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83화

Author: 소경절
레몬 아이스티를 마시던 강시원은 이 말을 듣고 빨대를 힘껏 깨물었다. 바늘 같은 아픔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예전에 엄마와 임성호의 사이는 그럭저럭 화목했었다. 어쩌면 그때는 아무 권력이 없었던 임성호인지라 엄마의 재능에 의지해 기반을 다져야 했기에 억지로 참고 지낸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며 임성호는 점차 엄마를 냉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잦은 모임과 출장을 핑계로 일 년 중 절반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강시원이 몰래 엄마에게 일러준 적도 있었지만 당시 강부안은 온 정신을 사업에 쏟고 있었다.

임성호의 회사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자신의 사교 생활과 일상까지 모두 버렸던 강부안은 한때 그녀 앞에서 무릎 꿇고 평생 아껴주겠다고 맹세했던 남자가 정말 배신할 줄 꿈에도 몰랐다.

“시원아, 걱정하지 마. 넌 열심히 공부만 해. 엄마 아빠 사이엔 아무 문제 없으니까.”

“네 아빠는 착한 사람이야, 절대 엄마를 배신할 리 없어.”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 말을 온전히 믿었을 뿐이었다.

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653화

    고연경은 아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또 훌쩍이며 울기 시작했다.“지경아! 이제야 돌아왔구나! 얼른 와서 화영이 좀 봐줘. 정말 마음이 아파 죽겠어!”심태수는 심지경을 보자마자 또다시 불평을 쏟아냈다.“하루 종일 어디에 죽치고 있는 거야? 네 여동생도 돌보지 않고, 회사 회의도 취소하고 말이야. 대표이사 자리, 이제 필요 없는 거야? 아니면 또 어느 여자랑 노닥거리고 있었어?!”말투는 날카로우면서도 난폭했다.심지경은 심태수의 친아들이었지만 심지경이 어릴 때부터 심태수는 하루가 멀다고 아들을 꾸짖었다. 사람들 앞에서든 뒤에서든, 체면 따위 세워 주지 않았다.잠시 침묵하던 심지경이 바싹 마른 입술을 살짝 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수연이가 아주 심하게 다쳤어요. 그래서 계속 병원에 있었어요.”“누구? 뭐, 수연? 수연이가 누구야?”살짝 멍해진 심태수는 수연이가 누군지 바로 떠올리지 못했다.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심현 그룹 회장이, 그런 하찮은 경호원 따위를 눈여겨볼 리가 없었다.“누구긴 누구겠어? 지경 곁에 있는 그 천박한 여자 경호원이지!”고연경은 부족할 것 없이 키운 아들이 또 천박한 출신의 여자와 엮여 있는 꼴을 보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경아! 넌 심현 그룹 대표이사야, 심씨 가문의 미래 상속자라고! 왜 자꾸 그런 천박한 여자랑 얽히고설키는 거야? 그년은 분수도 모르고, 흉악한 야심까지 품고 있어. 심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데 왜 자꾸 그런 년을 상대해 주는 거냐고!”심지경이 줄곧 성수연 곁에 있었다는 말을 들은 심화영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화가 난 나머지 심태수 품 안에서 부들부들 떨었다.‘여우 같은 계집을 그날 밤, 변태 같은 고승민 곁에 남겨놓았으니, 아마 벌써 여러 놈들에게 짓밟혀 걸레가 됐을 거야. 아니면 아이가 왜 없어졌겠어? 그런데... 오빠는 아직도 그년을 포기하지 않는 거야?’“어머니, 말씀 좀 가려서 주세요.”심지경은 서늘한 눈빛으로 고연경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고연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652화

    심화영은 흥분해 손발을 마구 휘둘렀다. 그 모습은 마치 미친년 같았다.“그 천박한 계집애, 배 속에 뭐가 좀 생겼다고 심현 그룹 대표이사 사모님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나 본데? 이제 그 꿈, 깨야지! 감히 우리 집안 문턱을 넘으려고? 어림도 없어! 그년은 영원히 무대에 오를 수 없는 하수구 쥐새끼일 뿐이야. 오빠의 아이를 가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인 줄 알아야지!”“아가씨 말씀이 맞습니다.”공명수가 연신 거들었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덧붙였다.“하지만 사실, 아가씨께서 직접 손을 쓰지 않으셔도, 도련님께서 성수연이 올라서는 걸 두고 보지 않으실 겁니다. 도련님 성격상, 여자가 아이를 빌미로 나서서 본인을 흔들게 두실 분이 아니시잖습니까. 아가씨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이스테이트 조직의 고승민이 도련님께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했을 때, 도련님께서 조금도 망설임 없이 아가씨를 선택하셨다고요? 그건 성수연이 도련님 마음속에서 하찮은 존재라는 뜻입니다. 도련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분은 아가씨입니다.”심화영은 턱을 살짝 들며 득의양양하게 말했다.“그거야 당연하지. 아무도 오빠 마음속의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없어.”‘만약 있다면, 죽이면 그만이야.’몇 분 후, 심태수와 고연경이 딸의 방에 들어왔다. 심화영은 또 어쩔 수 없이 한바탕 연기를 펼치며, 심태수의 품에 안겨 비 오듯 눈물을 쏟아냈다.“화영아, 그 고승민이라는 놈이 너한테 이상한 짓을 하진 않았지? 너를 건드린 건 아니지?”심태수가 무거운 표정으로 묻자 옆에 있던 고연경이 한마디 했다.“여보! 당신 딸이 얼마나 놀랐는지 좀 봐! 지금 그걸 걱정할 때야?”심태수가 분노를 참지 못하며 말했다.“내가 걱정하는 게 뭐가 문제인데 그래? 이스테이트는 흐르는 피부터 나쁜 놈들이야. 고승민이라는 놈이 화영이한테 무슨 짓을 해서 이상한 영상 같은 걸 찍어 밖에 퍼뜨리기라도 하면, 화영이 명성은 완전히 망가져! 그때가 되면 누가 감히 우리 화영이를 아내로 맞이하겠어? 우리 심씨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651화

    “그년이 내 배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그 망할 년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박영주는 조급한 마음에 붉은 손톱을 이로 악물고 물어뜯으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맴돌았다.“만약 강시원이 정말 서정혁을 구해 낸 그 사람이라면, 서정혁과 이혼한다 한들 우리한테는 시한폭탄이야. 하지만 지금 우리가 확인해야 할 건, 강시원이 정말 서정혁의 그 생명의 은인인지 아닌지야. 만약 아니라면, 그년은 목숨을 건진 거고.”그 순간, 박영주의 눈에서 음흉한 빛이 스며 나왔다.“만약 맞다면... 그년은 살려 둬서는 안 되겠지!”임지민은 이 터무니없는 발언을 듣고도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연신 찬성했다.“맞아요! 정말 그년이라면, 반드시 없애 버려야 해요! 만약 그년이 정혁 오빠한테 다 털어놓기라도 하면, 상황은 완전히 통제 불능이 돼 버려요! 안 그래도 정혁 오빠가 이미 사람을 시켜 조사하는데 만약 알아채기라도 하면... 전부 끝장이에요!”박영주도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임지민이 강시원의 공을 가로챈 데다, 그것을 빌미로 무려 5년 내내 서정혁을 속여 온 가짜라는 걸 서정혁이 알게 된다면 임씨 가문이 뼈아픈 대가를 치르는 건 물론이거니와, 그들 모녀를 죽여버릴지도 모른다.“지민아, 너는 이 일, 그냥 모르는 척해. 서 대표님은 워낙 눈치도 빠르고 또 의심이 많은 성격이잖아. 절대 서 대표님 앞에서 겁먹은 티를 내거나 의심을 사면 안 돼!”박영주는 어둡고 음산한 눈빛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머지는 엄마가 알아서 처리해 줄게. 서 대표님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거야. 걱정 마!”...늦은 밤이었지만 심씨 가문 저택에는 불빛이 환했다.심화영은 심하게 놀란 탓에, 죽어도 좋으니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마치 PTSD에 걸린 것처럼, 하루 종일 커튼을 친 어두운 방에서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이불 속에 숨어 있었다. 심지어 경호원을 불러 자기 방문 앞을 지키게 했다.고연경은 딸 침대 곁을 지키며 계속 울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650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임지민은 한마디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고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가정부에게 소리를 질렀다.“거기 멍하니 서서 뭐 해? 빨리 술 가져와!”“네네... 아가씨...”가정부는 시선을 내린 채 순순히 응했지만 속으로는 이를 악물었다.임지민은 초조한 모습으로 거실에서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가 더는 기다릴 수 없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어 박영주에게 전화했다.박영주는 한참 만에야 전화를 받았다. 귓가에는 고스톱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지민아, 왜 그래?”“엄마, 지금 당장 집에 와요! 중요한 일이 있어요! 할 말이 있다고요!”“좀만 기다리면 안 될까? 엄마가 오래간만에 나와서 노는 건데...”“빨리요! 안 돌아오면 큰일 난단 말이에요!”임지민은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날카로운 목소리가 거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박영주는 즉시 고스톱을 옆으로 던졌다.“알았어. 엄마 바로 돌아갈게!”통화를 마친 임지민은 가방에서 가느다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한 모금 깊이 빨아들였지만 가슴속에 분노가 가득 차, 참지 못하고 격렬하게 기침했다. 손가락 사이에 끼인 담배가 바닥에 굴러떨어졌다.“아, 아가씨, 술 가져왔습니다.”가정부는 조심조심 술을 들고 왔다.짜증 가득한 얼굴로 술잔을 집어 든 임지민은 자신의 고급 원피스에 담배꽁초가 타서 검게 그을린 구멍이 생긴 것을 보았다.“젠장! 네 그 얼굴, 오늘은 내 눈에 안 띄는 게 좋을 거야. 재수 없으니까!”말을 마친 뒤 이를 갈며 손을 들더니 손목을 살짝 꺾었다. 술잔에 있던 술 전체를 가정부의 머리 위에 부어 버린 것이다. 젊은 가정부 얼굴이 꼴사나울 정도로 젖었다.“꺼져!”임지민은 눈을 부릅뜨고 으르렁거렸다.가정부는 화가 나 이를 갈았지만 뒤돌아 신속히 자리를 떴다.임지민의 시야에서 벗어난 후, 가정부는 어둠 속에 숨어 거실 방향을 몰래 훔쳐보았다. 임지민이 왼손으로 술병을 들고 입에 들이붓는 모습과 오른손으로 담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649화

    눈이 휘둥그레진 임지민은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갑작스럽게 한기가 밀려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언... 언니도... Rh 음성 혈액형이야?”조금 전까지 직원들 앞에서 존댓말을 했지만, 지금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평소처럼 반말이 튀어나왔다.“너도 믿기지 않지?”서정혁은 마음이 씁쓸했다. 목소리는 먹먹하게 쉬어, 지금 어떤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도훈이도 Rh 음성 혈액형이야, 의사한테서 들었는데 부모 중 한쪽이 이 혈액형이면 자녀가 이 혈액형일 가능성이 50퍼센트랬어. 그때는 도훈이가 왜 엄마의 혈액형이 아니라, 내 혈액형을 유전 받았을까 생각했어. 이런 희귀 혈액형은 사고가 났을 때 정말 너무 위험하니까. 그해,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지민이 네가 나를 구하고 수혈해 주지 않았으면 결과는 정말 상상할 수 없었을 거야. 그래서 도훈이가 제발 나와 같은 혈액형은 아니길 바랐어. 그때는 아이가 정말 운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임지민은 눈빛이 거침없이 흔들렸다. 심장은 당장이라도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듯했으며 이마에는 식은땀이 촘촘히 맺혔다.서정혁이 한숨을 쉬었다.“그런데 이제 보니 강시원도 Rh 음성 혈액형이었어. 그러니까 도훈이가 이 혈액형인 건 피할 수 없었던 거야.”심장이 점점 조여 온 임지민은 시험하듯 물었다.“오빠, 언니의 혈액형은... 어떻게 안 거야?”“성수연이 아주 많이 다쳐서 급히 수혈이 필요했어. 시원이가 성수연에게 수혈하려 했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았어. 그제야 시원이 혈액형을 알게 됐어.”서정혁은 눈을 감은 뒤 손으로 눈썹 사이를 꽉 집었다.“더욱 뜻밖인 것은, 강시원도 수혈을 아주 많이 한 적이 있대.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내 앞에서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임지민은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식은땀이 소리 없이 등골을 적셨다.뒤숭숭한 마음에 감히 서정혁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한 채 열 손가락으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말한 적이 없는데... 수혈한 적이 있는 건 어떻게 안

  •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제648화

    “게다가 설령 Nora처럼 뛰어나다 해도 Nora도 설계할 때는 분명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참고했을 것입니다. Nora는 그저 융합을 잘했을 뿐입니다.”서정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신차만 응시했다.이때 연구 개발팀의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들이 잇달아 나서서 임지민의 편을 들었다. 임지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것도 있었고 서정혁이 괜히 화살을 그들에게 돌릴까 봐 두려워서인 것도 있었다.“서 대표님, 이 차는 칩부터 외관까지 모두 임 부장님의 피와 땀이 섞인 것입니다. 이건 우리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 임 부장님이 독립적으로 설계한 것입니다. Nora의 작품을 절대 베끼지 않았습니다.”한참 침묵하던 서정혁은 담담하게 입술을 열었다.“임 부장, 나는 임 부장이 표절했다고 말하지 않았어. 그저 좀 비슷하다고 느꼈을 뿐이야.”임지민은 억울한 듯 입술을 꽉 다물었지만 심장은 쿵쾅쿵쾅 뛰었다.너무 당황해 마음을 진정할 수 없었다.신형 차의 외관 디자인이 확실히 임지민의 창작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가 표절한 것은, Nora 것이 아니었다. 우연히 디자인 팀의 폐기된 디자인 초안 뭉치에서 버려진 디자인 원고 한 부를 발견해 갖다 쓴 것이었다.그 디자인 원고는 예상 이상으로 상당히 훌륭했다. 외관부터 내부 장식까지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고칠 필요도 거의 없이 가져다 바로 자기 것으로 쓸 수 있었다.임지민은 비록 기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그런데 질투심과 승부욕이 워낙 강한 임지민은 연구 개발팀 부장직에 만족할 수 없었다. 서정혁의 칭찬을 받기 위해, 디자인 팀의 일까지 혼자 다 떠맡았다.다만 임지민이 강시원 같은 천재가 아니었기에 멀티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일이 많아져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버렸다.납품 기한을 맞추지 못할 것 같아 애를 태우던 그때, 아주 훌륭한 디자인을 주웠다. 그야말로 하늘이 도운 것이라 할 수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