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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1화

Author: 봄가을
이대로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면, 용서를 빌 기회조차 없게 될지도 모른다.

순식간에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큰소리치던 5대 명산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절반이 몰살당하게 됐고, 그에 반면 무종은 잽싸게 태도를 바꾸고는 꼬리를 내렸다.

지난 5년 동안 무종의 그 어느 작은 종문도 다른 이에게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누구든지, 세속에서 무종과 붙게 되면 멀쩡히 목숨을 지킬 수 있게 될 확률은 아주 낮았다.

그렇기에 근 5년간, 용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묘당의 통제 하에 있는 것 같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종이 대권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묘당의 고위 관리들조차도 무종을 모셔야 했고, 그 덕에 왕창평 같은 사람들도 손쉽게 높은 지위를 차지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당차기만 하던 종주 문주들과 남은 5대 명산의 양대 명산들은 모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 게 전부 한지훈 한 사람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다들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5년 전, 이 신과도 같은 남자가 단지 한 사람만의 힘으로 전 세계를 누비면서 수많은 강국을 하룻밤 사이에 피바다로 만든 것을.

한 사람의 힘으로 수많은 열강을 압도하여 고개조차 들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게 한지훈은 매번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날 때마다 기적을 창조하였고, 매번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한지훈은 5대 명산을 짓밟으면서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북양 왕의 존재는 여전히 세상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한편 그 시각, 용경 공항 내부는 이미 물 샐 틈 없이 꽉 막혔고 각 대종문과 5대 명산 대표들은 이미 공항의 길을 철저히 막아 나섰다.

심지어 어떤 종문의 종주들은 직접 현장으로 달려오기도 했다.

용경 흑병대 본부 입구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다들 비집지 말고 줄을 서!”

“너 말이야, 보긴 뭘 봐! 계속 비집어 들어오다가는 쫓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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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3022화

    진우의 짧은 몇 마디에, 진화안은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5대 명산? 지금 5대 명산은 자신들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 어디 남을 감싸줄 겨를이 있겠는가? 바로 방금, 진화안은 차 안에서 생방송으로 한지훈이 항산 주봉을 깎아내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었다. 그리고 5대 명산에서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은 사람들은 이미 모두 몰살당했다. 게다가 5대 명산 중 하나인 숭산도 한지훈이 찾아가기 직전,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죄를 인정했는데 하물며 진 씨 집안이라 해서 다를까? 사실 방금 입구에서 진화안은, 일찍이 그더러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충고하던 문주 종주 몇 명을 만났었다. 영감들은 진화안을 마주한 순간, 모두 고개를 숙이고 모르는 사람인 척했다. 그 모습에 진화안은 단단히 화가 났다. 5대 명산은 무슨, 무종은 무슨! 온통 겁쟁이들이네! 게다가 입구에서 줄을 선 문주 종주들이 그동안 범한 짓들은 모두 사소한 일들이었다. 설사 중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동안 모두 문하 제자들의 직접 한 소행이었기에, 대놓고 종주들을 처단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진화안은 달랐다. 그는 거의 매번 직접 한지훈에게 타격을 입히고, 신빙성 없는 일련의 여론 조작에 참여해 왔다. 그동안 보도된 많은 뉴스들은, 모두 진화안이 직접 이를 갈며 집필한 것이다. 만약 청산하게 된다면, 진화안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필경 진 씨 가문은 그저 평범한 상업 가문일 뿐, 무종 전체마저 고개를 숙인 상황에 그는 감히 한지훈과 적이 될 수는 없었다. “동생, 나도 잘 알아. 전에 내가 나쁜 짓을 많이 벌였다는 것을. 하지만 한 번만 너그럽게 용서해 줘. 양 씨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라도 나한테 개과천선할 기회를 줘!”진화안은 진우의 손을 꽉 잡고는 무릎까지 꿇을 기세였다. “이제 와서 정신을 차리신 거예요? 솔직히 얘기하면, 양 씨 어르신의 체면이 아니었다면 전 애초에 진 씨 가문을 찾아가는 일도 매우 귀찮았어요!”“공적비를 무너뜨리는 게 용국에서 얼마나 큰

  • 용왕사위   제3021화

    이대로 멍하니 지켜보기만 하면, 용서를 빌 기회조차 없게 될지도 모른다. 순식간에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큰소리치던 5대 명산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절반이 몰살당하게 됐고, 그에 반면 무종은 잽싸게 태도를 바꾸고는 꼬리를 내렸다. 지난 5년 동안 무종의 그 어느 작은 종문도 다른 이에게 고개를 숙인 적이 없었다. 게다가 누구든지, 세속에서 무종과 붙게 되면 멀쩡히 목숨을 지킬 수 있게 될 확률은 아주 낮았다. 그렇기에 근 5년간, 용국은 겉으로 보기에는 묘당의 통제 하에 있는 것 같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종이 대권을 좌지우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묘당의 고위 관리들조차도 무종을 모셔야 했고, 그 덕에 왕창평 같은 사람들도 손쉽게 높은 지위를 차지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당차기만 하던 종주 문주들과 남은 5대 명산의 양대 명산들은 모두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 게 전부 한지훈 한 사람의 힘이었다는 것이다. 다들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5년 전, 이 신과도 같은 남자가 단지 한 사람만의 힘으로 전 세계를 누비면서 수많은 강국을 하룻밤 사이에 피바다로 만든 것을. 한 사람의 힘으로 수많은 열강을 압도하여 고개조차 들지 못하게 하였다. 그렇게 한지훈은 매번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날 때마다 기적을 창조하였고, 매번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한지훈은 5대 명산을 짓밟으면서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북양 왕의 존재는 여전히 세상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한편 그 시각, 용경 공항 내부는 이미 물 샐 틈 없이 꽉 막혔고 각 대종문과 5대 명산 대표들은 이미 공항의 길을 철저히 막아 나섰다. 심지어 어떤 종문의 종주들은 직접 현장으로 달려오기도 했다. 용경 흑병대 본부 입구도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다들 비집지 말고 줄을 서!”“너 말이야, 보긴 뭘 봐! 계속 비집어 들어오다가는 쫓겨날

  • 용왕사위   제3020화

    자고로 5대 명산의 주봉은, 모든 고전적인 자료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항산의 주봉이 파괴되면서, 수천 년 동안 전해져 온 수많은 진법과 공법 모두 항산 주봉과 함께 땅 속 깊이 파묻히게 됐다. “저 놈이 우리 항산의 계승을 끊어버렸어!”옆에 있던 한 노인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는 자리를 박차고 몸을 일으켰다. 무종 내에는 숨겨진 규칙이 하나 있었다. 설령 피 맺힌 원한이 있다 하더라도 결코 한 가문의 계승을 끊어서는 안 됐다. 그랬다가는 수천 년 동안의 축적이 모두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될 테니까. 바로 이러한 이유로 무종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강대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종문이 멸망되더라도 계승만 존재한다면, 한 두 사람만으로도 종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항산은 이번에 확실히 한지훈에 의해 뿌리째 뽑히게 됐다. 설사 역외 강자가 돌아와 항산을 재건한다 하더라도 그 전적들은 다시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일은 항산으로 하여금 매우 심각한 단층을 형성하게 하였고, 심지어 남아있던 인재들도 이젠 실력이 퇴화하게 될 것이다. “아이고! 이젠 앞으로 항산에 역외 강자가 돌아오게 되면 그 누구든지 기어코 저 놈이랑 죽기 살기로 싸우려 할 거야! 누구도 말리지 못할 거야!”옆에서 관전하던 이청도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지훈의 진짜 전력을 확인하게 된 그는 확실히 놀라긴 했다. 그러나 이청도는 여전히 그를 얕보고 있었다. 필경 한지훈은 아직 너무나도 젊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든지 전혀 선을 지키지도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항산 문인 제자가 큰 과실을 했다 하더라도 가문의 뿌리를 뽑아내서는 안 됐다. “죽기 살기로 싸운다라? 항산 역외 강자들이 일단 돌아오기만 하면 아마도 한지훈을 추격하려 할 거야. 절대 그에게 숨 돌릴 기회를 주지 않을 테지! 때가 되면 학살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테고, 생사는 더 이상 장담하기도 어려워!”노인은 굳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이청도는 고개를 살짝

  • 용왕사위   제3019화

    바로 그때,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우르르 쾅쾅하며 울렸다. “쿵쾅쿵쾅!” 무수한 번개는 곧바로 항산의 주봉에 내리쳤고, 많은 건물들과 나무들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항산의 주봉 위는 불바다로 뒤덮이게 됐다. “당장 호산 대진을 열어!”노 씨 어르신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급히 제자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설령 죽게 된다 하더라도 그는 최후의 싸움을 마치고 싶었다. 이내 웅장한 기운이 항산의 꼭대기에서 뿜어져 나왔고, 하나의 거대한 보호막이 항산을 덮어버렸다. 항산의 호산 대진은 화산이나 아미의 진법과는 달리 방어 기능만 있었다. 과거 인황계 심지어 그보다 더 높은 경계에 있는 강자들의 맹공까지 막아냈었지만, 5대 명산 중에서 항산의 호산 대진은 가장 약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운은, 제왕의 기운에 눌려 사라지게 됐고 하늘은 온통 금빛으로 물들게 됐다. 거대한 금빛의 용 한 마리가 항산 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모습에, 이를 지켜보던 수많은 항산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한지훈, 너... 너 이건 엄연히 공적인 일을 이용하여 사심 가득한 원한을 갚는 거야! 우리 항산이 너랑 오랜 원한이 있다 하더라도, 오늘 네가 우리 항산 제자를 죽인다 하더라도 항산은 결코 너한테 고개를 숙이지 않을 거야!”“게다가 용국 법에는, 살인이 반드시 사형죄라는 규정도 없어. 뿐만 아니라 우리 항산 제자들만 이러고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직접 물어봐봐, 지금 어느 종문이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지.”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사람을 죽이려는 거면서 정정당당한 척하지 마!”노여움을 참지 못한 노 씨 어르신은 한지훈을 삿대질하며 고함을 질렀다. 한지훈에게 용서를 비는 것보다 차라리 그를 상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만약에나 한지훈이 자신의 계략에 걸려들게 되면 항산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한 가닥의 희망이 생기게 될 테니까. 게다가 이런 방식으로 항산을 지키게 되면 체면도 얻게 될 테니, 나중에 5대 명산으로부터도 인

  • 용왕사위   제3018화

    큰 충격을 받은 화룡 진군은 어느새 너무 놀란 나머지 이젠 똑바로 서지도 못했다. 그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눈앞의 이 젊은이는 정말 너무나도 무서웠다. 이미 아미 산에는 무수한 시체들이 쓰러져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거의 눈 깜짝할 사이에 목숨을 빼앗겼다. 지금 이 순간, 아미 산 주봉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은 화룡 진군 한 사람뿐이었다. 그의 반보 인왕계 제자조차도 결국 고비를 이기지 못하고, 한지훈의 손에 희생당하게 됐다. 자고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마음속 공포가 가득 차게 되면 손찌검은커녕 반항할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다. 화룡 진군은 그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에 그렇게 많은 기적이 어디 있을까? “한지훈, 이제 곧 대세가 변하고 역외 강자들도 대거 돌아올 거야. 너 설마...”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그의 말을 끊었다. “역외 강자가 언제 돌아오든 상관없어. 누구든지 세속의 율법을 위반하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야!”이내 한지훈은 천천히 진왕검을 뽑아 들었고, 검신 위에는 핏자국이 하나도 묻지 않았다. 그렇게 화룡 진군은 쓰러지게 됐다. 죽는 순간까지도 화룡 진군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사람들이 스크린을 통해 화룡 진군이 쓰러지는 순간을 생생히 확인하였다. 그러나 아미 제자들은 그동안 대부분 출가하지도 않아 나쁜 일을 별로 저지르지도 않았기에, 한지훈은 굳이 아미 산을 피바다 만들지는 않았고, 아미가 그나마 앞으로 역사를 이어갈 수 있게끔 하였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남은 두 개의 명산도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방금까지 망언을 퍼붓던 사람들은 놀라서 멍해졌다. 한지훈이 뜻밖에도 정말 감히 5대 명산을 죽이고 심지어 화산의 명맥까지 끊으려 할 줄은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이 순간, 5대 명산만이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것이 아니라 일찍이 용국에 대해 이런저런 소리를 떠들던 미육 국가들조차도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

  • 용왕사위   제3017화

    방금 그 장면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수준이 꽤나 높은 대결임에도 불구하고, 한지훈은 뜻밖에도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그는 설령 장 씨 가문 가주를 상대하게 된다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장령풍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열등감은 이미 극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고통도 극에 달했다. 그는 한지훈으로부터 받은 굴욕들을, 앞으로 다시 그에게 돌려줄 기회는 없을 것 같았다. 자고로 장 씨 가문은 무도 세가로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중에서 장령풍은 장 씨 가문의 중점 인재였기에, 여러모로 당연히 보통 사람들과는 남달랐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만났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흔쾌히 고개를 숙이고 꼬리를 내리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는 결코 창피한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장령풍은 쓴웃음을 보였다. 과거 유럽에 있을 당시, 그는 동방 설령과 함께 한지훈을 어떻게 처단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당시 그들의 계획이 실행되지도 전에 한지훈은 이미 용국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과연 그들이 한지훈을 제압할 수 있을까? 고작... 그들이? 한지훈 앞에서 그들은 단지 땅강아지와 같을 뿐이었다. 바로 그때, 한지훈의 눈빛은 화룡 진군에게로 떨어졌다. “하던 거 계속할까?”그의 말소리가 떨어지기도 바쁘게, 끝없는 살기가 아미 상공에 퍼지기 시작했다. “윽!”이내 세 마리의 거대한 용이 동시에 용음 소리를 내며 곧장 하늘로 날아올랐다. 곧이어 다시 고개를 돌려 아래로 내려와 아미의 호산 대진과 크게 충돌했다. 그 순간, “칵!”개천검의 검신에는 갑자기 금이 갔다. 곧이어 개천검에서는 뜻밖의 빛이 뿜어져 나왔고 화룡 진군은 급히 손을 뗐다. 개천검은 바로 그의 발밑의 끝없는 심연으로 떨어지게 됐고, 점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땅 밑 깊이 떨어지게 됐다. “뭐야? 어떻게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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