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이 말을 남긴 후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그는 이 경기를 끝내지 못하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들은 그저 평범한 적들일 뿐이며, 더 큰 적들은 아직 뒤에 있다. “힘내십시오! 반드시 이기셔야 합니다!”장강은 이 말을 한 후 머리가 핑 돌더니, 과다 출혈로 기절하고 말았다. 한지훈은 꿋꿋이 전방을 향해 질주했고, 10km의 거리는 짧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생사가 걸린 길이었다. 앞에서 달리는 팀도 뒤에 있는 팀을 상대할 시간이 있었고, 결국 팀당 한 사람만 결승점에 골인하면 이기는 것이었기에 다른 팀을 제지하는 것이 필요했다. 한지훈은 길을 가로막는 다른 참가자들을 해결한 뒤, 마침내 1위로 결승선에 도착해 성공적으로 승급했다. 이때, 호지해가 황급히 달려와 한지훈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사령관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각국의 대표들이 모두 퇴장했습니다!!! 아마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령도 부근에 이미 9개 연합군의 군함과 해군이 나타났습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한지훈은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리더니, 몸에서 한기를 뿜어내며 소리쳤다.“용경으로 돌아간다!!!”“예!”5분 후, 한지훈과 호지해는 참가 팀원들과 함께 곧장 항구로 간 뒤 승선하여 떠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때, 중무장한 용경 금위군 무리가 갑자기 총을 들고 한지훈 무리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호지해가 화를 내며 소리치자, 인솔 대장이 전투용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두 눈만 살짝 드러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부의 밀보를 받았습니다! 이곳에 반란군이 출현했으니 섬에 있는 모든 인원을 이곳에 구금하라는 지시입니다! 호 장군님, 한지훈 사령관님, 저희 지시를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반란군? 여긴 모두 용국을 위해 경쟁하는 영웅들뿐이다! 어디서 온 반란군이란 말이지?! 당장 비켜라, 우린 지금 바로 돌아가야 한다!”호지해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하
이 말을 들은 100명에 가까운 금위병들은 모두 서로를 쳐다보았다. 인솔 대장은 이때 땅에서 일어나 서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 “한지훈 사령관님,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바로 반란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이 자리에서 바로 총살할 수도 있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한지훈에게 총을 겨눴다.하지만.퍽!한지훈이 발을 내디뎌 그를 다시 날려버렸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인솔 대장은 곧장 땅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 “나를 막는 자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그 말과 함께 한지훈은 걸음을 옮겨 총을 든 100명의 금위병이 지켜보는 앞에서 호지해 및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하지만 100명의 금위병 중 그 누구도 감히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장병들이여, 만일 용국에 충성한다면 나와 함께 용경으로 돌아가 왕실을 구하자!!”그의 한 마디에, 특전사들은 차례로 총을 들며 소리쳤다. “북양왕을 따르겠습니다!!”그렇게 그들은 잇달아 배에 올랐고, 배는 신속하게 출발해 곧장 용경 항구로 향했다! 하지만, 불과 몇 해리를 항해하자마자 여러 척의 용국 전함에 포위되었다! 하늘에는 전투기가 배 위를 맴돌고 있었고, 모든 전함의 무기는 한지훈이 타고 있던 배를 향하고 있었다. “한지훈 사령관님! 저희는 관령도 부근에 반군이 출현했다는 천자각의 밀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사령관님께서는 이곳에 잠시 머무르십시오!! 천자각에서 원인이 밝혀지면 놓아드리겠습니다!!”바로 이때, 전함 중 한 척에서 어깨에 두 개의 훈장을 찬 해군 중위가 무전기를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한지훈은 뱃머리에 서서 병사들로 가득 찬 근처의 전함과, 하늘에 떠 있는 7~8대의 전투기를 훑어본 뒤 한 걸음씩 배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뒷짐을 지며 소리쳤다. “나는 북양왕, 한지훈이다!!! 그대들이 천자각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것은 거짓이 아니지만, 내가 아는 바로는
한지훈은 배에서 뛰어내렸고, 모두의 놀란 시선 아래 쾅 소리와 함께 그의 두 발은 전함의 갑판 위에 떨어졌다!!!그 순간, 전함에 타고 있던 금위군은 모두 넋을 잃고 말았다. 이…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배와 전함 사이에는 수백 미터의 간격이 있었는데, 한지훈은 실제로 이 거리를 돌진해 온 것이다!!이 순간, 모두의 시선에서 한지훈은 거센 살기로 가득 차 있었고, 갑판에 서 있는 중위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그러자, 중위도 당황해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발포, 발포하라!!!”하지만, 아무도 감히 그의 명령을 따를 수 없었다. 그는 북양왕이지 않은가! 불과 한 달 전, 여러 나라와 혼전을 벌였을 때 큰 공을 세워 용국을 영광스럽게 한 북양왕 말이다!!!이때.금위군과 중위의 놀란 눈빛 속에서 한지훈은 곧장 중위의 목을 잡고 갑판에서 들어 올려 차갑게 바라보았다. “기억났군! 당신은 용 선생 측 사람이야, 맞지?”중위는 그 순간 계속 몸부림을 치다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 한지훈에게 겨눴다. 하지만! 총성이 울리는 순간, 한지훈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총알은 그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죽어라!”한지훈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그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 후, 모든 금위군 앞에서 중위의 시체를 땅에 던지며, 차가운 눈빛으로 전함 전체를 훑어보았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모든 금위군은 겁에 질려 반걸음 뒤로 물러섰고, 감히 한지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한지훈은 그들을 힐끗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이제 정식으로 이 부대를 내가 인수하겠다! 모두 나의 명령을 따르라!!”“예!”금위군들이 일제히 그에게 경례했고, 모든 전함이 거의 동시에 한지훈의 명령을 받았다! 즉시 회항하여 용경으로 돌아가, 왕실을 구출한다!바다 위에는 5천 명의 금위군이 있었고, 지금 용경 항구에는 4만 5천 명의 용경 금위군이 대기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천자각 내부.용 선생은 부하들부터 가장 먼저 소식을 접했다
이 말을 들은 용 선생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왕의 병이 이토록 심각하단 말인가? 오늘 밤을 넘기기 어렵다니?용 선생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독하지 않으면 대장부가 될 수 없는 법! 그가 하려는 것은 모두 용국과, 용국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물러가거라!”용 선생이 차갑게 말하자, 여관은 즉시 천자각을 떠났다. 그 후, 용 선생은 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두드린 다음 문을 열었고, 황약사가 침대에서 국왕에게 주사를 놓는 것을 발견했다. “황약사, 국왕께서는…?”용 선생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황약사는 주사를 치우고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용 선생님, 국왕의 명은 이미 결정되었습니다. 선인이 온다고 해도 치료할 방법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국왕 폐하의 숨통을 이어주는 것뿐입니다.”이때 국왕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창백한 얼굴로 손가락으로 침대 옆을 살짝 두드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용… 용 선생.”“국왕 폐하, 분부하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용 선생은 황급히 앞으로 나가 정중하게 물었다. 그러자 국왕은 흐릿한 표정으로 용 선생을 바라보더니, 순간 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용 선생, 내 명령을 전하도록 해라. 용국의 백성과 7대 전역구에게, 북양왕 한지훈… 한지훈을 용국 대원수로 명하며… 그는 용국 전역구를 제외한 6개 전역구를 관장한다…”국왕이 말을 하자, 용 선생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눈가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국왕 폐하, 이 일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선 푹 쉬시고 병상에서 일어나시면 다시 고려해 주십시오… 어쨌든, 이는 매우 큰 일이며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관련돼 있습니다. 또한 대원수의 자리는 천자각과 용각, 전쟁부 및 무종의 4자 회의를 거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용 선생이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국왕은 용 선생의 팔을 힘껏 잡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용 선생은 서둘러 국왕을 돕기 위해 앞으로
그는 곧장 일어나 차가운 눈으로 옆에 있는 용 선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용 선생, 자네는 나와 20년 이상을 함께 지냈고, 그동안 자네가 한 모든 것을 난 알고 있네! 난 자네가 용국을 위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자네가 한 일은 신하의 범주를 벗어났어! 용 선생, 이쯤에서 그만두게.”그 후, 국왕은 손을 크게 흔들고 담황색 코트를 걸친 후 곧장 침실을 나섰다. 그 순간 침실 밖에는 근무 중이던 금위군 몇 명과 문을 지키고 있던 장교들이 국왕이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넋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모두 한쪽 무릎을 꿇고 황급히 외쳤다.“국왕 폐하!”국왕은 그들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명령을 전하라, 3천 흑갑호룡군단은 즉시 천자각을 호위한다!!”“그리고, 천자각의 의사 인원과 용각 네 장로, 전쟁부 열 장로, 그리고 무종종묘 열 장로는 즉시 찬자각으로 집결해 회의를 진행할 것이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자는 반역죄로 처벌한다!!”“예!”몇 안 되는 금위군들은 즉시 돌아서서 명령을 내렸고, 국왕은 두 장교를 차갑게 노려보더니 그들에게 다가갔다. 두 장교는 서둘러 몸을 일으켜 허리를 굽힌 채 한쪽에 서서 온몸을 떨었다. 국왕이 그들에게 다가가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짐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자들인 것 같은데?”그러자 두 장교는 즉시 공손하게 대답했다. “국왕 폐하, 저희는 막 용경 주둔군으로 전근되었습니다.”“용경 주둔군이라니?”국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돌아서서 바로 뒤에 있는 선반에서 검 한 자루를 꺼내 들었고, 그 중 한 사람의 목덜미에 겨누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너희들을 전근한 것인가?”목덜미에 차가운 검이 닿은 장교는 겁에 질려 곧장 무릎을 꿇고 떨며 말했다. “국왕 폐하, 살려주십시오…저저저는, 용, 용 선생님, 용 선생님께서 파견한 겁니다…”‘쓱!’국왕은 즉시 손에 들린 검을 휘둘러 장교의 목을 베었다! 이 광경을 본 다른 장교는 놀라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고
신한국이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자 그의 눈가에 무거운 빛이 스치며, 깊은숨을 내쉬었다!그림자 부대는 한 번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부대였다! 한 번도 명예를 가져본 적이 없는, 용국에게만 충성하는 그런 부대인 것이다! 그들은 용국 전체에서 가장 비밀리에 움직이는 부대로, 가장 위험한 일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들은 가장 숭고한 이상을 가지고 있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에휴.”신한국이 내키지 않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림자 부대를 보내는 것이 정말 아쉽군.”강만용도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용국의 근본에 관한 일이니 어쩔 수가 없네. 그림자 부대는 용국을 위해 죽겠다는 신념 하나로 창설되었지 않은가. 그들은 모두 이름 없는 영웅이야! 어쩌면 수십 년이 지나야 세상에 알려질지도 모르지. 그들의 가족은 현재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 심지어는 그들을 증오하기도 하지만, 수십 년 후면 이해할 수 있겠지!”신한국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궜다. 잠시 후, 4명의 장로가 용각을 떠나 천자각 금위군과 함께 천자각으로 향했다. 같은 시각, 용국 무종종묘.10명의 장로가 천자각의 명령을 받은 후 넋을 잃은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명령을 거역하지 못했고, 그들은 천자각의 전용차에 실려 천자각으로 향했다. 전쟁부의 10명의 장로들도 지프 군용 차량을 타고 서둘러 천자각으로 달려갔다! 현재, 천자각 회의장 안은 이미 용국의 핵심 인물들로 가득 찼다! 용각의 네 장로와 전쟁부의 열 장로, 무종종묘의 열 장로 및 천자각의 일부 신하들이 회의에 참석했다!!회의장 분위기는 매우 엄숙했고, 용각의 네 장로와 전쟁부의 열 장로는 비밀리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며 현재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무종종묘의 열 장로만이 현 상황에 개입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마치 열 개의 조각상처럼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장 문이 열리며 국
“당신들이 직접 말해 보십시오, 이 업적들로는 대원수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충분하지 않단 말입니까?!!”신한국은 늙은이들을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맞습니다! 제가 전쟁부를 대표해서 가장 먼저 이 의견에 동의를 표합니다!!”이때, 전쟁부 대장군도 일어나 국왕의 의견에 동의하며 말했다. “한지훈은 우리 용국의 영광입니다! 그가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제가 제일 먼저 죽음으로 사죄하겠습니다!!!”전쟁부 대장군이 말하자, 의사 대신들은 모두 침묵을 지키며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그들의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대장군, 당신은 한지훈이 아닌데 어떻게 그가 다른 마음을 품지 않을지 알 수 있습니까?! 무려 대원수의 자리입니다! 당시 한용이 가장 좋은 예시가 되겠네요!!”“옳소! 한지훈은 한용의 손자이기도 한데, 한용은 지금까지도 행방불명이지요. 어떤 사람은 북양에서 한용을 만났다고 합니다. 만약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용국은 한씨 가문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릅니다!”“맞습니다! 한지훈은 절대 대원수 자리에 오를 수 없습니다! 부디 국왕 폐하께서는 명령을 거두어 주십시오!! 절대 이런 선례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순식간에 의사 대신들이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 “국왕 폐하, 심사숙고하여 주시옵소서!”“해당 일은 용국 전쟁부의 기초와 관련된 일이니 절대 독단해서는 안 됩니다!”국왕은 상황을 보자 안색이 더욱 굳어졌고, 고개를 돌려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은 무종종묘 열 장로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종종묘의 장로 열 분은 할 말이 있습니까?”그러자 열 명의 무종종묘 장로는 서로를 쳐다보았고, 가장 끝에 앉아 있던 넷째 장로가 눈을 가늘게 뜬 채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대답했다.“국왕 폐하, 이 일은 정말 갑작스럽고 저희도 예기치 못한 것이니 단호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제 견해로는, 역시 논의를 미루는 것이 좋겠습니다…”그러자 이때!‘퍽!’국왕이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우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은 순식간에 갈라졌고, 모두가
국왕의 위엄이 회의장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고, 모든 의사 대신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국왕의 의견에 토를 단 사람이 그의 눈빛 하나에 죽음을 맞이한 것을 보지 못한 자는 없었다. 이때, 그들은 눈앞의 늙어 빠진 국왕이 왕위에 올랐을 때 얼마나 풍채가 좋았는지 떠올렸다!!!그들은 국왕이 한때 무자비한 살육과 횡포한 수단을 썼다는 것을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다시 생각하자 온몸이 떨려왔고, 국왕은 대신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무종종묘의 열 장로가 승낙했는데, 또 누가 승낙하지 않을 텐가?”이 말이 나오자마자 땅에 무릎을 꿇고 있던 의사 대신들은 모두 서로를 바라보았고, 아무도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국왕 폐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의사 대신들이 소리쳤다.국왕의 눈빛은 싸늘했고, 그가 막 입을 열어 발표하려고 하자 한 위엄 있는 그림자가 순간 문에서 들어오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천자각 의회에 무종종묘의 열 장로도 왔는데 어떻게 내 자리가 없을 수 있습니까?”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고, 건장한 중년 남성이 뒷짐을 진 채 한껏 위엄을 보이며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순간 숨을 헐떡였다! 그는 다름 아닌 용국 제일의 무종, 무신종의 종주인 무적천이었다!!!그는 백금색 가운을 입은 채 튼튼한 가슴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고, 온몸에서 천둥번개와 같은 기운을 내뿜으며 매우 위협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그의 사각 진 얼굴과 치켜 올라간 눈썹에서 그의 사나운 위세를 느낄 수 있었고, 그를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 없게 만들었다!!!국왕은 몸을 돌려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다가오는 무적천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 종주, 여긴 어쩐 일이지?”무적천은 먼저 회의장에 있는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그의 시선이 국왕을 향하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국왕 폐하, 천자각에서 긴급 의회가 소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무종종묘 열 장로와 전쟁부 열 장로, 그리
이 둘과 비교하면, 기자인 그녀는 마치 한 줌 모래처럼 미미한 존재였다.임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오르자, 유 씨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아, 사실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지금의 용국은 이미 몇 년 전의 용국이 아니야. 너도 알겠지만, 내 뒤에는 오대 명산이 있단 말이지.”“우리 오대 명산이 널 지지하는데, 뭐가 두려운 것이냐? 설령 용국 조정이라도 감히 우리를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그날의 대화는 줄곧 내가 한 말이었으니 잡으려면 나를 잡는 거지, 널 잡을 일은 없다.”임설은 그 말을 듣고 다소 안심한 듯 보였으나, 여전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만…… 유 씨 어르신, 그건 전부 어르신의 추측일 뿐이에요. 우리 손엔 아무 증거도 없잖아요!”“증거? 증거가 그렇게 중요해?”유 씨 노인은 냉소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무종 전체가 내 말에 동의한다면, 그게 바로 증거지!”비록 천릉자가 대량산에서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한지훈의 명예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면 국왕은 가장 중요한 의지를 잃게 된다.바로 이때, 국왕의 자리를 노린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이때, 산성시.산중에 위치한 호화로운 별장에서, 검은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선아, 며칠 전 장 도령께서 놀란 일이 있었단다.”“우리 천산 장씨 가문과는 대대로 교류가 깊었지. 어떤 의미에서든, 넌 가서 한 번은 그를 봐야 하지 않겠니?”“그리고 네 신분도 좀 자각해야 해. 진씨 가문의 큰 아가씨가 어찌 그리 속된 백성들처럼 옥기점 같은 데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냐!”이 중년 남자의 이름은 진천국, 산성 진씨 가문의 가주였다!진천국이라는 이름은 산성 전체에서 거의 군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특히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 진천국의 사문은 현재 산성 최대의 종문인 천앙종이었다!게다가 진씨 가문은 지금 천산 장씨 가문과 우호 관계를 다져가며, 혼인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만일 혼인이 성사된다면, 진씨 가문은
사실, 한지훈이 산에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유 씨 노인의 말을 다 듣고 있었다.오대명산과 무종 사람들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어찌 한지훈이 모를 수 있을까!최근 이 시기 동안 천릉자의 기세가 드높다는 건, 곧 오대명산이 천릉자를 내세워 한지훈이 용국에 세운 공적을 지우려는 의도임을 뜻한다.게다가 이 기회에 국왕의 지위마저 위협하려는 것이었다.개인의 영예나 치욕 따위는 한지훈에게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지만, 누구든 국왕의 권위를 흔드는 일만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오대명산의 계략을 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천릉자의 기세가 가장 드높을 때 정면으로 한방 먹이는 것이었다!그리고, 천릉자가 살해당한 사건은 과연 큰 파장을 일으켰다!그 전에 오대명산은 이 일을 공개적으로 보도하게 하려고 수많은 언론 기자들을 초청했다.하지만 정작 결과는,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현장에 와 있던 언론사 수가 너무 많았고, 모두가 생중계로 현장을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수많은 인플루언서들까지 합류하며 정보를 봉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이 사건은 마치 다리가 달린 듯, 하룻밤 사이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흥! 정말 웃기는군. 그 따위가 어찌 한지훈과 견줄 수 있단 말인가? 한지훈보다 깨달음이 뛰어나다고? 타고난 자질이 낫다고? 결국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죽어버렸잖아!”“흥, 내 보기엔 그냥 날뛰는 광대였을 뿐이지!”“날뛰는 광대? 그래도 광대는 멀쩡한 머리를 잃진 않겠지! 하하하…”온라인에서는 조롱이 난무했고, 항산의 사람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했다.한순간에 오대명산의 기세는 급격히 꺾이고 말았다.그 뒤 한 달 동안, 모든 이들의 화제는 이 사건에 쏠렸다.오직 한지훈만이 조용히 천생서문에 기록된 내용을 따라 진지하게 약제를 조합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그에게는 강우연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런 화제들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게다가 천하 정세는 이미 크게 변하고 있었고,
그들은 누군가가 도중에 강탈할 거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장령풍이 자소화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는 약속대로 천릉자에게 져주지 않을 가봐 걱정됐다. “여러분, 드디어 가장 관건적인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지 함께 알아봅시다!”한 인터넷 BJ는 생방송을 켜고는 팬들을 향해 말했다. 그렇게 시간은 1분 1초가 흘렀고, 모두들 손꼽아 승패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산 길에서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다. 다만,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의 종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사고라도 난 건 아니겠죠? 장 사부님이랑 천릉자 사부님은 왜 여태까지도 나오지 않는 거죠?”임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실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너무 격렬하게 싸운 나머지 모두 중상을 입어 전혀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필경 모두 동문 사람이기에 두 사람이 한판 붙게 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겨둘 거야!”유 씨 어르신은 확신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 알다시피 이번 대결은 5대 명산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인 판이다. 게다가 천산 장 씨 집안도 이 계획에 얽혀있었기에, 절대 어떠한 실수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위에는 또 수많은 고수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의외의 사고란 발생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 씨 어르신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산길에서는 어두운 안색의 항산 제자 4명이 단대 하나를 들고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이내 카메라들은 일제히 그 단대에 초점을 뒀고, 모든 기자들은 순간 숨을 죽였다. 단대 위에는 머리 없는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고 옆에는 웬 동그란 물건이 놓여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바로 천릉자의 머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다른 한편, 몇 명의 장 씨 집안 자제들 역시 단대 하나를 들고는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장령풍
그러나 한지훈은 장령풍을 투명 인간 취급한 체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여전히 깊은 공포 속에 빠져 있었다. 사실 천릉자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방금 그와의 정면승부에서, 그는 천릉자의 털 하나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은 그야말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천릉자의 촘촘한 검망을 깨뜨려 그의 머리를 아작 낸다는 건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최선을 다해봤자 기껏해야 천릉자에게 상처만 입힐 거라 확신했다. 천릉자를 죽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도 더욱 어려웠다. 모두들 알다시피 검망 아래에서는, 수천 갈래의 검의 습격을 마주해야 했다. 그 검망을 피해 사람을 죽이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검방을 피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설사 2성 천신계 강자라 하더라도 밀집된 검망을 마주하게 되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게 되고 더욱이는 천릉자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오직 나뭇잎 하나만으로, 마치 어린애 장난처럼 닥치는 대로 나뭇잎을 던져 천릉자의 머리를 아작 냈다. 지금 이 순간, 산 전체는 비할 데 없이 조용했다. 한지훈이 멀어질 때까지 장령풍은 줄곧 조용히 땅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감히 고개 한번 들어 앞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장령풍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한지훈의 자취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그는 비로소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장령풍, 오늘 벌어진 일을 소문내면 장 씨 집안은 멸망하게 되는 줄 알아!”“네...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겁니다!”크게 놀란 장령풍은 벌벌 떨었다. 한지훈의 경고는 그에게 있어서 성지였다. 한지훈은 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은 용경과는 80리 정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오직 용국을 위해 복수
게다가 사방에서 한지훈을 헐뜯고 있는 발언들에 대해, 장령풍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몇몇 명산 모두가 그의 적이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남의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 자체는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역외 강자조차도 흔들 수 없는 거물을, 누가 감히 건드리려 하겠는가? 그러나 옆에 있던 천릉자는, 장령풍의 표정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한지훈의 정체가 뭐든, 자신이 쟁취해야 할 성과를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내 그는 장령풍과 상의도 하지 않고 바로 손을 들었다. 곧이어 그물처럼 촘촘한 검망이 한지훈의 정수리 위에 펼쳐졌다. 그는 단 한 방에 한지훈을 산산조각 내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건드리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작정이었다. 온 하늘을 덮은 검망에도, 한지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닥치는 대로 나뭇가지에서 잎사귀 하나를 따냈다. 그러고 나서는 천릉자가 서있는 쪽으로 잎사귀를 가볍게 던졌다, 곧장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잎사귀에, 제대로 화가 난 천릉자는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잎사귀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무종 모든 종사들의 장기였다. 그러나 종사계의 실력은, 그저 전신계와 같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성 천신계 고수인 자신이 뜻밖에도 전신계 같은 땅강아지한테 무시당하게 될 줄이야? 생각할수록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 천릉자는 곧바로 또 하나의 검망을 휘두르며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네 이 녀석, 천신계 강자를 상대로 도전장을 내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지 오늘 내가 제대로 보여주마!”“죽어!”지금 이 순간, 천릉자는 이미 한지훈을 죽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산산조각 나게 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눈앞의 상황에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전에 이미 한지훈의 전력을 직접 목격했었다. 모든 전투에서, 한지훈은 오릉군 가시를 던졌었다.
천산 장 씨 집안과 항산 사이에는 서로 맺은 약속이 있었다. 오늘 이 자소화도 사실은 천릉자에게 주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소화 자체는 결코 희귀하지는 않지만, 꽃이 피기 전의 자소화를 찾는 건 매우 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대다수는 사람들에게 발견되기 전에, 산속의 맹수들에 의해 먹히고는 만다. 사실 천신계 강자에게 있어, 자소화의 장점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조롭게 2성 현급 천신계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큰 유혹 앞에서, 장령풍은 장 씨 집안과 항산의 약속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오로지 이 자소화를 손에 넣을 생각뿐이었다. 그의 단호한 태도에 천릉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령풍, 작은 것을 얻으려고 큰 것을 잃으려 하지는 마. 당시 한지훈의 그 사건도 장 씨 집안이 자초한 일이었어. 네가 자소화를 손에 넣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한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사실 전에 5대 명산, 항산 그리고 천산 장 씨 집안이 줄곧 천릉자를 치켜세운 이유는 그 배후에는 아주 큰 음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른바 불세출의 천재란 타이틀을 근본적으로 꾸며낸 것이다. 사실 천릉자는 이미 30년 전에 항산 문하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항산은 줄곧 그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간주해오고 있었다. 그렇게 4년 만에 단번에 천신 경계를 돌파하게 된 기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가짜였지만, 그 최종 목적은 천릉자를 이용하여 한지훈을 호되게 밟는 것이었다. 그리고 방금 유 씨 어르신의 발언과 언론을 통해 한지훈은 영원히 용국의 치욕이라는 이미지로 매장하려는 속셈이었다.그러려면 이 과정에서 천릉자의 후광을 더욱 밝게 비추어야 했다. 그의 후광으로 한지훈의 공적을 덮어 그를 폄하하고 말살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장 씨 집안의 계략이 뭐가 대수야? 난 지금 오직 이 자소화만 갖고 싶을 뿐이야!”장령풍은 여전히 굳은 표정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이 내용이 보도된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필경 현재 용국은 물론, 심지어 전 세계가 모두 한지훈이 단지 일성 준 천신계의 실력으로 10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참살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한지훈과 용국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배후에 호천 창세가 손을 쓴 거라면 용국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지훈은 또 어떻게 될까? 과연 누가 용국을 두려워하겠는가? 아마 그 누구도 한지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 않을 것이다.“됐어, 한지훈 그 반역자에 대해서는 이쯤하자. 저 두 사람의 시합이나 지켜보자고!”유 씨 어르신은 의도적으로 반역자라는 세 글자를 강조하며, 한지훈의 못된 이미지를 제대로 박았다. 한편 그 시각, 한지훈도 어느새 산꼭대기에 도착했다.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은 여전히 교전을 펼치고 있었다. 게다가 보아하니 장령풍의 상황은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새하얀 도포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장령풍은, 어느새 피범벅이 되었고 분노 가득한 두 눈동자는 천릉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반면 천릉자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한 손을 짊어진 채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듣기로는 너희 장 씨 집안 삼절진은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하던데, 오늘 보니 역시나 명실상부라 느껴지긴 하는구나. 하지만 다만 아쉬운 건, 넌 아직 제대로 불꽃이 튀지 않아 천절진의 위력은 크게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앞으로 만약 10년만 더 지나게 된다면, 나중에 나의 천망 검진은 너를 더 이상 격파하기도 어렵게 될 거야. 하지만 어찌 됐든 그건 10년 후의 일이니, 오늘은 일단 이 자소화를 나한테 양보해!”이내 천릉자가 허리 굽혀 자소화를 따려는 순간, 숲속에서는 갑자기 우렁찬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오옥!”불곰보다도 몇 배나 더 큰 맹호 한 마리가 갑자기 숲에서 뛰어나오고 있었다. 순간 천릉자와 장령풍 모두 멍해졌다. 전에 5대 명산 고수들이 이미 산꼭대기를
유 씨 어르신의 말에, 임설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기가 돌아온 후, 모든 사람들의 몸에는 큰 변화가 생겼고 저항력도 강해졌을 뿐만 신체능력도 향상되었다.그러나 마찬가지로 맹수들도 더욱 강해졌다. 만약 임설이 맹호를 상대한다면, 그건 바로 먹잇감이 되는 것이었다.당시 한지훈의 일전도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하다니, 게다가 모두 한지훈보다 한두 단계 높은 경지의 고수들이라니. 비유하자면 당시의 한지훈은 마치 현재의 임설과도 같았고, 그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은 바로 맹호 같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그들의 대결 결과는, 전혀 추측할 필요가 없이 다들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 당시 그 대결이 만약 오로지 한지훈의 소행이었다면, 이건 합리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유 씨 어르신은 뒷짐을 진 채 오만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필경 유 씨 어르신은 화산 고수중 한 명이었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이 아주 높았다. 게다가 진정한 무도 중인 만이 한지훈이 당시 직면한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보통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유 씨 어르신은 이런 속임수에 넘어갈 리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무종이 점점 강해지게 되면서, 현재 더욱 많은 일반인들이 모든 경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게 되었다. 천신경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전신계라 하더라도 작은 경계 사이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다. 즉 천릉자는 비록 일성 준 천신의 최고 실력에 도달하긴 했지만, 그가 2성 천신계를 돌파하지 못한 이상, 2성 천신계 상대에게 있어 그는 마치 땅강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두 사람이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같은 수평선에 놓여있지 않는데, 어떻게 싸울 수 있겠는가? “어르신, 그 말씀은 전에 한지훈이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하여 모든 사람들을 속여왔다는 뜻인가요?”임설이 다시 물었다. “그래.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네. 너희들 아직도
임설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 “혹시 임설이니?”바로 이때, 임설의 뒤에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 씨 어르신?”고개를 돌린 임설은, 뒤에 선 노인을 보고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급히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그녀가 유 씨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 사람은 바로, 세속에서 활동 중인 화산 강자이자 현재 무도 재판소의 부회장이기도 했다. 게다가 화산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에 유 씨 어르신은 세속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매체인으로서 임설 역시 유 씨 어르신이 낯설지는 않았다. 게다가 전에 그녀는, 유 씨 어르신의 인맥을 통해 5대 명산의 3기 다큐 영화까지 제작했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왜 여기 계신 거예요?”임설은 겉으로는 궁금해하는 척했지만, 사실 내심 전혀 의외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령풍과 천릉자 두 사람이었기에, 같은 5대 명산인 화산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단지 길을 가던 중 한번 와서 본 것일 뿐이야. 그나저나 이 아이들은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는데, 이들이야말로 용국의 미래 희망이지!”유 씨 어르신은 눈을 지그시 뜨고는 산 꼭대기 쪽을 유유히 바라보았다.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임설은 급히 보조 카메라 감독을 불러 휴대폰으로 촬영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내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유 씨 어르신 가까이에 다가갔다. “어르신, 어르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늘 이 자소화, 과연 어느 집안이 가져갈 거라고 예상하시나요?”필경 유 씨 어르신의 신분 지위는 꽤나 높았기에, 아마 일부 내막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5대 명산끼리의 호흡은 결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령풍과 천릉자가 맞붙기도 전에, 아마 암암리에 모든 준비를 마쳤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아이고, 그 질문은 좀 난처하네. 원칙부터 말하자면, 장 씨 집안 역사는 엄청 유구하지. 우리 용국의 많은 비진도 모두 장 씨 집안으로부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