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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원체 퇴역한 지 몇 년이 지난 터라, 비록 훈련을 빼놓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당시와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이내 양호석을 비롯한 경비원들은 다시금 밀려나기 시작했다.

경비원들의 얼굴에 수치심이 드러났다.

한때, 그들은 국가를 수호했었다!

한때, 그들은 변경을 수호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양아치들에게 맞아 연신 밀려나고 있었다.

"물러가!" 진루안은 천천히 다가가며 말했다. 비록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모두 그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양호석은 머리의 상처를 움켜쥔 채, 진루안에게로 다가가서는 손을 뻗으며 물었다. "저기, 그…"

퍽!

양호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두에 있던 노란 머리 양아치는 그대로 몸이 날아갔다. 진루안의 발길질에 최소 4미터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런 뒤 진루안은 인파 속으로 달려들었다. 마치 양 떼 사이로 달려든 용맹한 호랑이 같았다.

화려한 기술도, 혈기를 들끓게 하는 장면도 없었다.

그저 딱 일 분 만에, 스물이 넘는 싸움꾼은 전부 바닥에 엎어진 채 상처를 움켜쥐고 고통에 찬 신음을 내며 끙끙 앓았다.

고개를 돌린 진루안은 이내 날카로운 눈빛으로 양호석을 비롯한 경비원 8명을 바라봤다.

양호석은 이렇게 날카로운 눈빛은 처음 봤다. 심지어 당시의 교관보다도 무서웠다. 마치 한 마리의 호랑이에게 응시당하는 기분이었다.

두려움이 차올라, 양호석은 고개를 숙였다.

"고개 들어!" 진루안은 차가운 말투로 호통쳤다.

양호석은 번쩍 고개를 들었고, 주위의 다른 일곱 경비도 고개를 든 채 진루안을 쳐다봤다.

"너희들은 용국 군부의 군인이다. 당시 선언했던 선언문을 아직 기억하나?" 진루안은 양호석을 가리키다 또 다른 사람을 보며 물었다.

그 말에 주먹을 꽉 쥔 양호석은 큰 소리로 외쳤다. "선서, 용국의 법에 복종하고, 용국의 군기를 준수하며, 모든 것을 걸고 나라를 지킬 것이며 적을 무찌를 기술을 연마하고,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완수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나라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호석의 선언이 그의 등 뒤에 있는 모든 퇴역 군인 경비원들을 자극한 듯, 그들은 모두 주먹을 말아쥔 채 큰 소리로 외쳤다.

"선서, 용국의 법에 복종하고, 모든 것을 걸고 나라를 지킬 것이며 적을 무찌를 기술을 연마하고,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완수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나라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온몸의 피가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나아가는 것, 다른 업계에서는 우둔하다고 한다."

"하지만 군인에게 있어, 그것은 명예다!"

"너희들은 비록 이미 퇴역했지만, 난 그래도 너희들의 행동에 만족했다. 목숨도 마다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더군!" 경비원들에게로 다가간 진루안은 미소를 지은 채 양호석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경비복을 정리해 주었다.

"너희들이 어떤 색의 옷을 입든, 너희들은 언제나 수호자이다. 한대 너희들은 이 나라를 수호했고 이제 너희는 서화 그룹을 수호하고 있다. 사내대장부답다!"

양호석은 가슴에 열기가 들끓었다. 마치 군부에 있을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마치 그들 눈앞에 있는 진루안이 바로 그들의 교관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에 양호석은 진루안의 신분에 의심이 들기 시작해 끝내 참지 못하고 물었다. "혹시 퇴역한 군인이십니까?"

"32887!" 미간을 찌푸린 진루안은 한 줄의 숫자를 말했다.

삽시간에, 양호석을 포함한 8명의 경호원의 얼굴이 엄숙해지더니 이내 감격의 기색이 역력했다.

"임페리얼의 분이셨습니까?" 양호석의 얼굴에 감격과 흥분이 드러났다. 당시 그들은 임페리얼에 들어가는 것을 명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성적이 한참이나 미달이었던 터라 퇴역할 때까지 그 바람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임페리얼의 멤버가 있으니 감격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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