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28층.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변영준이 먼저 나갔다.어민경도 따라 나왔지만 궁서월은 따라오지 않고 그대로 떠나버렸다.변영준은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어민경은 문 앞에서 어색하게 서 있었다.변영준은 신발장에서 여성용 슬리퍼를 꺼내 바닥에 놓고 돌아서더니 문밖에 서 있는 어민경을 보며 눈썹을 살짝 올렸다.“저 무서워요?”어민경은 놀라 고개를 저었다.“그럼 들어와요.”잠시 멈췄다가 물었다.“오늘은 고양이 안 데려왔네요?”“아... 고양이는 고향에 있어요.”“여기서 안 키워요?”“아니요. 친구랑 같이 내려갔어
어민경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역시... 나는 그 사람과 인연이 깊다니까! 선물 하나 주려고 해도 이렇게 딱 맞춰 만난다니! 하지만...’어민경은 변영준 옆에 있는 여자를 힐끗 봤다. 외모도 분위기도 흠잡을 데 없었다.‘설마 저 여자가 그 사람 여자친구인가?’그렇다면 굳이 마주칠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어민경은 한 발 뒤로 물러나며 미소 지었다.“저는 내려가서 다음 엘리베이터 탈게요!”변영준의 시선이 그녀가 들고 있는 얇은 피 만두로 내려갔다가 다시 얼굴로 올라왔다.“이 밤에 얇은 피 만두는 누구 주려고요?”어민
점쟁이는 다시 점을 보더니 얼굴이 굳었다.그녀는 육친 인연이 박한 사람이며, 다른 사람의 운명을 빌려 태어난 존재라서 낳아준 사람은 그녀를 미워하고, 키워준 사람은 그녀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고 했다.그리고 그녀의 인생은 매우 파란만장하겠지만 스물여섯에 큰 고비가 있으며, 그 고비를 넘기면 이후 인생은 순탄하고 행복할 것이고, 넘기지 못하면 스물여섯에서 생이 끝난다고 했다.어민경은 그 자리에서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고, 임정우가 달려와 점쟁이를 쫓아냈다.돌아가는 길에, 늘 온화하던 임정우는 처음으로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어민경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실의 가장 아끼는 카펫 위에 그대로 드러누워 몇 번이나 뒹굴었다.“사랑하는 카펫, 사랑하는 집... 이제 다시는 너희를 버리지 않을게...”몇 번 더 구르다가 몸을 일으킨 어민경은 휴대폰을 꺼내 임예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임예빈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마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민경아, 어떻게 됐어?”어민경이 웃으며 말했다.“아버지한테 말해줘. 나 장아찌 더 필요하니까 이번에 좀 많이 만들어놓으라고. 네가 북성 올 때 같이 가져와!”잠시 침묵하던 임예빈은 상황을 이해하고는 참지 못하
계씨 가문의 어른들이 나서 중재했고, 1년간의 갈등 끝에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그리고 그룹의 이익을 위해 두 사람은 결국 관계를 회복했다.장남이 죽은 다음 해, 계담비는 다시 임신했다.하지만 그때 이미 계찬호는 집안에서 일하던 가정부 임수영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임수영과 계담비는 동시에 임신했고, 출산 예정일도 며칠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임수영은 임신 후, 고향에 돌아가 결혼하겠다는 이유로 계씨 가문의 일을 그만두었지만 사실 북성을 떠나지 않았다.계찬호는 친구 명의로 사둔 교외 별장에 그녀를 숨겨두고, 전문 가정부까지
전화를 거절하고 무음으로 바꾼 뒤, 고개를 돌려 심윤영에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언니, 저는 올라갈게요.”심윤영은 방금의 행동을 모두 보고 있었지만 묻지 않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들어가. 당분간은 집에서 푹 쉬어. 필요한 게 있으면 내가 전화할게.”“네.”어민경은 차에서 내려 문을 닫고 손을 흔들었다.심윤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차를 몰고 떠났다.어민경은 그 자리에 서서 차가 코너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주머니 속 휴대폰은 계속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었다.어민경은 몸을 돌려 엘리
그 말을 들은 온수호와 배지원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아버님, 이혼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배지원이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어디 편찮으셔서 정신이 없으신 건 아니죠? 우리 주원이 그 아가씨랑 결혼한 지 이제 얼마 안 됐잖아요. 저희보고 빨리 와서 결혼식에 대해 의논하자고 재촉하실 땐 언제고, 왜 이제 와서 이혼하라고 말씀하세요?”“직접 물어봐.”온정한은 온주원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잘난 효자 놈이 우리한테 얼마나 큰 일을 숨겼는지 물어보란 말이야! 다 컸다고 제멋대로 구는데,
그 순간, 함명우와 위우진, 신서진 세 사람 모두 동시에 앞으로 달려 나갔다.“장 주임님, 산모 상태는 어떻습니까?”“고비는 넘겼습니다.”장 주임은 마스크를 벗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천만다행이었어요. 회복실에서 경과를 지켜본 뒤 병실로 옮기면 될 것 같습니다.”그제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의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내려앉았다.위우진은 곁에 있던 집사에게 지시했다.“아저씨는 서진이랑 같이 민정이 입원 절차를 밟아주세요. 가장 좋은 특실로 배치하시고요.”그 말을 들은 함명우가 위우진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함명우는 임다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는 분노도, 온기도 없었으며 마치 이미 죽은 사람을 바라보는 듯했다.“좋아, 지금 당장 넘기면 오늘 밤 안에 해외로 보내주지. 돈도 넉넉하게 챙겨줄게.”임다해는 바닥을 짚고 일어나 끊어질 듯 아픈 배를 움켜쥐며 떨리는 손으로 침대 머리맡을 가리켰다.“휴대폰은 침대 머리맡 아래에 있고, USB 백업본 몇 개는...”경호원은 임다해가 말한 위치에서 휴대폰 한 대와 USB 5개를 찾아냈다.함명우는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영상을 확인했다.화면 속 장면들은 그의 신경
함명우는 위우진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형님, 민정이를 대신해 화풀이하고 싶은 그 마음은 잘 압니다. 제가 과거에 저지른 일들이 용서받지 못할 짓이라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저와 민정이 사이에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당시 그 일은, 정말로 저도 몰랐던 일입니다. 만약 알았더라면, 제가 어떻게 민정이를 그냥 내버려뒀겠습니까...”“내가 민정이를 찾아냈을 때, 민정이가 나한테 건넨 첫마디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모습으로 말했는지 알아?”그 말에 함명우는 잔뜩 긴장했다.그는 위우진을 바라보았고 위우진 역시 그를 쏘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