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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1화

“안나야.”

곽안나의 뒤에서 캐서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곽안나는 돌아서서 오늘따라 유독 아름다운 캐서린에게 인사를 건네려고 했지만, 그 여성 곁에는 금발에 눈동자가 푸른 잘생긴 남자가 서 있었다.

곽안나는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무심코 말했다.

“캐서린, 무슨 일이야?”

캐서린이 곽안나 앞으로 다가와서 들뜬 마음을 억누르며 말했다.

“이번 패션 디자인 대회에서 금상을 딴 것을 축하해. PS시 패션 위크 초대장을 받았다면서? 정말 부럽다, 우리 중에 너 혼자만 그런 기회를 얻었어.”

그러자 곽안나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PS시 패션 위크에 가는 다른 방법도 있잖아, 캐서린 너도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캐서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도 달라, 넌 신인 디자이너로 초대받아 자신이 디자인한 옷으로 전시할 기회가 있는 거지만, 내가 다른 방법으로 간다 해도 그저 관람객일 뿐이잖아.”

“그럼 내 말은 이쯤하고, 안나, 이 분은 내 오빠 제리야, 기억나? 제리가 너와 제대로 얘기해보고 싶다네?”

캐서린은 갑자기 흥분해서 곽안나에게 말했다.

그러자 곽안나가 무력하게 말했다.

“캐서린, 난 다른 이성 친구를 만나고 싶지 않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안나 씨, 그래도 저에게 한 번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요?”

제리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그냥 친구를 사귄다고 생각하세요. 가장 보수적인 나라에서도 이성과 친구가 되는 걸 금지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나 곽안나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제리 씨, 말할 때는 예의 좀 차려주세요. 차별이나 조롱하는 듯한 말은 제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제리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말했다.

“미안해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제가 알기로 내일이 안나 씨 생일이라고 하던데, 안나 씨를 위한 생일 파티를 열어주고 싶어요. 괜찮을까요?”

제리는 곽안나가 거절할까 봐 빨리 말을 이어갔다.

“알아요, 안나 씨 가족이 H국에 있어서 이번 생일은 혼자 M국에서 보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여기에서 패션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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