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전신이 깨어났다 / 제13화 이혼해야 진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Share

제13화 이혼해야 진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Author: 우주멍
동혁을 노려보던 류혜진은 갑자기 주방으로 달려들어가 식칼을 들고 뛰쳐나왔다!

“아직도 그딴 바보 같은 말을 해! 너 같은 바보만 아니었다면, 우리도 진씨 집안에서 쫓겨나지 않았을 거야!”

“오늘 내가 너를 찔러 죽이고 말겠어!”

말이 떨어지자 류혜진은 손에 든 식칼을 던졌다.

“엄마! 왜 이래!”

세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진창하도 놀라서 식은땀을 흘렸다. 류혜진이 식칼을 던질 줄은 몰랐다.

식칼이 ‘휙’ 소리를 내며 다가왔지만 동혁은 두려운 기색 없이 살짝 옆으로 돌아섰다. 식칼이 문 입구에 ‘쿵’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어이구!’

문밖에서 한바탕 비명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자, 주태진이 온 것을 보았다.

“태진아?! 어떻게 온 거야!”

류혜진은 재빨리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맞이했다.

주태진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억지로 웃는 얼굴을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진씨 집안에서 쫓겨났다고 들었어요. 위로해 드리려고 선물을 좀 가지고 왔어요.”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말에 분위기는 조용하게 변했다.

“태진아…… 그게…….”

류혜진은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난처했지만, 주태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안심하세요. 우리 아버지가 황 갑부와 친분이 좀 있어요. 제가 모두 동혁의 잘못이고, 이 집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해 달라고 했어요.”

“그러면 진씨 집안에서는 자연히 여러분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진짜?”

류혜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좀 믿기 어렵다는 투로 말했다.

주태진은 오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하지만 그 전에 동혁이 얼른 세화와 이혼해야 해요.”

“그건 확실해, 우리는 진작에 저 쓰레기를 쫓아내려고 했어.”

류혜진은 주태진의 생각을 잘 알기에 웃음을 떠올렸고, 그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갔다.

“빨리 들어와, 빨리 들어와, 세화야, 빨리 가서 차 한 잔 타라.”

동혁과 이혼해야만 진씨 집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세화는 자기도 모르게 처량하게 웃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주방에 들어가 차를 끓였다.

주태진은 세화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허리와 엉덩이를 보며 침을 삼켰다.

‘역시 H시 최고의 미인이야.’

주태진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세화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장면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만 더 보면, 네 눈을 파내 주마, 해 봐.”

이때 동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태진아, 마음껏 봐, 너와 상관없어!”

류혜진이 불쾌한 얼굴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쓸모없는 놈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빨리 여기서 꺼져!”

진창하도 맞장구를 쳤다.

“좋은 마음으로 충고하는데, 빨리 경찰서에 가서 자수해. 나중에는 황 갑부의 힘을 버틸 수 없어.”

“아저씨, 동혁이 자수하러 가면, 세화의 생일상을 차릴 수 없잖아요? 저는 어떤 생일상을 차릴지 기대하고 있어요.”

도리어 곁눈질하면서 주태진이 입을 삐죽거렸다.

진창하는 쾌활하게 웃었다.

“역시 태진이가 농담을 할 줄 알아. 저 쓸모없는 놈이 무슨 생일잔치를 할 수 있겠어…….”

류혜진은 차갑게 말했다.

“우리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 네가 좀 그럴듯하게 한다면, 네가 세화와 함께 하는 것을 허락하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이혼해!”

“알았니? 병신아!”

이 말을 들은 주태진도 상관없었다.

‘금방 회복된 바보가 무슨 생일잔치를 할 수 있겠어?’

그가 보기에, 동혁과 세화의 이혼은 이미 확정이다.

……

밤이 되었다.

천룡투자그룹 옥상.

동혁은 창밖의 등불이 시커먼 야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이때 뒤에서 하이힐 소리가 났다.

서류를 안고 있는 비서가 동혁의 뒤에 나타났다.

“회장님, 많이 늦었습니다. 달리 지시하실 게 또 있으신지요?”

“H시에서 가장 호화롭고 고급스러운 호텔 전체를 예약해 주세요. 모레 제 아내 생일을 지낼 겁니다.”

“그리고 200억짜리 투자 계약서를 하나 준비해 주세요…….”

……

이튿날 아침.

실시간 검색어 하나가 갑자기 H시 뉴스 1위에 올랐다!

천룡투자그룹 회장이 세븐스타 장원을 몽땅 전세 내어 사랑하는 여자의 생일을 보낼 예정이라는 것이다.

세븐스타 장원은 H시의 진정한 랜드마크였다.

그 웅장하고 화려함은 황궁에 비견될 정도였다.

설사 돈이 있어 숙박하려고 해도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만 한다.

황 갑부가 일찍이 전체를 빌리려다가 단번에 거절당했는데, 지금 다른 사람이 빌린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많은 가문에서 한 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아니 멀리서 한 번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천룡투자그룹의 회장이다.

이 순간, H시의 모든 가문들이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

질투는 사람을 왜곡시킨다. 특히 생일을 준비하고 있는 화란이 그렇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천룡투자그룹의 회장이기 때문에 불평을 늘어놓지도 못했다.

진씨 집안 저택에 몇 사람이 둘러앉았다.

“할아버지, 다른 가문들은 모두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데 우리도 준비해야 하지 않나요?”

태휘가 먼저 일어나 물었다.

“태휘 말도 맞지만, 문제는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냐는 거야…….”

진한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곰곰이 생각했지만, 그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았다.

“아니면…….”

태휘는 진화란의 목에 있는 ‘여신의 마음’을 노려보았다.

화란은 급히 목걸이를 막고 거절했다.

“안 돼요! 이건 방세한이 준 선물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어요.”

진화란은 이 목걸이를 절대 쉽게 놓지 않을 것이다.

“할아버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어떤 선물을 해도 회장님 눈에 안 찰 거예요. 그것보다 내일 다들 천룡그룹 회장의 생일파티에 가면 제 생일은 어떻게 해요?”

“앞당기거나 연기해야 하나? 안 할 수는 없지…….”

화란은 좀 답답하게 물었다. 그녀는 자랑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원래 엠파이어 호텔의 6층은 그녀가 한동안 자랑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세븐스타 장원이 등장한 것이다.

진한영은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박자를 맞추어 말했다.

“미리 점심때 하자. 네 생일이 끝나면, 우리 모두 회장의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거야.”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화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란아, 너도 낙담하지 말거라. 이번에 만약 회장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때 할아버지가 더 성대한 생일파티를 해 주마!”

진 노인은 굳게 다짐하며 말했다.

화란은 그제야 기뻐했다.

시간이 휙 지나가더니 어느덧 또 하루가 지나갔다.

이날은 모든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다.

생일잔치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세븐스타 장원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방세한과 함께 한 진화란은 아주 활기가 충만해 보였다.

비록 그녀의 생일파티는 간단하게 열렸지만, 천룡투자그룹의 투자만 받으면 이 정도의 억울함은 아무것도 아니다.

“화란아, 이따가 회장님이 도착하시면 꼭 잘해야 돼.”

진한영은 지팡이를 짚은 채 당부한 뒤에 군중 맨 왼쪽으로 걸어갔다.

화란은 방세한을 데리고 있어서 비교적 중간 위치에 설 수 있었지만, 진씨 집안은 어쩔 수 없이 가장 구석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란은 부러운 눈빛으로 가운데 선두에 있는 몇 사람을 바라보았다.

심용삼, 이향군, 임 은행장 등 많은 거물들이 보였다.

다들 비범한 위세를 가진 사람들로 모두가 우러러보는 존재였다.

천룡투자그룹의 투자만 받으면, 화란 그녀도 당연히 저들 중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세화 가족은, 흥, 평생 궁상맞게 살 수밖에 없을 거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94화 너희들이 정한 거야?

    어쨌든 자신의 선생인 반호연이 정말 화를 내자, 장현소는 깜짝 놀랐다.작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장현소가 입을 열었다.“반 선생님, 저는...”바로 그때 동혁이 자신의 손을 잡아주자, 장현소는 곧바로 마음이 안정될 수 있었다.동혁은 격노한 표정의 반호연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반호연, 지금 당신 꼴을 한번 봐. 그러고도 선생의 자격이 있어?”‘이 여자는 선생이라는 이름 아래 도이강 같은 한량이 도사리는 함정으로 처제를 밀어 넣었어.’‘지금은 또 도이강에게 무릎을 꿇고 아부하면서, 처제한테는 허세를 부리면서 위협하고 있지.’‘저런 상판대기는 정말 역겨워!’“이동혁, 감히 내게 이렇게 말하다니!”반호연은 동혁이 감히 자신에게 이빨을 드러내면서 분노를 표출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동혁이 장현소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자, 눈에서는 불꽃이 튈 것 같았다.“이동혁, 현소한테서 더러운 손을 빨리 떼!”고개를 돌린 반호연이 동혁에게 분노를 드러냈다.“그리고 도 선생님이 화를 내시지 않도록 분명하게 설명해!”동혁은 그저 냉소할 뿐.“내가 어떻게 설명하기를 원해?”“역시 바보야! 어떤 상황인지 파악도 하지 못 하다니!”반호연은 코웃음을 치면서 훈계하는 투로 말했다.“당연히 진상을 똑똑히 설명해야지. 현소가 모두를 속이고 있잖아!” “주제 파악도 못하고 말이야. 너는 전혀 현소하고 어울리지 않아.”“그래야 도 선생님이 너를 용서해 주실 거야. 알겠어!”다른 사람들도 모두 즐기듯이 동혁을 바라보고 있었다.‘저 자식은 정말 바보네!’‘도이강이 화가 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는 거야?’반호연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자, 정말 화가 난 장현소가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반박했다.“반 선생님, 왜 동혁 오빠한테 명령하듯이 말씀하시는 거예요!”“제가 동혁 오빠하고 어떤 관계든지 우리 자신의 일이예요. 왜 전혀 무관한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나요!”화가 난 반호연은, 선생임을 내세우면서 장현소를 훈계하려고 이를 악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93화 뭔가 오해하신 모양인데요?

    “맞아, 사람의 결함을 가지고 비웃는 건 가장 부도덕한 일이야!”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거두었다.그러나 동혁을 바라보는 눈빛은 하나같이 동정과 연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동혁 씨, 미안합니다. 당신을 비웃어서는 안 되는데 사과드리겠어요.”“사실 그런 건 아무 것도 아니에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장애인이지만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도 많아요. 노력하기만 하면 앞으로의 인생도 멋있게 살 수 있을 거예요!”심지어 동혁에게 사과하면서 형식적인 위로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이 불쌍한 사람 덕분에 우리들의 높은 교양을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속으로 더욱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어.’‘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건 사람들이 동정하는 거야.’동혁에 대한 적의를 거둔 도이강도 미소를 지었다.“이동혁 씨, 오늘 밤 계산은 내가 할 테니까, 얼마든지 마음껏 드세요!”‘바보 데릴사위 따위라니.’‘나와는 전혀 같은 세상의 사람이 아니야.’‘장현소가 아니라면, 이동혁은 내 앞에 나타날 자격도 없어.’자신이 결국 이런 바보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다고 생각하자, 도이강 자신도 웃음이 나왔다.그리고 동혁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도이강은, 애정을 듬뿍 담은 눈빛으로 장현소를 바라보면서 말했다.“현소 학생은 좀 장난이 심하네. 하마터면 나도 너한테 속을 뻔했어.”“그런데 이렇게 천진난만하면서도 총명하기까지 하다니. 마침 내 스타일인데!”카리스마 넘치는 포즈를 취한 도이강이 느끼한 멘트를 날리자, 장현소는 갑자기 구역질이 나는 걸 겨우 참았다.반호연은 마침내 한숨을 내쉬었다. ‘도이강이 화를 내지 않았으니 됐어.’재빨리 도이강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현소야, 들었지? 도 선생님이 너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셔. 다음에는 다시는 그런 엉뚱한 농담을 하지 마.”“바보 데릴사위를 자기 남자친구라고 말하면, 네 이미지와 명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중요한 건 저 남자는 전혀 자격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92화 제 남자친구예요

    ‘깨끗한 물건일수록 더 더럽히고 싶은 법이지!’이렇게 생각하면서 잔뜩 흥분한 도이강은, 난감한 생리적 현상을 숨기려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다. “도 선생님, 안녕하세요.”도이강에게 달콤한 미소를 지은 장현소는 악수하는 대신 오히려 동혁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도 선생님, 이쪽은 이동혁 오빠예요.”“제가 낯선 사람의 모임에 참가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오빠한테 저하고 함께 가자고 했어요. 괜찮겠지요?”장현소는 맑고 큰 눈으로 순진무구하고 착한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장현소는 말로 도이강의 입을 막아서, 동혁을 일부러 난처하게 만들지 않게 해야 했다.장현소가 동혁에게 바짝 붙어서 친밀감을 드러내자, 도이강의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며들었다.‘그러나 장현소가 먼저 이렇게 말했는데, 내가 핑계를 대는 것도 적절하지 않아.’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쩨쩨하게 보이지 않겠어?’“어... 허허, 내가 왜 뭐라고 그러겠어. 기왕에 왔으니까 모두 다 친구인데.”헛웃음을 지으면서 도이강이 물었다.“그런데, 이 이동혁 씨하고 너는?”“동혁 오빠는 제 남자친구예요.”눈을 크게 뜨고 깜빡거리면서 장현소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남자친구?”도이강의 표정이 다시 굳어지자, 그 자리의 분위기는 갑자기 무거워졌다.모두 다 동혁을 주시했다.까다롭거나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남자들은 모두 동혁에게 일종의 질투를 느꼈다.“정말 인간쓰레기야, 늙은 게 어린 애를 건드리다니, 정말 잔인한 놈이야!”누군가가 중얼거렸는데, 시샘하는 모습을 척 봐도 알 수 있었다.동혁도 어리둥절해서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장현소는 교활하게 눈동자를 굴리고 있었다.“남자친구라니? 허허...”도이강이 다시 헛웃음을 지었다.이 어리석은 여자 때문이라고 탓하면서, 음산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반호연을 보았다.그 자리에 있던 누가 모르겠는가! 도이강이 오늘 저녁 바로 장현소 때문에 이 모임을 열었다는 사실을!그런데 결국 장현소는 남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91화 도이강

    하늘의 저택을 나온 포르쉐는 H시 도심의 유흥가로 향했다.30분 뒤.포르쉐는 영어 간판을 내건 한 술집에 도착했다.바깥의 장식만 봐도, 이 술집이 주변의 다른 술집들보다 훨씬 고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마침 술집에 손님이 가장 붐빌 때였지만, 안은 조용했고 우아한 왈츠 선율만 들렸다.“현소야, 도 선생님이 오늘 저녁 모임을 위해서 술집 전체를 전세 냈어.” “그 비용만 수천만 원이야. 도 선생님이 너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겠지!”두 사람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반호연은 장현소에게 도 선생의 재력을 계속 강조했다.이때가 되자, 이 여자의 속셈이 이미 적나라하게 그대로 드러났다.복도를 지나서 세 사람은 큰 홀에 도착했다.그 안에는 이미 십여 명의 젊은 남녀가 있었다. 모두 근사하게 차려 입은 데다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러나 그 자리의 중심은, 가운데 소파에 앉은 검은 셔츠 차림의 잘생긴 남자였다.남자는 큰 기에 이목구비도 뚜렷했다.편하게 앉아서 간혹 입을 열 뿐이지만,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모습에는 타고 난 귀티가 났다.바로 오늘 저녁 모임의 주인공인 도이강이다.“도 선생님, 죄송합니다. 장현소 학생을 데려오느라 좀 늦었어요!”웃으면서 다가간 반호연이 손사래를 치면서 인사를 했다.반호연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눈빛이 곧바로 장현소에게 향했다.청순하고 청춘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장현소를 보자, 사람들은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우리 반 선생님이 오셨군요! 어서 앉으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도이강도 잠시 장현소에게 끌렸지만, 곧바로 반호연을 반기면서 웃었다.편한 말투였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푸대접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반호연은 온몸의 뼈가 모두 나른해지는 듯했다. ‘그저 도이강의 품에 안기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야!’하지만 반호연은 자신의 주제를 잘 알고 있었다.‘오히려 도이강 같은 사람에게는 장현소처럼 세상 물정도 잘 모르고...’‘아직 풋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90화 이렇게 엮이게 되다니?

    형부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자, 장현소는 기뻐서 환호할 지경이었다.얼른 동혁의 팔을 붙잡고 가지 못하게 하고는, 고개를 돌려서 반호연에게 말했다.“반 선생님, 만약 동혁 오빠가 가지 않는다면 저도 가지 않을 거예요.”“오빠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제가 오빠한테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했어요.” “어쨌든 선생님이 제가 식언하도록 그냥 두시지는 않겠지요?”장현소는 불쌍한 척했지만, 장난을 칠 때처럼 교활함이 배어 있는 눈빛이었다.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면서, 동혁은 장현소의 이마를 톡톡 두드렸다.‘그 말은 내가 평생 좋은 걸 먹어 본 적이 없다는 말이잖아!’“허...”그 말을 들은 반호연은 하마터면 웃음이 나올 뻔했다.‘바보일 뿐만 아니라 거지가 환생한 거였어.’‘이런 쓰레기는 모임에 데려간다 해도, 도 선생의 기세를 빼앗거나 위협이 될 염려는 없겠지.’‘어쩌면 모임에서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 지도 몰라.’‘이런 분위기 메이커를 데리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이렇게 생각하자, 반호연은 오늘 저녁 모임이 기대가 되었다. 곧바로 웃으면서 반호연이 말했다.“내 말을 오해한 모양이구나. 내가 왜 환영하지 않겠어?” “단지 좀 전에는 이렇게 하는 게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좀 꺼렸을 뿐이야.”“하지만 이제 알겠어. 현소야, 저 이동혁 씨는 아주 재미있을 것 같구나!” “같이 모임에 가면 오늘 저녁 모임 분위기도 더 좋을 거고, 도 선생님도 만족하실 거야.”“그러니 현소야, 이따가 도착하면 너도 잘 행동해야 해.” “도 선생님의 마음에 들도록 해야 돼. 예대 입시와 진학도 도 선생님이 말만 하면 돼!”마치 세 살 난 아이를 달래는 듯한 반호연의 모습에 동혁은 그저 웃음만 나왔다.‘현소는 대단한 집안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중산층 집안에 불과해.’‘아버지는 군부의 중견 장교이고, 어머니쪽 류씨 가문은 대대로 의술에 종사했지.’ ‘하지만 경험해 본 적이 없다고 아예 그 정도도 모르겠어?’장현소는 호기심이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89화 반 선생님

    ‘게다가 반호연은 일부러 현소를 데리러 왔어.’‘현소를 데리고 모임에 가는 거니까, 자기가 차를 몰고 오는 게 정상이지만 말이야.’그러나 동혁은 이 여자의 목적성이 아주 강하다고 느꼈다.“어... 저는 언니하고 형부 집에 같이 살아요.”장현소는 왠지 좀 거북한 느낌이 들어서, 이 단지 전체가 형부네 거라고 말하지는 못했다.“반 선생님은 H시 사람이신데 여기를 모르세요?”하늘의 저택 단지를 아는 H시 사람은 많지 않다.장현소가 택시를 타고 돌아올 때마다 주소를 알려줘도, 택시기사도 좀 잘 모르기 일쑤였다.“나는 줄곧 다른 곳에 있었어. 얼마 전에 친구하고 같이 무용학교를 차리려고 돌아온 거야.” “H시의 대부분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입에서 나오는 대로 설명하던 반호연의 눈빛이 동혁을 향했다.“현소야, 이 분은?”“오늘 밤 모임에는 도 선생님도 참석한다고 했잖아. 우리가 아는 사람들만 초대한 거야.”“네가 낯선 남자를 데리고 가면, 도 선생님 기분이 좋지 않을 거야.”따끔하게 장현소에게 쏘아붙인 반호연이 까탈스러운 눈빛으로 동혁을 살펴보았다.“도 선생님?”동혁은 순간 반호연의 목적을 알게 되었다.동혁이 고개를 돌려서 장현소를 보자, 장현소가 뭔가 켕기듯이 동혁에게 설명했다.“오빠, 도 선생님은 반 선생님의 친구 분인데, X시에서 온 큰 인물이에요.” “예능계 입시에 상당한 힘이 있다고 해요.”동혁은 장현소가 왜 자신을 형부라고 부르지 않았는지 곧바로 알아차렸다.‘알만 해.’‘현소도 반호연이 자신을 모임에 데리고 가는 목적을 알고 있어.’ ‘하지만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나를 불렀고, 반호연이 관계를 모르게 오빠라고 한 거야.’‘이 녀석도 잔머리를 굴릴 줄 아네.’동혁은 웃으면서 장현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오빠가 너를 책망하지도 않았는데, 뭘 켕기는 듯이 그래.”‘예쁜 여자들은 항상 엉큼한 속셈을 가진 놈들에게 상처를 받기 쉬운 법이지.’‘현소가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배운 건 좋은 일이야.’동혁은 장현소가 사실을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