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AR SESIÓN끼이익-!
검은 SUV가 폐물류창고 정문 앞에 비스듬히 멈춰 섰다. 뒤이어 감사팀 긴급대응 차량이 입구를 막아섰다. 경찰은 아직 몇 분 거리였다. 보안팀장은 휴대전화로 위치를 다시 전송하고 직원들의 바디캠을 켰다. 안에서 여자의 억눌린 비명과 물건이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더 기다렸다가는 인질이 위험했다.
보안팀 직원 둘이 먼저 내려 녹슨 철문을 밀어젖히는 순간, 안쪽에서 조덕배의 사설 인력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튀어나왔다.
"뭐야?!"
"막아!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해!"폭주한 감각의 파도가 다시 밀려오자 태혁의 무릎이 순간 휘청했다. 혼자 세 사람을 상대할 상태가 아니었다. 그는 가장 앞에서 달려든 남자의 팔을 가까스로 쳐내고 한 걸음 비틀거렸다.
"이사님, 뒤로!"
보안팀 직원들이 곧바로 사이를 파고들었다. 짧은 몸싸움 끝에 쇠파이프를 든 인원들이 바닥에 눌렸고, 뒤따라 들어온 감사팀 직원
쾅-!42층 총괄이사 집무실의 육중한 마호가니 문이 거칠게 닫히며 잠금장치가 걸렸다. 태혁은 은재를 문에 밀어붙인 채, 그녀의 가느다란 양 손목을 머리 위로 결박하듯 단단히 감싸 쥐었다.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서울 도심의 찬란한 야경이 두 사람의 거친 호흡 위로 부서져 내렸다."이사님…… 읍!"은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태혁의 뜨겁고 젖은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가차 없이 집어삼켰다. 혀가 깊숙이 얽혀들며 타액이 끈적하게 흘러내렸다. 태혁이 손목을 놓자, 은재는 반사적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다. 이내 그의 단단한 목덜미를 제 두 팔로 힘껏 휘감았다.저주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입술이 닿는 순간 뇌리를 하얗게 표백하는 이 쾌락의 불꽃은, 유물이 강제했던 그 어떤 자극보다도 수천 배는 더 황홀하고 맹렬했다. 태혁이 숨이 찬 듯 입술을 떼며 은재의 턱을 들어 올렸다."링크는 끝났어, 한은재."태혁의 충혈된 눈에서 뜨거운 열기가 번뜩였다."그런데 왜 내 심장은 널 볼 때마다 터질 것처럼 뛰는 거지?""이사님이야말로…… 왜 날 여기까지 끌고 온 건데요?"은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발하듯 그를 올려다보았다. 태혁의 입꼬리가 비뚤게 올라갔다. 그는 은재의 손을 잡아채 제 바지춤 한가운데로 거칠게 이끌었다.가죽 벨트 아래, 터질 듯 팽창해 거칠게 박동하는 융기."만져봐."태혁의 쉰 목소리가 은재의 귓전을 짓밟았다."링크가 끝났는데도, 여긴 네 얼굴만 보면 가라앉질 않아. 이 망할 몸뚱이가 너 없이는 숨도 못 쉬는 폐인이 됐다고."은재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손바닥을 뚫고 전해지는 태혁의 뜨거운 맥박. 그것은 거짓 없는 사랑의 증거이자, 그녀 역시 그토록 갈구해 마지않았던 구원이었다.
금요일 밤 9시. 청담동의 은재 개인 오피스텔 욕실 안에는 자욱한 수증기가 가득 차 있었다. 은재는 샤워기 아래 서서 뜨거운 물줄기를 온몸으로 맞고 있었다.물이 피부를 타고 흘러내리며 쇄골과 가슴, 허벅지 안쪽을 부드럽게 적셨다. 하지만 예전처럼 전해지는 자극은 없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물방울 하나 비누 거품 한 줌에도 온몸이 자지러지듯 달아올라 태혁을 비명 지르게 만들었던 그 살결이었다.은재는 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하아…… 왜 이러지, 정말."거울에 비친 자신의 젖은 눈빛은 공허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링크는 완벽히 소멸했다. 하지만 그동안 수없이 닿고, 비비고, 섞여 들었던 남자의 손길과 묵직한 체온은 뼛속 깊은 세포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었다.머리로는 자유를 기뻐하면서도, 몸은 이미 그 압도적인 무게감과 열기에 깊이 익숙해져 금단현상을 앓고 있었다. 샤워 가운을 걸치고 침대에 누운 은재는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자유였다.사회적 매장의 공포도,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던 낯 뜨거운 흥분의 굴욕도 모두 끝났다. 하지만 침대 시트를 움켜쥔 손끝에는 온기가 없었다.태혁의 단단한 팔이 제 허리를 감싸 안던 묵직함, 땀에 젖은 그의 이마가 쇄골에 닿을 때 전해지던 그 지독한 안도감이 뼛속 깊이 그리웠다.'보고 싶으면 연락하면 되잖아. 좋아한다고 말까지 해놓고, 왜 또 핑계부터 찾고 있어.'은재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며 자책했다.휴대전화를 꺼내려던 손이 베개 옆에서 멎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할수록 일이 먼저 떠올랐다. 도록 이야기부터 꺼내면 편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은재는 구겨진 가운 자락을 다시 폈다. 하지만 심장은 그녀의 차가운 이성을 비웃듯 태혁의 이름을 부르짖고 있었다.
수장고에서 응급 처치를 마친 뒤 펜트하우스로 돌아온 두 사람은 잠깐 눈을 붙였다. 다음 날 아침, 커튼 틈새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은재의 눈꺼풀을 간질였다. 은재는 무거운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온몸의 뼈마디가 녹아내릴 듯 나른했지만, 그동안 그녀의 아침을 지배했던 끔찍한 오한이나 하복부의 열감은 단 한 점도 느껴지지 않았다. 침대 곁 협탁 위에는 따뜻한 물 한 컵과 깔끔하게 개어놓은 새 린넨 셔츠가 놓여 있었다.은재는 맨발로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걸어 나왔다. 거실 통유리창 앞, 완벽하게 다려진 쓰리피스 수트 차림의 태혁이 에스프레소 잔을 든 채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12m.예전 같았으면 10m의 안전선을 넘는 순간 극심한 거리 과부하가 닥쳐와 바닥을 뒹굴어야 할 거리였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기 스파크도, 허벅지 안쪽을 긁어대는 환상통도 없었다."……이사님."은재의 부름에 태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동자는 언제나처럼 차갑고 깊었지만, 그 눈빛 한구석에는 낯선 서글픔이 어렸다."일어났나, 한 큐레이터."태혁의 입에서 다시 튀어나온 '한 큐레이터'라는 딱딱한 호칭. 늘 쓰던 호칭이 먼저 나오고 말았다. 그는 다음 말을 고르지 못한 채 잔만 내려놓았다. 은재의 가슴 한구석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은재는 문간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고백을 못 믿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무 말 없이도 전해지던 반응이 사라지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부터 망설여졌다. 이제는 그에게 직접 물어야 했다.수장고에서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나눈 고백은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은재는 그때처럼 이름을 부르려다, 잔을 내려놓는 그의 손을 먼저 보았다.두 사람은 나란히 전용 리무진을 타고 미술관으로 출근했다.차 안에서 두 사람의
스르륵, 퍽, 퍽-!스테인리스 작업대가 요란하게 삐걱거리며 복원실 바닥을 울렸다. 태혁의 거친 움직임이 은재의 깊은 곳까지 쉼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전의 정사와는 차원이 달랐다.더 이상 숫자를 세며 타이밍을 계산하려는 억지스러운 통제는 없었다. 두 사람의 호흡과 맥박은 서로를 따라 거의 같은 박자로 빠르게 치솟았다."은재야…… 은재야……!"태혁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그녀의 이름을 연신 토해냈다. 그의 단단한 골반이 부딪칠 때마다, 은재의 입에서는 높은 신음이 터졌고 맑은 애액이 흘러내렸다."아아앗……! 태혁 씨…… 나, 날아가요……!"은재의 질 내벽이 태혁의 성기를 뼈마디까지 조여들며 맹렬하게 경련했다. 마침내 오차를 감지할 수 없는 완전한 동기화. 두 사람의 몸속을 흐르던 두 개의 신경망이, 마침내 하나의 거대한 회로처럼 이어졌다.복원실의 차가운 공기는 두 사람의 결합 부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찰열로 인해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달아올라 있었다. 태혁의 굵은 허벅지가 은재의 골반을 짓눌렀다.쿵, 쿵, 쿵-!남성이 깊숙이 닿을 때마다, 은재의 몸속 깊은 곳에서는 번개 같은 쾌락의 빛줄기가 쉼 없이 터져 나왔다. 그녀의 질은 마치 태혁의 성기를 영원히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미친 듯이 수축하며 살점을 조여들었다."태혁 씨……! 아, 읏! 안쪽이…… 너무 뜨거워요……!""나도 마찬가지야, 은재야…… 날 터뜨릴 것처럼 조여 와……!"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히며 한순간도 서로를 놓치지 않았다. 더 이상 고통스러운 역류도,
적막한 수장고 복원실 안에서, 결합된 두 사람의 숨결만이 거칠게 허공을 갈랐다. 질 입구에 걸친 채 멈춰 선 태혁의 뜨거운 남성이 은재의 가장 여린 내벽을 묵직하게 짓누르고 있었다. 은재는 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눈빛으로 태혁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언제나 완벽하고 차갑던 이 사내의 눈가에, 투명한 물기가 어려 있었다."이사님…… 왜 멈춰요?"은재의 갈라진 목소리가 떨렸다."어서…… 끝내야 하잖아요. 이 빌어먹을 저주를 풀어야…….""저주가 풀리면."태혁의 쉰 목소리가 은재의 입술을 가만히 덮쳤다."이 빌어먹을 감각의 링크가 끊어지고 나면…… 넌 어떻게 할 거지, 한은재?"은재의 숨이 턱 막혔다."우린 다시 예전의 냉혈한 상사와 당돌한 학예연구원으로 돌아가는 건가?"태혁의 손가락이 은재의 젖은 뺨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그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넌 날 증오했고, 경멸했지. 내가 가진 힘이 두려워서 가시를 세웠다고 했어.""이사님…….""하지만 난 아니야."태혁의 눈빛에서 마침내 평생을 지탱해 온 자존심이 걷혀갔다."링크가 걸리기 전부터…… 입사 첫날, 도록을 품에 안고 당당하게 내 눈을 노려보던 그 순간부터…… 난 널 원했어."은재는 곧바로 말을 받지 못했다. 입사 첫날이라는 대목이 귀에 남았다."내 완벽한 세상에 유일하게 균열을 내는 사람이 너였으니까. 내 오만함을 비웃고, 내 결벽증을 깨부수는 네 존재가 미치도록 두려우면서도…… 단 하루도 네 생각을 멈출 수 없었어."태혁의 이마가 은재의 쇄골 위로 깊숙
차가운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로 백옥 인장이 내뿜는 붉은 광채가 어른거렸다. 복원실의 온도는 정확히 20℃로 유지되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마주한 공간만큼은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뜨거웠다. 태혁의 손길이 은재의 흙먼지 묻은 셔츠 단추로 향했다.스르륵-첫 번째 단추가 풀려나가며 은재의 쇄골이 드러났다. 은재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 손을 뻗어 태혁의 찢어진 정장 바지 버클을 조심스럽게 풀어내렸다.사각, 툭-두 사람의 옷가지가 차가운 바닥 위로 하나둘 허물어지듯 떨어져 내렸다. 거짓과 가식, 사회적 체면이라는 껍데기가 하나씩 벗겨져 나간 자리.조명 아래 온전히 드러난 두 사람의 나신 위에는, 서로를 지켜내기 위해 새겨진 붉은 생채기와 손톱자국들이 처연하게 아로새겨져 있었다."은재야."태혁의 가라앉은 중저음이 은재의 귓가를 뜨겁게 덥혔다. 그는 작업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은재의 허리를 받쳐, 상판 안쪽으로 조금 옮겨 앉혔다. 차가운 금속의 냉기가 은재의 허벅지 뒷살과 둔부에 닿는 순간."하앗……!"은재의 입술 사이로 야릇한 교성이 터져 나왔다. 그 서늘한 감각은 한계까지 예민해진 신경망을 타고 태혁의 등줄기에도 고스란히 복제되어 오싹한 전율을 일으켰다. 태혁이 은재의 벌어진 두 다리 사이로 한 걸음 깊숙이 파고들었다.완전히 기립하여 붉은 핏줄을 성나게 세운 그의 거대한 남성이, 은재의 흠뻑 젖어 투명한 애액을 흘려보내는 꽃잎 입구에 묵직하게 맞닿았다.파지직-!살갗과 점막이 스치는 찰나, 두 사람의 척추를 타고 푸른 번개 같은 전류가 방전되었다. 은재의 가느다란 두 다리가 태혁의 단단한 허리를 반사적으로 휘감았다."이사님…… 하아, 읏…….""숨 쉬어, 은재야. 내 눈만 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