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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5장

하현은 잠시 침묵을 삼킨 뒤에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전 줄곧 한 가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문주께서는 아직 한창 나이시고 적어도 수십 년은 항도 하 씨 가문을 장악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가문 내부에선 문주님을 끌어내리지 못해서 안달인 건가요?”

하문준의 눈동자에 한 줄기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하현, 역사서 자주 읽나?”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자주 봅니다.”

“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의관이 단정한지 알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나라의 흥망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그 사람의 흥망을 알 수 있죠.”

“젊은 사람 중엔 역사 공부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요즘 젊은이들은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어. 우리 세대와는 달라.”

하문준은 잠시 사색에 빠진 듯 잠자코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역사서를 자주 읽는다니 자네는 왕조의 최고 시절의 세 황제에 대해서도 잘 알겠구만, 그렇지?”

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왕조를 개국하신 분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고.”

“나머지 두 분에 대해 말해 보자고.”

“옹황제는 그 시대에 참 현명한 군주였어. 그러나 건황제의 어리석음이 왕조의 마지막 기운을 다 소진해 버렸지.”

“하지만 옹황제는 재위한 지 겨우 13년 밖에 되지 않았어.”

“건황제는 60년이나 재위했지.”

“왜 그런지 아는가?”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사람이 맑으면 그를 따르는 제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법치가 철저한 군주는 자신의 눈에 들어간 모래를 빼낼 수가 없는 것이죠.”

“밑에 있는 사람이 그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게 당연합니다.”

“어리석은 군주는 나라를 다스리는 능력이 보통이지만 아랫사람은 물을 흐리고 물고기를 잡아서 끊임없이 이익을 챙길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랫사람들은 어리석은 군주가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어 주기를 바랍니다.”

“안타깝게도 아랫사람들은 현명한 군주만이 나라를 부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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