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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강로이
“어떻게 알았어요?”

조아영이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벌게진 얼굴로 물었다.

창피함도 있지만 그녀를 더 놀라게 한 건 상대가 이토록 정확하게 증상을 집어냈다는 것이었다.

편두통에 생리 불규칙까지, 게다가 배탈이 난 것도 바로 알아채다니.

‘너무 신기해! 설마 헛짚은 건 아니겠지?’

“한의학은 자고로 견문을 중시해요.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병명을 충분히 보아낼 수 있어요.”

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어때, 아영아, 이젠 믿을 만해?”

조선미가 가볍게 웃었다.

그녀도 속으로 한숨을 돌리며 상대가 정말 실력 있는 의사란 걸 믿게 됐다.

“쳇! 그냥 한번 얻어걸렸을 뿐이야. 뭐 대단한 거 있다고!”

조아영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진우 씨, 얘가 말만 못되게 굴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선미가 미안한 듯 유진우에게 사과했다.

“괜찮아요. 일단 병부터 보죠.”

유진우도 썩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는 어르신 앞에 다가가 자세히 훑어보더니 대충 짐작이 갔다.

어르신은 중독되었는데 일반 독성이 아니었다.

다행히 제때 발견하여 구급했으니 망정이지 두 날만 더 미뤘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선미 씨, 은침 한 세트 사 오실래요?”

유진우가 말했다.

“네, 바로 사 올게요.”

조선미가 손을 흔들자 경호원 한 명이 발 빠르게 나갔다.

5분도 채 안 돼 경호원이 은침 한 세트를 들고 왔다.

“고마워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곤 어르신의 옷부터 벗겼다.

그는 둘째 손가락을 내밀어 어르신의 복부를 두드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은침을 꺼내 한 개씩 그 위에 찔렀다.

그는 가벼우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침을 놨다.

잔잔한 수면을 가볍게 찌르듯 행동이 너무 날렵하여 그 어떤 고통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참 대단한 침법이네요!”

이 광경을 본 조선미가 속으로 감탄했다.

그는 비록 의술을 잘 모르지만 국내의 몇몇 유명한 신의를 알고 있는데 그런 분들도 침술만큼은 유진우의 노련하고 정확한 손놀림을 따라오지 못한다.

이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고된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만 한다.

조선미는 문득 유진우의 정체가 몹시 궁금해졌다.

“휴...”

침을 16대 다 놓은 후 유진우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동안 은침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작정하고 침을 놓으니 실력이 뒤처지지 않았다.

“뭐야? 벌써 끝났다고? 왜 아무런 변화도 없지?”

조아영이 어리둥절한 듯 혼자 구시렁댔다.

“아영 씨 할아버지 체내에 독이 들어있어서 단번에 쉽게 제거하지 못해요. 두 시간 후에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날 거예요. 물론 이 두 시간 안에 절대 은침을 빼면 안 돼요. 뒷감당이 안 될 테니까요!”

유진우가 경고했다.

“쳇, 당신 얘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가 알겠어요?”

조아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아영아!”

조선미가 그녀를 힐긋 째려봤다.

“화장실 다녀올게요. 여기서 어르신 지켜드리세요.”

말을 마친 후 유진우는 병실을 나섰다.

그가 이제 막 병실을 나왔을 때 의사 가운을 입은 한 무리 의사가 와르르 몰려들었다.

다들 이 병원의 엘리트 의사들이었다.

그중에서 맨 앞장선 사람은 대머리의 중년 남자였다.

“이봐요! 다들 누구시죠?”

조아영이 팔을 껴안고 질문을 건넸다.

“저는 이 병원 행정 주임이자 교수직을 맡은 장영호입니다. 원장님의 명령을 받고 친히 조 어르신의 병을 치료해 드리려고 찾아왔어요.”

대머리 중년 남자가 자기소개를 했다.

“어머! 그쪽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장 교수였어요? 강능에서 명실상부한 의술 일인자 맞죠?”

조아영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일인자는 몰라도 3위 안에 드는 건 자신 있습니다.”

장 교수가 거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교수님! 마침 잘 오셨어요. 얼른 우리 할아버지의 병세를 봐주세요!”

조아영이 재빨리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

그녀는 유진우처럼 어린 의사보단 이 병원의 전문 교수 장영호가 더 믿음직스러웠다.

“네, 일단 한 번 봐볼게요.”

장 교수가 머리를 끄덕이곤 침대 앞에 다가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 침은 누가 놨죠? 말도 안 돼!”

말을 마친 장 교수가 침을 빼려 했다.

“잠깐만요!”

조선미가 재빨리 그를 막아 나섰다.

“왜요?”

장 교수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교수님, 우린 이미 의사를 모셔 와 치료를 마쳤어요. 그 의사가 말하길 할아버지가 중독되셔서 침을 절대 빼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침을 빼면 매우 위험할 거라고 했거든요.”

“허튼소리!”

장 교수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달랑 은침 몇 대로 병을 치료하고 독을 제거한다면 우리 서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은 뭐가 되죠?”

“맞아요!”

조아영도 맞장구를 쳤다.

“언니, 그 사람은 이제 고작 스무 살 남짓한데 무슨 대단한 실력이 있겠어? 설마 진짜 그 사람을 믿는 건 아니지?”

“그럼 아까 네가 편두통이 있고 배탈 난 것까지 맞힌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조선미가 되물었다.

“그건, 그건 그냥 헛다리 짚은 거야!”

조아영이 한사코 잡아뗐다.

“선미 씨, 강능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들은 전부 우리 병원에 있어요. 누굴 모셔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볼 땐 돌팔이가 틀림없어요.”

“우리 병원 의료진이 돌팔이보다 못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어르신의 안위가 걱정돼서 이러시는 거 다 이해해요. 하지만 마음이 조급하다고 아무나 데려오면 안 되죠. 그러다 피치 못할 사고만 생길 겁니다!”

장 교수가 당당하게 말을 이어갔다.

“맞아요! 우리 교수님은 얼마나 많은 중증 환자를 구해주셨는지 몰라요. 교수님만 계시면 어르신은 분명 무사하실 겁니다!”

뒤에 있는 한 무리 의사들이 잇따라 말했다.

상대가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니 조선미도 저도 몰래 마음이 흔들렸다.

다만 그녀는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유진우 씨가 올 때까지 기다려 보죠.”

“언니, 뭘 더 기다려! 아마 지금쯤 줄행랑쳤을걸!”

조아영이 쏘아붙였다.

“선미 씨, 저 바쁜 사람이라 여기서 시간 끌 여유 없어요. 오늘 가족분들께 장담할게요. 어르신께서 문제 생기면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겠습니다!”

장 교수가 말을 마치고는 모든 은침을 빼냈다.

다만 마지막 은침까지 뺀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조용히 누워있던 어르신이 갑자기 몸에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코와 입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병상 양옆의 기계에서도 귀청이 째질 듯한 경보음이 울렸다.

“뭐야? 왜 이래?”

장 교수도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 몰라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교수님! 어떻게 된 거죠?!”

조선미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이상하네, 아까 분명 아무 일 없었는데...”

장 교수도 불안감을 느꼈다.

“주임님! 환자분 상태가 위급합니다. 지금 당장 응급실로 옮겨야 해요!”

한 의사가 재빨리 말했다.

“얼른! 얼른 응급실로 옮겨!”

장 교수도 감히 더 변명하지 못한 채 사람들을 불러 갖은 수법으로 구급에 나섰다.

하지만 한바탕 들볶아도 어르신은 호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활력 징후가 오히려 계속 떨어져 공제할 수가 없었다.

장 교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여 땀만 뻘뻘 흘렸다.

“선미 씨... 어르신께서... 버티지 못하실 것 같아요...”

“뭐라고요?!”

순간 두 자매는 넋을 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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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황루에 들어간 뒤에도 장 비서는 여전히 화가 나 씩씩거리고 있었다.“흥! 저 여자 외모는 봐줄 만한 것 같은데 눈은 정말 삐엇나봐요. 유진우 같은 쓰레기를 마음에 들어 하다니요.”“그러니까 말이야. 그 얼굴과 몸매가 아까워!”양의성도 탄식을 내뱉으며 말을 보탰다.외모와, 재력, 그리고 능력까지 모두 구비한 그는 대체 왜 그런 완벽한 여자를 얻지 못한단 말인가?“됐어요. 그 얘긴 이제 하지 말아요. 우린 오늘 일하러 온 거예요.”이청아가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장 비서, 가서 오늘 밤 조씨 가문의 파티를 누가 진행하는지 알아봐.”“제 친구가 마침 이곳에서 일하는데 전화를 걸어 물어볼게요.”장 비서가 대답을 마친 후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얼마 후 그녀가 돌아와 말했다.“대표님, 알아 왔습니다. 오늘 밤 자선 파티는 조 회장님이 직접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누가 그분을 도와 함께 일하는지는 회장님의 마음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조 회장님? 설마 그 비지니스계 여왕?”순간 이청아의 눈빛이 반짝였다.조 여왕의 명성에 대해 이청아는 익히 알고 있었다. 여자의 몸으로 오직 실력으로 강능 모든 남자들을 발아래에 두고 강림했다. 그러한 존재를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아직까지 조 여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장 비서, 친구한테 다시 물어봐. 우리와 조 회장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을 추진해줄 수 있는지 말이야.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지!”이청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말해볼게요. 하지만 될 거란 보장은 없어요.”장 비서가 말했다.“그래! 그럼 부탁해. 일이 잘되면 장 비서의 친구에게 톡톡히 보상해줄게!”이청아의 마음속에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조씨 가문과 협력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건 그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만약 사전에 조 회장과 만남을 갖는다면 그녀는 반드시 상대를 설득해 인정받을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봉황루는 점점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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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파티장의 분위기는 이미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무대 위에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아리따운 자태를 뽐내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들은 미소, 몸짓 하나하나 모두 우아함을 자아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무대 아래엔 고급스러운 정장을 차려입은 사회적 유명 인사들이 와인잔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다.유진우도 빈자리를 찾아 앉아 음료를 마시며 무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어이! 유씨! 너 진짜 기어들어 왔네?”한창 흥미진진하게 공연을 보고 있을 때, 옆쪽에서 삐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양의성과 이청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정말 짜증 나네요. 왜 가는 곳마다 저 사람이 있는 거예요?” 이청아는 말 대신 차갑게 그를 쳐다보고는 앞줄 빈자리에 자리를 잡았다.“유씨, 곧 자선 경매가 시작될 거야. 너 돈 있어? 감히 이 자리에 앉아?”양의성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돈이 없으면 못 앉아?”유진우가 반문했다.“잘 알고 있네. 돈이 없으면 앉을 수 없어! 뻔뻔하게 돈 한 푼 안 내고 먹고 마시는 너 같은 놈이 우리와 함께 앉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양의성이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들었어요? 들었으면 당장 일어서서 우리한테 자리를 양보해요.”장 비서가 의자를 툭툭 차며 말했다.“그러기 싫다면?”유진우가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싫다고요? 그럼 경비원이라도 불러서 쫓아내야죠!”장 비서가 협박했다.“그럼 어디 한 번 해봐.”유진우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좋아요! 이건 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에요. 창피를 당해도 날 원망하면 안 돼요!”장 비서가 팔을 들어 사람을 부르려고 한 순간, 이청아가 그녀를 제지했다.“됐어. 그냥 앉으라고 해.”“대표님?”장 비서가 이마를 찌푸렸다.“제 몸 간수나 잘해.”이청아가 담담히 말했다.“흥! 운 좋은 줄 알아요!”장 비서가 다시 한번 유진우를 쏘아보고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았다.그때 돌연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은 장 비서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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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7화

    “아니에요?”유장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용호산은 여태껏 무림인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에 무관심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무림대회를 개최한다는 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분명해.”서태양이 말했다.인재를 선발해 위상을 높이려고 진무사가 나섰다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다.하지만 용호산은 전혀 관계가 없지 않은가?“그럼 무슨 의도인데요?”유장미가 되물었다.“내가 어떻게 알아? 나도 궁금하거든?”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서태양은 어깨를 으쓱했다.“보혁 씨는 내막에 훤하니까 화두를 꺼낸 거겠죠?”유이슬이 시선을 돌렸다.“내막까지는 아니지만 주워들은 소식이 몇 가지 있긴 해요.”염보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용호산 뒷산의 금지구역에 최근 신비로운 보물이 나타났는데 향후 100년 동안 무림인들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나라의 운명과도 관련이 있다고 해요.”“무슨 보물이 그렇게 대단해요?”유장미가 깜짝 놀랐다.유이슬과 서태양도 예상치 못한 듯 충격을 금치 못했다.무림인들의 흥망성쇠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만약 제 추측이 맞는다면 용원의 기와 관련된 보물일 거예요.”염보혁이 목소리를 낮추었다.순간, 유진우는 눈썹을 추켜세웠지만 이내 포커페이스로 돌아왔다.“용원의 기? 그게 뭔데요?”유장미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용맥의 정수이기도 하죠.”유이슬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며칠 전 호룡각이 와해하면서 지하 용맥이 다섯 개의 용원의 기로 변해 세상에 뿔뿔이 흩어졌어. 소문에 의하면 용원의 기를 얻는 자는 천하무적이 되어 승승장구한다고 해.”호룡각이 무너지고 용맥이 파괴된 일이 워낙 큰 이슈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녀의 귀에도 흘러 들어갔다.“진짜요? 그렇게 대단한 물건이 있어요?”유장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고서에서 관련된 기록을 본 적이 있는데 용원의 기를 얻은 자들은 세상을 주름잡는 수장이거나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었어.”유이슬이 한마디 보탰다.“맞아요.”염보혁이 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6화

    유진우는 옆에 있는 염보혁을 흘깃 쳐다보았고, 속으로 상대방이 아무리 예뻐도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쿨럭!”염보혁은 사레가 들린 나머지 연신 기침하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슬 씨, 지금 절 칭찬하는 건지 비꼬는 건지 모르겠네요.”“당연히 칭찬하는 거죠. 그런 얼굴을 보고도 어떤 남자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어요?”유이슬이 정색하며 말했다.“네?”염보혁은 말문이 막혔다.설령 사실일지언정 어찌 면전에서 대놓고 말할 수 있지?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정 믿기 어려우면 태양한테 물어봐요.”유이슬이 문득 말했다.한편, 서태양은 염보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흠칫 놀라더니 서둘러 시선을 돌렸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싶었다.“제가요?”서태양은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선배, 장난하지 마세요. 저랑 무슨 상관이죠?”“뭔가 냄새가 나는데요?”유장미가 눈썹을 까딱하더니 눈알을 굴리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설마 보혁 씨한테 진짜 반한 건 아니죠?”“이... 계집애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서태양이 펄쩍 뛰면서 얼굴이 벌게진 채 고래고래 외쳤다.“남자끼리 엮일 리가 없잖아.”“침착해요. 단지 농담했을 뿐이에요.”유장미가 키득거리며 말했다.“게다가 남남 커플이 진짜 사랑이죠. 어차피 안 될 건 없잖아요. 만약 사귈 생각이 있다면 진심으로 축복해줄게요. 하하하!”“입만 열면 헛소리 하네.”서태양은 짐짓 화가 난 듯 혼내려는 액션을 취했다.유장미는 잽싸게 유이슬의 등 뒤로 숨어 웃음을 터뜨렸다.갑자기 산으로 흘러가는 대화에 당사자인 염보혁은 말문을 잃었다.더욱이 유장미와 투닥거리는 와중에도 그를 흘끔거리는 서태양 때문에 어이가 없었다.단순히 농담으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몰래 훔쳐보는 탓에 괜히 기분이 세했다.“진우 씨, 이슬 씨, 다들 용호산은 처음이죠? 제가 구경 좀 시켜드릴까요? 주변에 뭐 있는지 소개해줄게요.”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5화

    술이 몇 잔 오가자 서서히 편하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슬 씨, 방금 검종의 제자라고 하시던데 무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용호산에 오른 건가요?”염보혁이 넌지시 물었다.“그런 셈이죠.”유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성격이 무심한 편이라 말주변이 딱히 없었다.“사실 저희는 스승님의 명을 받고 찾아왔어요.”상대적으로 외향적인 유장미가 웃으며 말을 보탰다.“노천사가 용호산에서 무림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세상이 발칵 뒤집혔거든요. 검종 뿐만 아니라 천하회, 주술교를 포함한 파벌에서 최정예 제자들을 파견해 출전할 예정이에요.”“그럼 검종에서는 세 분이 참석하는 건가요?”염보혁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아니요.”유장미가 고개를 저었다.“저희는 단지 구경하러 왔을 뿐,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는 따로 있어요.”그녀와 서태양은 선천 후기에 속했고, 유이슬은 실력이 뛰어나긴 했으나 반보 마스터에 불과했다.어찌 됐든 천교에 비하면 열세에 처하는지라 검종을 대표해서 출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따로 있다니? 설마 홍군림이에요?”염보혁의 눈썹이 까닥했다.“그건 저도 잘 몰라요.”유장미가 생긋 웃었다.“워낙 제멋대로에 신출귀몰하는 사람이라 이번 무림대회에 참가할지 아무도 몰라요. 만약 홍 선배가 진짜 출전한다면 우승은 우리 검종이 차지할 거예요.”홍군림은 천교 랭킹의 1위에 올랐을뿐더러 어린 나이에 경천 랭킹에 진입한 검종의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다만 성격이 까칠하고 독불장군이라 종주를 제외하고 아무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장미야, 그건 네 생각이고.”이때 유이슬이 입을 열었다.“홍 선배가 실력이 뛰어나고 검종의 천재로서 일반 무사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존재인 건 사실이지만 너도 알다시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능력자가 한 명 더 있잖아.”“누구요?”유장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유장혁.”유이슬이 무덤덤하게 말했다.“그 사람이 홍 선배보다 실력이 더 뛰어나요?”유장미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막상막하야. 천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4화

    “네?”염보혁의 한 마디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넋을 잃었다.특히 잘 보이기 급급했던 서태양은 굳은 얼굴로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허공에 손을 들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럴 수가?방금 목숨 걸고 구하려던 사람이 남자였다니?“남자...? 농담이죠?”붉은 옷 소녀가 염보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경국지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인이 대체 어디를 봐서 남자란 말인가?푸른 옷 여인은 입만 벙긋했을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흡혈파 망나니들이 여자가 아닌 남자한테 집적거렸다니?취향 한번 독특했다.“아니요. 진짜 남자예요.”염보혁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밖에 나가면 여자로 오해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하지만 아무리 봐도...”붉은 옷 소녀가 말을 아꼈다.“외모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염보혁이 어깨를 으쓱하며 해탈한 듯 말했다.“아쉽네요.”붉은 옷 소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본인이 이렇게 예쁜 얼굴을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선배? 왜 그래요? 괜찮아요?”그녀는 아직도 넋을 잃은 서태양을 발견하고 손을 뻗어 어깨를 툭 쳤다.“응? 아, 괜찮아. 단지 조금 놀랐을 뿐이야.”서태양은 꿈에서 깨어난 듯 금세 정신을 차렸다.다만 눈빛만큼은 남자한테서 떠나지 않았다.이렇게 요염한 얼굴이 사내란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그야말로 재능 낭비이지 않은가?“저는 염보혁입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염보혁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이슬이에요.”푸른 옷 여인이 대답했다.“저는 유장미라고 해요.”붉은 옷 소녀가 활짝 웃었다.비록 남자이지만 미모에 저절로 눈이 갔다.“서태양입니다.”서태양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 같이 술이나 한잔 하시죠?”염보혁은 손을 내밀더니 소개를 이어갔다.“이쪽은 유진우 씨, 그리고 두 분은 호위무사인...”“춘화와 추월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3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수염 난 사내의 몸에 피투성이 상처가 생겼다.눈 깜짝할 사이에 연신 검에 찔린 탓에 저항할 힘조차 없었다.비록 수염 난 사내가 힘은 더 셌지만 기교에서는 한참 못 미쳤다.여자의 화려한 검술은 감탄을 자아냈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악!”수염 난 사내가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사지가 부러진 채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은 마치 좀비를 연상케 했다.온몸은 피가 흥건했고 상처로 가득했다. 비록 목숨에 지장은 없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다.“형님!”패배한 우두머리를 보자 흡혈파 제자들이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항상 위풍당당하고 기세등등했던 수장이 이런 몰골을 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젠장! 감히 우리 형님을 다치게 해? 죽고 싶어 환장했어?”“저년을 없애버려!”흡혈파 제자들이 고래고래 외치며 검을 빼 들고 무시무시한 기세로 여자를 덮쳤다.“무용지물이야.”푸른 옷 여인은 콧방귀를 뀌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들 틈으로 뛰어들었다.얼마 안 되어 흡혈파 제자들은 하나같이 처참한 비명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팔이나 다리가 부러진 채 선혈이 낭자했다.“역시 대단하세요!”눈앞의 광경에 붉은 옷 소녀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망나니 따위가 감히 검종에게 대들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서태양이 바닥에 침을 뱉었다.“뭐... 뭐라고? 너희들이 검종 제자였어?”흡혈파 제자들은 안색이 돌변하더니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다.검종은 무림인들의 세계에서 3대 문파 중 하나로 천하회와 주술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비록 제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뛰어난 인재들밖에 없다.특히 검종의 홍군림은 어린 나이에 천교 랭킹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경천 랭킹에 진입하여 세계 10위의 강자가 되었다.경천 랭킹 10위권에 검종 제자가 무려 2명이나 있는데 압도적인 실력으로 3대 파벌의 수장 자리를 거머쥐었다.여기서 검종의 제자들을 만나게 될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무모한 짓을 벌이지 않았을 텐데.“이제야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2화

    “윽!”서태양은 이를 악물고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온 채 낮은 신음을 내뱉었다.이내 양손으로 검을 쥐고 온 힘을 다해 어깨를 짓누른 흡혈검을 떼어내려고 했다.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상대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힘이 점점 더 가해졌고 무릎이 닿은 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작 이런 실력으로 감히 우리 흡혈파한테 덤비다니? 제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수염 난 사내가 냉소를 지었다.“형님! 멋져요.”“역시 대단하세요.”부하들이 질세라 감탄했다.북쪽에서 흡혈파라고 하면 꽤 이름 있는 큰 파벌인지라 애송이 같은 놈이 도발할 만한 게 아니었다.“감히 내 앞에서 영웅 행세해? 넌 오늘 인생에서 가장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거야. 교훈 삼아 사지를 부러뜨려줄게!”수염 난 사내가 비열한 미소를 짓더니 흡혈검을 들어 올려 서태양의 손목을 향해 휘둘렀다.챙!검이 닿기 직전 청색 보검이 불쑥 나타나 허공에서 공격을 막아냈다.“응?”수염 난 사내가 눈살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푸른 옷 여인이 보검을 들고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선배?”서태양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그제야 한숨 돌렸다.조금만 늦었더라도 오른손을 잃어버렸을 텐데 그나마 선배가 제때 도움을 줘서 천만다행이었다.“괜히 참견하지 마.”수염 난 사내가 음흉하게 웃었다.“우리 후배한테 손을 대는 순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여자가 싸늘하게 말했다.“맞아! 너희들 같은 망나니는 벌을 받아 마땅하지.”이때, 붉은 옷 소녀가 검을 빼 들고 낭랑한 목소리로 외쳤다.“언니, 제가 도와줄게요.”“아니야. 넌 태양이랑 지켜보고 있어. 이런 놈들은 나 혼자서도 충분하니까.”푸른 옷 여인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수염 난 사내가 히죽 웃었다.“그런 왜소한 몸으로 오빠의 검을 어찌 막으려고? 차라리 무기는 내려놓고 침대에서 겨뤄보는 건 어때?”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부하들이 폭소를 터뜨렸다.곧이어 음흉한 시선으로 여자를 훑으며 멋대로 평가하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1화

    서태양이 움직이자 수염 난 사내의 뒤에서 덩치가 산만 한 남자 두 명이 튀어나왔다.두 사람은 무기로 길쭉한 검을 들고 있었다.몸체는 강한 피비린내와 함께 은은한 살기가 감돌았다. 이는 칼날이 오랫동안 선혈에 노출된 결과였다.무림인들의 세계에서는 흡혈검이라고 불렀다.다만 아쉽게도 그들이 지닌 검은 아직 미성숙 단계였고 기세가 한창 부족했다.챙! 챙!서태양이 먼저 검을 빼 들고 혼자서 두 명의 사내와 대결을 벌였다.그들은 기세등등하게 맞서 싸웠지만 힘만 강했을 뿐 행동이 굼뜬 편이었다.공격할 때마다 동작이 다소 어설펐다.반면, 서태양은 누가 봐도 고수의 가르침을 받았고 실전 경험도 풍부했다.스피드, 힘,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했으며 어느 하나 뒤처진 데 없었다.세 사람이 공격을 주고받는 순간 실력 차이가 현저했고, 서태양은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내를 쓰러뜨렸다.그리고 응징할 겸 각자의 다리에 검을 관통했다.“흥! 고작 이런 실력으로 우쭐거려? 제 주제도 모르고.”서태양은 장검을 비스듬히 겨누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좋아! 잘했어!”승리를 거머쥔 서태양을 보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비록 나서서 싸울 용기는 없었지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것쯤은 충분히 가능했다.“그래도 실력은 꽤 있나 보네? 어쩐지 참견하더라니.”수염 난 사내가 눈을 가늘게 뜬 채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천천히 뽑아 들고 음침한 목소리로 협박했다.“하지만 오늘 임자를 만났지. 흡혈파를 마주친 이상 살아남을 방법은 없어.”“흡혈파는 무슨, 들어보지도 못했구먼.”서태양의 표정은 기고만장했다.“하! 괜찮아. 네 피를 전부 흡수하고 나면 우리가 왜 흡혈파라고 불리는지 알 거야.”수염 난 사내가 이죽거리더니 두말없이 공격을 개시했다.그가 발을 내딛자마자 맹렬한 기세가 솟구쳤고, 손에 든 흡혈검은 핏빛을 뿜어내며 곧장 서태양을 덮쳤다.앞서 상대했던 부하들과 달리 수염 난 사내의 흡혈검은 살기로 가득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50화

    아름다운 얼굴은 쉽게 화를 부르는 법이다.염보혁은 남자였지만 여자보다도 더 아름다운 요염한 얼굴을 지녔다.길을 나서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도리가 없었고 지금처럼 깡패 무리와 마주할 때면 번번이 시비에 휘말리기 일쑤였다.유진우는 모른 척하며 조용히 술잔을 기울였다.“어이, 이쁜이. 저런 나약한 놈이랑 술 마셔서 뭐 하겠어? 차라리 우리랑 한잔하지, 아주 즐겁게 해줄 테니 말이야!”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사내가 염보혁의 턱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이 손 치우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후회하게 될 테니까.”염보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어여쁜 외모 탓에 남녀를 불문하고 다가오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처럼 대놓고 희롱하는 경우는 드물었다.“오, 이쁜이가 화를 내네?”수염 난 사내는 턱을 문지르며 비웃었다.“솔직히 말해서 화난 얼굴이 더 매력적인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더욱 감탄스럽군.”그의 말에 뒤따르던 무리들이 일제히 폭소를 터뜨렸다.유진우는 피식 웃으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눈앞의 이 사내는 제법 능숙하게 수작을 부렸다.염보혁이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셋을 센다. 그 안에 사라지지 않으면 내가 직접 손봐주지.”염보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손 본다고? 하하하!”수염 난 사내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이거 제법 앙칼진데?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위층으로 올라가서 천천히 우리를 손 봐줘, 어때?”“맞아, 맞아! 방도 넉넉하니 차례대로 너랑 놀아줄 수 있다고!”그의 동료들도 시시덕거리며 말을 보탰다.“셋.”염보혁은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도 없다는 듯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이쁜이, 괜히 버티지 말고 그냥 올라가자. 내가 아주 다정하게 대해줄 테니 말이야.”수염 난 사내는 입을 커다랗게 벌려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낄낄댔다.“둘.”염보혁은 여전히 냉랭한 표정을 유지했다.“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직접 안아 올라가는 수밖에.”그가 손을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2049화

    유진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혁 씨가 이렇게까지 많은 걸 알고 있을 줄은 몰랐군요. 제 생각엔 장일청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용호산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염보혁이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다니, 이건 그가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증명하는 셈이었다.“진우 씨께서 과찬해 주시는군요. 저는 그저 사람들 사이에 끼어 듣는 걸 좋아해서 호기심에 이런저런 소문을 알아본 것뿐입니다. 사실 별다른 능력은 없어요.”염보혁은 겸손하게 웃으며 덧붙였다.“하지만 만약 진우 씨께서 무림대회에 참가하신다면 전 온 힘을 다해 진우 씨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보혁 씨,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전 그저 세상 구경이나 해볼 겸 참가하는 것뿐입니다. 우승 같은 건 감히 꿈도 꾸지 않아요. 애초에 제 실력으로 어떻게 그 내로라하는 강자들과 겨룰 수 있겠습니까?”“진우 씨는 너무 겸손하시군요. 저는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합니다.”염보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우 씨는 외모도 준수하고 기품 또한 비범하시죠. 멀리서 봐도 강렬한 기세가 느껴졌습니다. 비록 진우 씨의 신분은 알 수 없지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진우 씨는 절대 범상한 인물이 아닙니다!”“보혁 씨께서 저를 이렇게까지 칭찬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유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평범한 출신에 보잘것없는 실력을 갖췄을 뿐입니다. 아마 실망할 겁니다.”“하하, 괜찮습니다. 커다란 황금 잉어가 어찌 작은 연못에서만 머물겠습니까? 바람과 구름을 만나면 반드시 용이 되어 날아오를 것입니다. 지금 진우 씨의 명성이 미미할지라도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하늘 높이 날아오를 날이 올 거라고!”염보혁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그 눈빛은 절대적인 믿음을 담고 있는 듯했다.유진우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이 사람, 도대체 뭐지? 분명 오늘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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