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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Author: 도도보
결혼할 때, 지나윤은 유시진에게 끌려다녔고 그 마음속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금 이혼을 앞두고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유시진이 이혼하지 않겠다고 버티기만 하면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이혼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지나윤은 손바닥을 세게 움켜 아프게 만들었다.

식사가 나오자 피터와 마주 앉았던 그 테이블과 완전히 같은 구성의 메뉴였다.

지나윤은 피터에게 너무 미안했다.

고개를 돌려 피터를 보고 싶은 마음이 치밀었지만 유시진의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가 먼저 울렸다.

“이거 먼저 봐. 최신 버전이야.”

이혼 협의서가 드디어 눈앞에 놓이자, 지나윤은 그것을 받아 들고 첫 페이지부터 살폈다.

옆에서 유시진은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고 그 침착함이 오히려 더 낯설었다.

지나윤은 협의서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자신의 접시에 이미 여러 조각의 음식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잘라놓은 트러플 고베 스테이크, 캐비아,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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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6화

    유시진 말이 떨어지자 손경우뿐 아니라 지나윤까지 동시에 굳어버렸다.손경우 얼굴에 걸려 있던 억지 미소도 순간 굳어졌다.“그러면 미리 축하드릴게요, 유 대표님.”그 말을 남긴 손경우는 지나윤 쪽을 바라봤다.그러자 지나윤이 낮게 목소리를 깔고 유시진에게 따져 묻는 모습이 보였다.“내가 언제 너랑 재혼하겠다고 했어?”유시진은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지나윤 귓가 가까이 다가가 낮게 속삭였다.자성을 머금은 목소리는 손가락처럼 지나윤 심장을 가볍게 건드렸다.“난 내 결혼 준비하는 거야. 물론 넌 반대할 자유가 있긴 하지만 말이야.”“너...”지나윤은 유시진을 노려봤지만 유시진은 눈을 가늘게 접은 채 웃고 있었다.교활하면서도 치명적으로 섹시한 웃음이었다.두 사람이 서로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얼마나 다정하고 친밀하게 보이는지, 정작 유시진과 지나윤 본인들은 몰랐다.눈앞에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손경우 시선은 점점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지나윤 같은 미인은 원래 자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둘이 재결합하든 말든, 손경우는 지나윤을 한번 가져보고 싶었다.이쪽에서는 손경우가 지나윤을 어떻게 손에 넣을지만 생각하고 있었고. 반대편에서는 이안영이 와인잔을 꽉 움켜쥔 채 지나윤과 유시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안영은 원래부터 운명 같은 걸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비록 하늘이 지나윤에게 좋은 집안을 줬다고 해도, 지나윤은 원래 이씨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였다.이안영은 운명보다 사람 스스로 쟁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었다.하지만 지나윤을 바라보는 이안영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왜 지나윤은 아직도 이렇게 운이 좋은 거지?’태어날 때부터 이씨 집안 아가씨였고, 이름까지 바꾸고 살아갔는데도 결국 또 재벌가로 시집갔다.그것도 유시진 같은 완벽한 남자에게 말이다.처음 지나윤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이안영은 하늘이 최소한 공평하다고 생각했다.일찍 지나윤의 목숨을 거둬갔다고 생각했으니까.그런데 지나윤은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5화

    “근데 완전 귀족 왕자님 느낌인데, 혹시 지금 싱글인가?”“나 들은 적 있는데 결혼했다가 이혼했대. 옆에 있는 저 여자 있잖아. 유시진 전처래.”여럿이 모여 수군거리던 여자들은 그제야 시선을 유시진에게서 지나윤 쪽으로 돌렸다.오늘 밤 지나윤 역시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아이보리 화이트 새틴 머메이드 드레스.드레스 자체에는 화려한 장식이 거의 없었지만 재단과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했고, 특히 머메이드 라인이 아주 돋보였다.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머리에 쓴 티아라였다.백금 위에 각종 컬러 보석이 세팅된 왕관은 화려하면서도 빈티지했고, 동시에 압도적인 고급스러움을 풍겼다.옷 자체는 심플해도 액세서리는 전혀 심플하지 않았다.깔끔한 화이트 드레스와 눈부신 티아라 조합 덕분에 지나윤은 마치 절대 권력을 쥔 여왕처럼 보였다.“와... 저 사람이 바로 JY그룹 대표야?”“어? 대표는 유시진 아니었어?”“아니래. 지나윤 대표가 진짜 대표고 유시진 전처라던데?”“전처랑 전남편이 같이 회사 차린 거야? 이건 거의 재결합 분위기 아니야?”“망했네. 저렇게 예쁜 전처가 있는데 유시진이 나 같은 사람을 보겠냐고.”지나윤과 유시진 역시 주변 시선을 모를 리 없었지만, 오늘 밤 두 사람이 원한 건 원래부터 이런 시선이었다.최대한 화려하고 눈에 띄게 말이다.손경우는 지나윤과 유시진이 등장하자 곧바로 직접 마중 나왔다.물론 현장 사람들 모두 손씨 집안과 JY그룹이 경쟁 관계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나 겉으로 할 예의는 해야 했다.“지 대표님, 유 대표님. 두 분이 직접 와주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손경우는 그렇게 말하며 지나윤에게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지나윤이 손을 뻗기도 전에 유시진이 먼저 손경우 손을 잡아버렸다.지나윤은 순간 멈칫했고, 손경우 역시 잠시 굳었다.“유 대표님, 설마 제가 전처분한테 실례라도 할까 봐 그러시는 건가요?”손경우는 유시진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계속 지나윤에게 향해 있었다.지나윤은 정말 아름다웠다.단순히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4화

    유시진 눈에 떠오른 짓궂은 웃음을 본 지나윤은 턱을 괸 채 한숨을 내쉬었다.“네 말 듣고 나니까 내가 똑똑하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드는데? 오히려 네가 날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아.”지나윤 말이 끝나자 유시진은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해명했다.“진짜 그런 뜻 아니야. 오해하지 마.”그 말에 지나윤은 순간 멈칫했다.유시진이 이렇게까지 긴장해서 설명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잠시 생각하던 지나윤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강영병원 준공식 기사에 나랑 오현준 둘만 단독으로 찍힌 사진을 넣으면 전달하려는 의도는 너무 명확해지지만...”“오히려 너무 티가 나서 이안영이 안 넘어올 거고, 오현준도 우리가 무슨 의도인지 바로 눈치챌 거라고. 네 생각 이런 거 맞지?”“봐. 내가 네가 똑똑하다고 했잖아.”유시진은 손을 들어 지나윤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세게 때린 건 아니었지만 지나윤은 바로 이마를 감싸 쥐었다.“아팠어?”그 말을 한 유시진 표정이 순간 어색해졌다.괜히 그 말이 다른 의미로도 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지나윤도 이유 없이 얼굴이 조금 뜨거워지더니, 괜히 헛기침하며 유시진 뜨거운 시선을 피했다.“지금 올라간 사진들은 전부 정부가 승인하는 프로젝트 관련 C국 고위 인사들이 중심이야.”“나랑 오현준도 그 안에 같이 찍혀 있긴 한데, 그냥 우연히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정도잖아.”지나윤은 억지로 화제를 다시 본론으로 돌렸다.“근데 사실 얼핏 보면 별로 눈에 띄지도 않아.”“원래 안 눈에 띄게 만든 거야.”유시진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오현준 같은 사람은 원래 조심성 많고 의심도 심해. 분명 우리 의도도 어느 정도는 눈치챌 거고. 근데 저 사진들은 또 그 의도를 아주 잘 숨겨주고 있지.”“그 정도로 존재감 없는 두 사람인데도 이안영이 그걸 바로 알아챘다면, 오히려 그게 증명이 되는 거야.”“이미 오현준에 대한 의심이 엄청 깊어졌다는 걸.”“음...”지나윤도 유시진 말이 충분히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근데 만약 이안영이 눈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3화

    오현준은 더 이상 지나윤에게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그날 오현준은 LY그룹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며칠 전 이안영과 크게 부딪힌 일도 있었고, 이안영에게 조금은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그런데 다음 날,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이안영 사무실로 불려 갔다.이번에는 이안영이 뺨을 때리지는 않았고, 대신 휴대폰을 그대로 오현준 몸에 집어 던졌다.이안영 제멋대로인 성격과 폭력적인 태도에 오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이제 좀 그만하면 안 되나요?”이안영은 그대로 얼어붙었다.오현준이 자기에게 소리를 지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것이다.“뭐가 그만하라는 거죠?”이안영은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눈을 치켜떴다.“변호사님, 본인이 무슨 짓했는지는 네가 더 잘 아시잖아요.”“내가 또 뭘 했는데요?”“어제 어디 갔었어요?”이안영 질문에 오현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허, 할 말없죠?”이안영은 비웃듯 말하며 떨어진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들더니 그대로 오현준 눈앞에 들이밀었다.“JY그룹 투자 프로젝트 준공식에 변호사님이 왜 나타나요? 그리고 여기 기사 사진 좀 봐요.”이안영의 쏘아붙이는 말에 오현준은 휴대폰 화면을 바라봤다.거기에는 자기와 지나윤이 함께 찍힌 사진이 떠 있었다.한 장이 아니었고 각도도 여러 개였다.오현준은 순간 혹시 이게 지나윤이 일부러 자기와 이안영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한 것인지 의심했다.하지만 사진 속에는 자기와 지나윤만 있는 게 아니었고, 몇몇 사진에서는 둘이 중심인물조차 아니었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존재감조차 희미한 수준이었다.그런데도 이안영은 그걸 발견했고 몹시 신경 쓰고 있었다.이에 오현준은 점점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정말 지나윤이 일부러 이간질하려 했다면, 굳이 이렇게 찍을 이유가 없었다.그냥 자기와 지나윤 둘만 따로 찍힌 사진을 사람 시켜 뿌렸으면 됐을 것이다.지금 사진들은 사람이 잔뜩 섞여 있었고, 그저 우연히 그 순간 자기와 지나윤이 함께 서 있었을 뿐이었다.“그래서 이게 뭘 증명할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2화

    “변호사님 능력은 정말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신고혁 변호사님도 계속 오 변호사님을 강력 추천했고요.”지나윤은 오현준에게 샴페인 한 잔을 건넸다.“저도 알아요. 변호사님은 LY그룹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는 거. 신고혁 변호사님에게서 들었어요.”“LY그룹이 변호사님한테는 은인 같은 존재라는 것도요.”“하지만 지금의 LY그룹이 여전히 예전 그 LY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오현준은 묵묵히 샴페인을 마셨고 지나윤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좋은 새는 좋은 나무를 찾아 앉는다고 하잖아요.”“변호사님처럼 능력 있는 변호사가 LY그룹과 함께 가라앉느니, 차라리 일찍 빠져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요?”“저희 JY그룹 문은 언제든 변호사님 한정으로 활짝 열려 있어요.”지나윤은 그렇게 말하며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하지만 오현준은 움직이지 않았다.“지나윤 씨...”“아니, 이제는 대표님이라고 해야겠네요. 절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저는 LY그룹을 떠날 생각이 없어요.”“그러니 저한테 괜한 힘 빼실 필요 없으세요”오현준 마지막 말은 꽤 중의적이었다.자기는 회사를 옮길 생각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고, 동시에 지나윤에게 자기를 통해 이안영 비밀을 캐내려 하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했다.이안영이 이경성을 죽인 일에 오현준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혹은 직접 개입했는지는 둘째 문제였다.유언장 조작만 놓고 봐도 이경성의 변호사였던 오현준이 완전히 상관 없을 수는 없었다.지나윤은 끝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오현준 얼굴을 바라보다 오히려 웃었다.“변호사님은 정말 한 번 모신 주인을 끝까지 따르는 분 같네요. 좋은 변호사세요. 전 그런 사람 좋아해요.”지나윤은 다시 한번 잔을 들어 올렸다.이번에는 오현준도 한참 망설이다 결국 자기 샴페인 잔을 들어 지나윤 크리스털 잔과 가볍게 부딪쳤다.지나윤은 미소를 지으며 한 모금 마신 뒤 다시 말을 이었다.“하지만 이안영이 좋은 대표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왜 그렇게 생각하시죠?”오현준이 물었다.“LY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01화

    게다가 유시진은 위까지 안 좋았다.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지나윤의 속은 더 부글부글 끓어올랐다.“몸 좀 챙기면 안 돼? 네 위가 그렇게 막 굴려도 되는 상태인 줄 알아?”지나윤에게 혼나자 유시진은 머리를 긁적이며 난처하게 웃었다.정말 너무 오랜만에 지나윤 요리를 먹어서 그런 듯했다.사실 예전 가장 지나윤을 얕잡아보던 시절에도 유시진은 지나윤 요리 실력만큼은 늘 감탄하고 있었다.다만 한 번도 입 밖으로 말한 적이 없었을 뿐이었다.“지금 많이 안 먹어두면 앞으로는 못 먹을 것 같아서.”유시진 목소리는 아주 낮았고, 조금 억울한 기색까지 묻어 있었다.“누가 앞으로 못 먹는다고 했어? 내가 이번 한 번만 해준다고 한 적 없잖아.”지나윤은 무심코 말을 내뱉고 나서야 방금 말이 꽤 오해하기 좋은 표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다시 유시진을 바라보자 예상대로 유시진 얼굴에는 여우 같은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아무래도 일부러 함정 판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지나윤은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버렸다.결국 지나윤을 붙잡지 못한 유시진은 아쉬운 한숨만 내쉰 채 얌전히 그릇 정리를 시작했다.주방에서 유시진은 설거지하고 있었다.요 며칠 동안 요리하는 사람도 계속 유시진이었고, 설거지하는 사람도 계속 유시진이었다.한때 유시진은 전업주부라는 존재를 누구보다 무시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후회하고 있었다.집안일은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오히려 몹시 힘들고 바빴다.게다가 이것 역시 기술과 능력이 필요한 일이었다.물론 요 며칠 동안 집안일은 계속 유시진이 맡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지나윤만큼 빠르지도 못했고 잘하지도 못했다.그렇게 좋은 아내를 두고도 자기는 제대로 소중히 여기지 못했으니, 지금 이 모든 건 결국 자기가 받아야 할 벌이었다.유시진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던 그때 지나윤이 다시 주방으로 들어왔다.손에는 작은 그릇 하나가 들려 있었고, 짙은 약 냄새가 훅 퍼지자 유시진은 순간 멈칫했다. “이건...”“네 한약 데워놨어.”유시진은 눈앞 지나윤을 바라보며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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