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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Author: 마루콩
강이주는 구희라가 자신 때문에 심원후에게 이렇게까지 큰 반감을 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웃으며 구희라의 흥분한 마음을 달래 주었다.

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희라는 뭔가 떠올랐다는 듯 다시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우리 오빠가 그렇게까지 화내는 거 처음 봤어. 내가 너랑 우리 오빠를 아예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어느 정도 아니까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나도 심원후 그 쓰레기처럼 생각했을지도 몰라. 너랑 우리 오빠 사이에 뭐가 있는 게 아닌지 말이야.”

구희라는 잠시 입술을 삐죽이다가 곧장 다시 말을 쏟아 냈다.

“물론 나도 네가 우리 오빠랑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근데 우리 오빠가 사람을 때릴 정도로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는 아니잖아.”

“봐 봐. 심원후가 얼마나 재수 없는 인간이면, 평소에 쉽게 화내거나 손 올리는 일 없는 우리 오빠까지 못 참고 나섰겠어. 맞아도 싸지, 심원후는...”

구희라는 참지 못하고 손뼉까지 치며 통쾌해했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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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이주에 관한 기사의 관심도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마음 놓아도 된다는 말을 들은 구희라조차 다시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구희라는 몇 번이나 강이주를 바라보았다. 강이주는 먹을 거 다 먹고 마실 건 다 마시며, 창문 옆에 앉아서 여유롭게 책까지 넘기고 있었다.그 사이 심원후 쪽 사람들도 강이주에게 수도 없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나 강이주는 단 한 통도 받지 않았다.전화가 계속되자 강이주는 결국 지겨워졌다. 아예 심씨 집안 사람들의 번호를 전부 차단하고, 그중 번호 하나만 남겨두었다.구기빈에게서도 메시지가 왔고,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의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했고,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그 뒤 구기빈은 필요하면 자신이나 배진호를 찾으라고만 했다. 구기빈은 강이주의 선택을 존중했다.시간을 확인한 강이주가 고개를 들어 구희라를 바라보았다.“가자. 회사로.”“회사엔 왜?”구희라는 입으로는 묻고 있었지만 행동은 솔직해서, 곧바로 강이주의 걸음을 따라붙었다.회사 입구에서 장한미를 보자, 구희라는 그제야 강이주가 뭘 하려는지 알아차렸다.‘아, 이거였구나. 심원후 쪽 사람들한테 대놓고 보여주려는 거네.’‘이 회사의 핵심 지분이 이미 이주 손을 떠났다는 걸.’장한미는 웃으며 강이주에게 인사했다.“강이주 씨, 저는 조금 늦으실 줄 알았습니다. 정말 시간을 정확히 맞춰 오셨네요.”강이주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했다.“장 대표님께서 저보다 절차가 빨리 끝나길 더 바라셨을 것 같은데요.”실시간 이슈 키워드 일이 터졌으니, 심원후는 심명그룹에 남아서 일을 수습해야 했다.하지만 이 회사에도 심원후의 눈과 귀가 있었다. 강이주는 일부러 이곳에서 장한미와 계약서 및 지분 양도 서류를 작성하려고 했다.계약서는 이미 도하늘에게 준비하도록 해 둔 상태였다.강이주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회사 사람들 앞에서 계약서에 서명한 뒤, 누군가 핸드폰을 들고 강이주 곁으로 다가왔다.“강 대표님, 심 대표님 전화입니다.”강이주는 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13화

    구희라는 가장 먼저 기사를 퍼 나른 누리꾼들도 따로 확인해 두었다. 가장 거칠고 듣기 거북한 댓글 몇 개는 이미 캡처까지 마친 뒤였다.사건의 전후 사정도 모르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헛소문을 퍼뜨렸고, 저급한 성적 농담까지 섞어 조롱거리로 삼았다. 스스로 정의로운 사람이라도 된 듯 도덕의 꼭대기에 올라서서 남을 꾸짖고 심판하는 꼴이, 구희라에게는 우스울 정도로 역겨웠다.‘절대 가만 안 둬. 너희가 아무 말이나 뱉어도 되는 줄 알았다면...’‘그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지 제대로 알게 해 주겠어!!’그 인간들을 고소해서 끝까지 몰아붙이지 못한다면, 구희라는 기자라는 자신의 직업이 부끄러워질 것 같았다.강이주는 플랭크를 마치고 구희라 옆에 앉았다. 그러고 나서 손을 뻗어 구희라의 머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호랑이 머리 쓰담쓰담. 그러면 걱정도 사라진다. 됐어, 화내지 마. 더 화내면 예쁜 얼굴 망가진다.” “네가 나한테 자주 그랬잖아. 인생을 혼자 다 쓴 약과처럼 살지 말자고.”구희라는 강이주를 가만히 살폈다.“너 반응이 이상한데? 하나도 안 급해 보여. 말해 봐. 뭔가 대책이 있지?”강이주가 너무 차분했다. 그 차분함이 구희라에게는 오히려 수상하게 느껴졌다.다만 강이주의 침착함 덕분에 구희라의 치밀어 오르던 분노도 조금씩 가라앉았다.강이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진짜는 가짜가 될 수 없고, 가짜는 진짜가 될 수 없어. 지금 검색어를 누르면 밖에서 보기엔 찔려서 막는 것처럼 보일 뿐이야. 오히려 관심만 더 커질 거고.”강이주의 말에도 나름의 일리는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이 관심이 계속 커지도록 내버려 둘 수도 없었다.그게 바로 구희라가 애가 타는 이유였다.강이주는 구희라에게 안심하라는 듯 눈을 맞췄다.“걱정하지 마. 나도 생각해 둔 게 있어.”강이주의 표정을 보자 구희라는 마음을 놓았다. 구희라는 강이주가 스스로 잘 처리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다만 강이주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기는 했다.구희라가 질문을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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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이른 아침, 포털과 커뮤니티가 뒤집혔다.[강중그룹 외동딸, 마음 바꿔 탄 정황? ‘Fittro’에서 정체불명 남성과 심야 만남, 공개 외도 의혹!!!]기사에 실린 것은 어젯밤 ‘Fittro’에서 찍힌 강이주의 사진이었다.사진 속 강이주는 한 남자와 나란히 서 있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굳이 못 알아볼 수 없도록 커다란 원 표시까지 되어 있었다.강이주 옆에 선 남자는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었다.하지만 강이주는 알고 있었다.모자이크 속의 남자는 구기빈이었다.사진 속 장면은 어젯밤 구기빈이 막 룸 안으로 들어와 심원후와 말다툼을 벌이던 때였다.곧이어 다른 각도에서 찍힌 사진까지 올라왔다.[심명그룹 후계자 심원후, 사랑에 상처받아 심야 만취? 폭행 피해 의혹 속 응급실 이송!!!]기사 내용은 누군가 병원 응급실에서 온몸이 엉망이 된 심원후를 봤다는 목격담이었다. 거기에 심원후가 ‘Fittro’에서 누군가의 부축을 받으며 나오는 사진까지 붙어 있었다.댓글창은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햇빛: [그러니까 이거, 술집까지 쫓아가서 바람난 현장 잡았다가 맞은 거야? 요즘 외도는 이렇게 당당하게 하는 거임?]낙엽: [이걸 참는다고? 내가 심원후였으면 먼저 바람난 여자부터 제대로 혼냈다. 정신 번쩍 들게 해줬어야지.]MOON: [아직 전부 다 나온 거 아니니까 판단 보류. 요즘 한쪽 말만 나온 기사 너무 많음. 후속 기다린다.]별사탕: [강중그룹 딸이 심명그룹 도련님한테 죽고 못 산다더니? 내 기억이 잘못된 건가? 아니면 다 연기였나?]바다물: [겉으로는 얌전한 척하면서, 뒤로는 아주 화려하게 노네. 저 모자이크 처리된 남자가 누군지 궁금한 사람 나뿐임?]호호: [나 알아, 나 알아. 어젯밤 ‘Fittro’에서 지인이 봤대. 누구인지는 말 못 하는데 배경이 장난 아님. 심씨 집안보다 훨씬 위라고 보면 됨.]유자차: [심씨 집안보다 더 위면 J시 전체를 봐도 남는 데가 딱...]해마다: [윗댓 누구야? 말해줘. 제발 말하라고. 이렇게 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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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기빈 곁에서 일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능력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구기빈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그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강중그룹으로 돌아가려면, 내가 배워야 할 게 아직 많아.’강이주는 그렇게 생각했다.구기빈은 강이주를 바라보다가 구겨진 옷자락을 가볍게 정리했다. 가라앉은 목소리가 조용하게 이어졌다.“희라는 이주 씨가 좀 봐줘요. 밤에는 푹 쉬어요.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저한테 연락하고요.”“제가 밖까지 배웅해 드릴게요.”강이주는 구기빈을 현관까지 배웅했다.구기빈은 차 문을 열다가 강이주를 한 번 바라보았다.“밤공기가 차요. 들어가요.”강이주는 얇은 옷차림이었다.밤바람이 스치자, 확실히 서늘한 기운이 몸에 감겼다.그 자리에 선 강이주는, 차에 오른 구기빈이 시동을 걸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본 뒤에야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거실로 돌아온 강이주는 구급상자를 정리했다.그때 탁자 위에 놓아둔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강이주는 번호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엄마.”생각할 것도 없이, 강이주는 장숙연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한 이유가 심원후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강이주는 오늘 밤 자신과 심원후가 완전히 틀어진 일이 벌써 장숙연의 귀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다.늘 그런 식이었다.자신과 심원후 사이가 틀어지기만 하면, 장숙연은 언제나 가장 먼저 그 사실을 알았다. 한밤중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이 강이주에게 전화를 걸어 철없다고 나무랐고, 제멋대로 굴지 말라며 먼저 고개 숙이고 심원후와 화해하라고 몰아붙였다.수화기 너머로 장숙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일 집에 올 거야? 아직도 엄마한테 삐쳐서 집에도 안 들어오는 거야? 이주야, 엄마는 다 너 잘되라고 이러는 거야. 언젠가는 엄마 마음을 알게 될 거다.]말끝에 장숙연은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강이주는 일이 장숙연 앞까지 번진 게 아니라는 사실에 조용히 숨을 놓았다.‘아직 심원후 일 때문은 아닌가 보네. 다행이야.’장숙연이 이 전화를 건 목적은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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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지는 순간, 강이주는 바로 짧게 비명을 질렀다. 다급해진 두 손은 허둥지둥 구기빈의 가슴팍을 짚었다.그러자 손바닥 아래로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전해졌다. 탄탄한 근육의 감각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강이주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자, 구기빈은 아직 제대로 입지 못한 셔츠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뻗어서 강이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괜찮...”구기빈은 고개를 들어 강이주가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려 했다.마침 강이주는 두 손으로 구기빈의 가슴팍을 짚고 있었다.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강이주도 따라서 고개를 들었다.강이주의 이마에 축축하고 따뜻한 감촉이 닿았다.구기빈의 입술이 공교롭게도 강이주의 이마에 닿은 것이었다.닿자마자 바로 떨어졌지만, 그 감각만큼은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강이주는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몸은 굳어 버린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강이주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구기빈도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잔뜩 긴장한 근육만 봐도, 구기빈 역시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분명했다.강이주는 그저 눈만 깜빡였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눈으로 아래에 깔린 남자를 바라보았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두 사람의 자세는 아무리 봐도 너무 묘했다.강이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뺨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구기빈의 손은 아직 강이주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손바닥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은 구기빈에게 이제 손을 놓아야 한다고 일깨워주고 있었다.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강이주의 허리에서 손을 풀었다.강이주가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과 달리, 구기빈은 훨씬 침착해 보였다.“저기... 먼저 일어나는 게 좋지 않겠어요?”구기빈의 말을 듣고 나서야 강이주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아... 네, 죄송해요.”강이주는 자신이 왜 갑자기 사과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녀는 구기빈의 가슴팍을 짚은 채, 허둥지둥 구기빈의 몸 위에서 일어났다.한바탕 정신없이 움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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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기빈은 그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말문을 잃었다.강이주는 그런 구희라가 사랑스럽다는 듯 머리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그런 뒤 구기빈을 향해 말했다.“저 좀 도와서 희라 안으로 데려다 줄래요?”지금 구희라는 완전히 취한 상태라서 강이주 혼자 부축하기가 쉽지 않았다.구기빈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구희라를 반쯤 떠받치듯 데리고, 강이주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구기빈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간 강이주는 곧장 안방으로 향했다.구희라는 침대에 엎드리자마자 그대로 잠들었다. 품에는 베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구기빈은 힘이 빠진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강이주는 구희라의 잠버릇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희라답다. 이렇게 취해도 끝까지 귀엽네.’강이주는 구희라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에야 구기빈과 함께 안방을 나왔다.“물 마실래요?”강이주가 먼저 물었다.구기빈은 그때 강이주의 집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구희라가 예전에 보내 줬던 영상 속 집과 완전히 똑같았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기빈은 시선을 거두었다.“그래요.”강이주는 주방으로 가서 따뜻한 물 두 잔을 따라왔다. 그중 한 잔을 구기빈에게 건넸다.물을 한 모금 마시던 강이주의 시선이 아직도 상처가 남은 구기빈의 입가에 머물렀다. 그녀는 컵을 내려놓고 수납장에서 구급상자를 꺼냈다.“그리고 입가... 제가 약 좀 발라 줄게요.”어쨌든 구기빈은 강이주 때문에 심원후와 싸우다 다친 것이었다.강이주는 모른 척할 수 없었다.구기빈은 곧장 소파에 앉았다.“부탁할게요.”소독약과 면봉을 꺼내 든 강이주는, 허리를 숙여 구기빈의 입가 상처를 조심스럽게 닦아 냈다.약을 바르는 자세 때문에 두 사람의 거리는 무척 가까워졌다.구기빈이 눈을 들기만 해도 강이주의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을 볼 수 있었다. 강이주에게서는 옅은 술기운도 배어 나왔다.빠르게 시선을 돌린 구기빈은 눈을 내리깐 채 목젖만 겨우 움직였다.처음으로 평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이던 성숙하고 침착한 모습이 흐려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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