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모른다니, 그게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비뇨기과 전문의가 할 소립니까?"강남의 최고급 프라이빗 VIP 비뇨기과 대표원장실. 태혁은 수트 셔츠 단추를 목 끝까지 잠근 채 진료 데스크를 부숴버릴 듯 살벌하게 쏘아보았다.전담 주치의는 고해상도 음경 도플러 초음파 영상과 긴급 호르몬 분석 결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연신 마른침을 삼켰다."강 이사님, 부디 진정하십시오. 해면체 섬유화 검사, 혈류 속도, 테스토스테론 농도까지 전부 다각도로 검토했습니다만…….""그래서, 결과가 대체 뭐냐고 묻고 있잖아!""현재 검사에서 뚜렷한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증상이 계속되는 만큼 정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원장은 태혁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낮췄다."최근 복용한 약이나 새로 쓰기 시작한 제품이 있습니까? 원인을 찾으려면 그런 정보도 필요합니다. 2시간 넘게 증상이 이어졌다는 말씀만으로 특정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내가 그딴 저급하고 난잡한 약물에 손을 댈 인간으로 보이나?!"태혁의 잇새에서 얼어붙을 듯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결벽증에 가까운 자기 통제와 엄격한 사생활 관리로 단 한 번의 스캔들도 용납하지 않았던 그였다. 복용한 약이 있는지 물었을 뿐인데도, 태혁에게는 발기제 남용을 의심하는 말처럼 들렸다. 모욕감부터 치밀어 변변한 설명도 나오지 않았다."지금 확인한 검사만으로는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가라앉지 않거나 통증이 심해지면 바로 다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의사의 무력한 소견에 태혁은 혀를 차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바지 안쪽은 병원에 도착한 지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불쾌할 정도로 뻐근하고 뜨거운 열기를 품고 맥동하고 있었다.***같은 시각, 청담동의 한적한 예약제 여성 전문 산부인과. 커튼 너머 내진실에서 헝클어진 옷매무새를 겨우 정리하고 나온 은재는 얼굴이 새빨갛게 상기된 채 진료실 의자에 앉았다.은재는 가방을 무릎 위로 당겼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몰라, 먼저 증상
Last Updated : 2026-09-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