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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작가: 주광
밤 아홉 시 정각, 하늘 위로 불꽃이 화려하게 터지기 시작했다.

예진은 고개를 들어 그 장면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민혁이 옆에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내일이면 이혼 소송 접수하잖아요. 빠르면 일주일 안에도 끝날 수 있어요. 고예진 씨,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예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바라봤다.

‘예전의 나에게 윤제를 떠난다는 건... 마치 물고기가 물을 떠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이제 알겠어. 나는 물속에서만 사는 게 아니었어.’

‘난... 두 곳을 다 견딜 수 있는, 양서류 같은 사람이었어.’

...

그 시각, 미로에서 나온 윤제와 아린도 성 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하늘에 터지는 불꽃을 본 아린은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오빠... 이거, 나 보여주려고 준비한 거야?”

조금 전, 주변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아린도 윤제도 똑똑히 들었다.

재벌 2세가 여자 친구를 위해 불꽃놀이를 준비했다고.

오늘 부윤그룹 대표 아들이 여기 왔다고.

아린은 윤제의 반응을 눈치 보며 지켜봤다.

윤제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서 있는 걸 보며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진짜 연기 잘하네... 아무렇지 않은 척.’

윤제는 순간 당황한 듯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아니, 나...”

그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아린이 먼저 윤제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 순간, 윤제의 모든 말은 입안에서 사라졌다.

“오빠, 고마워. 나 진짜 행복해.”

아린이 너무도 행복한 얼굴로 기대오는 걸 보며 윤제는 애써 무표정을 유지했다.

‘지금 굳이 아니라고 말해봤자... 더 이상해지겠지.’

그래서 그는 가볍게 아린을 안아주며 큰 손으로 그녀의 등을 두세 번 두드렸다.

...

하늘 위에서 터지는 불꽃놀이가 절정을 이루자 지상에서는 색색의 분수형 불꽃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예진과 민혁은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사람들로 가득 찬 군중 속, 예진은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며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그 순간, 민혁이 재빠르게 그녀의 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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