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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Author: 도도보
자정이 지난 시각.

바 안에는 아직 사람이 좀 남아 있었지만, 갑판 위에는 지나윤을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약속한 대로 지나윤은 이재호, 바로 마케팅부의 훈남을 보기 위해 나왔다.

그는 낮에 기항지에서 찍은 사진을 지나윤에게 전해주고 싶다면서 카톡 친구 추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나윤은 그게 단순한 구실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지나윤이 세 번이나 거절했지만 계속 영상통화를 걸어오자, 더 이상 피하기도 곤란해서 결국 마지못해 나온 것이다.

두 사람이 건성으로 대화를 주고받던 중, 이재호가 갑판에서 바다를 보자고 제안했다.

“굳이 날 이렇게 불러낸 이유가 뭐죠?”

지나윤이 돌직구를 날렸다.

겉보기엔 순진해 보이는 이재호가 어딘지 어리숙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지나윤 씨... 사실 전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

이 말투만 들으면 누가 봐도 고백하는 분위기였다.

지나윤도 그렇게 생각했다.

“저도 알아요... 제가 유 대표님 같은 사람하고는 비교도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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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563화

    차 자체 성능도 좋았고 이미 튜닝까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리어 윙 각도까지 세밀하게 조정된 상태였다.“고마워요.”지나윤은 그렇게 말하고 차에 타려던 순간, 우원재가 여자의 팔을 붙잡았다.“지나윤, 진짜 조심해. 이안영 상대하기 쉽지 않아. 코너링은 거의 완벽하고, 마지막 직선 가속도...”“응, 알겠어.”지나윤은 은회색 페라리에 올라탔고, 이안영은 레드 포드에 탔다.우원재와 구경꾼들은 고가도로 위로 올라갔다.이 시간대의 이 고가도로는 통제 중이어서, 길거리 레이스를 구경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우원재는 두 손을 꽉 쥐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긴장했다.혹여나 지나윤이 질까 봐 두려웠다.낯선 코스에, 직접 세팅한 차도 아닌 상황이었다.이번에 지나윤이 나선 건 전부 자신 때문이었다.만약 지나윤이 지면, 자신이 가진 지분까지 이안영에게 넘어가게 되는 셈이었다.그랬기에 우원재는 생각할수록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괜히 뭐든 들어주겠다는 말을 해서 이 사단이 난 것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우원재는 머리를 툭툭 쳤다.그때는 이안영이 지분을 요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우원재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빨간 포드에 시선을 고정했다.이안영은 재벌가의 양녀였지만 욕심도 크고 배포도 컸다.두 대의 차량이 준비를 마치고 심판이 시작을 알리자, 두 차량은 동시에 총알처럼 튀어 나갔다.구경꾼들은 애초부터 지나윤이 망신당하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특히 출발 직후, 이안영의 빨간 포드는 순식간에 지나윤의 은회색 페라리를 따돌렸다.그러나 환호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첫 번째 코너에서 상황이 뒤집혔다.이안영이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하는 순간, 지나윤의 은회색 페라리가 갑자기 가속했다.“미친 거 아니에요?”“저 여자 자살하려는 거에요?”“저러다 바로 가드레일 박고 뒤집힐 거예요! 구급차 준비해요!”구경꾼들뿐 아니라, 우원재도 지나윤의 선택이 지나치게 무모하다고 느꼈다.하지만 모두가 사고를 확신한 그 순간, 지나윤은 손 브레이크를 당겼다.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5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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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56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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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560화

    눈물이 터질 듯한 채윤화의 표정과는 대조적이게, 지나윤은 두 팔을 끼고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그래요. 늘 어쩔 수 없었겠죠.”예전에 자신을 소년원에 보낼 때도 그랬고, 지금 이혼을 권할 때도 마찬가지였다.다행인 건, 어차피 이혼은 본래 지나윤이 원했던 일이었다.이 기회에 이씨 집안의 인맥까지 얻었으니 손해 볼 건 없었다.“비록 네가 원래부터 유시진 대표랑 이혼하려고 했다고 해도, 어쨌든 나랑 네 아버지는 네 결혼을 깨뜨린 데에 대해 보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여기 몇 개 프로젝트를 봐 봐.”채윤화는 말하며 여러 개의 파일을 꺼내 지나윤에게 건넸다.“이 프로젝트들 다 괜찮아. 난주 쪽 부지는 먹거리 타운으로 개발하기 좋고. 동성 쪽은 병원 건립 예정이고 또 희토류 채굴도 있고...”채윤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나윤은 파일을 탁하고 다는 소리가 나게 덮었다.“전부 다 가져갈게요.”“뭐라고?”이원호와 채윤화가 동시에 되물었다.지나윤은 태연하게 웃었다.“못 들으셨어요? 전부 다 가져간다고요.”“이건...”이원호와 채윤화는 곧바로 망설였다.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확실한 수익이 보장된 것들이었지만 지나윤 한 사람에게 전부 넘길 수는 없었다.만약 집안 어른이 알게 되면, 이 프로젝트들은 전부 회수될지도 몰랐다.“왜요? 원래는 당신들 애지중지 키운 딸한테 줄 예정이었던 거죠? 지금은 양심을 조금 덜 찔리게 하려고 하나만 떼어 나한테 던져 주려는 거고요?”“나윤아...”이원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지나윤은 파일들을 전부 식탁 위에 던져 버렸다.“다 줄 거면 다 주고 아니면 하나도 필요 없어요.”그 말을 남기고 지나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대로 돌아섰다.“나윤아!”이원호가 크게 불렀다.“어쨌든 나랑 네 엄마는 네 친부모야.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 않냐? 우리한테 그렇게까지 냉정하게 대해야 하겠어?”지나윤은 등을 보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친부모라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요?”지나윤은 돌아서서 이원호와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559화

    장우영은 가장 빠른 속도로 유시진이 지시한 일을 조사해 냈다.“대표님...”장우영이 병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유시진이 잠들지 못하고 있을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대표님, 지나윤 씨는 이전에 이원호 씨 집안 사람들과 접촉한 적이 있어요.”“유현진 변호사는 이씨 집안의 법률 고문이고, 이원호 장관님께서 직접 지나윤 씨에게 소개한 인물이에요.”“그리고 지나윤 씨는 이원호 장관님을 만난 당일 C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했어요.“게다가 지나윤 씨는 이전부터 C국에 개인 회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C국 법률 기준으로는 확실히 C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요.”유시진은 담담하게 듣다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판사도 미리 접촉했겠지?”“이원호 장관님과 관계가 깊은 전석준 판사예요.”“좋아.”유시진은 손등에 꽂혀 있던 주삿바늘을 그대로 뽑아냈다.“대표님.”“차 준비해. C국으로 갈 거야.”장우영의 눈이 크게 떠졌다.“대표님, 지금 한밤중이에요”“C국에 도착하면 딱 날이 밝겠지.”“하지만 아직 몸 상태가 퇴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시잖아요.”“언제부터 말이 그렇게 많아졌지?”유시진의 날카로운 시선에 장우영의 등골이 서늘해졌다.“지금 바로 준비할게요.”C국.전석준 판사 사무실.“지나윤 씨, 이원호 장관님의 소개로 오셨으니 모든 건 원만하게 진행될 거예요.”“다시 한번 확인할게요. 지나윤 씨의 요구는 이혼, 그리고 HF그룹 지분 최소 절반 확보하는 것, 맞나요?”“네.”지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현재 제출하신 증거라면 요구를 달성하는 건 어렵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좋아요.”“감사드려요, 판사님.”지나윤은 전석준과 악수를 나눈 뒤 법원을 나섰다.하지만 지나윤은 불과 30분 전, 유시진도 전석준을 따로 만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경미관.지나윤이 룸 안으로 들어서자, 이미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이원호와 채윤화가 눈에 들어왔다.두 사람의 시선은 몹시 복잡했지만 지나윤의 눈빛은 단순하고도 분명했다.그리고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558화

    지나윤은 백이천을 바라보며 옅게 미소 지었다.백이천은 그 맑고 큰 눈동자는 마치 불꽃놀이를 본 것만 같이 반짝거렸다.“네 말 들을게.”지나윤은 휴대폰을 가져와 전화를 끊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이 다시 울렸고 여전히 유시진의 전화였다.이에 지나윤은 다시 전화를 끊었다.세 번째로 전화가 걸려 왔을 때, 지나윤은 자신의 휴대폰을 백이천에게 건네며 대신 받으라는 눈짓을 보냈다.유시진이 자신이 지금 백이천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더 이상 귀찮게 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여보세요?”병실에서, 유시진은 백이천이 지나윤의 전화받은 것을 안 순간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지나윤, 옆에 있나요?]“당연히 있죠.”백이천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나윤이랑 지금 데이트 중이에요. 불꽃놀이 보고 있고요.”백이천은 일부러 휴대폰을 조금 멀리 들어, 전화기 너머로 불꽃놀이 소리가 들리게 했다.펑펑 터지는 소리는 마치 유시진의 가슴을 두드리는 주먹 같았고, 유시진은 몇 번 기침을 참지 못했다.[지나윤 바꿔요.]유시진의 명령조 말투에 백이천은 순간 멈칫했다가 이내 웃음을 지었다.“대표님, 아직도 모르겠어요? 나윤이가 대표님 전화를 받기 싫으니까, 대신 제가 받은 거잖아요.”전화기 너머의 유시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리고 이어진 것은 긴 침묵이었다.이에 유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전화를 끊지도 않았다.백이천도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지 않았다.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지나윤은 아무렇지 않게 음료를 마셨다.유시진이 왜 전화를 했는지 지나윤은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이 시간쯤이면, 이혼 합의서는 이미 유시진에게 전달됐을 것이니까.유시진은 똑똑한 사람이었다.C국까지 가서 패소할 게 뻔한 이혼 소송을 벌이기보다는, 차라리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는 편이 나을 것이었다.이번 이혼 합의서에서 지나윤은 빈손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공동 재산을 합리적으로 나누고, 현재 각자가 보유한 HF그룹 지분을 반반씩 나누었다.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19화

    장희민이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자, 함께 온 패거리들이 일제히 달려들어서 지나윤을 붙잡으려 했다.지나윤은 어린 시절 잠시 싸움과 호신술을 배운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몸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 잠시 동안 장희민이 끌고 온 패거리들도 쉽사리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하지만 체격과 힘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데다가, 상대는 여러 명이라서 오래 버틸 수는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지나윤의 얼굴과 팔다리에는 긁힌 자국이 퍼졌고, 단정한 정장은 여러 곳이 찢어져서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들이박아! 죽여버려!”장희민은 욕설을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15화

    송려화와 오희나는 J국어를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채연서와 이준혁은 알아들을 줄은 알았기에 분위기는 더 미묘해졌다.채연서의 표정은 단번에 굳어졌고, 이준혁은 이미 지나윤을 ‘인생 선배’ 이상으로 보기 시작한 눈빛이었다. 단순한 여름방학 봉사활동에서 이런 사람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대화를 마무리할 즈음, 일식집 여사장은 몹시 기뻐하며 서툰 말로 말했다.“오늘은 서비스예요! 무료로 드세요.”그러자 지나윤이 부드럽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계산은 제가 할게요.”그때 채연서가 또 끼어들었다.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9화

    “굳이 내가 가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지나윤은 고개를 틀어 차갑게 말했지만, 유시진은 문을 닫으며 낮게 말을 이었다.“할아버지가 아침부터 계속 네 얘기만 하셨어. 오늘 모임은 HF그룹 본가에서 하는 가족 식사고.”유시진의 할아버지 유희봉은 그녀가 이 집안에 들어온 뒤, 진심으로 잘 대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그 생각이 스치자, 지나윤은 결국 걸음을 멈췄다.잠시 숨을 고른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서 문을 열었지만,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지나윤 씨, 또 뵙네요.”채연서는 부드러운 미소를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10화

    지나윤은 멈칫했다가 툭 떨어지는 앞치마를 반사적으로 받아 들었다.너무나도 익숙한 일이라서 몸이 먼저 반응할 정도였다.하지만 오래된 얼룩이 남은 앞치마를 손에 쥐고도 예전처럼 바로 자신의 허리에 둘러매진 않았다.예전 가족 모임 때마다 가장 바쁘게 움직인 사람은 항상 지나윤이었다.서른 가지가 넘는 요리를 손질하고, 씻고, 굽고, 볶는 데다가 데우고 플레이팅까지, 모든 것들이 그녀의 몫이었다.유희봉은 늘 그런 지나윤을 말렸다.본가에는 전문 요리사도 있고 도와주는 분들도 충분하다고.하지만 유희봉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더 좋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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