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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임지환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임지환이 담담하게 말했다.

"성수님, 정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맞네요. 이렇게 젊으실 거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습니다, 역시 성수님은 남다르네요."

이성봉이 조심스럽게 아첨을 떨었다.

"네."

하지만 임지환은 차갑게 대답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숨을 들이켰다.

강한시에서 이런 말투로 이성봉에게 말을 했다가는 진작 강에 버려져 물고기 밥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는 왜 저렇게 기고만장하게 구는 것일까?

이성봉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실력 있는 사람은 당연히 이렇게 기고만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수님, 차로 가서 얘기하시죠."

이성봉이 공손하게 손짓을 하며 말했다.

임지환은 아무 대답 없이 상자를 들고 리무진에 올라타려고 했다.

한편, 유옥진은 문 앞에 나왔지만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길을 막고 있었다.

"앞에 무슨 일이야? 누가 왔나?"

유옥진이 차창을 내리고 중얼거렸다.

"저기 이씨 가문 가주 이성봉이 왔어요."

그때, 누군가 유옥진의 말을 듣고 대답했다.

"이씨 집안?"

그 말을 들은 모자 둘의 안색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씨 집안은 강한시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에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성봉이 대량의 재부를 차지하고 있었던 덕분에 ‘이재벌’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구르미 빌리지에 나타났다니?

"여기에는 무슨 일로 온 거래요? 뭐 누구 마중이라도 왔나?"

배준영이 목을 빼내고 바람이 새는 입으로 물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인영이 리무진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순간, 배준영의 안색이 변하더니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앞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뭐야, 왜 쟤가 저기에 있는 거야?"

"누군데?"

유옥진이 말을 하며 그곳을 바라봤지만 차 문이 이미 닫혀 그녀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임, 임지환이요."

배준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쓰레기 자식?"

배준영의 말을 들은 유옥진이 그의 머리를 한 번 만져봤다.

"아들, 환영 보이는 거 아니지? 그런 쓰레기가 이성봉 차에 탔을 리가 없잖아."

"정말 제가 잘못 본 걸까요?"

배준영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

그리고 임지환처럼 집안일 밖에 할 줄 모르는 쓰레기가 이씨 집안과 엮일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한편, 차 안.

"성수님께서 구르미에 계신 줄도 모르고 한참 찾아다녔어요."

이성봉이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는 거기 살았는데 이제 모든 걸 끝내고 거기에서 나왔습니다."

임지환이 창밖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요?"

이성봉은 그 말을 듣곤 그 말속에 담긴 뜻을 추측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네, 양주왕님, 저 성수님이랑 만났습니다."

이성봉이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이 회장, 얼른 전화 좀 바꿔줘요."

상대방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성봉은 곧 그의 말대로 휴대폰을 조심스럽게 임지환에게 내밀었다.

"성수님, 양주왕님 전화입니다."

"조강기, 너 제법이다. 왕 소리까지 듣는 걸 보니."

임지환이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휴대폰 너머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강기, 용주님께 인사드립니다! 지금 강한시에 계신 거죠? 제가 지금 당장 비행기로 가겠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아십니까?"

임지환의 목소리를 들은 조강기가 숨도 쉬지 않고 말을 뱉었다.

평소 과묵하고 악랄한 양주왕에게 이런 수다스러운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

"여기 왔다가는 내가 네 다리 부러뜨릴 거야."

임지환이 대답했다.

그리고 조강기는 그 말을 듣자마자 기가 죽어 억울한 말투로 물었다.

"용주님, 그럼 저희 언제 만날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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