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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조윤아가 강유호를 욕하자 류신아는 낮은 소리로 말렸다.

"윤아야, 그만해."

어제 연말 모임 때 류지원은 자신의 정장을 자랑했고, 강유호가 나서서 그녀를 도와주었다.

"신아야, 넌 너무 마음이 약한 게 문제야. 내가 너였다면 일찍부터 이혼했어."

조윤아는 싸늘하게 말했다.

"넌 강유호와 결혼한지 오래 되어도 부부관계도 맺지 않았잖아. 매일 어떻게 이런 모자란 사람과 마주보면서 살 수 있어?"

"조윤아."

이때 강유호가 드디어 참지 못하고 한 걸음 나서서 그녀를 보았다.

솔직히 조윤아는 아주 예뻤다. 지금의 조윤아는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어 회고 긴 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나 얼마나 유혹적인지 몰랐다.

"넌 어떻게 내가 우리 여보 회사를 도울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있지?"

강유호는 배시시 웃으면서 그녀를 쳐다보았다.

"너 얼마 전에 나랑 10억원을 내놓을 수 있으면 아빠라고 부를 거라고 했지?"

"그래, 내가 그랬어."

조윤아는 천천히 일어섰다.

"내놔. 내놓지 못하면 날 엄마라고 부르는 게 어때?"

"미안하게 됐어."

강유호는 스스럼없이 자리에 앉더니 꼬질꼬질한 봉지를 거꾸로 들었다. 그러자 안에 담긴 물건들이 와르르 탁자 위에 쏟아졌다.

순간 방안은 물 뿌린 듯이 조용해졌다!

초록색 지폐가 소파에 폭포처럼 쏟아졌고 바닥까지 흘러내렸다.

"이......이건......"

류신아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 돈...... 이 돈이 정말 10억이야?!"

이때 이여화가 조금 화가 누그러진 얼굴로 다가왔다.

지금 이 상황에서 류신아의 친구인 조윤아와 서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10억 현금을 직접 눈앞에 쏟으니 그 시각적 충격은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불러. 듣고 있을 테니."

강유호는 머리를 젖히며 말했다.

이때 조윤아도 충격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강유호를 보면서 싸늘하게 웃었다.

"강유호, 내가 모르는 것 같아? 신아가 매일 너에게 4만원 밖에 주지 않았잖아. 너 그 돈 더러운 곳에서 온 거지?"

그녀의 말에 류신아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강유호의 팔을 잡고 거실로 이끌었다.

그녀는 방문을 닫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유호, 너 이 돈 어디에서 났어? 더러운 돈 아니야?"

"깨끗한 돈이야. 걱정하지 말고 써, 친구에게서 빌렸어."

강유호는 탄식하면서 말했다.

지금 그는 ZY 엔터테인먼트 대표지만 이렇게 빨리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그가 신분을 밝힌다면 류신아는 그저 그가 운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친구? 어디 친구?"

류신아는 발을 동동 굴렀다.

"여태껏 난 왜 너에게 친구가 있는 걸 몰랐지?"

강유호는 마음이 아팠다. 확실히 그가 가문에서 쫓겨난 뒤로부터 주위 친구들은 모두 피하기 급급했다.

아마 자존심이 상했는지 강유호는 방을 나가려다가 문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전 동창이 지금 창업해서 돈 많이 벌었대. 그래서 빌려준 거니 먼저 써."

그가 방문을 나서자 류신아가 낮게 말했다.

"최대한 빨리 돈을 돌려줄게."

거실에 있던 조윤아와 서연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잖아. 약속을 지키지 않네."

강유호는 한 마디 중얼거린 후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놀았다.

최근 며칠 부산시는 유난히 불안정했다.

부산시 최대 엔터테인먼트의 대표가 바뀌자 무수히 많은 광고 회사가 합작하려고 찾아왔다.

하지만 새 대표는 참 신기했다. 예전에 합작했었던 파트너들도 모두 거절해버린 것이다.

찾아온 건 모두 부산시 일류 가문들이었다. 하지만 이류 가문인 류 씨 가문도 합작하러 찾아올 줄은 몰랐다. 또한 듣건대 ZY 엔터테인먼트가 류씨 가문에서 보낸 류지원을 내쫓았는데도 계속 사람을 보내 합작하련다고 했다. 류 씨 가문은 참으로 뻔뻔했다.

모든 사람들이 류신아가 웃음거리로 전락되길 기다리고 있을 때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ZY 엔터테인먼트가 글쎄 류 씨 가문과의 합작을 허락한 것이다!

이 소식에 전체 부산시가 들썩였다! 미친 게 아닌가? 이류 가문과 합작한다고?

하지만 류신아는 놀랍고도 기뻤다. 그녀가 ZY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나지도 않았는데 대표의 비서는 내일 계약서를 서명하러 오라고 한 것이다.

부산시, 부산 타워 호텔.

이곳은 부산시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었고 일인당 소비가 200만원을 넘었다! 류 씨 가문 할머니는 오늘 너무 기뻐 호텔 전체를 대여했다. 류신아를 위해 축하하려고 류 씨 가문 모든 사람에게 꼭 참석하라고 전했다! 또한 많은 손님들도 초청했다. ZY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게 한스러웠다.

호텔에서 류신아는 화제가 되었고 첫 번째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그녀 곁에 서있던 강유호가 앉아있기 바쁘게 뒤에서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 네가 앉을 곳이 아니야. 얼른 자리를 내!"

이 말을 한 건 류지원이었다. 하지만 그의 곁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서있었다.

그 여자를 발견한 이여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강유호에게 말했다.

"눈치 없는 놈, 얼른 비켜줘!"

이여화는 이 여자를 건드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할머니가 청해온 손님인 박 씨 가문 큰아가씨 박설아였다.

박 씨 가문은 대대로 골동품 장사를 했다. 듣건대 박 씨 가문 모든 골동품을 합하면4000억 좌우가 된다고 했었다!

이번에 류 씨 할머니의 요청을 받고 온 박설아는 첫눈에 류신아를 발견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류신아가 신고 있는 예쁜 힐이 크리스탈 러브라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박설아가 크리스탈 러브를 좋아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힐을 소유하지 못했다.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크리스탈 러브가 전세계에서 99켈레만 한정 판매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힐은 돈만 많으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도 있어야 살 수 있었다.

"비키라고, 박 대표님이 이곳에 있는 게 보이지 않아?"

류지원은 강유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화가 나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강유호는 마치 듣지 못한 것처럼 땅콩을 먹었다.

그의 모습을 본 이여화는 울화통이 치밀었다.

"넌 귀머거리인 거냐? 지원의 말이 들리지 않아?"

만약 강유호 때문에 박설아의 미움을 사게 된 다면 정말 큰일이었다! 비록 강유호가 10억을 빌려줬지만 이여화에게 있어 그는 여전히 쓸모 없는 놈이었다. 다만 운이 좋아 돈이 많은 동창을 뒀을 뿐이다.

"아니면...... 네가 먼저 자리를 내줘......"

류신아도 강유호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알았어."

류신아가 입을 열자 강유호는 웃으면서 일어나더니 뒤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류지원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친절하게 의자를 당겨줬다.

"박 대표님, 얼른 앉으세요. 아까 저 사람은 우리 류 씨 가문의 데릴사위에요. 우리 집에서 한량처럼 매일 먹고 놀 뿐이고 바보 같은 사람이에요. 그러니 저런 사람과 따지지 마세요."

"네."

박설아는 낮은 소리로 답한 후 의자에 앉았지만 시선은 여전히 크리스탈 러브에게 고정되었다.

정말 아름다웠다. 아마 어떤 여자가 저 힐을 신어도 기품이 몇 레벨은 제고될 것이다.

"류시언 아가씨, 저기......"

박설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혹시 이 힐을 어디에서 샀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류신아는 빙긋 웃었지만 속으론 매우 기뻤다. 부산시에서 이름난 미녀인 박설아가 지금 부러움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는데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친구가 선물한 거예요."

류신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렇다면 당신의 친구에게 부탁해서 저에게도 한 켤레 사주면 안될까요?"

박설아가 말했다.

"걱정 마세요. 공짜로 도와달라고 하지 않을게요. 제가 가격 두 배를 낼게요!"

목소리가 크지 않지만 주위 테이블에 사람들이 모두 기웃거렸다.

크리스탈 러브의 가격은 80억이었다! 두 배 가격을 내겠다니, 박 씨 가문은 정말 재력가였다.

또한 보기 힘든 미녀인 박설아와 박신아가 함께 있으니 너무 보기 좋았다. 지금의 박설아는 짧은 치마를 입어 길고 흰 다리를 드러냈는데 정말 유혹적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었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신아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 얼른 친구에게 전화하렴."

이여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박 씨 큰아가씨와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류신아는 입술을 깨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더니 서동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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