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용왕사위 / 제2382화

Share

제2382화

Author: 봄가을
그 말을 듣자, 대장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사실, 모든 정보 중에서도 무신종과 국왕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조정 역시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무적천 또한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보였다!

“그 뜻은...?”

그러자 황약사는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으며 대꾸했다.

“자네는 진왕의 반란이 왜 실패했는지 알고 있는가?”

“그건...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장로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

“곤륜에 한 노인이 있었지. 그자는 손을 한 번 드는 것만으로도 무적천을 얌전히 물러서게 만들었는데, 장도령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도 자네는 장도령이 정말 무적천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겉모습만 봐선 안 되는 법일세. 무적천조차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건, 그 역시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지! 그가 두려워하는 자가 누구일 거라 생각하는가?”

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한지훈에게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황약사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노인이 한지훈의 비장의 카드가 아닐 수도 있고, 한용이 한지훈의 의지처라고 보기도 어렵네. 다만, 한지훈과 조정 모두 이렇게 고요하다는 건 분명 비범한 기운이 숨어 있다는 뜻이지!”

“그러니 약왕파를 위해선 더더욱 참고 견뎌야 하네.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절대로 함부로 수를 두어 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위험천만한 처지에 빠질 걸세!”

대장로는 황약사의 입에서 '위험천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국면은 겉보기엔 일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 숨은 파도가 요동치고 있다는 뜻이었다.

황약사조차도 위험을 느끼고 있을 정도라니!

“곡주님, 정말로 한지훈이 그토록 대단한 인물입니까?”

대장로는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러자 황약사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 영상은 서로 다른 두 장면을 이어 붙인 것이었고, 첫 번째 장면은 한지훈이 동방 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용왕사위   제2383화

    장도령의 위명은 허언이 아니었다.그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어르신들에게 들은 이야기만으로도 그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더구나 이번에는 장씨 가문의 복수를 위해 나선 만큼, 더욱 가차 없는 행동을 보일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한지훈 선생님께 알리는 것이 좋을까요?”나한비가 고뇌에 찬 얼굴로 물었다.이번에도 나씨 가문은 어쩔 수 없이 모두의 반대편에 서게 되었다.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인가! “우리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게다가, 우리가 직접 나서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한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거리를 두실 수도 있으니 말이야.”나계홍은 말을 마친 후 천천히 눈을 감았고, 고개를 연신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며칠간의 상황이 도청전인에게 보고되었다.그중에서도 '장도령'이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도청전인의 표정은 단숨에 굳어졌다.“어서, 한 선생님을 뵈러 가자!”이때, 한지훈은 서재에서 삼절진의 진수를 연구하고 있었다.겨우 약간의 깨달음을 얻으려던 찰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한 선생님! 큰일입니다! 천산 장씨 가문의 대변인인 장도령이 이미 하산했으며, 게다가...”천산 장씨 가문?!생각보다 빨리 왔군!한지훈은 고개를 들며 도청전인을 바라보았다.“게다가 뭐라고 했죠?”“그가... 그가 선생님께 양팔과 양다리를 스스로 끊고 장씨 가문에 가서 사죄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문 전체를 멸족하겠다고 했습니다!”도청전인의 목소리는 몹시 낮았고, 얼굴은 극도로 어두웠다.“오, 그래요? 장씨 가문 놈들은 다들 정신이 나갔나 보군요, 걸핏하면 남의 다리를 끊으라고 하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 사람의 말을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한지훈은 손을 휘저으며 도청전인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말했다.도청전인은 뒤에 서 있던 천검종의 제자들에게 눈짓해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낸 뒤, 한지훈에게 다가와 정중히 말했다.“주상, 그자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한때 용

  • 용왕사위   제2384화

    한지훈은 검은빛 명함을 한 번 흘낏 보고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것이 진우의 것임을 알았다.이 명함은 흑병대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물건으로, 쉽게 꺼내지 않는 것이다.한지훈은 명함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를 안으로 모셔라!”잠시 후, 진우가 천검종 제자의 뒤를 따라 대청으로 들어섰다.“진 씨 형님, 먼 길을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어서 앉으시지요!”한지훈은 태연한 태도로 다과상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진우는 먼저 한지훈을 살펴본 뒤, 도청전인을 한참 동안 주의 깊게 관찰하고 나서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이 먼 길을 직접 오시다니, 여행을 온 것은 아니겠죠?”한지훈은 차를 따라주면서 웃으며 물었다.“아이고, 한 씨 형님, 이번에 저는 국왕 폐하의 명을 받고 급히 온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매우 긴급합니다!”진우는 한지훈이 내준 찻잔을 받았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옆에 내려놓았다.“무엇이 그리 급합니까?”한지훈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아이고!”진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등을 쳤고, 곧장 한지훈에게 대답했다. “장도령이 이미 천산에서 하산하여 지금 천성에 도착한 것을 모르십니까? 그가 지금 오고 있는 중입니다!”진우는 말을 하며 한 문서를 꺼내 한지훈에게 건넸다.“이것은 국왕께서 친히 명령한 일입니다. 한 씨 형님께서 직접 오륙으로 가서 무도 학원을 감시하고, 즉각 출발할 것을 명하셨습니다!”한지훈은 넋을 잃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명령은 너무도 시기가 절묘했고, 문서에는 큼지막하게 기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이는 분명 국가 일급 기밀로, 이번 작전에 참여하는 이들 외에는 누구에게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했다.국왕은 사실 한지훈에게 오륙으로 가서 위기를 피하라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한지훈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곧바로 국왕의 의중을 이해했고,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 “오륙의 무도학원은 아직 설립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중요한 소식이 있다면 누군가는 제일 먼저 저에게 통지

  • 용왕사위   제2385화

    “명산도, 장씨 가문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 세상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들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합니다. 누구든지 먼저 국법을 지키는 것이 국가에 대한 충성의 길이지요!”“그들 장씨 가문은 조룡의 무덤을 지킨다고 해서 용국에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닙니다! 무덤 수호자로서 조룡의 무덤을 지키는 것은 그들의 의무일 뿐입니다!”“자신들이 해야 할 일만을 다하고, 전국 백성들의 머리 위에 올라타서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그런 자들은 죽여야만 합니다!”한지훈은 대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진우는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다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한지훈의 말이 분명히 맞았고, 장씨 가문은 이미 너무나도 거만해졌다. 국왕은 장씨 가문을 눈여겨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지만, 그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따라서 국왕은 장씨 가문을 적대 세력으로 분류하지 않았고, 그들이 저지르는 일들에 대해서도 그저 눈감아 주거나 지나쳐 버렸다!“주군, 이분이 말씀하신 대로 장씨 가문은 상대하기 쉽지 않으니, 장도령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도청전인도 조용히 조언했다.하지만 한지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한지훈의 마음이 확고해지자, 진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렇다면, 나 진우는 여기서 오래 머물게 될 것입니다. 아마 장도령은 천자각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관대한 처신을 했을지도 모릅니다!”“한 선생님…”그때, 한 명의 간호사가 빠르게 대청으로 달려와 초조하게 말했다.“강 대표님의 양수가 터졌습니다. 곧 출산할 예정입니다! 이미 병원에 연락을 했고, 산부인과 의사가 곧 도착할 것이니 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뭐라고?!한지훈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말입니까?! 그럼… 빨리! 선생님, 경비원에게 알리고, 의료진은 무조건 출입을 허용해 주세요. 절대로 막지 말아야 합니다!”“알겠습니다!”도청전인은 급히 대청을 나와 문 쪽으로 온 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 용왕사위   제2386화

    한씨 가문은 또 한 명의 아들을 얻으니 집안에 경사가 가득했다!도청전인을 비롯한 모두가 등불을 밝히고 집안을 장식하며,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했다.나씨 가문의 사람들 또한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와 축하를 전했다.“한 선생님, 이는 저희 나씨 가문의 작은 성의입니다. 꼭 받아주십시오.”나계홍이 말하며 돈봉투를 한지훈에게 건넸다.한지훈은 돈봉투를 쳐다보지도 않고 옆에 있던 천검종 제자에게 넘기고는 웃으며 물었다.“나계홍 씨, 이 시점에 축하하러 올 용기가 있었습니까?”나계홍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한지훈의 말 속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한 선생님, 농담도 지나치십니다. 나씨 가문이 오늘날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한 선생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이 시점에 한 선생님을 떠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배신이고 의리를 저버리는 것입니다!”“배신과 의리를 저버리는 자는 하늘이 용납할 수 없는 법이지요!”나계홍은 지금 이 순간, 한지훈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한지훈은 나씨 가문의 유일한 의지였고, 죽더라도 한지훈과 함께 죽는 것 외에는 길이 없었다!“좋습니다. 그대가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 나씨 가문이 받은 은혜는 헛되지 않았네요. 밤이 깊었으니, 어서 돌아가 쉬시지요.”한지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강우연은 갓 출산한 몸이라 휴식이 필요했기에, 나계홍과의 접견은 불가능했고 나계홍도 더 머물지 않고 한지훈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강중에서 나씨 가문과 몇몇 이름 없는 작은 가문만이 축하 선물을 보냈고, 다른 모든 가문은 모른 척하거나 심지어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심지어 강중의 시장조차도 장씨 가문의 복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더불어 강릉의 많은 거물들도 고속도로로 모여들어 차 앞에 서서 조용히 장도령의 도착을 기다렸다.천성의 분위기는 전례 없는 긴장감에 휩싸였고, 모두가 서둘러 줄을 서거나 아첨하기에 바빴다.하지만

  • 용왕사위   제2387화

    장도령은 그저 차갑게 웃기만 했다. 한지훈은 어린 나이 치고는, 확실히 남다른 점이 있었다. 설령 5대 명산 제자라 할지라도 무도나 진법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한지훈은 두 가지를 전부 장악할 수 있었다. 그 덕에 그에게는 적수가 없었다. 사실 진법을 수련하는 강자들은, 초기에는 무도를 수련하는 강자들에 비해 실력이 다소 약한 편이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서, 특히 사령관 그 이상의 실력에 이르게 되면 결코 무도와는 비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한지훈이 바로 가장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확실히 인재이긴 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 씨 집안사람을 죽이지는 말았어야 했어!”장도령은 거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진법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장도령의 눈에는 그저 소꿉장난일 뿐이었다. 그 어떤 진법도 삼절진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듣기로는 도청 전인도 여기 있다던데?”이내 장도령이 담담하게 물었다. “맞습니다! 도청 전인 이 놈, 그야말로 무맹 중에서도 패륜입니다! 줄곧 한지훈의 곁을 따르면서 무종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있습니다!”노 씨 어르신은 이를 악문 채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그 말에 장도령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한 씨 별장의 대문 앞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도청 전인 그놈 지금 어디 있어? 왜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고 나를 맞이하지도 않는 거야!”그의 목소리에는 진법이 섞여 있었다. 그의 단 한마디로, 큰 굉음이 폭발함과 동시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고막이 윙윙거리기 시작했다. 자리에 있던 거물들은, 그 기운에 모두 깜짝 놀랐다. 역시나 천신은 대단해, 이건 평범한 인간은 절대 할 수 없는 거잖아? 심지어 강중 시내 한복판에서도 그 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씨 별장의 대문이 열렸다. 도청 전인은 억지로 웃는 모습을 보이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저 멀리 서있는 장도령을 향해 살짝 몸을 굽혀 인사하였다. “천검종 도

  • 용왕사위   제2388화

    옆에 있던 사람들은, 장도령의 말을 듣고는 모두 깜짝 놀랐다. 어쩐지 도청 전인이 장도령에게 매우 공손하더라니, 알고 보니 그들 사이에는 심상치 않은 과거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장도령의 실력에 대해 재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단지 간단한 가르침으로, 도청 전인을 단번에 무적천에 버금가는 무종 강자로 만들고 심지어 검경까지 깨닫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장도령의 공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순간 많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장도령에게 흠모의 눈길을 보냈다. “선배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 선배님과 적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장 씨 도련님이 그동안 한 선생을 사칭하여 천성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가 결국 한 선생에게 발견되었는데, 어찌나 뻔뻔하고 고집이 강한지 끝까지 한 선생을 사지로 몰아넣으려고 했습니다!”“그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한 선생이 결국 손을 댄 겁니다. 정말 의도치 않게 장 씨 도련님을 죽이게...”“닥쳐!”도청 전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장도령은 노호하였다. “네가 뭔데 감히 내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따지려 하는 거야!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감히 우리 장 씨 집안의 잘못을 나무라다니! 설령 도련님이 정말 한지훈의 신분을 사칭했다 하더라도, 심지어 나아가 한지훈을 죽였다 하더라도 너희들은 그저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존재야!”“우리 장 씨 집안사람들은, 너희 같은 놈들이 마음대로 죽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우리 장 씨 집안이 없었더라면, 용국은 이미 수백 년 전 전란 속에서 아예 사라지게 됐을 것이야. 우리 장 씨 집안의 공적과 비교하면, 너희들 중 대체 누가 감히 우리 장 씨 집안을 경멸할 자격이 있는 건데!”“명심해, 우리 장 씨 집안이야말로 바로 너희들이 하늘처럼 모셔야 할 존재야! 너희들은 하늘이 시키는 대로, 죽음을 명령하면 반드시 죽기도 해야 돼!”장도령의 목소리는 하늘을 진동시켰다. 한 씨 별장은 말할 것도 없고, 강중

  • 용왕사위   제2389화

    장도령의 기운은 순식간에 하늘 전체에 퍼졌다. 이내 경계가 낮았던 천검종의 제자 두 명은, 그 기운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쓰러진 제자 두 명을 본 도청 전인은 화가 나 주먹을 꽉 쥐었지만 결국 나설 수는 없었다. 필경 그가 가진 모든 실력은 장도령이 물려준 것이다. 장도령 앞에서 그는 전혀 손을 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뭐야? 대체 누가 날 이렇게 찾는 거야? 어떤 미친놈인 건데!”이내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동시에, 한지훈이 별장을 나섰다. 그의 눈길은 장도령과 그 뒤에 서있는 한 무리의 거물들에게로 향했고, 그 시선의 끝은 결국 장도령에게 떨어졌다. 그가 보기에도 장도령은 확실히 범상치 않았다. 단지 기세만으로도 결코 일반적인 5성 용급 천왕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게 됐다. 게다가 그의 손에 들린 칠성 상문검은 반짝반짝 빛을 뿜어내는 게, 심지어 한낮의 햇빛보다도 더욱 강렬했다. “한 선생님, 이 분이 바로...”이내 도청 전인이 앞으로 나서려고 하자, 한지훈이 손을 흔들었다. 한지훈이 입구에 나타나게 되자, 강중과 강릉의 거물들은 저도 모르게 잇달아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심지어 강중의 시수는 한지훈을 쳐다보는 내내, 손수건으로 머리 위의 식은땀을 닦기도 했다. 그의 얼굴에는 어색한 웃음도 드러났다. 그 표정은 마치 사실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강요당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한지훈과 장도령은 조용히 서로를 훑어보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장도령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입을 떼려 했다. 바로 그 순간, 한 줄기 그림자가 갑자기 나타나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는 바로 무맹의 장로인 노 씨 어르신이었다. “한지훈, 넌 오늘 같은 이런 날이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해봤을까? 그러게 내가 그때 너더러 순순히 죄를 인정하라고 했잖아. 하지만 넌 도리여 뻔뻔하게 당문주를 죽이고 감히 내 뺨까지 때렸지!”“어떻게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겠어!”“너 이

  • 용왕사위   제2390화

    뭐라고? 자결하는 것도 모자라 한지훈의 모든 재산을 장 씨 집안에 넘기라니? 장도령의 뒤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거물들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상대는 무려 북양 왕 한지훈이다. 무종 강자는커녕 국왕도 감히 그 앞에서 막말을 할 수가 없다.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도청전인과 진우는 잇달아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도령이 있는 한 그들에게는 전혀 발언권이 없었고, 그 누구도 감히 한 글자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자결하고 내 모든 재산을 너희 장 씨 집안에 넘겨야 한다고? 대체 뭘 믿고 이렇게 큰소리치는 거야?”한지훈은 장도령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왜? 설마 너 아직도 고집부리려는 거야? 용국 수천 년 역사 이래 우리 장 씨 집안이 왜 만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는지, 왜 역대 통치자들이 모두 우리 장 씨 집안을 특별히 대우했는지 그 이유를 몰라?”“오늘날의 국왕도 우리 장 씨 집안에 예우를 하고 있어. 게다가, 너도 봤지? 내가 하산하고 나서는 무종뿐만 아니라 무맹 또한 사람들을 보내 직접 날 맞이했지. 넌 설마 그 이유가 뭔지 모르는 거야?”“그건 바로 우리 장 씨 집안이 곧 용국의 하늘이기 때문이야! 우리 장 씨 집안은 조룡을 지키는 공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필적할 수도 없는 실력도 갖고 있어!”“너의 그 보잘것없는 기량은, 내 눈에는 전혀 여겨볼 가치도 없어! 하지만 너더러 자결하라는 것은 곧 너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고, 네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은 살 기회를 주는 거야!”장도령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너의 마지막 기회가 될 거야. 만약 굳이 내가 손을 쓰게 만든다면, 너뿐만 아니라 저 놈도 죽을 거야! 그리고 네 곁의 모든 가족들을 죽일 거야!”장도령의 말에 진우는 반박하지도 못했다. 도청 전인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장도령은 그동안 두 손에 수많은 피를 가득 묻혔었고, 심지어 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잔인한 사람이었다.

Latest chapter

  • 용왕사위   제2811화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 용왕사위   제2810화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 용왕사위   제2809화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 용왕사위   제2808화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 용왕사위   제2807화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 용왕사위   제2806화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 용왕사위   제2805화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 용왕사위   제2804화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 용왕사위   제2803화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