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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부승민은 온하랑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까 얘기를 듣고서야 온하랑이 얼마나 그 사람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다. 무려 두 번이나 강조해서 말했으니. 도대체 누군 거야?

온하랑은 차석 졸업이었고 그 뒤에 BX 그룹에 입사했다. 이런 이력은 이미 상당히 대단한 수준이었고 거기다가 부씨 가문의 배경까지 더해져 누구와 만나도 아깝지 않을 수준이었는데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길래 온하랑을 눈에 차 하지 않았단 말인가? 그래도 그 사람이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안 그러면 부승민한테 기회도 없었을 것이었다. 부승민은 모래라도 삼킨 듯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고백은 안 해봤어?”

“아니. 내가 그 사람을 알게 됐을 때 이미 그 사람한테 여자 친구가 있었어. 두 사람 관계도 돈독했고...그래서 그 사람 앞에서 한 번도 내 감정을 드러내 본 적 없어...”부승민은 주먹을 너무 꽉 쥔 나머지 피부가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마치 바닷물이라도 마신 듯 씁쓸하고 떫은 것이 입안까지 셔왔다. 그 사람이 여자 친구와 애정 행각을 벌이는 걸 보면서 온하랑이 얼마나 아파하고 그럼에도 감히 드러내지 못하고 환히 웃어 보이며 그저 구석에 숨어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깊은 밤에 숨죽여 흐느꼈을 장면을 떠올리니 부승민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부승민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질투가 끓어올랐다. 만약 온하랑이 사랑하는 게 그였다면 그는 절대 온하랑을 이리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넌 아직도 그 사람이 좋아? 그 사람과 다시 만나볼 생각이 있는 거야? 그 사람이 만약 지금 널 좋아해서 따라다니면 너 만나줄 거야?”

“아니.”

온하랑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원래 당사자보다 제삼자가 더 제대로 보아내는 법이지. 그땐 사랑에 빠져 사랑하는 사람의 결점을 무시하고 우점만 확대했거든. 제삼자가 돼서 보니까 그 사람도 결국 그저 그렇더라고. 남성우월주의에 속도 좁고 이기적일 뿐만 아니라 도덕감도 아주 낮고 갑질에 다른 사람 존중할 줄도 모르더라고.”

부승민은 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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