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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돌부처와도 같은 인내심

ผู้เขียน: 배나영
이 게임이 점점 더 재밌어지는 것 같았다. 나는 한약을 후후 불어 우아하게 한 모금 마셨다가 1초도 되지 않아 그대로 뿜었다.

언제 돌아왔는지 배인호가 문 앞에서 내가 한약을 뿜는 걸 보고 있었다. 그는 더럽다는 듯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못 마시겠으면 마시지 마!”

“무슨 상관이에요.”

나는 입을 닦으며 이상해서 배인호에게 물었다.

“왜 또 왔어요?”

배인호는 넥타이를 풀었다. 그 단순한 동작에서도 멋짐이 묻어 나왔다.

“내 집에 내가 오는 데 문제 있어?”

배인호는 나의 맞은편에 앉아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약을 계속 마셨다. 하지만 너무 썼다. 나는 아메리카노에도 시럽을 넣어 먹지 않았는데 이건 적응 할 수 없이 썼다. 한약을 넘기기도 전에 또 뿜었다. 이번에는 거리 조절을 잘 못해 더 멀리 뿜었고 배인호의 얼굴과 셔츠에도 튀었다. 배인호의 얼굴은 바로 굳었고 차갑게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너무 써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배인호의 속눈썹에서 떨어지는 한약을 보며 나는 티슈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려 했다. 이건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매너였다.

배인호는 그런 나의 손을 쳐냈다. 그의 짜증스러운 눈빛에 나는 멈칫했다. 익숙한 씁쓸함이 느껴졌다.

“미안해요. 약이 너무 써서.”

나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손에 있던 티슈를 버렸다.

배인호는 대답도 하지 않고 바로 일어나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때 윤 집사님이 다가와 깔끔하게 주변을 정리했다. 그녀는 부지런하고 세심하게 일 했다.

“식사 준비해 주세요.”

나는 정리를 끝낸 윤 집사님을 기다렸다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방으로 가서 바삐 움직였다.

나는 코를 막고 남은 한약을 마저 마셨다. 밥만 잘 먹는 거로는 살을 찌 울 수 없었다. 일단 몸이 먼저 건강해야 살이 찔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약을 마시고 위층의 연습실로 가서 오래 움직이지 않아 먼지가 쌓인 첼로를 꺼냈다. 그리고 혼자 첼로를 켰다. 낮고 우아한 첼로를 켜는 소리가 연습실을 가득 채웠다. 나는 첼로 소리에 빠져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데 배인호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시끄러워!”

그는 기분 나쁘게 말했다.

나는 별로 첼로를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배인호의 말을 들으니 욱하는 마음이 들었다. 전생에서도 그는 내가 첼로를 켜는 걸 싫어했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는 첼로를 그만두었다.

생각 해 보니 정아랑 애들이 왜 나를 사랑에 빠진 멍청이라고 욕했는지 이해가 갔다. 나는 일부러 첼로를 아무렇게나 켜댔다. 이상하게 나는 소음 소리에 배인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이혼해요. 이혼하고 각자 살면 당신 시끄러울 일도 없겠네요.”

나는 우아하게 첼로를 내려놓고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이혼 안 해도 각자 살 수 있어.”

배인호는 비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왜 자꾸 집에 와요?”

나는 요즘에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도대체 이 집에 뭐가 있길래 배인호가 매일 들어오지? 아무튼 나 때문은 아닐 텐데.’

배인호는 한마디도 지지 않는 내가 적응이 안 되는지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다. 원래대로라면 그는 지금 바로 집을 나섰을 것이다. 전화 한 통화만 해도 오라고 하는 곳이 많을 것이다. 그는 화를 꾹 참으며 내게 말했다.

“허지영, 내가 집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어? 왜 새로운 남자라도 만나려고?”

‘설마 내가 바람을 피울까 봐 이렇게 매일 집에 오는 건가? 증거라도 잡으려고?’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왜요 안 돼요? 전에는 인스타에 올리지만 않으면 된다면서요.”

“젠장, 정말 바람이라도 피우겠다는 거야?”

배인호는 무섭게 말했다.

“남녀평등인데, 당신도 하는 걸 나라고 못 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리의 언성이 점점 높아질 때쯤 윤 집사가 들어와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장님, 사모님. 식사 준비 끝났습니다.”

나는 배인호를 밀치고 내려가서 밥을 먹었다. 더 이상 그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았다.

윤 집사님의 음식 솜씨는 훌륭했다. 반찬과 국도 간이 딱 맞춤했다. 나는 밥을 두 그릇이나 먹고 있는데 배인호가 내려와 집을 나가는 것이 보였다.

“정말 맛있네요. 음식 솜씨가 좋으세요. 윤 집사님 남편 분하고 아이들은 진짜 행복하겠어요.”

나는 마지막 한술을 뜨고 배시시 웃으며 윤 집사님을 칭찬했다.

윤 집사님은 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사모님 다 간단한 반찬들인데요. 과찬입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정말 맛있어요. 집에서는 맛있다고 안 하나요?”

“제 딸이 제가 만든 요리를 좋아해요. 먹으면서 항상 저보고 식당을 차리라고 하는데 애가 아직 생각이 단순해요.”

윤 집사님은 자기 딸을 말할 때 눈빛에 애틋함이 가득했다.

나는 웃음이 조금 사라졌다.

“따님의 말이 맞아요. 때론 때가 되어 운이 따라주면 실현하려던 목표가 쉽게 이루어질 수도 있잖아요.”

전생에서 내가 죽기 전 배인호를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하니 그는 예비 장모님의 식당 개업을 축하하러 가야 한다고 올 시간이 없다고 했다.

식당은 그가 투자했고 규모가 서울시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컸다.

“우리 집 세 식구는 그냥 평범한 시민인데요. 그렇게 큰 운은 없을 거예요.”

윤 집사님은 조금 비참한 심정으로 대답했다.

“운이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없잖아요. 따님이 결혼을 잘할 수도 있는 거고요.”

나는 그녀에게 바로 알려 주고 싶었다. 그렇게 비참해할 필요 없다고, 당신 가족들이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행운이 곧 보름도 안 되어 찾아갈 것이다.

나는 꾹 참고 윤 집사님을 향해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식탁에서 일어났다.

서란의 가족은 모두 착했다. 그건 나도 인정한다. 전생에서 그녀의 부모도 처음엔 배인호와 서란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아직 대학교 졸업하지 못했는데 그것도 유부남과 만나는 게 알려지면 창피해서 어떡하냐고.

하지만 유선과 서중석은 배인호의 끈질긴 구애에 결국 그들은 배인호를 받아줬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할 때 나는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지 그들은 모를 것이다.

샤워하고 나는 편하게 침대에 누웠다. 잠을 자기 전 핸드폰을 보다가 배인호가 클럽에서 노성민과 두세 명의 여자들을 데리고 놀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배인호는 인기와 유명세는 대단했다. 하긴 신분이 있으니, 길거리에서 평범하게 떡볶이만 먹어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것이다.

나도 그의 와이프 신분으로 자주 댓글에 나타났다.

「저 남자 와이프는 부처님인가? 인정해 줘야 한다!」

「Emmm...저 남자가 내 남편이라면 나는 세컨드 산후조리까지 해줄 수 있어.」

「어이 그렇게 저 남자가 좋아? 저런 역겨운 일이 당신한테 생기면 절대 못 받아들일 거면서. 그렇다면 내가 받아들이지.」

「어쩜 다들 가치관에 문제가 있을까. 배인호 결혼하고 스캔들이 끊이지 않아. 나쁜 놈이야.」

「기레기들 기술이 안 되네. 매번 중요한 장면은 못 찍음.」

나를 동정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비웃기도 한다. 나는 그저 웃어넘겼다.

잠에 들려던 순간 민정에게서 온 전화에 나는 화들짝 놀라서 일어났다.

그녀는 다급하게 말했다.

“지영아 빨리 와, 큰일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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