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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ผู้เขียน: 강로이
“어떻게 알았어요?”

조아영이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벌게진 얼굴로 물었다.

창피함도 있지만 그녀를 더 놀라게 한 건 상대가 이토록 정확하게 증상을 집어냈다는 것이었다.

편두통에 생리 불규칙까지, 게다가 배탈이 난 것도 바로 알아채다니.

‘너무 신기해! 설마 헛짚은 건 아니겠지?’

“한의학은 자고로 견문을 중시해요.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병명을 충분히 보아낼 수 있어요.”

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어때, 아영아, 이젠 믿을 만해?”

조선미가 가볍게 웃었다.

그녀도 속으로 한숨을 돌리며 상대가 정말 실력 있는 의사란 걸 믿게 됐다.

“쳇! 그냥 한번 얻어걸렸을 뿐이야. 뭐 대단한 거 있다고!”

조아영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진우 씨, 얘가 말만 못되게 굴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

조선미가 미안한 듯 유진우에게 사과했다.

“괜찮아요. 일단 병부터 보죠.”

유진우도 썩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는 어르신 앞에 다가가 자세히 훑어보더니 대충 짐작이 갔다.

어르신은 중독되었는데 일반 독성이 아니었다.

다행히 제때 발견하여 구급했으니 망정이지 두 날만 더 미뤘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선미 씨, 은침 한 세트 사 오실래요?”

유진우가 말했다.

“네, 바로 사 올게요.”

조선미가 손을 흔들자 경호원 한 명이 발 빠르게 나갔다.

5분도 채 안 돼 경호원이 은침 한 세트를 들고 왔다.

“고마워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곤 어르신의 옷부터 벗겼다.

그는 둘째 손가락을 내밀어 어르신의 복부를 두드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은침을 꺼내 한 개씩 그 위에 찔렀다.

그는 가벼우면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침을 놨다.

잔잔한 수면을 가볍게 찌르듯 행동이 너무 날렵하여 그 어떤 고통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참 대단한 침법이네요!”

이 광경을 본 조선미가 속으로 감탄했다.

그는 비록 의술을 잘 모르지만 국내의 몇몇 유명한 신의를 알고 있는데 그런 분들도 침술만큼은 유진우의 노련하고 정확한 손놀림을 따라오지 못한다.

이는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고된 노력과 시간을 기울여야만 한다.

조선미는 문득 유진우의 정체가 몹시 궁금해졌다.

“휴...”

침을 16대 다 놓은 후 유진우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동안 은침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작정하고 침을 놓으니 실력이 뒤처지지 않았다.

“뭐야? 벌써 끝났다고? 왜 아무런 변화도 없지?”

조아영이 어리둥절한 듯 혼자 구시렁댔다.

“아영 씨 할아버지 체내에 독이 들어있어서 단번에 쉽게 제거하지 못해요. 두 시간 후에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날 거예요. 물론 이 두 시간 안에 절대 은침을 빼면 안 돼요. 뒷감당이 안 될 테니까요!”

유진우가 경고했다.

“쳇, 당신 얘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가 알겠어요?”

조아영이 입을 삐죽거렸다.

“아영아!”

조선미가 그녀를 힐긋 째려봤다.

“화장실 다녀올게요. 여기서 어르신 지켜드리세요.”

말을 마친 후 유진우는 병실을 나섰다.

그가 이제 막 병실을 나왔을 때 의사 가운을 입은 한 무리 의사가 와르르 몰려들었다.

다들 이 병원의 엘리트 의사들이었다.

그중에서 맨 앞장선 사람은 대머리의 중년 남자였다.

“이봐요! 다들 누구시죠?”

조아영이 팔을 껴안고 질문을 건넸다.

“저는 이 병원 행정 주임이자 교수직을 맡은 장영호입니다. 원장님의 명령을 받고 친히 조 어르신의 병을 치료해 드리려고 찾아왔어요.”

대머리 중년 남자가 자기소개를 했다.

“어머! 그쪽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장 교수였어요? 강능에서 명실상부한 의술 일인자 맞죠?”

조아영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일인자는 몰라도 3위 안에 드는 건 자신 있습니다.”

장 교수가 거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교수님! 마침 잘 오셨어요. 얼른 우리 할아버지의 병세를 봐주세요!”

조아영이 재빨리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

그녀는 유진우처럼 어린 의사보단 이 병원의 전문 교수 장영호가 더 믿음직스러웠다.

“네, 일단 한 번 봐볼게요.”

장 교수가 머리를 끄덕이곤 침대 앞에 다가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이 침은 누가 놨죠? 말도 안 돼!”

말을 마친 장 교수가 침을 빼려 했다.

“잠깐만요!”

조선미가 재빨리 그를 막아 나섰다.

“왜요?”

장 교수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교수님, 우린 이미 의사를 모셔 와 치료를 마쳤어요. 그 의사가 말하길 할아버지가 중독되셔서 침을 절대 빼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침을 빼면 매우 위험할 거라고 했거든요.”

“허튼소리!”

장 교수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달랑 은침 몇 대로 병을 치료하고 독을 제거한다면 우리 서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은 뭐가 되죠?”

“맞아요!”

조아영도 맞장구를 쳤다.

“언니, 그 사람은 이제 고작 스무 살 남짓한데 무슨 대단한 실력이 있겠어? 설마 진짜 그 사람을 믿는 건 아니지?”

“그럼 아까 네가 편두통이 있고 배탈 난 것까지 맞힌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

조선미가 되물었다.

“그건, 그건 그냥 헛다리 짚은 거야!”

조아영이 한사코 잡아뗐다.

“선미 씨, 강능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들은 전부 우리 병원에 있어요. 누굴 모셔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볼 땐 돌팔이가 틀림없어요.”

“우리 병원 의료진이 돌팔이보다 못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어르신의 안위가 걱정돼서 이러시는 거 다 이해해요. 하지만 마음이 조급하다고 아무나 데려오면 안 되죠. 그러다 피치 못할 사고만 생길 겁니다!”

장 교수가 당당하게 말을 이어갔다.

“맞아요! 우리 교수님은 얼마나 많은 중증 환자를 구해주셨는지 몰라요. 교수님만 계시면 어르신은 분명 무사하실 겁니다!”

뒤에 있는 한 무리 의사들이 잇따라 말했다.

상대가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니 조선미도 저도 몰래 마음이 흔들렸다.

다만 그녀는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 유진우 씨가 올 때까지 기다려 보죠.”

“언니, 뭘 더 기다려! 아마 지금쯤 줄행랑쳤을걸!”

조아영이 쏘아붙였다.

“선미 씨, 저 바쁜 사람이라 여기서 시간 끌 여유 없어요. 오늘 가족분들께 장담할게요. 어르신께서 문제 생기면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겠습니다!”

장 교수가 말을 마치고는 모든 은침을 빼냈다.

다만 마지막 은침까지 뺀 순간 이변이 일어났다!

조용히 누워있던 어르신이 갑자기 몸에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코와 입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병상 양옆의 기계에서도 귀청이 째질 듯한 경보음이 울렸다.

“뭐야? 왜 이래?”

장 교수도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 몰라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교수님! 어떻게 된 거죠?!”

조선미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이상하네, 아까 분명 아무 일 없었는데...”

장 교수도 불안감을 느꼈다.

“주임님! 환자분 상태가 위급합니다. 지금 당장 응급실로 옮겨야 해요!”

한 의사가 재빨리 말했다.

“얼른! 얼른 응급실로 옮겨!”

장 교수도 감히 더 변명하지 못한 채 사람들을 불러 갖은 수법으로 구급에 나섰다.

하지만 한바탕 들볶아도 어르신은 호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활력 징후가 오히려 계속 떨어져 공제할 수가 없었다.

장 교수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여 땀만 뻘뻘 흘렸다.

“선미 씨... 어르신께서... 버티지 못하실 것 같아요...”

“뭐라고요?!”

순간 두 자매는 넋을 놓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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