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오군. 이틀 후, 강우연은 병원에서 퇴원했다. 요 며칠은 매우 평온했고, 한지훈은 적염왕이 그만둘 생각인 건지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까지 했다.북양의 정보부와 신룡전의 정보부는 모두 적염왕에 대한 다른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민 끝에 한지훈은 당분간 움직이지 않고, 적염왕이 행동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다.별장 안에서는 강우연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다 됐어?"이때, 한지훈이 들어와 뒤에서 강우연을 부드럽게 껴안았다.강우연은 한지훈의 팔에 기대어 행복한 얼굴로 대답했다."정리 다 끝났어요, 이제 가도 돼요.""알겠어."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고, 군인 복장을 한 경호원 몇 명이 별장 안에 있는 크고 작은 물건들을 모두 문 앞에 대기 중인 여러 대의 차량으로 옮겼다.강우연은 별장에서 나와 뒤를 돌아 자신의 뒤에 있는 별장을 바라보았고,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이제 오군을 떠난다.그녀가 20년 넘게 살던 곳을 이제 떠나는 것이다. 심호흡을 한 강우연은 얼굴을 들어 따뜻한 햇살을 느꼈다. "지훈 씨, 우리 미래는 반드시 밝을 거예요!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당신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예요!"강우연은 진지하게 말하며 눈을 뜨고 옆에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강우연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웃었다."그래, 이제 가자."곧 두 사람은 차에 탔고, 차는 재빨리 시동을 건 뒤 보헤미 별장을 떠났다.강학주 일가와 한고운은 이미 약도 강중으로 보내졌고, 한지훈의 차량 행렬이 떠나고 나서야 길가에 있던 한 남자가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강 회장님, 그들이 오군을 떠났습니다!"이때, 강씨 회사에서 강문복이 깊은숨을 내쉰 뒤 의자에 앉아 반문했다."정말 간 건가?""예, 제가 두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차가 모두 도시를 떠났습니다!""그래, 좋다, 좋아!"강문복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전화를 끊은 뒤 회의실에서 강씨 가문과 직결된 헤르 회사 고위 간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한지훈과 그의 사람들이 오
한지훈은 강우연의 생각을 이해하고, 강우연의 일에는 상관하지 않고 스스로 하도록 했다. "말도 마요, 너무 어려워요. 그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면서까지 임대해 줄 생각도 없다니까요.""우리가 오군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를 해요, 오군이 개발이 낙후돼서 그 사람들 사무실 건물을 더럽힌다고 말이에요."강우연은 어이가 없다는 듯 불만을 토로했다. 이건 명백한 지역차별이었다! 그녀는 왜 일부 사람들이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오군의 발전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50년 전만 해도 오군은 확실히 미개발 도시였지만 지금은 강중과도 비슷한 경제력을 자랑한다. 이에 반해 강중 지역은 큰 성도이기 때문에 너무 자만한 탓인지 지난 몇 년 동안 경제가 성장하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했다. "내일 같이 보러 갈까?" 한지훈이 물었다."좋아요, 내일 그럼 나랑 같이 가요."강우연도 모처럼 소파에 누워 한숨을 돌렸다. "참, 강중에 동창들이 몇 명 있는 것 같은데 내일 연락을 해서 도와줄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어요." 강우연은 자신에게 아직 인맥이 남아 있다는 걸 떠올리며 훨씬 더 안도감을 느꼈다.다음날 아침.한지훈은 강우연이 화려한 옷을 입고 침대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여보, 수고했어요. 오늘 강중에 있는 친구랑 약속을 잡았는데, 그 친구가 임대용 사무실 건물이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임대를 해주겠대요!"강우연은 요즘 한지훈이 매우 피곤하다는 것을 알고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그를 부르며 이마에 키스했다. 한지훈의 마음이 동요하며 몸을 돌아 강우연을 제압했다.아침 햇살이 강우연의 몸을 비췄고, 그녀의 피부가 더욱 하얗게 보이며 그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그만하고 일어나요, 서둘러 가야 돼요."강우연은 얼굴을 붉히며 한지훈을 침대 앞으로 밀어냈다."알았어..."한지훈은 머쓱해하며 그녀의 몸에서 내려왔고, 그는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강우연을 덮칠 뻔했다. "여보, 오늘 어딜 가려고?""바
"무슨 말이야?" 강우연이 눈살을 찌푸렸다."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겠지?"하영철은 넥타이를 잡아당기고 강우연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지훈을 완전히 무시했다."미안하지만 난 이런 농담은 좋아하지 않아. 날 존중하지 못한다면 우리 거래는 없던 걸로 해야겠어."강우연은 즉시 얼굴이 굳어지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 했다. 그녀는 옛 동창이 이런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잠깐!"하지만 하영철은 소리를 지르며 강우연의 발걸음을 막아섰다. "남편 앞이라고 내 마음을 받아들이는 게 부끄러운 거야? 네 남편은 무능한 사람일 뿐이니 그 사람의 체면을 신경 쓸 필요가 없어."하영철은 자신에 대해 매우 자신감이 있었다."만약 네가 내 애인이 되어준다면 난 우리 건물 중 가장 비싼 사무실을 너에게 무료로 임대해 줄 수도 있어. 그리고 강중에서 네 발전을 도울 수도 있고."하영철은 웃으며 매력적인 제안을 한 다음 말을 이어갔다."나도 들었어, 네가 오군을 떠나서 강중으로 온 이유가 강씨 가문에서 쫓겨나 서라며? 네 할아버지를 화나게 만들어서라던데? 쯧쯧, 정말 비극이 따로 없지!""됐어, 그만 말해! 난 네 조건을 들어주지 않을 거야!"강우연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하영철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이 지역의 부동산은 모두 우리 거야. 내가 조금만 손을 써도 넌 이 지역에 사무실을 절대 빌릴 수 없다고!"하영철은 강우연의 동창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그는 강우연이 막 강중에 도착해 의지할 곳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이곳 부동산 재벌의 아들이었고, 강우연은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만약 강우연이 그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는 자신의 권력을 사용해 강우연이 이 지역에 머물지 못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강중에 살아갈 수 없게 할 수도 있었다!한지훈은 그의 안중에 전혀 없었
하지만 이 말에 강우연의 마음은 단번에 굳어졌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영철을 보며 말했다."네 그 독선적인 성격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네. 내 남편은 쓸모없는 인간이 아닌, 너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 남편은 내가 싫어하는 걸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는 거고!""내 눈에는 너와 지훈 씨는 비교도 안 돼, 정말 역겨울 뿐이라고!""여보, 가요!"강우연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나려 했고, 하영철은 즉시 말을 바꾸었다."우연아, 다시 얘기해 보자. 네가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하영철이 계속해서 붙잡으려 하자, 한지훈이 그의 앞에 서서 강우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야를 막았다. "하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곳 땅을 다 살 수는 없겠지.""당신이 우리에게 건물을 임대해 주지 않아도, 우린 다른 사람을 찾아 임대를 할 수 있어.""하지만 이거 하나는 기억해, 당신이 강중의 땅 전체를 사든, 심지어 오군의 땅까지 사더라도 결코 우연이를 얻을 수 없어. 우연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지."한지훈은 이 말을 남기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강우연을 끌어안고 떠났다.하영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히 쓸모없는 자식 따위가 나에게 도전하다니! 이 생각을 한 그는 즉시 보안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다들 잘 들어, 절대 그 두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하영철의 눈에는 악의가 스쳐 지나갔다. 어차피 두 사람은 이미 자신의 건물 안에 들어왔기에 폭력을 사용해 그들을 강제로 가두어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강우연은 분명 한지훈에게 세뇌를 당한 것이고, 자신의 곁에 머물게 한 뒤 자신의 좋은 점을 알려준다면 그녀는 반드시 한지훈을 잊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녀를 도와 회사를 설립한다면, 반드시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되겠지.동시에 그는 한때 오만했던 한씨 가문의 도련님인 한지훈을 심하게 모욕할 수도 있다.그는 속으로 자신의 뜻대로 될 거라는
“강우연, 이 남자는 네 남편이 될 자격이 없어. 딱 봐도 널 지켜줄 사람이 아니잖아. 차라리 나한테 와. 나 외출할 때면 경호원들과 동행해서 안전해.”하영철은 자신의 등 뒤에 선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반면 강우연의 옆에는 한지훈 한 사람뿐이었다.하영철은 한지훈에 비하면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했다.“녀석을 사랑하면 나한테 와. 네가 거절한다면 경호원 시켜서 저 녀석 무릎을 꿇리고 바닥을 기게 만들 거니까.”하영철이 협박 가득한 어투로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강우연은 전혀 두려움 없는 얼굴로 한지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훈 씨 혼자 날 지켜줄 수 있어. 네 경호원들은 내 남편의 상대가 아니야. 내 남편은 혼자 일당 백을 하는 사람이니까!”강우연은 한지훈의 비범한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냥 떠나자고 했던 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하지만 계속되는 하영철의 도발에 짜증이 치밀었다.“여보, 사정 봐줄 필요 없겠어요. 당장 저 녀석들을 쓸어버려요.”강우연이 이렇게 대놓고 한지훈에게 뭔가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만큼 그녀가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녀는 자신의 옛날 동창이 자신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경호원들을 앞세워 자신에게 협박을 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너무 역겨워서 그와는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이런 인간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의 기만 살려주는 꼴이었다.한지훈의 두 눈에 살기가 스치고 지나가더니 이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 당신 명령인데 그렇게 해야지.”부부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하영철이 웃음을 터뜨렸다.“저런 무능한 녀석이 일당 백을 한다고? 웃겨 죽겠네. 이따가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지나 마.”“너희들 들었지? 저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줘. 여자는 건드리지 말고 저 녀석은 죽기 전까지 때려!”하영철은 등 뒤의 경호원들에게 손짓하며 명령했다.그는 아주 태연한 얼굴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옆에 있는 비서에게 눈치를 주었다
한지훈은 하영철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가볍게 공중으로 들어올렸다.“나… 무능한 건 나야. 내가 무능한 녀석이야.”겁에 질린 하영철이 헛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아까는 내가 강우연 지켜주지 못할 거라며? 그런데 지금은 어때? 넌 네 목숨 하나 지키기 힘든 것 같은데?”한지훈은 하영철을 한 손으로 들고 벽으로 압박했다.무시무시한 힘을 눈앞에서 목격한 하영철은 반항할 생각을 아예 포기해 버렸다.마치 수림 속 맹수를 닮은 사내의 눈빛을 마주하고 있자니 두려워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다시 우연이 귀찮게 하면 오늘처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한지훈은 경고장을 날린 뒤에 가소롭다는 듯이 하영철을 그대로 던져 버렸다.“가자.”깔끔히 마무리한 뒤,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을 잡고 뒤돌아섰다.녀석들의 목숨을 취하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강중에 오자마자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적염왕의 행방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이때,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호화 외제차 한 대가 회사 앞에 멈춰섰다. 입에 담배를 문 중년 사내가 차에서 내리고 그의 뒤로 건장한 경호원들이 뒤를 따랐다.사내가 정문 입구로 다가가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공손히 사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대표님 오셨습니까!”사내가 바로 만영그룹의 대표였다.바닥에 쓰러져 있던 하영철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사내에게로 다가갔다.“아버지, 저 녀석들이 저 쳤어요. 저 녀석들 그냥 보내면 안 돼요!”외근을 나갔다가 돌아온 만영그룹 대표는 하영철의 부친이기도 했다.하 대표는 고개를 들고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지?”부친의 질문에 하영철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목을 움츠렸다.강우연이 먼저 나서서 해명했다.“하 대표님, 저희도 소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아드님께서 너무 무례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그녀는 하영철이 했던 일을 당당히 하 대표에게 들려주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하영철은 겁이
“닥쳐! 내가 어쩌다가 너 같은 멍청이를 아들로 둔 건지!”하 대표는 버럭 화를 내며 하영철의 귀뺨을 때렸다.하영철은 의아한 얼굴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따졌다.“아버지! 어떻게 아들한테 이럴 수 있어요?”하영철은 억울했다.“맞을만한 짓을 했으니까 때린 거지. 너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미쳐버리겠어!”하 대표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을 계속했다.“한씨 가문은 우리의 은인이야. 귀빈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그런데 넌 은인의 부인에게 찍쩝거리기나 하고 말이야!”그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지훈은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우연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하 대표가 계속해서 말했다.“우리가 강중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가득 떠안았을 때 병원 갈 형편도 안 되는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신 분들이 지훈이 부모님이셔!”“그분들이 없었으면 난 진작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야! 이런 불효자식, 당장 지훈이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지 못할까!”너무 갑작스러운 반전이라서 하영철은 물론이고 강우연도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착잡했다.“지금… 나한테 무릎 꿇고 저 녀석한테 사과하라고 하셨어요?”하영철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하 대표는 바로 손을 뻗어 아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꿇으라면 꿇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그 동안 네가 회사에서 갑질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게 한두 푼이야?”“말 안 들을 거면 당장 직위 내려놓고 회사에서 꺼져!”그 말을 들은 하영철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한지훈과 강우연에게 사과했다.어차피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한지훈은 딱히 하영철을 곤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 대표가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사무실을 빌리려는 거지? 마침 잘됐다. 내 명의로 된 부동산이 몇 개 있거든. 빈 건물도 많으니까 둘러보고 결정해.”하 대표는 아주 열정적으로 그들을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다.“면적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하 대표는 입
그런데 면적이 800평이나 하고 게다가 15층 건물에 인테리어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는 건물을 고작 월세 2백에 넘긴다니!거의 거저 주는 거나 다름없었다.상사의 말을 들은 비서도 얼굴이 급변했다.이 건물은 만영그룹이 본사를 옮기려고 준비하면서 이미 점 찍어둔 건물이었다.그룹 내부에서 사용하려고 이미 내정된 건물을 강우연에게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월세를 준다니 대체 한씨 가문에게 어떤 은혜를 입었기에 상사가 이러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정말 2백에 주실 건가요?”강우연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물었다.“내가 2백이라면 2백인 거지. 걱정 마. 우리 회사 가진 건물 많아.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다니 첫해는 싸게 주지. 일년에 2천만 원만 줘. 나중에 잘되면 그때 가서 다시 가격을 올리든 마음대로 하라고.”하 대표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말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강우연은 하영철이 아버지의 반만 닮았어도 한지훈에게 맞을 짓을 하지 않았을 거라며 속으로 감탄했다.“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하고 내일 사람을 보낼 테니까 건물에 한번 가봐. 계약 마무리하면 바로 사람을 구인하면 되겠네.”하 대표가 호쾌하게 말했다.“지훈아, 이따가 시간 있어? 같이 술 한잔 하고 싶은데 어때?”“대표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당연히 가야죠.”하 대표의 열정적인 초대에 한지훈도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아저씨라고 부르면 돼.”“네, 아저씨. 혹시 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한지훈이 물었다.“딱히 중요한 일이 있는 건 아니고. 네가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따뜻한 밥이라도 사주려고 그래.”하 대표는 자상한 웃어른처럼 한지훈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강우연이 웃으며 말했다.“편하게 먹고 와요. 너무 늦게 오지는 말고요. 다른 여자한테 눈길도 주지 말고요.”강우연은 한지훈이 자신에게 그의 가문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기에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