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변승현은 매년 세 식구가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 자신이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꽤 잘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 왔다.하지만 요즘 들어 진태현이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걸 보고 있으면 그도 가끔 한가한 틈에 과거를 되돌아보게 되었다.그리고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그는 그 5년간의 결혼 생활에 자신이 직접 참여한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왜 말이 없어?”변승현은 정신을 차리고 헛기침했다.“시간 나면 한잔할래?”“술?”진태현은 망설임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안 돼! 우리 마누라가 알면 나 무릎 꿇어야
변승현을 본 백연희는 딸기를 씹던 입맛이 확 가셨다.“도대체 왜 또 왔어?”심지우도 예상하지 못한 얼굴이었다.온주원은 벌떡 일어나 말했다.“변승현 씨, 이 밤중에 불쑥 찾아오는 건 예의가 아니죠.”변승현은 그를 한 번 흘끗 보고 백연희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백연희의 표정은 불쾌했다.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게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하지만 변승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는 곧장 심지우를 바라보았다.심지우는 눈썹을 찌푸리고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봤다.묘한 긴장감이 흘렀다.변승현은 어떤 상황이든 감정을 겉으
변승현은 심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세 번이나 걸었지만 전부 부재중이었다.그는 차가운 얼굴로 유지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심지우 지금 어딨는지 알아봐.”변현민은 숙제를 끝내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그리고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변승현을 보자 곧장 다가왔다.“아빠.”변승현은 변현민을 보며 물었다.“숙제는 다 했어?”“네!”변현민이 물었다.“아빠, 오늘 밤에 지우 이모랑 동생도 집에 와요?”변승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지현에게서 전화가 왔다.변승현은 전화를 받았다.“사모님이 아가씨 데리고 운귀에 갔습니다.”변승현의
그러나 임혜주는 주승희를 절대 그냥 두지 않을 작정이었다.지금 임혜주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주승희였기 때문이다.임혜주는 요월 팰리스까지 찾아갔지만 문 앞에서 제지당했다.할 수 없이 촬영장으로 향했지만 가는 도중 거리에서 실신하고 말았다.다행히 착한 택시 기사가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병원에서 깨어난 그녀는 간호사에게 누군가 대신 치료비를 지불했다는 말을 들었다.“누가 낸 거죠?”“모르겠어요. 다만 번호 하나를 남기고 갔어요.”임혜주는 그 번호를 한참 바라보다가 결국 전화를 걸었다.“누구세요?”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곽정은 매일 아내의 비위를 맞춰야 했고 세 아들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오늘 임혜주에게서 다시 한번 남자의 자존심을 충족시킨 그는 기분이 좋아져 유난히 너그러워졌다.“나중에 사람 시켜서 돈 보내줄게. 그런데 현금으로밖에 못 줘.”“당신 돈 필요 없어요.”임혜주는 부드럽게 말했다.“난 돈 때문에 당신이랑 있는 게 아니에요. 곽정 씨, 내 마음은 돈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예요.”곽정은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노크 소리가 들렸다.“문 여세요,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갑작스러
“아, 그 얘기만 하면 머리가 아파.”곽승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 아빠는 여전히 쇼하고 있고, 엄마는 또 마음을 못 잡고 있어.”“설마 아저씨를 용서한 거야?”주승희는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그런데 아저씨가 정말 변할 수 있을까?”“변하긴 뭘 변해! 나도 남자지만, 딱 보면 알아.”곽승민은 격분해서 말했다.“승희 누나, 나 진짜 우리 엄마를 이해 못 하겠어! 우리 삼 형제 전부 이혼하라고 설득했는데, 도대체 왜 저 사람을 붙잡는 거냐고! 바람피운 남자는 절대 안 변해!”“미안해, 승민아. 다 우리 엄마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