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두 팔로 가슴을 감싸고 태연하게 “걱정하지 마, 누군가는 잘못을 빌게 될거야!”라고 말했다. 강우연은 이를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머리를 흔들더니 “그만둬요, 대신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제가 말하는 거 듣기만 해요.” 라고 말했다. “음!” 하고 한지훈은 강우연의 조급함과 걱정어린 모습을 보며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거실로 걸어 들어갔는데 거실내의 싸늘하고 압박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친리연과 범고길은 강우연과 한지훈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분노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친리연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손을 휘두르며 강우연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이 행동은 엄청 당돌하였다. 강우연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을 들어 친리연의 약한 팔을 힘껏 잡았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저번에는 가만두었더니 또 덤비냐?”라고 말했다. “훙~” 갑자기 그의 몸에서는 뼈를 스며드는 냉기가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이 차가운 기운은 친리연으로 하여금 온몸이 오싹해지게 만들었고 뒤로 몇발자국 후퇴하게 하였다. “한지훈, 너 이놈아! 여기까지 와서 이러기야? 아빠, 이 자식 좀 봐요!”친하람은 이 상황을 목격하고 노발대발하며 “버릇없는 놈! 한지훈! 너 뭐 하는 놈이야? 오늘 우리가 너한테 따지러 왔어! 너 지금 이 태도는 도대체 뭐 하려고 하는 거니?”라고 말했다. 범고길은 앞장서서 한지훈을 밀치며 친리연을 자기 뒤로 숨기게 하고 건방진 눈길로 쳐다보면서 “한지훈, 너 날뛰지 마! 오늘 내가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테니!”라고 말했다. 한지훈은 입가를 찌푸리더니 덤덤하게 “그래? 그래 어디 한번 보여줘!”라고 말했다. “너 이 자식!” 하고 범고길은 할말을 잊었고 그냥 눈을 뚱그렇게 뜨고 바라만 보았다. 한편, 강문복도 화가 나서 의자 등받이를 힘껏 내리치고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 “버릇없이 굴지 마! 지금 이 시간까지 잘못을 빌지 않고 뭐해? 무릎 꿇어!”“맞아,
그 순간 범고길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옆에 있던 친리연이 그를 부축하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왜 그래?”당황한 범고길은 이마에 식은땀을 닦으며 한지훈을 향해 변명하듯 말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군. 하두용인 누군데? 난 모르는 사람이야!”말은 그렇게 해도 가슴은 미친듯이 요동치고 있었다.한지훈이 어떻게 하두용을 알지?낌새라도 눈치챈 걸까?“몰라? 이상하네. 하두용은 당신을 안다던데?”한지훈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범고길이 고래고래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난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지금 억지로 나한테 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범고길은 친하람을 바라보며 다급히 말했다.“장인어른, 한지훈 저 자식이 헛소리하는 거예요. 저는 그런 사람 모릅니다!”친하람 역시 싸늘한 얼굴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우리 사위한테 이상한 프레임 씌우지 마. 하두용이라는 인간은 나도 모르는 사람이야.”강문복 역시 싸늘한 얼굴로 한지훈을 손가락질했다.“그만해. 오늘 너희를 부른 건 제대로 사과하라는 뜻이었는데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나오니 너무 실망했어. 한지훈,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무릎 꿇고 고길이랑 리연이한테 사과해!”강학주의 얼굴도 싸늘하게 굳었다.비록 지난번에 모임에서 한지훈이 그를 대신해 나서주었지만 그건 그거고 이 일은 도와줄 수 없었다. 그래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차만 마시고 있었다.강우연은 한지훈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지훈 씨, 자꾸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내 말 들어요. 사과하고 넘어가면 좋잖아요.”한지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걱정 마. 내가 다 해결할게.”말을 마친 그는 범고길을 바라보며 말했다.“좋아. 마침 하두용이 지금 S시에 왔다고 들었어. 당신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해서 내가 이 자리로 불렀지.”그 말을 들은 범고길의 눈동자가 거세게
털썩!신호를 알아들은 하두용은 그 자리에서 한지훈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저도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겁니다. 범고길 저 새끼가 시켜서 했어요. 저 새끼가 형님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시켰어요.”“뭐라고?”강우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가만히 있던 강문복과 강학주도 인상을 쓰며 차갑게 말했다.“자세하게 설명해 봐!”하두용은 그저 부들부들 떨며 한지훈의 눈치를 살폈다.“사람들 앞에서 자세히 설명해 봐.”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하두용이 입을 열었다.“범고길이 한 선생님 다리를 부러뜨리면 2천만 원을 준다고 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강학주가 크게 분노하며 친하람을 노려보았다.“이거 어떻게 설명할 거야? 자네 사위가 폭력을 사주했다는데?”그 말을 들은 친하람도 당황하며 범고길에게 호통쳤다.“자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정말 자네가 한 거야?”범고길은 당연히 순순히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억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장인어른! 제가 그런 일을 했을 리 없잖습니까? 이 사람 저는 모르는 사람입니다. 한지훈이 배우를 데려와서 저를 모함하는 거라고요!”“맞아요. 우리 고길 씨는 절대 그런 일을 했을 리 없어요!”친리연도 옆에서 거들었다. 그녀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한지훈, 감히 이런 비겁한 수를 쓰다니! 아무나 데려와서 우리 고길 씨가 시킨 거라고 하면 우리가 믿을 것 같았어?”“연기? 배우?”한지훈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하두용은 잔뜩 분노한 눈빛으로 친리연과 범고길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나 하두용 해녕에서는 그래도 잘나가는 조직의 두목이야! 우린 신뢰를 저버리는 짓은 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의뢰를 받을 때마다 자세한 기록을 남기지. 범고길이 나한테 의뢰를 맡긴 부분은 이미 녹음파일이 있어. 그리고 입금기록까지!”말을 마친 하두용은 핸드폰을 꺼내 범고길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틀었다.“두용 형님, 접니다. 좀 부탁을 드릴 일이 있어서요. 주제도 모르고
말을 마친 한지훈은 손을 번쩍 들어 친리연의 뺨을 쳤다.그 모습을 본 강우연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입을 틀어막았다.친리연 본인 역시 당황했다.그녀는 얼얼한 볼을 손으로 감싸며 표독스럽게 한지훈을 노려보았다.“지금 날 쳤어?”말을 마친 그녀가 손을 치켜들었다.한지훈은 가볍게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싸늘하게 말했다.“조금전에 건 내 마누라 대신이었어. 내 몸에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지옥을 맛보게 될 거야.”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친리연은 당황한 표정으로 발을 구르며 씩씩거렸다.“한지훈, 두고봐! 다들 두고보자고!”말을 마친 그녀는 씩씩거리며 현장을 떠났다.홀로 남은 범고길은 눈치를 살피다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하지만 한지훈은 그를 곱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도망치려는 범고길의 등 뒤에 대고 싸늘하게 말했다.“하두용, 이제 내 볼일은 끝났으니 나머지는 당신이 해결해.”그 말을 접수한 하두용은 달려가서 범고길의 등을 걷어차고는 쓰러진 그의 멱살을 잡아 다시 일으키며 소리쳤다.“범고길, 오늘이 네 제삿날이야!”“하지 마! 형님, 이러지 마세요….”범고길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허두용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문복을 힐끗 보고는 강우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향했다.돌아가는 길, 강우연은 떨리는 심장을 겨우 진정시키고 그에게 물었다.“지훈 씨, 어제 아무 일 없었죠? 괜찮아요?”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쉽게 당할 것 같아?”강우연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범고길 그 사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처음 봤을 때는 순박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속에 그런 악한 마음을 품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앞으로 사람 만날 때 너무 쉽게 믿지 마. 나쁜 사람을 만나면 가장 먼저 나한테 말해. 내가 지켜줄 거니까.”강우연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어서 돌아가서 쉬어요. 난 회사로 돌아가야 해요.”한
치밀하고 계획적인 만남이 틀림없었다.원형 테이블의 상석에 배가 불룩 나온 중년 남자가 앉아서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도설현은 초조한 표정으로 그의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한지훈은 방 안을 대충 훑어보고 그쪽으로 다가갔다.일반인이 이 광경을 봤으면 놀라서 영혼이 가출했겠지만 한지훈에게는 그냥 하찮은 존재들이었다.도설현은 한지훈을 보자 표정이 환해지더니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왔어요? 그런데 왜 혼자예요?”그녀는 살짝 당황한 듯했다.분명히 조금 전 문자를 보내 사람을 좀 데려오라고 했는데 혼자서 쫄래쫄래 따라왔다니!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혼자서 다 해결하면 되지 않나요?”도설현은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눈치를 보냈지만 한지훈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리더니 테이블로 가서 당당하게 자리에 앉았다.도설현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한지훈은 전혀 거리낌없이 나이프를 들고 앞에 있는 스테이크를 썰어 입으로 가져갔다.도설현은 그 모습을 당황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이 사람 미친 사람인가?물론 3성 병왕급 실력을 가진 살랑을 쓰러뜨리는 것을 직접 보기는 했지만 그가 혼자 이 많은 무림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앞에서 식사 중인 저 남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온 건가?“지훈 씨, 미쳤어요?”도설현은 의자 밑으로 한지훈의 발을 툭툭 차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누군지 알아요?”한지훈이 담담히 물었다.“누군데요?”도설현은 그 말을 듣고 뒷목이 뻐근했다.실책이야! 괜히 불렀어!“S시 흑룡당 당주 장세덕 회장님이세요. 4대천왕 중 한 명이라고요!”장세덕은 S시 지하세력 서열 4위 흑룡당의 당주였다.그의 손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묻어 있으며 잔인하고 포악한 성격에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인물로 악명이 자자했다.최근에 금방 출소했다고 들었는데 출소하자마자 사방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낯선 남자랑 잠깐 대화를 나눴다고 그가 자신의 아내를 악어 늪
순식간에 룸 안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장세덕은 음침한 표정으로 눈앞의 젊은 남자를 노려보았다.건방진 녀석!장세덕이 권력을 잡은 뒤로 그의 앞에서 이런 불손한 말을 대놓고 지껄인 인간은 한지훈이 처음이었다.횡포와 협박, 그건 장세덕의 몫이었다.그런데 어디서 온 머리에서 피도 안 마른 녀석이 대놓고 자신을 무시하니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도설현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지훈 씨가 해결해요. 그렇다고 죽이지는 말고요.”말을 마친 도설현은 테이블을 등지고 창가로 물러섰다.한지훈이 조금 전 손등을 다독이며 괜찮다고 신호를 보냈을 때, 이유는 모르지만 왠지 안심이 되었다.장세덕은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유 대표한테 들었던 그 녀석이로군. 들었던 대로 건방진데 재밌는 녀석이야. 물론 오늘 살아서 여길 나갈 수 있다면 말이지!”한지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싸늘한 살기를 내뿜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덤덤하게 대꾸했다.“나야 자신 있지. 하지만 당신이나 당신 부하들은 장담할 수 없군.”말을 마친 그는 들고 있던 나이프를 그대로 장세덕의 팔뚝에 찔러넣었다.피가 사방으로 튕겼다.장세덕이 정신을 차렸을 때, 팔에서 극심한 통증과 함께 피가 콸콸 흘러내렸다.그는 팔을 감싸고 신속히 후퇴하며 음침한 목소리로 소리쳤다.“감히 기습 공격을? 오늘 네 놈의 사지를 찢어버리겠다!”한지훈의 공격이 워낙 빨랐기에 장세덕의 부하들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멍하니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형님이 이렇게 쉽게 당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젊은 남자는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멍하니 서서 뭐 해? 어서 저 놈의 눈알을 뽑아 버려!”장세덕이 분노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포효했다.그제야 경호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경호원 여덟이 지키고 있는 장소에서 감히 흑룡당 당주의 팔에 칼을 꽂다니!나중에 당주가 책임을 물으면 그들은 혹
다섯!여섯!여덟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순식간에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그들을 전부 쓰러뜨리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병왕급 실력을 가진 경호원들마저 팔목이 뒤틀려 의자에 처박혔다.장세덕은 똥 씹은 얼굴로 한지훈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수많은 싸움을 껶었지만 눈앞의 남자처럼 그에게 거대한 압박감을 선사한 사람은 없었다.그는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젠장! 내가 누군지 알아? 나 흑룡당 당주 장세덕이야! 감해 내 사람들을….”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뒤돌아서 그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그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네가 누군지 알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 않아. 난 도설현 대표의 경호원으로 이 자리에 있어. 상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게 내 일이야. 우리 도 대표님 다시 건드리면 죽여버릴 수도 있어.”싸늘한 분노가 담긴 그의 말에 장세덕은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털썩!한지훈이 손을 놓자 장세덕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토해냈다.“꺼져! 다시 내 눈앞에 띄는 날엔 목숨이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한지훈은 역겹다는 듯이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이런 사람은 한번에 기세를 꺾어놔야지 애매하게 처리하면 끈질기게 달려드는 부류였다.“그래! 대단한 녀석이군! 가자!”장세덕은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는 팔을 감싸며 한지훈을 노려본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의 굴욕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패잔병처럼 다친 곳을 붙잡고 도망치듯 룸을 나갔다.“대표님,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가요?”한지훈이 느긋하게 어깨를 으쓱하며 물었다.도설현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얼마 못가 걱정이 담긴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자존심을 건드렸으니 장세덕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한지훈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대꾸했다.“괜찮아요. 내가 있잖아요.”그 말을 들은 도설현은 예쁜 눈을 곱게 접으며
그 시각, 하얀색 밴 한 대가 호텔 정문 앞에 멈추어 섰다.차에서 한 중년 남자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차에서 내렸다. 그가 바로 신천그룹 대표 유준봉이었다.그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장세덕을 보고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장 회장님,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무슨 일이 있었길래….”유준봉은 경악함을 감추지 못했다. 장세덕의 팔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그를 지키는 여덟 명의 경호원들도 팔다리가 부러져서 고통스러운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그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도설현의 옆에 이 정도의 강자가 있었나?장세덕 당주의 몸에 상처를 낼 만큼?일은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유준봉, 대체 이런 자리를 만든 의도가 뭐야! 우리 애들까지 다치게 만들고!”장세덕은 잔뜩 분노하며 유준봉을 향해 고함쳤다.“예? 저도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는데요?”유준봉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변명하기 급급했다.“대체 어떤 놈입니까? 감히 장 회장님 몸에 상처를 낸 놈이? 그 놈 미친 거 아닌가요? 도설현이 그랬어요? 이 미친 여자를 그냥….”“누구겠어? 도설현 옆에 아주 대단한 경호원 녀석 한 명 있던데! 자네가 말했던 그 한지훈 말이야! 내 오늘 놈의 사지를 찢어 한강에 처박을 거야! 날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만 천하에 똑똑히 보여줄 거라고!”지금의 장세덕은 이성을 잃은 맹수에 가까웠다. 잠시 후, 로얄 패밀리 호텔에 흑룡당 조폭들이 도착했다.아직 뒤에서 오고 있는 인원도 적지 않았다.이게 바로 흑룡당의 실력이었다.유준봉은 그 광경을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역시 장세덕을 끌어들인 판단은 옳았어!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잖아!소남마을에서 한지훈에게 된통 당한 뒤로 그는 여러 방면으로 뒷조사를 했다. 그는 상대가 도설현이 키우는 경호원이라는 것을 알고 별것도 아닌 놈이 도설현 믿고 까분다고 단정지었다.그래서 오늘 특별한 자리를 만들어 도설현을 장세덕에게 선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