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형님!”“죽여! 저 XX 눈에 거슬린지 한참 됐어!”“X발! 죽여버려!”순식간에 백여 명에 가까운 부하들이 흉측하게 몽둥이와 칼을 휘날리며 한지훈을 향해 위풍당당하게 다가갔다.혼자서 백 명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분수도 모르고 덤벼드는 것이다.그러나 한지훈은 덤덤하게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갑자기 몸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포악하고 차가운 기운이 솟아오르더니 한지훈은 발끝으로 땅에 줄을 그었다.그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 선만 넘으면 가차 없이 죽일 것이다!”다들 순간 멍해지더니 물 끓듯 떠들썩해졌다.백여 명의 졸개들은 소매를 걷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X발! 오줌 지를 뻔했네! 좀 무섭긴 하다!”“하하하! 웃겨! 선만 넘으면 죽인다고? 네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알아?”“딱 넘을 건데! 넘으면 네까짓 게 뭐 어쩔 건데?”부하 한 명은 몽둥이를 쥔 채로 미친 듯이 웃으며 한지훈이 그은 선을 넘었다.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그러자 졸개들은 배를 끌어안고 웃으며 조소가 끊이지 않았다.유재현마저도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웃었다.“몸놀림만 좋고 머리는 텅텅 비어 있구나!”한지훈은 여전히 덤덤하게 제자리에 서서 사신처럼 선을 넘고 지나와 자기 앞으로 다가온 졸개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기어코 죽겠다는데, 남 탓하지 마!”한지훈은 냉랭하게 말했다.“펑!”말이 떨어지자마자 총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먼 곳에 있는 빌딩 테라스에는 저격수가 있다.저격수는 망원 조준경을 주시하며 입꼬리를 올려 차갑게 웃었다.그리고 껌까지 질근질근 씹으며 말했다.“주제넘더니 꼴좋다!”한편, 공장 안에서 이 광경을 목격한 사람들은 놀라워 마지 못했다.놀라움과 두려움이 잔뜩 그려진 두 시선 속에서 일 초 전까지 호탕하게 웃던 졸개는 총알이 관자놀이를 뚫고 지나가 피가 용솟음쳤다.쿵!그리고 그대로 피로 물들인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삽시간에 주위는 또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백
“유 선생? 유국봉이 네 삼촌이야?”한지훈은 잠시 멈칫거리더니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유재현은 이 말을 듣고 한지훈의 안색도 관찰했다.그러자 험상궂게 웃으며 소리쳤다.“맞아! 우리 삼촌이 바로 유국봉 유 선생이야! H시 유 선생이라고!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 우리 삼촌이 널 가만히 놔둘 것 같아? 천만에! 우리 삼촌은 네 온몸에 뼈를 산산조각 내서라도 복수해 줄거야.”유재현은 얼굴이 더없이 창백했다.피가 용솟음치는 무릎을 꼭 누르며 고통에 겨워 숨만 크게 들이쉬었다.유재현에게 있어서 삼촌 유 선생은 H시에서 뭇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권문세가도 삼촌 유 선생을 높이 우러러본다.그러므로 지금 유재현한테 미움을 샀다는 건 곧 죽음을 자초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적어도 유재현은 삼촌을 이렇게 대단한 인물로 여긴다.하지만 한지훈은 시종일관으로 덤덤하다.그는 살짝 웃으며 입을 열었다.“복수? 감히 못 할 거 같은데?”한지훈도 유재현과 유 선생이 숙질 사이일 줄은 몰랐다.유재현은 한지훈의 말을 듣고 눈가를 씰룩거리며 차갑게 말했다.“너 지금 우리 삼촌 무시하는 거야? 오군 촌놈 주제에 왜 이렇게 건방져? 지금 당장 우리 삼촌 부를 거야! 오늘이 네 제삿날이니 딱 기다려!”말을 마치고 유재현은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서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다.“삼촌! 저 좀 구해주세요! 저 지금 두 다리 모두 불구 됐어요! 저 미친놈이 삼촌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했어요!”전화를 받은 유국봉은 지금 오군의 5성급 호텔에서 쉬고 있다.유국봉은 H시로 돌아갈 생각도 없었다.진성주가 맡긴 일을 아직 완성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다.그래서 유국봉은 오군에 며칠 동안 머물면서 기회를 봐서 다시 돌아가 복명할 생각이었다.게다가 지난번에 한지훈에게 맞은 상처도 채 아물지 않았고 내상이 여태 심각하다.그러므로 유국봉은 미녀들 사이에서 위로를 찾으면 심신 건강을 돌보려고 했다.조카의 전화를 받는 지금도 옆에는 레이스를 입은 미녀가 있다.미녀는 전화를
이와 동시에 고급 차 몇 대가 공장 문 앞에 세워졌다.차 문이 열리자, 흰색 무술 복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내려왔다.남자는 다름이 아닌 유국봉이었다.더없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려와 40여 명의 제자까지 이끌고 왔다.그리고 거들먹거리며 공장 안으로 쳐들어왔다.유국봉의 앞에 있던 큰 제자는 즉시 고래고래 소리쳤다.“누구야! 누가 우리 유 선생 조카한테 손을 댄 거야! 나와! 제대로 죽여줄 테니!”건방지고 야만스럽기 그지없었다.갑자기 나타난 이들 때문에, 공장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다시금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그들은 평생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한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다.유재현은 지금 한지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유국봉의 소리가 들리자, 그는 즉시 고개를 돌려 대성통곡했다.“삼촌! 저 여기 있어요! 여기 있다고요! 살려주세요!”유국봉은 소리를 듣자마자 제자들을 데리고 재빨리 달려갔다.달려가 보니 조카의 두 다리는 이미 불구가 되어있었고 피도 낭자한 것이 처참하기 그지없었다.그 순간 유국봉은 제대로 불이 붙었다.일성 예비 군왕의 기세를 내뿜으며 소리를 쳤다.“누구야! 누가 우리 조카 다리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야! 당장 기어 나와! 내가 한 방에 부셔줄 테니!”일성 예비 군왕의 기세는 확실히 하늘을 찌른다.노여움에 깃든 소리만으로도 공장 안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놀라워 마지 못하며 다리가 후들거렸다.“나다!”갑자기 냉랭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덤덤한 목소리지만 모두가 뚜렷이 들을 수 있었다.유국봉을 소리를 듣자마자 앞에 있던 제자를 밀치고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를 노려보았다.그리고 즉시 손을 내밀며 호통을 쳤다.“미친놈이 너였구나! 죽고 싶어 환장……”유국봉이 말을 채 하기도 전에 한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차갑게 말했다.“유 선생, 우리 또 보네? 상처는 다 회복됬어?”순간 유국봉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동공에 지진이라도 난 듯이 경악을 금치 못한 채 한지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이럴 수가!유국
한지훈은 차가운 시선으로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유국봉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대신 복수하러 온 거야?”이 말을 듣자, 유국봉은 즉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필사적으로 부인했다.“아니! 오해야! 복수하러 온 게 아니라 혼내 주러 온 거야!”말을 마치고 유국봉은 일어서서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유재현 앞으로 다가갔다.그리고 두말하지 않고 유재현을 세차게 걷어찼다.유재현은 아직 방금 일어난 상황에서 정신을 차리지도 못했는데, 삼촌한테 맞아 더욱 이성을 잃어갔다.“삼촌! 미쳤어요? 나 삼촌 조카야!”유국봉은 지금 무섭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하지만 발에 힘을 줄이지 않고 유재현을 거듭 차면서 소리를 질렀다.“너 같은 조카 없어! 네가 지금 누구한테 미움을 샀는지 알기나 해? 어디 감히 한 선생 앞에서 주제도 모르고, 목숨이 여러 개야? 다리만 불구로 만든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당장 사과해!”오늘 이 공장은 여러 번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유재현은 지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H시에서 온 위풍당당한 유국봉마저도 두려움에 떨고 한지훈한테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걸 보면 그에게 주어진 길은 하나다.바로 한지훈한테 사과하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유재현은 삼촌에게 맞아 죽을 수도 있다.하여 유재현은 자기 앞에 당당하게 앉아 있는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한 선생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잠깐 돈에 눈이 멀어 이 일을 받긴 했는데, 앞으로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시기를 바랍니다.”한지훈은 유재현과 유국봉을 차가운 눈빛으로 한 번 보고는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꺼져!”짧고 굵은 두 글자를 듣고 두 사람은 마치 대사면을 받는 듯했다.유국봉은 제자들에게 유재현을 데리고 나오라고 시키고 미친 듯이 공장 밖으로 도망쳐 나갔다.그들은 토끼보다 빠르게 순식간에 차로 피신했다.순간 공장 안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남은 공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 마지 못했다
유국봉의 말에 유재현은 멍해지고 달갑지 않았다.“삼촌, 한지훈 진짜 그렇게 대단해요? 삼촌은 무슨 일성 예비 군왕의 실력이라면서요. 게다가 무도의 일대 종사신데 그래도 안 돼요? 이제 겨우 20살 넘은 어린놈을 정말로 이길 수 없어요?”유국봉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리 조카 시야가 좁구나. 일성 예비 군왕의 실력은 일반인 또는 병왕이 보기에는 대단할 것이다. 넘사벽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지. 근데 최고의 경지는 없단다. 용국에서 일성 예비 군왕 실력을 지닌 사람은 적어도 수십 명이 된다. 하지만 군신 실력을 지닌 사람은 극히 드물다. 무릇 그런 사람이라면 용국의 탁월한 인물이 아닐까? 혹은 5대 주국에 있는 인물이거나 고위 정치인들이 아닐까?”“군신이요? 그럼, 그 한지훈 실력이 군신급이라는 말씀이세요?”유재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이마에 땀까지 맺혔다.한지훈이 군신이었어?유국봉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군신급 인물이 작디작은 S시에서 데릴사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하겠어.”두 사람이 지금 한지훈을 군신급 인물로 여기고 있는데, 이 사실을 한지훈이 알게 된다면 비웃지 않을까?겨우 군신급?유재현은 머리가 터질 듯이 윙윙거렸다.한지훈이 일존 군신이라는 사실에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방금 자신의 언행이 떠올라 두려움이 밀려왔다.일존 군신과 충돌이 생겼을 뿐만이라 겁 없이 들이대기도 했다.창공과 같은 인물을 앞에 두고 용감하기 그지없었다.심지어 숨 쉬는 사이에 죽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그렇다면, H시 지하 세력의 강력한 존재는 한지훈 앞에서 과연 어떤 존재일까?한 마디에 동아리 전체를 얼마든지 엎어버릴 수 있다.유재현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갑자기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보니 도중기의 비서 서주안이었다.유국봉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받아.”전화가 연결되자 서주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은 잘 처리 했어?”유재현은 삼촌을 한 번 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죄송합
7개 설비 공장의 사장들도 지금 사무실에 있는데, 맹시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부회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도 회장님께서 지시라도 있는 겁니까?”“저희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얼마든지 말씀만 하세요.”맹시현은 고개를 들고 앞에 있는 사장들을 바라보았다.“강우연 공장에서 어디선가 설비를 들여왔다고 합니다. 도 회장님이 사람들 시켜서 설비를 몇 대 부수고 공원들도 다치게 했는데, 강우연은 지금 거금을 들여 능력자를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곧 생산도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든 생산 할 수 없게 지금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아니면 도 회장님은 사장님들의 설비를 사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그러자 7명의 사장은 동시에 당황하며 조급해졌다.“네? 도 회장님이 진짜로 그러셨어요? 이제 어떡해요?”“우리 설비 산다고 약속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강우연한테 팔지 않은 건데, 이제 와서 이게 무슨 뜻입니까?”“부회장님, 저희 좀 도와주셔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 손해가 막심합니다!”맹시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을 흔들었다.“저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대책을 내려고 불렀잖아요! 일단은 그 강우연부터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합니다.”갑자기 우엔지설비회사의 조화림이 나섰다.“실은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저희도 마찬가지로 거금을 들여 공원들을 모집하면 됩니다! 강우연 공장에서 생산조차 진행할 수 없게 막으면 그만입니다! 동시에 부회장님께서 공고문을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강우연 공장에 문제가 있고, 설비에 문제가 있다고 생산을 금지해 주세요. 일주일을 기한으로 하여 조사한다고 미루기만 하면 다른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자리에 있는 사람은 조화림의 아이디어가 그럴싸하다고 여겼다.“역시 조 대표! 교묘한 아이디어가 많아요.”“좋은 생각인 거 같아요. 그럼, 강우연 공장에 공원이 없게 되는 것이고 사람이 없으면 자연스레 생산도 할 수 없잖아요.”“어디서 힘들게 구해 온 설비를 관상용으로만 쓰겠네요. 하하하.”사장들은 서로 눈을
한지훈이 마사지에도 일가견이 있을 줄은 몰랐다.강약 조절도 기가 막히고 혈 자리도 정확하게 짚어냈다.“예전에 마사지 배운 적 있어요?”강우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마사지를 배운 적은 없는데, 전에 의사한테 혈 자리에 관해 배운 적은 있어. 그리고 나 군인이었잖아, 그래서 강약 조절이 능숙한 거야.”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갑자기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보니 새엄마 서경희였다.강우연은 전화를 끊고 싶었지만, 그래도 받았다.“딸, 얼른 천향각으로 와! 아빠랑 지금 다 여기에 있어!”무척이나 조급해하는 서경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에요? 왜 천향각에 있어요?”강우연은 물어보면서 참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깨물며 신음 소리를 냈다.1초 정도 고요해지더니 서경희가 입을 열었다.“너 지금 뭐 하고 있어? 지훈이랑 설마?”“아니에요! 하루 종일 바빠서 지금 마사지 받고 있어요!”강우연은 즉시 해석했는데,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서경희는 그제야 한시름 놓고 말했다.“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있다고 해도 절대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네 몸 귀한 몸이야!”“뭐라는 거예요! 하실 말씀 없으시면 끊을게요.”강우연은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참, 내가 중요한 말을 깜빡했어! 얼른 한지훈 데리고 밥 먹으러 와. 여기 네 아빠 사촌 형제 친하람네 일가족도 있어. 우리한테 밥 한 끼 대접한다고 하는데, 너희한테도 알리라고 했어. 얼른 와.”서경희는 웃으며 말했다.“친씨 가문이요? 친리연 사촌 언니?”강우연은 거듭 물어보면서 얼굴색은 사색이 되었다.“그래! 준비하고 얼른 와!”서경희는 할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강우연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일어나 앉았다.한지훈의 강우연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물었다.“왜 그래?”“엄마가 천향각으로 밥 먹으러 오래요.”“응? 갑자기? 왠일 이래 밥 먹으러 오라고 하시고.”한지훈은 되물었다.그러자 강우연은 고개를 저으며 자조하듯 웃
강우연은 얼굴을 굳히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리연 사촌 언니, 오랜만이에요.”라고 말했다.친리연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일부러 자신의 손가락에 있는 10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여주며 입가에 비웃음과 경멸을 보이며 “오랜만이네, 하지만 나는 너를 딱히 보고 싶지 않아. 어쨌든 너 같은 사람은 현재 내 신분과 비교할 수도 없으니까.”라고 말했다.그리고 그녀는 고의적으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낮은 목소리로 “너도 알잖아.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비웃을까 봐 걱정돼. 나 친리연은 너처럼 낡은 전동차를 타고 오는 가난한 친척이 있다는 게 창피하거든.”이라고 말했다.강우연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주먹을 움켜쥐었다.그녀는 올 때 좋은 일이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정말이지 그 순간에 강우연은 그 자리를 뜨고 싶었다.그러나 한지훈은 그녀의 작은 손을 꼭 잡고 부드럽게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품에 안고 있던 한고운은 짙은 화장을 한 친리연에게 작은 입을 삐죽 내밀며 "엄마한테 그런 말 하지 마요! 우리 집은 가난하지 않아요! 아빠는 항상 가난한 사람을 입에 올리는 사람이 진짜 가난한 사람이라고 했어요!”“......”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친리연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한지훈 품에 안겨 있는 한고운을 보며 손가락을 들어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뭐? 이 꼬마는 누구야? 감히 그런 말을 해? 너 죽고 싶어!"한고운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머리를 쳐들고 진지하게 말했다. "나 꼬마 아니에요! 내 이름은 한고운이고 우리 아빠 이름은 한지훈이며 우리 엄마 이름은 강우연이에요! 나도 이름이 있어요! 나는 꼬마가 아니에요!”“한고운! 친리연 아줌마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빨리 사과해!”강우연은 한고운이 그런 말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고 당황했다! 한고운은 퉁명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과하지 않을 거야! 아줌마가 엄마 아빠한테 사과를 해야 해!”라고 말했다."좋아! 강우연! 할 말 못 할 말을 다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
육천릉은 한지훈이 이 일에 관심을 보이자 재빨리 웃으며 말했다.“맞습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어젯밤에 사진을 한 장 보내왔습니다!”그 말과 함께, 그는 서둘러 사진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내밀었다.사진은 다소 멀리서 촬영된 탓에 꽤 흐릿했지만, 천생서문에 기록된 묘사와는 놀랍도록 잘 들어맞았다.여섯 장의 꽃잎은 각기 다른 색을 띠고 있었고, 꽃술 한가운데엔 보랏빛 꽃봉오리 하나가 있어 매우 이상하게 보였다! 사실, 영기가 되돌아온 이후로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었다.보통 사람의 수명이 이십 년 이상 늘어난 것은 물론,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일성 병왕의 전력을 지닌 채 태어나기도 했다.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무도가 성행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 또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어떤 종문들은 전투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약까지 제조해 판매하고 있었으며, 일부 국가는 무인으로 구성된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국력을 강화하고자 했다.용국 또한 이런 군대를 조직하였지만, 현재는 어느 국가도 감히 용국의 세계적 지위에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따라서 용국의 군대는 주로 무력의 상징으로 기능할 뿐이었다.하지만 자소화라는 이 기이한 꽃의 효능을 제대로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다.한지훈은 예전에 한 야외 생존 프로그램을 보다가, 참가자가 이 자소화를 독초로 착각하고 꺾어 버리는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당시 그는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탔던지!영기가 되살아난 지금, 이와 같은 신기한 꽃과 약초는 앞으로도 점점 많아질 것이 분명했다.특히 외국과는 달리, 용국의 오대 명산에서는 자소화의 효과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다.그 때문에 대량산은 단시간 내에 수많은 종문에 의해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일반인은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그래서 육천릉이 보낸 자들도 멀리서 겨우 이 한 장의 흐릿한 사진을 찍어온 것이 전부였다.“보아하니, 이 자소화를 노리는 이들이 꽤 많겠군.”한지훈
수년 후.산성시의 옥기 상점 안, 장발의 사내가 한 쌍의 남매에게 무공을 가르치고 있었다.소년은 얼굴에 앳된 기색이 역력했지만,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모두 본받을 만한 기세를 품고 있었고, 소녀는 더욱이 품새 하나하나에 눈에 띄는 기세와 무형의 위압이 서려 있었다.“여보, 애들 좀 쉬게 하지 그래요? 조금 있다가 도청도 불러서 다 같이 캠핑 가요, 어때요?”강우연은 캠핑에 쓸 텐트와 조리 도구를 챙기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았다.어느새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한지훈은 줄곧 이곳에 은거하며, 한편으로는 천생서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세상의 큰 흐름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까지도 제법 많은 역외 강자들이 돌아왔지만, 한지훈이 정한 세계의 판도를 감히 뒤흔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지금,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합국 상임이사 자리는 바로 용국이 차지하고 있었고, 세계의 운영 방식조차 모두 용국의 입김 아래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세속적인 겉모습에 불과했다.실은 세계 각국은 물론, 용국 내부조차도 암류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한지훈은 아직 대세가 변화하기 전에는 지나치게 과시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정체 역시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지금 그는 그저 이 옥기 상점의 사장일 뿐이었고, 강우연은 그저 옥기 상점의 사모였다.비록 나씨 집안에서 종종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문안하며, 집안 후손들을 수련시키러 보내곤 했지만, 모두 한지훈의 비밀을 철저히 지켜주고 있었다.신룡전의 삼대 용존 역시 지금은 모두 이성 천신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고, 정작 한지훈 자신은 아직도 일성 준천신계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한지훈이 돌파할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천신계에 진입한 후 그는 이 경지에 들어선 자에게는 경지 그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진법에 대한 이해와 운용이었다.이것이 바로 그가 상위 경지를 거슬
한편, 오륙 무도학원의 진법루 안에서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빛기둥이 솟아올랐다!그 찬란한 빛기둥은 무려 사흘 밤낮 동안 계속되었다!마침내, 진법루 전체가 우르르 무너져 내리더니, 지면 위에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 나타났다.그 심연 아래에는 희미하게 푸른빛을 띠는 광막이 아른거리며 떠올랐다.많은 사람들이 이 경이로운 장면을 휴대폰에 담아냈다!이제서야 오대 명산의 고위 무인들도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지 않았는지 마침내 이해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지구의 영기가 이미 고갈되어 그 강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영기의 회복은 단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서서히 회복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이 순간, 지표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예전엔 무릎 높이밖에 자라지 않던 목초가 하룻밤 사이에 사람 키를 훌쩍 넘겼으며, 야생 동물들 또한 이전보다 몇 배는 커진 모습이었다!한 오륙 사냥꾼이 산속에서 몸무게 40킬로그램, 길이 1미터에 달하는 토끼를 사냥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미륙의 어민들이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는 보도는 또다시 전 세계인의 신경을 자극했다!한때 드문드문했던 숲은 하룻밤 사이에 무성해졌으며, 사막에도 대규모의 오아시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여러 명산 역시 짙은 안개에 휩싸인 채, 산봉우리들이 치솟으며 기존보다 몇 배나 웅장해졌다!이제 전 세계적으로 무공 수련 열풍이 일었다.특히 용국에서는 무종들이 세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이전과 다른 점은, 무종들이 이제 더는 조정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 세력이 되었다는 점이었다!용국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무도 재판소가 설립되었고, 이 재판소는 중대한 죄를 저지른 무인들을 심판하기 위한 기관이었다!영기의 귀환과 함께, 그동안 폐관 수련에 들어갔던 무적천이 갑자기 고통스럽고 분노에 찬 포효를 내질렀다.그의 몸과 융합되지 못하고 있던 흑룡의 심장이, 이 순간 묘
모든 이들은 그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이들이 경외심에 찬 시선을 드러냈다.앨러스의 긴장된 마음도, 그 순간 조금은 누그러졌다.보아하니, 고대 인디언들이 결국 움직인 모양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허공에 떠오른 그 거대한 얼굴을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그저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자, 하늘에서 눈 부신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미륙 전역에 퍼져 있던 앨러스 족속들이 무수한 별빛에 온몸이 꿰뚫리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그들 중엔 전신계나 사령관 경지의 강자들도 많았고, 본능적으로 반항하려 했지만 천신계 강자 앞에서는 저항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호흡의 시간도 지나기 전에 모두가 가루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지훈! 네… 네놈은 어째서 우리를 노리는 건가!”눈앞에서 하나둘 동족이 죽어 나가자, 앨러스의 눈동자는 충혈되어 터질 듯 부릅떴다.심지어 하늘 위에 떠 있던 그 거대한 얼굴조차 노기가 서리기 시작했다!비록 앨러스의 족속들이 죄를 저질렀다지만, 한지훈이 이때 손을 쓴 것은 그의 위엄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었다!“한지훈! 경고한다. 이 땅에서 더 이상 행패를 부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찬란한 별빛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덮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고, 이국 전체는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냉랭한 눈으로 하늘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했다.“너희는 모두 죽어 마땅하다!”“그들이 인류 멸망 계획을 실행하려고 망상한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는 그들의 야망이 있다면, 먼저 그들 자신부터 사라져야겠지.”“만약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 용국으로 찾아와라.”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하늘 위 거대한 얼굴이 잠시 멍해졌다.그렇다, 앨러스 족은 분명 전 인류를 죽이고, 오직 자신들의 후손만 남겨 지구를 지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