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계속해서 억지로 침착한 척만 하네. 그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넌 오늘 이 강당을 나갈 수 없어!”동방 설령은 한지훈을 가리키며 비꼬았다. 찰스도 덩달아 웃으며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마 모든 용인들이 다 너처럼 이렇게 찌질해? 아무 말도 못 하고 벙어리처럼!”“이렇게 된 이상, 네가 굳이 기어코 그 혈령단을 받을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데!”찰스의 말이 떨어지자, 에밀리는 한숨만 길게 내쉬었다. 곧바로 그녀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한지훈이 절대 그들을 떠나게 놔둘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이상, 자신이 더 이상 굳이 쓸데없이 나설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때, 동방 설령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문자를 확인한 동방 설령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더욱 짙어졌다. “한군림, 너한테 아주 안 좋은 소식을 들려줄게. 내 남편이 곧 온다고 하네. 우리 남편이 오기만 하면 넌 그냥 죽음이야!”동방 설령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검은색 양복을 걸친 키 큰 잘생긴 한 남자가 강당 입구에 나타났다. 그가 나타난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그에게로 쏠렸다. “필칸트다!” “용인이 이젠 죽게 됐네!”적지 않은 사람들은 단번에 그 젊은 남자를 알아보았다. 바로 필칸트였다. 필칸트를 보자마자 동방 설령은 더욱 의기양양해났다. “필칸트, 마침 잘 왔어. 여기 상스러운 놈이 네 약혼녀한테 불경하게 굴고 있어!”찰스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스쳤다. 그 말을 들은 필칸트는 저도 모르게 멍해졌고, 이내 동방 설령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잠시 몇 초동안 시선이 머물 뿐, 곧바로 그녀의 곁에 앉아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필칸트가 앞으로 나가 한지훈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동방 설령이 먼저 다가가 입을 열었다. “필, 방금 이놈이 나더러 꺼지라고 욕했어!”“
한껏 어두워진 필칸트의 안색에, 동방 설령은 내심 기뻐났다. 그는 필칸트의 분노가 이미 극에 달했을 거라 믿었다. 이제 약혼녀인 자신을 위해 복수를 해줄 거라 생각했다. 한 씨 집안사람들이 아무리 미쳐봤자 지금 뭘 할 수 있겠어? 약혼자인 필칸트 앞에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한군림, 오늘 난 너한테 다른 사람에게 따귀를 맞는 게 어떤 느낌인지 제대로 알게 해 줄게! 조금 있다가 나는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호되게 너의 따귀를 때릴 거야! 너의 그 천한 입을 때려 부수겠어!”말이 끝나자마자 동방 설령은 필칸트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가 이 말을 뱉은 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필칸트의 표정은 더욱 보기 흉해졌다. “필, 굳이 용인 때문에 화를 낼 필요는 없어. 네가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돼.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이내 찰스는 한지훈 쪽으로 걸어왔다. “어? 너희들이 나서겠다고?”필칸트는 찰스와 바샤크를 흘깃 쳐다보았다! 찰스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매우 신사적인 미소를 보였다. “사실 단지 너를 위해서만은 아니야. 이 천한 용인이 감히 혈령단을 독차지하려 하니 화가 나서 그러지. 누구처럼 고귀한 혈통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이놈처럼 천한 혈통은 우리 같은 진정한 귀족들에게 신발 밑창을 핥아 줄 수밖에 없는 존재야!”“내가 이놈을 처단하려는 이유는, 마찬가지로 똑같이 천한 사람들이 무도 학원에서의 자신들의 지위를 똑똑히 알게 하기 위해서야!”찰스의 차가운 눈빛은 나머지 몇 명의 용국 젊은이들에게 떨어졌다. 찰스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여청양은 무리를 비집고 나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한군림, 어때? 내가 너를 학교에서 자른다는 건 사실상 네 목숨은 지켜주는 거야!”“만약 애초에 네가 그렇게까지 고집이 세지 않았다면, 오늘 이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겠지!”한편 필칸트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이를 꽉 악물었다. “좋아! 네가 이놈의 따귀를 때리겠다고 한 이상, 내가 저 입이 찢어질 때까
“팍!”전보다 힘이 더욱 많이 들어간 따귀에, 동방 설령은 순간 공중으로 날아오르다가 다시 땅에 떨어졌다. “한 선생이 너더러 그냥 꺼지라고 한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해. 당장 썩 물러가!”필칸트는 한껏 쉰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필칸트의 발밑에서부터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살기는, 강당 위의 샹들리에마저 아예 깨뜨려버렸다. 한... 선생? 이 세 글자에 모두들 놀라서 멍해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들은 필칸트의 등장이, 한지훈의 상황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만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필칸트는 한지훈의 편을 들기 위해, 자신의 약혼녀에게 손을 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필, 너 미친 거야!”찰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필칸트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 순간, 필칸트는 몸을 돌려 번개처럼 찰스를 향해 돌진했다. 찰스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줄기의 흰 빛이 그에게로 정면으로 다가왔다. “빵!”순식간에 가까워진 거리에, 찰스는 그 한 방을 막아낼 수가 없었다. 하물며 필칸트는 그보다 한 경지 더 높았기에, 설령 필칸트의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안다 하더라도 쉽게 피할 수는 없었다. 이 강한 주먹 한 방은, 찰스를 순식간에 20여 미터 밖으로 날려버려 사람 크기만 한 한 기둥에 부딪혀버리게 됐다. 털썩. 찰스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땅에 쓰러졌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필 칸트를 바라보았다. 필칸트가 한군림을 위해, 자신한테 손찌검을 하다니? “필... 너... 죽고 싶은 거야!”2성 천왕계의 젊은 남자 몇 명이 잇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경계하는 눈빛으로 필칸트를 바라보았다. 지켜보고 있던 교사들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지만, 아무도 감히 직접 앞으로 나가 막지는 못했다. 한편 한지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아웃사이더처럼 조용히 와인과 견과류를 음미하면서 담담한 눈빛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그제야 에밀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생각해 보아도, 그녀와 그녀의 가문
에밀리의 말에, 모두들 멍해졌다. 특히나 여청양은 더욱 마음이 흔들렸다. 에밀리는 직접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고는 큰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한 선생은 처음부터 너희들을 상대하기도 귀찮아하신 거야. 그런데 너희들은 설마 한 선생이 너희들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한 거야? 너희들이 뭐가 대단하길래 한 선생이 두려워하시겠어? 정말 천박하기 그지없네!”에밀리는 대놓고 저격을 했지만 사실이긴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은 종래로 이들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찰스 왕자든, 동방 설령이든. 그중에서도, 한지훈은 여청양이 가장 상대하기 귀찮았다. 게다가 한지훈은 이젠 유럽 무도 학원의 비밀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를 마친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무도 학원과 역외에 대하여, 한지훈은 이미 속셈이 있었다. 만약 여청양과 찰스 일행이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면, 한지훈은 진작에 귀국할 계획이었다. 필경 역외 강자가 곧 돌아오게 될 상황에, 용국 묘당은 아직 전혀 영문을 모르고 있었기에, 한지훈은 반드시 그전에 달려가 국왕에게 보고를 올린 후 일찍이 준비하려 했다. 역외 강자가 강림하게 되면 다른 나라들은 몰라도, 용국은 절대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됐기 때문이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동안 한지훈이 보인 무뚝뚝한 표현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하찮아하는 그의 태도였다. “흥! 필칸트, 설마 너 고작 이 용인 때문에 우리 영륜 왕족과 적이 되려는 거야! 우리 할머님, 진작에 유럽을 다스리는 왕족의 공주였어. 그런데 너 정말 저놈을 위해 유럽의 미움을 사려는 거야!”찰스는 발버둥 치며 땅에서 일어나고는, 원망하는 눈빛으로 필칸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필칸트가 그에게 뺨을 때렸다고 해도 절대 일이 이렇게 끝날 리는 없었다. 비록 찰스의 실력은 필칸트보다 한 단계 낮긴 하지만, 유럽에는 칸트 가문 일가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찰스의 배후에는 10대 가문이 있는데, 그중에서 5성 용급 천왕계 고수가 아무나 나서더라도 필칸트의 목숨
한지훈의 한마디에, 필칸트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찰스의 눈앞에 다가갔다. 비록 실력은 단 한 경지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필칸트 앞에서 찰스는 감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 이내 살기 어린 눈빛의 필칸트가 두 주먹을 들어 찰스를 향해 내려치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그만해!”곧이어 안드레는 빠른 걸음으로 강당까지 들어와 숨을 헐떡이며 한지훈에게 다가갔다. “한 선생님, 이번 일은 이 정도만 하는 건 어떨까요? 제 체면을 봐서라도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시죠!”안드레는 소란 피우는 동방 설령을 막으러 온 것이다. 그는 이번 일이 이렇게 크게 번질 줄은 몰랐고, 기껏해야 찰스를 잡아갈 거라고만 예상했다. 그런데 한지훈이 찰스에게 살기를 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체면? 나한테 보여준 체면이 있기나 해?”한지훈은 안드레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그의 말에, 무도 학원 강당 전체는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여청양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안드레를 상대로, 한지훈이 감히 이런 건방진 말투로 말을 하다니? 크게 놀란 장령풍은 아예 바지에 오줌까지 싸버렸고, 내심 더없이 후회가 됐다. 한편으론 한지훈의 미움을 받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한지훈이 찰스를 처단하고 나서 자신을 찾기라도 한다면 도망갈 곳도 없을 테니까. 동방 설령 역시 단단히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줄곧 업신여기고 비웃어왔던 사람이 뜻밖에도 거물이었다니? 이럴 수가? 안드레는 한지훈의 반문에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그는 한지훈 앞에서 제대로 보여준 체면은 없었다. 설령 한지훈이 당장 그의 따귀를 때려도 그는 감히 한 마디도 할 용기가 없었다. “오늘 이 일, 제대로 깔끔하게 해결해서 나한테 만족스러운 대답을 주기를 바래.”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이 안드레의 몸에 떨어졌다. 그 말에 필칸트는 급히 몇 걸음 물러나 한지훈의 뒤쪽에 섰다. 한참을 침묵하던 안드레는 천천히 몸을 돌려 찰스를 살벌하게 쳐다보았다. “찰스, 네가
“철컥!”우렁찬 소리와 함께 말로 형용하기 힘든 가슴을 파고드는 심한 통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찰스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고 그의 팔은 어느새 완전히 부러지게 됐다. 무려 8개의 갈비뼈가 부러지게 됐다. “푸!”이내 찰스는 엄청난 피를 뿜어냈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는 안드레 앞에서 한지훈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내... 내 뼈가 부러졌어!”찰스는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안드레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간절하게 쳐다봐도 소용없어. 안 믿기면 직접 물어봐 봐, 도와줄 의향이 있는지!”한지훈은 머리도 돌리지 않고, 안드레를 애써 무시하였다. 곧바로 또 발을 굴려 마치 공을 차듯이 직접 찰스를 날려버렸다. 그 모습에 필칸트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당시 그 또한 한지훈으로부터 이러한 공격을 받았었다. 다만 지금 보이는 이 파워에 비하면 매우 약했다. 한지훈의 발차기의 여파는, 찰스의 온몸 여러 곳의 뼈마디를 깨뜨렸고 끊임없이 탁탁거리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유럽 공주? 그게 그렇게 대단해?”“나더러 혈령단을 내놓으라고? 난 그걸 가질 자격도 없다고? 용인은 혈통 자체가 비천하다고? 대체 넌 누굴 믿고 감히 내 앞에서 용인을 욕하는 거야!”“뭘 믿고 네 혈통은 고귀하다고 생각하는 건데? 과연 얼마나 고귀한 건지 한번 제대로 알아보자고!”이내 한지훈은 찰스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찰스는 이미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뼈 부러지고 살까지 벗겨져 그 모습이 참담했다. “한... 한군림, 너... 잘 생각해. 너... 네가 나를 죽였다가는 10대 가문이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게다가 너는 살아남아서 유럽을 떠날 수 없어!”“그러니 살려줘, 제발 살려줘! 그럼 앞으로 너의 과실은 따지지도 않을게!”찰스는 여전히 명령하는 어투로 한지훈에게 큰 소리로 외쳤다. 그는 몸이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목숨을 잃는 것과 비교했을 때 이 정도의 통증을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한지훈이 이번에 유럽에 온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안드레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감히 묻지도 못했다.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평안하게 있다가 평안하게 돌아가도록 협조해 줘야 유럽이 평화를 유지할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지훈은 영륜 왕족을 멸할 거라고 직접 포부까지 밝혔다. 이는 유럽에게 있어서 매우 큰 영향을 끼칠 일이었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기만 하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10대 가문은 반드시 그 전쟁 속에 말려들 테고, 그중에서도 4명의 일성 천신계 강자들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결은 유럽의 모든 것을 건 피 터지는 싸움이 될 것이다. 만약 패한다면, 앞으로 유럽은 더 이상 고개를 들 수조차 없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찰스라는 멍청한 놈으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한지훈이 보는 앞이라 안드레가 겨우겨우 화를 억누르고 있는 게 아니었다면, 찰스는 진작에 안드레의 손에 죽게 됐을 것이다. “안드레, 너 지금 유럽을 배신하는 거야?”단단히 절망에 빠진 찰스는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내가 유럽을 배신했다고? 네가 건드린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해? 상대는 단 한 손으로도 유럽의 절반을 몰살시킬 수 있는 사람이야!”“그런데도 내가 유럽을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거야?”“대놓고 말해서 설령 10대 가문의 숨어진 고수들이 다 나오더라도, 유럽은 전혀 승산이 없는데, 넌 하필 그런 거물을 건드리려 해?”안드레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숨까지 거칠게 몰아쉬었다. “뭐? 승산이 없다고?”그 말에 찰스는 완전히 멍해졌다. 바로 그때, 안드레는 갑자기 주먹을 꽉 쥔 채 찰스에게로 달려들었다. “쾅!”역시나 천신계 강자의 주먹은 일반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심지어 주위의 기장과 자기장마저 동시에 이끌리게 되어, 무도학원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주먹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강력한 자기장이 힘을 이끌어내더니 곧바로 찰스를 시체로 만들어
에밀리와 필칸트는 멍하니 서 있었다. 안드레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오륙의 최강자가 이렇게 한지훈 앞에 무릎을 꿇다니!무도 학원의 모든 교직원과 고위층 인사들도 안드레가 무릎을 꿇는 순간 일제히 땅에 엎드렸다!세계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조차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그가 누구든 간에, 우리 용국인을 업신여기는 자는 단 하나의 결말, 즉 죽음뿐이다!”한지훈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무도 학원 사람들을 향해 당당하게 말했다.“똑똑히 기억해라. 용국은 모욕당할 수 없고, 용국인은 모욕당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도 찰스의 뒤를 따를 것이다!”“너희 뒤의 가문이 그렇게 강력한가? 오늘, 나 한지훈이 너희에게 보여주겠다. 우리 용국을 모욕하는 자는 어떤 가문이든 모두 멸망할 것이다!”한지훈?!이름을 들은 순간 안드레는 번쩍 고개를 들었다!용국에서 온 여청양은 더욱 그 자리에서 숨이 멎을 듯 놀라워했다.한지훈? 하지만 그는 분명 한군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그러나 다음 순간, 한지훈은 천천히 가면을 벗어던지며 본래의 얼굴을 드러냈다.“북... 북양왕?!”여청양이 무의식적으로 외치자, 한지훈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모든 일은 내가 책임진다. 한지훈은 절대 다른 사람, 더구나 용국을 끌어들이지 않을 것이다. 오륙의 어느 인물이든, 어느 가문이든 복수하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한다!”안드레는 완전히 절망했다. 한지훈의 명성을 그는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것이다.한지훈 앞에서 오륙을 위해 탄원한다고?그야말로 우스운 일이다!“한 선생님, 당신의 진면목을 뵙게 되어 감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패한 것이 한 점 후회 없습니다!”안드레는 몸을 일으켜 한지훈에게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가자!”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안드레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한지훈과 함께 강당을 떠났다.여청양은 한지훈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문득 중요한 사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