, 해리스는 팔짱을 끼고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우람한 체격은 사람들에게 거대한 압박감을 주었다.반면, 그의 앞에 선 한지훈은 아무 힘도 없는 일반인 같아 보였다.이때 명왕 해리스가 선공격을 했다. 그는 번개마냥 제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갑작스러운 폭발력에 그가 방금 서 있던 지면에는 무수한 균열이 생겼다.모두가 아직 반응하지 못 했을 때, 명왕 해리스의 폭발적인 힘이 담긴 주먹은 한지훈의 가슴을 향했다. 이 주먹은 어마무시한 힘이 실려있어 매우 공포스러운 폭발력을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먹에는 짙은 살기도 담겨져 있었다. 쾅!명왕의 주먹은 곧바로 한지훈이 서 있던 곳에 큰 구덩이를 만들어 냈다.동시에 흙과 돌맹이들이 사방에 뿌려졌다.한편, 원래 서 있던 곳에서 몇 걸음 물러난 한지훈의 눈빛은 매우 싸늘하게 변했다.한지훈은 아무런 망설임과 불필요한 동작 없이 명왕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이 한방은 탱크 한 대를 박살 내기에 충분했다.쾅!하지만!많은 사람들의 놀란 눈빛 속에서 명왕 해리스는 오른팔을 들어 한지훈의 발차기를 막았다.그 순간 단단한 철판을 찬 듯한 굉음이 났다.해리스의 오른팔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팔뚝이 매우 굵었는데 일반인의 허벅지보다 더 굵었다.해리스의 입가에는 잔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북양왕, 당신, 실력이 퇴보했군."말을 마친 해리스는 한지훈의 발목을 움켜쥐고, 힘껏 당겨 한지훈을 신속하게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 동시에, 그는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왼쪽 주먹을 날렸다.주먹에는 짙은 살기와
옆에 있던 용린만이 한지훈과 해리스의 대전을 겨우 볼 수 있었다.용일 조차도 그들의 동작이 모호하게 보였다.그러니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눈앞의 장면이 마치 20배속으로 띄워져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거꾸로 날아가 지면에 좁고 긴 자국을 남긴 뒤,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 빨갛게 된 눈으로 맞은편 남자를 주시했다.'졌어?!''명왕이 졌다고?'명왕전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했다.명왕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반면 한지훈은 조금도 다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사람들 속에 섞여있던 류천도도 지금 숨을 죽였다.명왕이 강한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러나 그런 명왕이 지금 한지훈한테 졌다.그러니 한지훈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때 명왕이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 냉소하며 땅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역시 북양왕이군. 이미 육성에 도달한 건가?"한지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명왕을 묵묵히 바라보며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명왕은 웃으며 허리춤에서 열쇠 하나를 더듬어 한지훈에게 던졌다. "내가 졌어. 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야. 당신에게 충고해줄게 있다면 흑뢰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야. 그곳은 진짜 지옥이야! 흑뢰에서 소식을 알아보거나 사람을 구하는 것은 승천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 그곳의 다섯 명의 사령관급 강자 중 그 누구도 약자인 사람이 없어. 내가 알기로는 흑뢰에 육성이 무려 두 명이나 있다더군.""그리고 흑기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둬. 내 명왕전이라고 해서 흑기와 비길 수 있진 않아. 조심해, 흑뢰에서 죽지 마. 나는 당신과 다시 싸우기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말을 마친 해리스는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한지훈은 떠나가는 명왕 해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손에 든 고풍스러운 검은색 열쇠를 바라보며 의심이 들었다.'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라고?'
한지훈은 심여운을 바라보며 물었다.“심 선생님은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심여운이 웃으며 대답했다.“아,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가 가려는 곳이 그만큼 위험한 곳이지 않습니까. 그곳에는 총사령관 급이 되는 인물이 통솔하고 있고 수많은 전신급 강자들이 지키고 있다고 들었어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심 선생의 안전은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시름이 안 놓이면 이따가 섬에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심여운이 웃으며 말했다.다음 날.심여운은 바루크에게 연락하여 바다로 나가겠다는 뜻을 표했다.미리 부두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던 바루크는 한지훈을 보자 반가운 얼굴로 인사했다.“한 총사령관, 오랜만입니다. 그때 헤어진 이후로 계속 뵙고 싶었습니다.”한지훈도 예의 바른 미소로 호응해 주었다.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 그들 일행은 배에 올랐다.이번 바다 행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몇 시간 후, 그들은 흑뢰가 있는 섬 근처까지 도달했다.한지훈은 갑판에 서서 뾰족한 초석에 둘러싸인 섬을 잠깐 바라보았다.섬 주변은 좁은 부두를 제외하고 족히 10미터가 넘는 검은색 성벽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멀리서 보기에도 숨이 막히는 장관이었다.부두를 제외한 성벽 근처에는 아찔한 전기망이 쳐져 있었기에 등반조차 불가능한 구조였다.잠시 후, 그들을 태운 배가 부두에 멈추고 일행은 배에서 내렸다.바루크는 배 위에서 한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한 총사령관,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기한은 3일, 3일이 지나면 무조건 부두로 나오셔야 합니다. 기한이 지나면 저는 선원들을 데리고 여기를 떠날 것입니다. 이건 흑뢰의 원칙이에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이끼가 가득 낀 낡은 계단을 밟으며 배에서 내렸다.대략 3백 미터쯤 가니 드디어 흑뢰의 유일한 출입구 앞에 도착했다.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는 좁은 출입구 앞에 건장한 체구에 거뭇거뭇한 피부의 사내가 비수를 든 채, 싸늘함을 사
그의 뒤에 지키고 서 있던 용병들도 총을 둘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심여운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물들었다. 하지만 대놓고 불만을 표출할 수 도 없었기에 난감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한 선생, 어떻게 할까요?”한지훈은 한치 주저도 없이 답했다.“제가 들어가겠습니다.”“사령관님!”“안 됩니다, 각하!”“절대 안 됩니다. 내부에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저희는 사령관님의 신변을 지켜야 합니다.”용일과 용린이 다급히 말했다.하지만 한지훈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들의 어깨를 다독이며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 내가 알아서 잘 대처할 수 있어. 너희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 3일이 지났는데도 내가 나오지 않으면 돌아가서 전에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면 돼.”“예, 알겠습니다!”용린과 용일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멀어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다시 닫히고 용린과 용일은 경계 태세를 취하고 문밖에 똑바로 섰다.문지기는 싸늘한 눈빛으로 용일을 노려보다가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그 모습을 본 용일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옆에 있던 용린이 그를 말렸다.“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용일은 그제야 분을 참으며 묵묵히 주먹을 내려놓았다.사내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더니 땅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겼다.그 시각, 거대한 성벽의 안쪽.한지훈은 총을 든 용병들과 함께 긴 통로를 걷고 있었다.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원시우림이었다.흑뢰는 원시우림의 바깥을 성벽으로 들러 지어진 곳이었다.이곳은 완전한 야생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주변에서 야수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길가에는 야수에게 물어 뜯겨 죽은 해골들이 즐비했다.해골들의 팔과 발에는 철녹이 가득 낀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이곳에 갇힌 죄수들은 원시우림에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다가 죽었단 말인가?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앞에서 걷던 사내가 유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엘러스는 한지훈이 정말로 이국과 결전을 벌이려 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지금의 한지훈은 이미 전 세계의 꼭대기에 선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비록 머지않아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면 한지훈도 다시 미미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부터 몇 년 후 그들이 완전히 귀환하기 전까지는, 한지훈은 신화 같은 존재였다.그가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얻은 이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뻔히 알고 있었다. 부와 절세의 미녀들, 모두가 그의 손짓 한 번에 오고 갈 수 있는 존재에 불과했다.“한지훈, 우리는 네 실력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우리가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엘러스는 결연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이국 최고위층을 대표할 뿐 아니라, 유다 민족 전체를 대표해 한지훈과 조건을 논의하고 있었다.역사적으로 2천 년 넘게 떠돌던 이 민족은 겉보기보다 훨씬 복잡하고, 최후의 순간까지 절대로 비장의 수를 꺼내지 않으며 그들의 속셈과 진짜 저력을 세상에 드러내지도 않았다.반면 한지훈은? 말 그대로 혼자뿐이었다. 용국에서 도와줄 수 있는 건 얼마나 될까?하지만 엘러스의 말을 들은 한지훈은 비웃을 뿐이었다. “너희가 나랑 조건을 논할 자격이 있나?”“한지훈, 잘 생각해. 오늘 여기 모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겠지?”엘러스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건 이국 고위층뿐만이 아니었고, 미륙 전체의 최고위 인사들과 이스렐 국가 원수까지 포함되어 있었다.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이들이 전부 이곳에 모인 것이다.게다가 현 세계에서 가장 정예의 무기들이 이미 주변에 배치되어 있었고, 엘러스는 한마디 명령만 내리면 한지훈을 중상 입힐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비록 중상에 불과할지라도,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용국의 여러 명산들이 한지훈이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오히려 이국에 협력해 그를 제거하려 들지도 모른다.엘러스의 계략은 음흉했지만 시국 판단에 있어서는 매우 정확했
“그자 혼자서 정말로 한 나라 전체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소! 영륜은 멸망했지만, 우리 이국은 광활한 국토가 방패가 될 것입니다!”“게다가, 아직 고대 인디언의 강자들도 우리가 부르지 않았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와 그들 사이에 충돌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이미 같은 배를 탄 처지이니 그들도 분명 우리를 도와줄 것입니다!”앨러스는 차갑게 말했다. 그에게 있어 평화 회담은 절대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 누군가 먼저 화해를 입에 올린다면, 그건 곧 그쪽이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이국은 수백 년에 걸쳐 세계의 정상에 올랐는데, 어찌 그 패권을 고스란히 용국에게 넘길 수 있겠는가?게다가 이국이라는 나라의 진짜 주인은 사실 유다인이었고, 이국은 유다인의 도구이며 세계를 지배하는 중요한 무기였다.만약 이국이라는 강력한 후원자를 잃게 된다면, 유다 민족은 순식간에 다른 나라들에 의해 찢기고 짓밟힐 것이다.뿐만 아니라, 이국의 51구역은 유다인과 일부 선사 문명이 거래를 진행하는 구역이며, 이 51구역을 통해 이국은 수많은 첨단 과학기술을 얻어낼 수 있었다.이런 점들 또한 앨러스가 결코 용국을 위해 조연 역할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였다.“다들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모두 유다인의 후손입니다. 만약 이국이 세계의 주도권을 잃는다면, 우리 유다 민족의 나라 역시 곧 전 세계의 청산 대상이 될 것입니다!”“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유다 민족의 국가는 이미 주변국들의 영토를 침범하고, 수많은 노동력과 여성들을 약탈했습니다. 만약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면, 우리의 나라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앨러스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스렐과 유다 민족이 공수해 만든 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변국들에게 눈엣가시였고, 이국의 강력한 보호가 아니었다면 벌써 지워졌을 이름이었다.하지만, 만약 용국이 세계 패권의 자리에 오른다면 그들도 이 혈투의 나라를 계속 보호할까?정답은 반드시 부정적일 것이다. 그때가 되
빌은 처음에는 노인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노인이 일깨워주자마자 그는 즉시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노인의 말처럼, 지금은 단순히 한지훈이 혼자 힘으로 각국의 강국들을 쓸어버렸다는 것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무엇보다, 용국의 해군이 이미 이국 서해안에 도착해 있었다.이 순간, 세계를 뒤흔들 전쟁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건 더 이상 열무기가 아니었다. 이제는 용국과 이국 양측의 고수들이 최후를 결정하게 될 것이었다.특히,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의 행동을 전면적으로 묵인했다는 사실은 엄청난 시사점을 담고 있었다.한지훈이 세계의 일극이라 불리는 이국을 상대로 손을 쓰더라도, 세계 무도 연맹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말해, 지금의 용국은 이미 그 누구도 상대할 수 없는 위치에 도달했다는 뜻이었다.그리고 앞으로 세계를 통제하는 능력 또한 미륙을 훨씬 뛰어넘게 될 것이 분명했다.이대로라면, 세계 곳곳의 아주 미세한 영역조차도 용국의 뜻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심지어 미륙 쪽의 경제 생명줄마저도 전부 용국의 손아귀에 들어갈 날이 머지않았다!로저스 가문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국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하며, 반드시 용국의 국왕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만 했다!“이제야 네가 이해했겠지. 이번 전쟁이 전 세계에 어떤 의미인지 말이야.”이 시점에서, 로저스 가문에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하지만 할아버지, 제가 알기로는 이국 쪽에서도 이미 전면적인 전쟁 준비에 돌입했고, 수많은 핵무기 발사 기지가 용국 쪽을 향해 조준을 마친 상태입니다!”“만약 용국이 정말로 이국의 패권을 빼앗으려 든다면, 그 핵무기들이 용국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길 수도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용국도 세계를 장악하긴 어려울 텐데요?!”빌은 이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핵전쟁이 시작된다면, 이 세상에 승자는 없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온 나라가 떠들썩해졌고, 더 이상 감히 사죄나 화평 따위의 말을 꺼내는 공지는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반대로, 용국의 또 다른 부류의 공지들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그들은 직접 이 전쟁을 지켜봤고, 용국이 멸망 직전에서 순식간에 반전을 이루어 세계의 정상으로 올라서는 장면을 목도했기 때문이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의 가슴은 벅찬 감동으로 요동치고 있었다.백여 년 전, 용국이 열강에게 얼마나 참혹하게 짓밟혔던가?!하지만 지금, 한지훈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천지를 뒤집고 열강을 쓸어버리며 용국의 한을 풀었다!이런 인물은 용국의 영웅이라는 다섯 글자만으로는 결코 담아낼 수 없었다!“휴우, 난 예전부터 한지훈이 그저 무지한 젊은이일 뿐이라 여겼네. 하지만 이렇게도 놀라운 위업을 이룰 줄이야!”“오늘 이 전투는, 우리 용국의 위세를 세운 전투라 불릴 자격이 있구만 그래!”이때, 동방 가문의 한 노인은 두 손을 등 뒤에 지고 하늘을 우러르며 탄식했다.동방 가문은 한지훈과 불구대천의 원수가 맞지만, 이번 한지훈의 전쟁은 국위를 드높이며 용국을 세계의 정상에 세웠다!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한지훈을 향한 증오가 가득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한지훈을 향해 경외의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온 나라에 고하노니, 다시는 화평을 운운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곧 우리 동방 가문 불구대천의 원수이니, 반드시 멸할 것이다!”“우리 무신종은, 절대로 화해를 인정할 수 없다! 다시 누군가가 화해를 제안한다면, 그것은 곧 우리 무신종과 적이 되는 것이다!”“천산에서 용국 내 온갖 서양 숭배의 잡것들에게 고하노니, 다시 화해를 운운하는 자가 있다면, 우리 천산은 결코 그들과 함께 설 수 없다! 그 문족을 모조리 도륙하겠다!”한순간, 사대 가문과 여러 명산들이 잇달아 목소리를 내며, 한지훈을 지지했다!같은 시각, 로저스 가문.노인은 무거운 표정으로 빌을 바라보며 말했다.“봤느냐, 한지훈은 과연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영륜은 이번 전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