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수백 명의 시선이 일제히 동혁을 향했다.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동혁을 휩쓸었다.혼자 외롭게 서 있는 동혁과 이쪽의 수백 명은 너무나 차이가 났다.마치 밀려오는 거센 흐름에 직면하게 된 작은 물방울처럼 불쌍하고 무기력해 보였다.‘이 장면을 영화로 찍는다면, 절망감을 스크린에 가득 담을 수 있을 거야!’사람들은 음미하는 듯한 표정으로, 모두 동혁의 담대한 심리적 자질에 탄복했다.‘한 사람이 수백 명의 압박하는 눈빛을 마주하고도 똑바로 설 수 있다니!’“도이강, 너 머리 안 아파? 이따위 연극은 좀 집어치우지 그래.”고개를 든 동혁은 정박아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도이강을 바라보았다.지하주차장이 갑자기 조용해졌다.수백 명이 에워싸고 있는 상황에서, 동혁은 뜻밖에도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도이강을 연기하고 있다고 조롱까지 했다.‘신념이 강한 건지 무식해서 용감한 건지 모르겠네!’마치 정박아를 보는 듯한 동혁의 눈빛에 격노한 도이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동혁,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지금, 나는 지금 네 생사를 통제할 수 있어!”“이동혁, 이제 마지막 기회를 주겠어!”“빨리 튀어 와서 무릎을 꿇고 순순히 참회해. 그리고 스스로 손발을 부러뜨린 뒤에, 네 마누라와 처제를 깨끗이 씻겨서 내 침대로 보내!”“그러면 네 죄를 용서해 줄 수 있어! 죽이지는 않을게!”냉담한 도이강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가득 차고 오만방자했다.‘우리쪽 300명 중에서 여자를 빼도 거의 200명의 전투력이 있어.’‘이동혁은 혼자인데 뭘 가지고 싸우겠어?’“도이강, 네가 H시상공회의소를 때려 부수지 않은 걸 봐서, 나도 네 죄를 용서해 줄 수 있어. 개 같은 네 목숨은 살려줄게!”동혁이 냉담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전제는 내가 직접 네 손발을 부러뜨리는 거야!”“하하하!”도이강은 생애 최고의 농담을 들은 것처럼 고개를 쳐들고 크게 웃었다.눈물이 날 정도로 웃던 도이강이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동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이동혁, 네 주둥
최진우는 할 말이 없었다.만약 동혁이 자신의 가문을 고분고분 말을 듣게 만들지 않았다면, 최진우는 동혁이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말하는지 의심했을 테지만.“올라가서, H시상공회의소를 지켜.”동혁이 손짓하며 말했다.“동혁 형님, 여기 혼자 있으려고요?”최진우는 멍해졌다.“상대방이 쪽수를 많이 부를 수도 있는데...”“아무리 데리고 와봤자 쓸모없는 쓰레기들에 불과해.”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너는 사람들을 데리고 상공회의소나 잘 지켜. 그 자식들이 올라가서 소란을 피우지 못하게 하면 돼.”동혁이 대비하려는 건 바로 도이강 그 자식이 느닷없이 H시상공회의소를 공격해서 분풀이를 하는 경우였다.“네!”최진우는 공손하게 인사한 뒤 엘리베이터로 돌아갔다.지금 다이너스티호텔 밖의 간선도로에는 근 100대의 고급차로 구성된 차량 대열이 보무도 당당하게 늘어서 있었다.온갖 브랜드의 차가 다 있고, 온갖 멋진 색깔이 눈을 어지럽게 했다.번호판도 H시에 국한되지 않았고, S시나 R시, J시, Z시 등 각양각색이었다.한 시간 만에 마침내 도착한 것이다.이들은 모두 도이강과 정선호 일당이 부른 사람들이 분명했다.관계를 동원해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불렀다.다이너스티호텔 경비원의 인도를 받은 차량 행렬이 지하 주차장 입구로 줄지어 들어가자, 행인들은 무슨 큰일이 일어난 걸로 생각하고 지켜보았다.차를 세운 후, 각자 인사를 한 사람들이 함께 모이자, 거의 300명이나 되는 규모였다!그 중 절반이 여자인 걸 보면, 구경꾼으로 데려온 여자친구인 게 분명했다.기세등등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이 사람들이 이걸 대형 모임으로 여기고, 내친 김에 도이강을 도울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듣자니, 엊그제 S시 슈퍼카 클럽이 H시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백 대에 달하는 슈퍼카가 한 수완 좋은 녀석에게 전부 박살이 났다고 해. X발, 정말 대단하지 않아!”“나도 알아. 듣자하니 배상 면제 각서에 서명하고 가라고 했다면서? 슈퍼카 클럽은 이번에
“가자, 다른 일은 상관하지 마.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남편하고 같이 밥 먹으러 가는 거야.”동혁은 세화의 손을 잡고 호텔 사장을 따라서 곧바로 위층의 룸으로 갔다. 보통때라면 별로 신경 쓰지 않고 1층의 식당에서 먹었을 것이다.그러나 도이강 등은 계속 사람을 부를 게 뻔했기에, 동혁은 세화에게 그런 장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와 세화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도 도이강 등은 사람을 부르지 않았다.“여보, 당신은 집에 가서 쉬어.”동혁은 H시상공회의소의 사람들에게 세화를 집에 데려다 주도록 하고, 최진우에게 전화를 해서 사람을 보내 암암리에 호위하도록 했다.‘하늘의 저택 단지까지만 세화를 호위하면 돼.’‘누구도 감히 죽음을 무릅쓰고 하늘의 저택에 뛰어들어서 세화에게 손을 대지는 못할 테니까.’장현소와 장인 장모도 모두 집에 있기 때문에, 동혁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동혁과 세화가 점심을 먹고 있을 때.룸에 있던 도이강은 부축을 받고 일어나자, 곧바로 이를 갈며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전화를 걸어서 사람을 불러! 십여 명으로 이동혁 그 자식을 상대할 수 없다면 백 명, 천 명이라도 다 불러! 그 자식이 사람들을 다 상대할 수 있는 슈퍼맨은 아니잖아!”“좋아, 내가 우리 누나에게 사람을 불러오라고 할게! 오늘 이동혁 그 새끼를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밤잠을 잘 수 있겠어!”정선호도 이를 갈며 핸드폰을 꺼냈다.도이강이 데려온 졸개들은 모두 X시에서 데리고 오지 않았다. 설사 X시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더라도 각 지역에도 기업체를 가지고 있어서 관계망이 촘촘하게 구축되어 있다. 전화 한 통화만 하면 바로 사람을 부를 수 있다.어쨌든 사람을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전화를 했다.“도 선생님, 사촌형님한테 알릴까요?”한 경호원이 물었다.짝!도이강이 그 경호원의 뺨을 때렸다.“고작 데릴사위 한 명 해치우려고 내 사촌형을 부른다면, 내 체면이 어떻게 되겠어!”“도 선생님...”경호원은 억울하다는 듯이 얼굴을
룸에서는 비명이 계속 터져 나왔고, 사람들은 다시 동혁이 보여준 실력에 그저 놀랄 뿐!‘세상에, 경호원들도 저 자식을 상대하지 못하다니!’이제 사람들은 어젯밤 동혁이 자신들을 때렸을 때 정말 사정을 봐줬다는 걸 알게 되었다.“이동혁 너 뭐 하려는 거야, 오지 마!”그때 정선호가 갑자기 두려움에 가득한 소리를 질렀다.동혁이 갑자기 자신을 주시하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쾅!앞으로 나선 동혁은 따귀를 때려서 우람한 체격의 정선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내가 뭘 하고 싶은지 한번 말해봐, 도이강을 제외하면 네가 가장 날뛰잖아.”얼굴을 가린 정선호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두려운 눈으로 동혁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반짝이는 눈빛에서는 여전히 달갑지 않다는 속마음을 드러냈다.정선호가 큰 소리로 말했다.“이동혁, 우리 누나가 누군지 알아? 우리 누나는...”짝!동혁은 정선호가 말을 잇지 못하도록 다시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하마터면 이를 깨물 뻔했던 정선호는 계속 말을 하려다가 멈췄지만, 눈빛은 원한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때 반호연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이, 이동혁, 절대 함부로 행동하지 마. 일시적인 충동은 너를 평생 해칠 거야.” “도이강 씨나 정선호 씨, 이 사람들의 배경은 모두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없어...”“됐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손짓을 하며 말을 끊은 동혁은 정선호 등을 힐끗 본 뒤 다시 시선이 도이강을 향했다.테이블 앞으로 다가가서 휴지를 뽑은 동혁이 천천히 손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너희가 억울해하는 건 알아. 마지막 수단을 아직 쓰지도 못했는데 말이야.” “내가 이렇게 바닥에 쓰러뜨리고 짓밟았으니 정말 달갑지 않겠지.”“심지어 일이 끝난 뒤에도 내게 보복하려고 하겠지. 너희 양아치들이 어젯밤 내 앞에서 겁먹은 척했듯이 말이야.”“마침 나는 일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걸 좋아해.”“그래서 한 시간 시간을 줄 테니 사람을 불러.”
“컥컥...”도이강의 얼굴 전체가 동혁의 큰 손에 의해 테이블에 눌린 상태였다. 얼굴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견디지 못한 도이강은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목구멍이 막힌 채 그저 끅끅 댈 뿐이다.“이런 이상한 요구는 처음 들어보는데.”동혁이 순간 냉혹한 표정으로 변했다.“왜 내가 너를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자신한 거지?”“내가 손을 대지 않으면, 너는 내 아내를 건드리고 내 처제도 건드리겠지.” “우리 장인 장모님도 건드릴 텐데 말이야.”“그런데 네가 지금 나한테 때려 달라고 부탁을 했으니, 내가 만족하게 해줘야겠지?”이렇게 말한 동혁은, 곧바로 도이강의 머리를 잡아당기고는 도이강이 피우던 담배를 바로 입안에 집어넣었다.“아아악...”담배가 도이강의 혀를 태우면서 피식 푸른 연기를 내뿜었다.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도이강은 미칠 지경이었다. 목까지 벌겋게 상기된 채, 눈에 핏발을 세운 도이강은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면서 동혁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그러나 동혁의 큰 손이 마치 펜치처럼 도이강의 턱을 단단히 누르면서 입술마저 막았다.도이강의 입에 들어간 담배는 곧바로 완전히 꺼졌다.이제 숨이 막힌 도이강은 죽은 개처럼 축 늘어졌다.쿵!동혁은 곧바로 도이강의 머리를 잡고서 바닥으로 던졌다.“악...”충돌의 강렬한 고통에 깨어난 도이강은 다시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도이강의 비명 소리 말고 룸 안에는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모두 동혁이 잠깐 보여준 포악하고 냉혹한 행동에 깜짝 놀랐다.반호연을 비롯한 여자들은 놀라서 줄곧 부들부들 떨었고, 정선호 같은 남자들도 두 다리에 힘이 빠질 정도였다.경호원들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동혁을 제지하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동혁의 악랄한 수법에 떨었을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어느 누구도 정말 감히 도이강에게 손을 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모두 목석처럼 그 자리에 굳은 채, 그저 동혁의 행동을 지켜볼 뿐이었다.“악... 이동혁!”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서 고개를 든
“우리들은 원래 보통 사람이야. 이동혁 네가 우리를 이겼지만 어쩔 거야?”“도 선생의 이 경호원들은 모두 정예 중의 정예야. 손가락 하나로도 너를 죽일 수 있어!”“정말 우물 안 개구리야. 일반인 몇 명을 상대하고는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다니!”어젯밤에 동혁에게 얻어맞았던 다른 사람들도 빈정거렸다.“됐어.”손짓을 해서 말을 끊은 뒤, 도이강은 동혁을 차갑게 쳐다보았다.“이동혁, 만약 네가 이런 방식으로 경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정말 큰 오산이야.”“경찰이 와도 나를 막을 수 없어!”“어젯밤 그 일은 우리 당사자들 외에는 내막을 아는 사람이 없어.”“그래서 네 입을 막아야 해, 네 아내와 처제도 도망칠 수 없어!”“너희들은 내 분노를 그대로 받아내야 해!”음험하고 흉악한 눈빛으로 쏘아보면서, 도이강은 동혁에 대한 살의를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여보, 먼저 나가 있어.”동혁은 마음을 놓지 못하는 세화를 룸에서 나가도록 했다. H시상공회의소 사람들이 모두 나가자 문을 닫은 동혁이 말했다.“도이강, 네가 X시 임씨 가문의 친척이든 다른 어떤 배경이 있든 상관이 없어. 알아?”동혁은 몸을 돌리면서 무심한 듯이 말했다.“나한테는 전혀 상관이 없어. 내가 너를 밟아 죽이는 건 정말 개미 한 마리를 밟아 죽이는 것보다도 힘들지 않아.”정선호는 격노했다.“이동혁, 다시 한 번만 떠들면 바로 너를 병신으로 만들어 주겠어!”“정선호.”정선호를 소파에 주저앉힌 뒤, 수하가 건네준 담배를 받아 든 도이강이 동혁을 힐끗 바라보았다.“이동혁, 네가 날뛰는 모습은 솔직히 내 예상을 벗어났어.”“네가 정말 대단한 건지 아니면 허장성세인지는 모르지만.”“자, 이제 네게 나를 밟을 기회를 주지. 네가 감히 나 도이강을 건드릴 수 있는지 한번 보겠어!”“네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네가 손을 대지 않더라도 나는 사정을 봐주지 않아.”“먼저 너를 병신으로 만들고, 오늘 밤 네 아내와 처제가 함께 나를 시중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